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투] 예술상품 유통 플랫폼의 다양화

한국형 공예디자인 플랫폼 마이마스터즈

김광신_마이마스터즈 대표

크루즈를 타고 얼어붙은 발트 해를 건너 헬싱키로 들어갈 때였다. 한국형 공예디자인 플랫폼에 대한 구상을 서로 나누기 시작한 것이. 2014년 2월, 나는 문체부와 전라북도에서 나온 연구과제 ‘공예 산업 유통 플랫폼 구축방안 연구’에 참여하고 있었고, 같은 팀인 김좌우태 대표(UCO 마케팅그룹)와 북유럽 공예 플랫폼 사례를 벤치마킹 중이었다. 덴마크-스웨덴 조사를 마치고 여정의 마지막인 핀란드 헬싱키로 향하는 중 우리나라에서 플랫폼 서비스의 유형과 방안에 대한 구상이 구체화되고 있었던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대표적인 온라인 공예 플랫폼인 미국의 엣시닷컴(ETSY.com)은 당시 연 1조 원의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유럽의 경우는 온라인 이전에 오프라인 플랫폼이 이미 활성화되어 있었는데, 중세 길드의 전통이 근대화 이후에도 다양한 오프라인 플랫폼으로 발전해 온 결과였다. 공예작가들의 제품을 모아 판매하는 편집샵 형태(디자인 토르옛(Design Torget), 타이토 샵(Taito Shop), 노먼 코펜하겐(Norman Copenhagen) 등), 그리고 비슷한 성향의 공예작가들이 그룹을 형성해 공동 브랜드로 활동하는 형태(디자인 하우스 스톡홀름(Design House Stockholm), 디자이너스 주(Designers ZOO) 등)가 대표적인 오프라인 플랫폼 유형이다. 마리메코(marimekko) 같은 브랜드도 작가들의 공동 브랜드가 체계적으로 기업화 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우리나라의 모든 산업이 저성장 국면인데도 공예산업은 고도성장(2012년 37%)을 이어가고 있었다. 시장 규모는 1조 400억(2012년). 우리나라에서도 공급자인 공예작가들과 소비자를 연결해 주는 플랫폼 서비스가 등장할 만 한 성장세가 분명했다. 시장 규모도 빠르게 크고 있었다. 그런데 왜 한국에서는 이렇다 할 공예 플랫폼 서비스가 없을까? 우리나라보다 IT에 대해 보수적인 일본의 경우도 크리마(creema.com)를 비롯한 10여개의 온라인 플랫폼이 활성화되고 있는데, 한국은 그렇지 못했다.

북유럽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후, 김좌우태 대표와 나는 연구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연구팀원들과 함께 취합된 자료 분석과 토론을 거쳐 다른 나라와 비교되는 한국 공예산업의 구조와 특성을 발견할 수 있었고, 이러한 한국 특성을 반영한 한국형 공예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플랫폼 서비스이며, 아직까지 문화 현상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한국의 ‘공예적 소비’를 알리고 촉진하는 문화 확산 활동과 병행해야 하는 플랫폼 서비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플리마켓 혹은 프리마켓의 확산에 따라 산업에 들어온, 아마추어 작가들이 중심이 되는 서비스가 아니라 오랜 숙련과정을 거쳐 성장한 마스터급 작가가 중심이 되는 플랫폼 서비스여야 향후 우리 공예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마이마스터즈(MyMasters.net)이다. 2016년 5월로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이 됐다. 현재 마이마스터즈는 200여 명의 마스터급 작가들의 마케팅 에이전트다. 그리고 온·오프라인에서 공급자인 작가들과 소비자가 자연스럽고 긴밀한 접촉이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있다. 공예디자인작가들은 예술가적인 기질을 갖고 있으면서 생산자로서 활동을 해야 한다. 시장의 관점에서 보면 예술 시장이기도 하고 생활용품 유통 시장이기도 하다. 전적으로 어느 쪽도 아니지만, 예술 시장의 유통 방식과 생활용품 유통 방식 모두에서 공예디자인 제품들이 거래되고 있다. 공예디자인 제품의 특징이며 한편 유통사업의 어려움도 이러한 특성에서 기인한다. 소비자들 역시 공예디자인 제품을 보는 두 가지 시선이 있다. 예술적 감성과 실용적인 아이디어를 발견하기도 하고 또는 그 어느 쪽이든 아니면 양쪽 모두든 공감하고 구매하는 것이다. 공예디자인 작가들과 그들의 생산품은 이런 특성을 갖고 있다. 그래서 까다롭기도 하지만 그 특성을 이해하고 생산품을 볼 때 제대로 된 제품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공예디자인 플랫폼은 기존의 어떤 플랫폼 서비스와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 특정 상품의 직거래 서비스인 기존 플랫폼의 특성과 함께 예술품 거래에서 이루어지는 것처럼 작가와 작품의 예술적 가치가 잘 보이도록 해야 하며, 수요자들과 예술적 교감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콘텐츠와 스토리도 중요한 요소로 작동된다. 마이마스터즈는 이러한 공예디자인 산업의 특성을 반영하여 구현한 플랫폼 서비스다. 과연 잘 구축되고 서비스하고 있는지는 전적으로 시장의 몫이다. 지금은 시장에서 공급자인 작가들과 수요자인 고객들로부터 평가를 받고 있는 시기라고 볼 수 있다. 마이마스터즈는 쉼 없이 개선하고 변화하며 작가들과 고객 양쪽 모두에게 만족감을 주는 서비스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후 잘 자리 잡아 작가들은 기획·디자인하고 만드는 일에 집중하고, 고객들은 좋은 공예디자인 제품들을 믿고 찾을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공예디자인 산업의 성장과 발전이란 관점에서 마이마스터즈에 대한 관심과 질책을 바란다.




마이마스터즈 소개 프롤로그


자본주의 생산 체제는 갈수록 고도화 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이 계속해 쏟아지고 생산과 서비스에서 효율을 증대시키고 있습니다.
한편, 생산 체제의 고도화는 생산 과정에서 사람들의 노동력이 점차 줄어들게 하기도 합니다. 높은 실업률은 일상이 되었고,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습니다.
직접 물건을 만드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생계의 문제이며, 자본에 종속되지 않고 삶을 영위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생산품에 예술적 감성을 불어 넣기도 합니다.
기계화된 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되는 물건들과 경쟁하는데 예술적 감성은 좋은 전략이 됩니다.
근대화 이전 생산 방식을 일컫는 Crafts(공예)가 다시 주요 산업으로 등장했습니다.
사회학자 다니엘 벨 (Daniel Bell)의 예측대로 ‘장인(Master)시대의 재 도래’가 현실화 되고 있는 것입니다. MyMasters는 21세기 장인(Master)들과 함께하는 기업입니다.


김광신필자소개
김광신은 고려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를 받고 현재는 한국형 공예디자인 플랫폼 ㈜마이마스터즈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weekly 예술경영 NO.351_2016.05.12 정보라이선스 정보공유라이선스 2.0

덧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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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낙붕
  • 2016-05-13 오전 8:05:44
김 대표님 덕분에 공예인들의 시장이 열렸습니다. 고맙습니다.^^[Del]
  • 김광신
  • 2016-05-27 오후 8:01:26
글에 직접 댓글도 달아주시고 감사합니다. 선생님~~^^[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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