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투] 지역문화, 교류로 통하다

제주도의 예술 생태계와 국제교류

김지혜_독립큐레이터

공연영상화사업의 첫 작품, 발레 <호두까기 인형> 포스터 ▲ 2015 제주프랑스영화제 포스터

제주의 인구는 2010년을 기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16년 3월을 기준으로 62만 9천 명을 기록하였으며, 5년 동안 약 6만 명이 늘었다. 또한 등록 외국인의 수만도 약 1만 7천 명에 이르고 있다. 이에 인구 100만 명 시대에 맞추어 각종 시설과 인프라를 정비·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며, 자연환경과 고유문화를 훼손하지 않고 새로운 미래를 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는 다양한 방법론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 물론 이는 하드웨어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에 대한 것까지 아우르고 있다.

제주만의 예술을 향한 노력과 고민

특히 제주만의 아이덴티티를 반영할 수 있는 문화예술 콘텐츠에 대한 고민은 아직도 숙제로 남아있다. 지역의 특성상 고유문화를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트렌디한 현대예술을 접목한다는 것은 여간해서 쉽지 않은 일인 듯하다. 고로 제주의 예술 생태계는 꽤 오랜 시간 동안 토박이 예술인들과 타 지역 출신 예술인들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공간과 행사를 만들어오면서 유지되어온 경향이 있다. 물론 젊은 예술인들 사이에서 서서히 이들 사이에 놓였던 두꺼운 벽의 무게를 덜어내려는 시도는 펼쳐지고 있다. 제주와 타 지역 출신 아티스트로 이루어진, 제주의 환경오염 문제를 예술적으로 고민하고 표현하는 모임 ‘재주도좋아’가 그 예 중 하나다. 더군다나 올해 제주는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선정되었으며, 4월 7~8일에는 동아시아문화도시 개막행사(공연, 플리마켓 등)를 개최하기도 하였다. 이 행사와 더불어 문화체육관광부와 동아시아문화도시추진위원회는 제주를 동아시아를 넘어 아시아 전역을 대표할 수 있는 문화도시를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하였다.

교류 활성화를 통한 제주예술의 새로운 모색

본고에서 필자는 제주에서 열리고 있는 특기할 만한 몇몇 행사들을 중심으로 제주도 예술계의 국제교류 현황에 대해 소개해 보고자 한다. 우선 한국을 비롯해 일본, 대만, 유럽에서 온 여러 아티스트들이 참여한 (2014년 10월에 시작되어 2015년까지 진행된) 제주평화축제는 국가적 아픔(세월호 문제, 과거 역사문제, 생태문제)을 다루는 다양한 공연과 세미나를 비롯해 다양한 워크숍 프로그램과 플리마켓 등을 진행한 바 있다. 이들은 1960년대에 세계의 평화와 인간의 자유를 표방하던 히피들이 부활하여 제주를 방문한 듯 실험적이고 아방가르드한 장면을 펼쳐 보이기도 하였다.

이뿐만 아니라 제주에서는 타 국가와 다른 지역을 연계하는 다양한 문화예술행사들이 진행되고 있다. ‘제주국제관악제(제주국제관악제추진위원회)’는 매해 8월에 제주 탑동광장, 제주아트센터, 서귀포예술의전당 등에서 개최되는데, 2015년 20회 행사에는 무려 20개 국가 출신 2,170여 명의 예술인이 참여하였다. 또한 이 행사는 유능한 국내외 젊은 뮤지션을 발굴하는 국제관악콩쿠르를 병행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작년 개막공연에서는 재일동포 3세 작곡가 박수현의 곡을 제주도립서귀포관악단과 자끄 모저(프랑스), 도미니끄 보다르(벨기에) 등이 초연하면서 국적을 넘어선 콜라보레이션의 장을 선보인 바 있다.



제주국제관악제 탑동해변공연장 new brass big band 공연장면 ▲ 제주국제관악제 탑동해변공연장 new brass big band 공연장면

작년 4회째 열린 바 있는 제주프린지페스티벌(제주민족예술인총연합)은 1947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열린 프린지페스티벌의 틀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롭고 실험적인 형식을 추구하는 행사로 제주시 원도심에서 국내외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오고 있다. 이들은 대한민국에서도 주변부인 제주에서 문화예술에서 주변부에 놓여있는 예술가들의 참여를 독려하면서, 전문예술인뿐만 아니라 이주예술인, 유목예술인들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올해 10회째 진행된 설문대할망 페스티벌((제주돌문화공원사업소 총괄기획단)은 제주의 대표 여신인 설문대할망의 신화를 모티프로 한 것으로, 전통문화행사인 굿을 비롯해 국내외 여러 퍼포머들의 다양한 공연을 선보인 바 있다. 특히 여러 국가 출신 뮤지션들이 참여하는 국제명상음악제가 인상적이다. 뿐만 아니라 돌문화공원에서는 ‘서울-제주 국제 즉흥 춤축제’도 진행된 바 있다. 지난해 개최한 제14회제주국제실험예술제(한국실험예술정신, 서귀포청년회의소 공동주체)는 노르웨이, 독일, 리투아니아, 스웨덴, 이탈리아, 일본, 프랑스 등 7개국 18팀이 참여하였으며, 국내에서는 12팀이 참여하였다. 이들은 제주의 자연과 다양한 문화예술을 융합하고자 하는 취지를 가지고,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돌문화공원 국제즉흥춤축제 행사장면 2015 제주국제실험예술제 행사사진

▲ 돌문화공원 국제즉흥춤축제 행사장면

▲ 2015 제주국제실험예술제 행사사진



이 외에도 제주에서는 제주영화제, 제주여성영화제, 제주프랑스영화제, 강정국제평화영화제 등 다양한 영화행사 역시 진행되고 있다. 이 중에서 해군기지 설립으로 통증을 앓고 있는 강정마을에서 올해 처음 열린 강정국제평화영화제와 2015~2016 한-불 상호교류의 해를 맞아 올해 11월 7회를 진행할 예정인 제주프랑스영화제(제주국제문화교류협회) 등이 주목할 만한 행사로 보인다.

지역 내 교류와 협업을 통해 국제적으로

이렇듯 제주에는 여러 국제교류 행사뿐만 아니라 국제레지던시를 운영하고 있는 문화공간 아트세닉, 문화공간 양 등 예술공간의 활동 또한 두드러진다. 제주특별자치도의 원희룡 도지사는 제주의 신화, 전통문화와 더불어 제주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제주로 흘러들어온 다양한 문화요소를 융화시키는 방법을 모색하고, 문화예술콘텐츠가 산업으로 성장하고 도민들이 고급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현재 제주에서는 여러 문화예술 기획자와 예술가가 다양한 실험을 펼치면서 타 지역, 타 국가와의 교류를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이 글의 서두에서도 언급했듯이, 현재 많이 완화되기는 하였으나, 제주의 토박이 예술가와 제주도민 그리고 외지에서 온 예술인들이 제주도 내에서 보다 더 긴밀하게 교류하고 협업할 수 있는 사회적, 정서적 시스템을 더욱 구축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김지혜필자소개
김지혜는 홍익대학교 미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였으며, 대안공간 루프 수석 큐레이터 등을 거쳐, 현재 독립큐레이터 겸 제주대학교 미술학과 겸임교수로 일하고 있다. 대표 예술 프로젝트 기획으로는 '아비뇽 페스티벌 오프 - 예술적 생존법 연구(프랑스, 2015)', '오래된 명령과 새로운 수행(철학아카데미, 2014)', '노마딕 레지던시-안전감시체계(테헤란, 이란, 2013)', '두리안파이공장(호치민미술대학, 서교예술실험센터, 2010-2011)' 등이 있다.

weekly 예술경영 NO.354_2016.06.23 정보라이선스 정보공유라이선스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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