[하우투] 공연예술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활용기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야프(AYAF)’

신진 예술가를 위한 창작 멘토

양길호_안무가

최근 ‘공연예술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거친 창작자들의 작품이 관객들의 주목을 끌고 각종 시상식 무대에 오르는 일이 많아졌다. 작품 제작비나 창작 공간 지원에 그쳤던 종전 프로그램들에 비해 장기적이고 효율적인 프로그램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개별 작품뿐 아니라 창작자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날로 커지는 주요 프로그램을 개괄하고, 창작자들의 경험을 소개한다./[특집] ‘공연예술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개괄/[하우투] 두산아트센터 ‘창작자 육성 프로그램’/[하우투] CJ문화재단 ‘크리에이티브 마인즈(Creative Minds)’’ /[하우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야프(AYAF)’

▲2014년 문화역서울 284 RTO공연장에서
선보인 <혀의 기억>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야프(AYAF)'에 지원한 이유

사진_혀의 기억5

▲2014년 문화역서울 284 RTO공연장에서
선보인 <혀의 기억>

지금까지 주로 무용수로서 공연에 참여하다 보니 공연에 대한 전반적은 부분을 이해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에 대한 필요성을 많이 느꼈다. 그래서 직접 부딪히면서 스태프와 관객과 만날 수 있는 다른 지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마음에 '아야프(AYAF: ARKO Young Art Frontier)'에 지원하게 되었다. 이미지나 춤의 형상을 만들어 가기 위해서 표현하고자 하는 부분을 찾아내고 만들기 위한 합리적이고 타당한 구성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였다. 그래서 소설 작품을 기반으로 하는 무용 작품을 생각하고 구현하게 되었다. 소설 속에서 춤과 연관될 수 있는 이미지를 찾아내고 몸의 언어로 풀어내는 작업의 밑그림을 그려내기 시작했다. 또한 구체적인 상황들을 뼈대를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내가 원하는 색감으로 바꾸어 나가면서 소설과 공연 그리고 그 안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다양한 접점들을 제시하고 방향성을 찾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예술 활동의 자양분이 되는 해외 연수와 프레젠테이션

 

'아야프'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부분이 해외 연수 프로그램과 1~2차 프레젠테이션이다. 해외 연수 프로그램은 현재 만들고 있는 작품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리서치 형식적인 부분과 새로운 문화와 환경을 접하면서 예술 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자양분이 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두 번의 프레젠테이션은 상상 속의 작품 세계를 무대화해 나가는 초입 단계에서 겪는 시행착오를 각 분야별로 초청된 멘토 선생님들의 실질적인 조언을 통해서 구체적인 방향성을 찾아갈 수 있었다. 발표와 질의응답을 통해서 심도 있는 토의가 진행되어서 작품의 폭넓은 시각과 상상력을 불러일으켜 주었다. 또한 다른 분야의 선정자들과 함께 공유 하면서 이루어진 시간이기에 서로 다른 장르를 간접 경험할 수 있었고 나 자신의 현 지점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분야별 전문가의 실질적인 멘토링

  사진_가운데_혀의 기억2/혀의 기억4

▲2014년 문화역서울 284 RTO공연장에서 선보인 <혀의 기억>


2013년 4월에 심사를 통해서 선발된 후에 5월부터 시작된 작품 개발 과정은 지원금을 받고 결과물인 공연을 올리고 끝내는 것이 아닌 1년에 가까운 시간을 긴 호흡을 가지고 작품에 몰입할 수 있었다. 각 분야 별로의 멘토 선생님들과 제작 PD분들이 참여해 주셔서 선정 예술가들과 일대일 면담을 통해서 작품 제작의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서 아낌없는 조언을 해 주었다. 극장 대관과 홍보, 그리고 제작 일정, 스태프 관련 사항 등 작품을 만드는 데 있어서 가장 필요한 제반 사항에 대해서 꼼꼼한 조언이 함께 이루어졌다. 그리고 작품에 관련된 사항이면 언제든지 사용가능한 부대시설과 다양한 선택형 워크숍 참여는 작품을 만들어 가는 와중에 직접 참여하면서 다양한 시도에 대한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자신의 역량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는 기회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역량으로 온전히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완성을 해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공연을 바라보는 시야가 크게 달라졌다. 게다가 다른 지원금에 비해 넉넉한 예산과 멘토와 같은 시스템은 작품을 구현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고 이후 탄탄한 프로덕션을 구성할 수 있는 계기점이 되었다. 다른 분야의 예술가들과 만나서 작품 구현을 위한 논의들은 폭 넓은 시야를 갖게 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방식의 깨달음과 다양한 세계관을 갖도록 만들어 주었다. 공연의 전 과정을 함께 하고 만들어 내었다는 경험은 설사 완성도 면에서 미흡할 수 있는 시간일 수도 있겠지만, 그 시간을 공유했다는 기억 하나만으로도 앞으로 더 나은 작품 세계를 만들어 가는 데 있어서 서로 든든한 자양분이 되어줄 것이라 확신한다. 돌아보면 아쉬움이 더 많이 남긴 하지만,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으며 작품을 만드는 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느낄 수 있었다. 이제 스스로 추구하고자 하는 질문의 원형을 더 밀도 있게 안고 갈 것이다. 이를 통해 지난 부족했던 부분들을 하나씩 채워나갈 수 있을 것이라 살포시 기대해본다.

다른 창작자들을 위한 '아야프' 활용 노하우

사진_혀의 기억1

▲2014년 문화역서울 284 RTO공연장에서
선보인 <혀의 기억>

'아야프'는 신진 예술가들에게 분명 유익한 기회이자 새로운 도전에 있어 훌륭한 멘토이다. 수많은 젊은 예술가들의 참신한 시도에는 경계해야 할 점이 있는데, 옛 발자취에 대한 겸손함과 열린 마음이다. 이러한 자세가 되었다면 도전의 선상에서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줄이고, 진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잘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선배 길잡이가 필요하다. 안정적인 제작 여건 속에서 선배 예술가들의 경험에 의한 조언과 격려는 작품의 내적 성장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에 제격이다. '아야프'는 이러한 제반 환경을 선사하고 예술가 자신은 스스로가 원하는 세계를 끊임없이 찾고 노력할 수 있는 시공 속에 좀 더 성숙된 시각의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한다.


처음 안무와 연출을 하는 입장에서 실험 요소의 시도보다는 작품 구현의 방법에 골몰했다. 특히 타 예술 장르와의 결합에서 자신의 상상을 구현하기 위해 타 예술가와 소통하는 방식은 첫 번째 난관이었다. 그러나 거듭되는 만남을 통해 상대에 대한 이해를 차차 쌓아가면서 예술과 예술이 만나는 지점 이전에 사람과 사람이 만난다는 자각을 하게 되었고, 사람에 대한 믿음으로부터 예술이 소통될 수 있음을 체험하였다. 이와 더불어 단순 공연 방식보다는 공연 이후 관객과의 대화나 공연 소감 설문지를 진행한 것을 통해 창작자로서 작품관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 아직 말랑말랑하게 열린 시야를 견지하기 위해서라도 관객이 바라보고 말하는 작품의 세계는 연출가로서 때론 상상하지도 못한 새로운 지점을 깨우치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 끝으로 '아야프'에 함께 선정된 타 분야 예술가들과의 귀한 만남과 <혀의 기억> 작품 제작 과정에 참여한 예술가 및 다양한 분들과의 인연은 앞으로 예술 창작 현장에서 살아가는 데 있어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것이라 예감해본다.

사진촬영_박창현(Chad Park)

 



참고자료
아야프(AYAF) 2014 공연예술분야 창작자 부문 지원신청 안내
 

 
 
필자사진_ 양길호 필자소개
양길호는 2010년 독일 필립 베르그만(Philip Bergmann) 무용단 단원, 2011년~2012년 벨기에 레 발렛 쎄 드 라 베(Les Ballets C de la B) 무용단 단원으로 활동했다. 2013년 안산국제거리극축제 협력 아티스트,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무용 부문 차세대 예술가로 선정되었다. 이메일
 

 

weekly 예술경영 NO.250_2014.03.13 정보라이선스 정보공유라이선스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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