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투] 예술경영인의 권태기 탈출법 ③

희열과 감동의 기억을 다시 떠올려라

장성은_공연기획사 면면(面面) 대표

[Weekly@예술경영] 281호는 자문자답, ‘예술경영인의 권태기 탈출법’으로 독자여러분들을 찾아갑니다. 지난 266호와 272호 ‘나의 공연계 입문기’에 보내주신 독자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어, [Weekly@예술경영]은 앞으로 매달 한번씩 ‘예술경영인 시리즈’를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앞으로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하우투/예술경영인의 권태기 탈출법 ①_김찬두 전 (재)예술경영지원센터 기획지원부장/예술경영인의 권태기 탈출법 ②_최윤우/예술경영인의 권태기 탈출법 ③_장성은 공연기획사 면면(面面) 대표
 

나는 5살부터 무용을 시작해서 예술 중·고등학교와 대학에서 무용을 전공했다. 그 후 대학교 때 간 프랑스 공연으로 프랑스 문화에 대한 동경을 갖게 됐다. 그 당시 무용 분야에는 무용 연출이라는 분야가 있었고, 연출 공부를 하고 싶어 프랑스로 유학을 가게 되었다. 그러나 프랑스에서 따로 연출을 배우긴 힘들었고, 파리8대학과 대학원에서 무용 이론을 전공하였다. 한국에 돌아와 무용 이론 강사와 공연기획을 병행하다가, 공연 현장에 대한 애착과 현장에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져 지금은 공연기획만 하고 있다.
 

2013년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시민 참여 뮤지컬 <11마리 고양이> 연습 및 공연 모습 2013년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시민 참여 뮤지컬 <11마리 고양이> 연습 및 공연 모습

▲2013년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시민 참여 뮤지컬 <11마리 고양이> 연습 및 공연 모습

2001년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예비학교 조교로 있으며 수업과 학생들 관리하는 것은 물론 로잔콩쿠르, 바르나콩쿠르와 같은 국제콩쿠르 참가 준비와 인솔을 하였다. 또한, 한국예술종합학교와 프랑스 자매학교인 리용과 파리 콘서바토리 교환 공연을 준비하고 진행했다. 이후 대학에서 무용 이론 강의를 하며 학생들을 가르치다, 2007년에 서울발레시어터에 입사하였다. 어떻게 보면 이 시기가 정확하게 나로서는 공연기획자로서의 길을 들어간 셈이다.

서울발레시어터의 주업무는 대외 협력으로 터키, 이스라엘, 세르비아 투어와 미국 공연을 기획·진행하였고 네바다발레단과의 국제 프로젝트도 진행하였다. 2010년에는 성균소극장을 운영하는 예술 전문 단체 한국춤예술센터에 들어가 상설 공연과 소극장축제를 기획하였다. 2011년에는 남영호무용단의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참가 작품인 ‘SUN'을 기획하였으며 2012년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기획운영팀장으로 입사하였다.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에서 재원 조성, 축제 기획, 축제 운영, 평가, 언론 홍보, 옥외 홍보, 마케팅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었고 또한 공기관의 조직 문화를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지난 7월 퇴사하여 지금은 은세계 씨어터컴퍼니에서 주크박스음악극 ‘꽃순이를 아시나요’ 공연 준비를 하고 있으며 더불어 공연기획사 ‘면면(面面)’도 준비하고 있다.

어느 위치에서든 나는 ‘예술’을 한다

남들이 보기에 무용수에서 예술경영인으로 일하는 나를 보면 새로운 일을 한다고는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무용이나 예술경영이나 일하는 기본은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5살 때부터 코리아하우스 상설 공연을 하며 공연 현장에서 자라온 나로선 그 누구보다 예술가들을 잘 안다고 생각했고, 더불어 일반인들에게 예술을 알리고 싶은 마음이 매우 컸다. 예술이 사람의 마음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래서 무용을 포기하고 예술경영자로서의 삶을 선택했을 때도 ‘예술계에서 종사한다’라는 마음으로 어떤 일이라도 할 각오는 되어 있었다. 하지만 공연을 올리는 현장에서 기획자가 해야 할 업무가 그렇게 많으리라곤 상상하지 못했고, 조직 안에서 소통의 문제는 항상 숙제로 남아 있었다. 그래서 예술교육기관, 민간 단체, 소극장, 공기관 등 여러 조직 속에서 일하며 다양한 기획 업무를 배웠고, 이제는 보다 넓은 세계로 한국 예술을 알리고 싶다. 해외 작품들을 한국에 알리는 역할을 하고 싶은 것이다.

 

2014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공식초청작 <넷 렛>과 축제주제관 전시 모습

▲ 2014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공식초청작 <넷 렛>과 축제주제관 전시 모습

 

 

이번 호 주제가 ‘예술경영인의 권태기 탈출법’이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내가 커리어를 바꾼 것은 일종의 권태 탈출이라고 볼 수 있다. 예술경영인은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자 하는데, 특히 공연기획자는 예술적이면서 동시에 사회현상에 맞는 대중성 있는 새로운 아이템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조사하고 분석하고 실행하고 평가해본다.

하지만 매번 새로운 것을 찾는 것이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어렵게 생각한 계획이 생각한 대로 실행이 되지 않았을 때 실망감에 빠졌고, 그게 더 심하면 권태기에 빠졌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러다 보면 다른 환경에서 또 다른 새로운 것을 추구하게 된다. 커리어를 바꾸는 것도 그 한 방법일 수 있다. 더욱이 비정규직이 대부분인 공연 현장에서 커리어를 바꾸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지 않겠는가?

결국엔 사람이 답이다

그래서 권태기가 찾아왔을 때 내가 먼저 했던 것은 다시 사람들을 찾아 소통하는 것이었다. 먼저, 멘토 역할을 해주실 수 있는 공연기획 쪽의 선배들을 찾아가 조언을 들었다.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된 축제연구 포럼, 젊은 마케팅 모임, 한국공연장홍보마케팅협회 등 매달 정기 모임을 가지는 곳을 찾아가 새로운 공연기획자들을 만나 정보도 얻으며 서로 간의 애환을 나누며 친목을 도모할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공연계의 정보와 공연 아이디어를 습득하게 되었고 함께하면 좋을 것 같은 조력자들도 만나게 되었다.

더불어 서울아트마켓은 해외업무 경험이 있는 나에게 보다 실속 있게 활용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었다. 특히, 해외프로모터와의 만남은 새로운 파트너십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스피드데이팅에서 얻은 조언들은 해외 사업을 준비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이렇게 하여 공연기획사를 차릴 수 있는 동기를 나름대로 찾게 되었고 준비할 수 있게 되었다.

다시 기본과 초심으로

지금은 대학로에서 연극 제작을 하고 있다. 홍보마케팅에 중점적으로 매진하고 있는데, 이유는 홍보마케팅이야말로 예술 단체들이 자립할 수 있는 수단이기에 좀 더 치열하게 해 보고 싶어서이다. 그리고 공연기획사인 ‘면면(面面)'를 활성화시키고 싶다.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젊은 예술가들을 발굴하고 인큐베이팅 할 수 있는 매니지먼트사이면서도 그들을 해외로 진출시킬 수 있는 역량이 있는 기획사로 해외에 알리고 싶다.

어느 분야나 누구에게나 권태기는 찾아온다. 이렇게 찾아온 권태기를 이기고 또 다른 도약을 위해서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왜 예술경영을 하려고 했지?’라는 의문으로 시작해, 처음 공연을 올렸을 때의 희열과 나로 인해 감동받는 관객들을 다시 떠올려 보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이를 통해 다시 도약을 준비하고 나만의 노하우를 찾아야 한다. 예술경영 관련 서적들을 꺼내 읽어보고 인터넷과 기사 등을 통해 새로운 아이템과 매뉴얼을 정리해 보면 좋을 것이다.

그 다음으로, 현장으로 다시 돌아가 공연을 본다. 그러고나서 공연장에 가면, 다시 샘솟는 에너지를 느낄 것이다. 지금 현재 공연되고 있는 작품들의 트랜드와 관객들의 취향을 분석해 보고, 예술가나 예술 단체를 직접 만나보는 것도 좋다. 그들은 항상 ‘예술경영자들’을 필요로 하고 있기 떄문이다. 자신들의 작품들은 보여주고 싶지만, 방법을 몰라 애태우는 예술가들이 아직도 많다.

어느 문화기획자가 말했듯, 예술을 사랑하고 예술가를 존중하고 아끼는 마음이 있다면 권태기도 극복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긍정적인 마인드 형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만 권태기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이 시기를 겪었고 겪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어딘가에는 극복할 수 방법이 있고 탈출구가 반드시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예술을 즐기면 되는 것이다. 노력하는 자보다 즐기는 자는 더 오래 이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권태기 탈출’을 위한 나의 메시지이다.

 

사진제공_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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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은 필자소개
장성은은 서울예고와 한성대 무용과를 졸업하고 파리8대학과 동대학원에서 무용이론을 전공하였다. Sidance 자원봉사로 공연기획을 접하게 되었고 민간발레단체인 서울발레시어터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인 예술경영을 배우게 되었다. 남영호현대무용단, 대학로전통전용공간인 성균소극장,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에서 일했으며 현재는 공연기획사 面面을 준비하고 있다. 페이스북
 
weekly 예술경영 NO.281_2014.11.6 정보라이선스 정보공유라이선스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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