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축제 자원활동가 효과적 운영 노하우

자원활동가를 축제 서포터즈로 만들기

김은주 _ 한국예술종합학교 공연전시지원센터

 

자원활동가들은 축제 기간 전 사전 교육을 받게 된다. 단순히 일정을 안내해 주고, 행사를 소개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축제의 장르 혹은 주제의 특성이 반영된 교육과정이 포함하는 것이 좋다. 자원활동가들에게는 관련 분야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축제에 대한 관심을 제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2007년 여름,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땀이 나던 그 더운 때 나는 자원활동가들과 함께 춘천아트페스티벌 공연 준비에 한창이었다. 함께 일하는 자원활동가들이 공연예술을 좋아하고 관심이 있어 자원활동을 신청하게 되었다고 생각했던 나는, 뜻밖의 대답을 듣게 되었다.

"이번에 졸업하는데 경력사항에 한 줄이라도 더 추가하고 싶어서 지원했다" "모 기업에서는 자원활동 경력을 매우 중요하고 보고 있기 때문에 지원하게 되었다" 등 주로 취업이나 경력사항을 위한 이유로 자원활동을 신청하는 비율이 꽤 높았기 때문이다.

이후 축제에 참여하는 자원활동가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또 자원활동을 신청한 이들이 만족을 얻고 돌아가는 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에 대한 고민이 이어졌고, 2009년 예술경영 CoP에 응모한 ';자원활동가 매뉴얼 연구';가 연구주제로 선정되어 CoP 구성원들과 6개월간 고민할 수 있는 공식적 기간을 얻었다. 이 CoP에는 문화예술축제에서 자원활동가 운영담당을 맡고 있거나 문화예술 기관에서 근무하고 있고, 자원활동가 제도에 관심 있는 이들이 모였다. CoP 연구를 통해 정리한 자원활동가 운영 매뉴얼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그림1] 자원활동가 운영업무 단계 step1 계획 1.운영게획수립 step2. 준비 2.모집 3.선발 4.교육 5.운영준비 step3 운영 6.업무분장 및 배치 7.실제운영 step4. 종료 8. 평가/인정 9.추후 관리




자원활동가 운영 TIP

자원활동가 모집


모집인원은 애초 예상된 필요인원의 120% 정도로 하여야 한다. 길게는 행사 시작 5개월 전, 짧게는 행사 시작 3개월 전에 자원활동가를 선발하게 되는데 행사가 시작되기 전 혹은 행사 중간에 중도 포기자들이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120%의 인원이 모두 참여한다면? 120%의 인원이 업무 배분에 있어서 소외되지 않도록 잘 배려해서 모두 함께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원활동가들의 특성상 대학생의 비율이 높기 때문에 방학 중에 열리는 축제들에는 참여율이 높지만, 학기 중에 열리는 축제들의 경우 일반 모집과는 다른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인근학교 관련 학과와 협력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학생들에게는 현장실무 참여의 기회를 주고 축제는 운영에 필요한 인력을 수급하는 것이다. 2009년 부천국제만화축제는 9월에 개최되어 자원활동가 신청이 저조하자 한국방송아카데미와 협력 진행하여 인원을 보완할 수 있었다.

자원활동가 교육

자원활동가에 대한 교육은 이번 CoP 연구에서 가장 핵심적 내용이다. 자원활동가의 소속감을 높이고, 활동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교육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단기간 반복된 단순 업무만을 하는 소모성 인력이 아닌, 축제에 반드시 필요한 존재로서의 인식을 위해 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공연예술축제 자원활동가들의 활동 모습
자원활동가들은 축제기간 전 사전 교육을 받게 된다. 대부분의 축제들이 자원활동가 교육시 행사 소개를 위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일정을 안내해 주고, 행사를 소개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축제의 장르 혹은 주제의 특성이 반영된 교육과정이 포함하는 것이 좋다. 자원활동가들에게는 관련 분야에 대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2009년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의 경우, 자원활동가들을 위한 사전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여 매우 큰 호응을 보였다. 재즈평론가 김현준 씨를 초청하여 올해의 라인업을 소개하고, 대표곡을 듣는 시간을 가졌는데, 재즈를 듣는 방법부터 유명 아티스트 비화까지 듣게 한 것이다. 또한 사랑티켓 매니저인 김영신 씨를 초빙하여 자원활동가들에게 필요한 서비스교육도 함께 진행하였다.

이는 다양한 공연예술축제에도 활용될 수 있다. 연극축제의 경우, 자원활동가들과 연극놀이 수업을 진행한다면, 누구나 연극을 쉽고 재밌게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될 수 있고, 서로 잘 알지 못했던 자원활동가들의 유대관계형성에 도움이 될 것이다. 연극을 좋아해서 연극축제에서 자원활동을 할 수도 있으나, 축제라는 것에 관심이 많아 지원하게 되는 자원활동가들이 있으므로, 각 장르에 대한 교육은 자원활동가가 축제에 대한 소속감을 가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자원활동가 지원사항

자원활동가들에게는 각 축제별로 다양한 기념품들이 지급된다. 축제 티셔츠의 경우 대부분의 축제에서 제작하여 지급되고 있고, 각 축제의 특성이 반영된 물품들이 지급되기도 한다. 따로 예산을 편성하여 축제 기념품을 제작하기도 하지만, 협찬을 통한 필요물품 수급은 어떨까?

부천국제만화축제의 경우 유명 핫도그 회사의 협찬을 받아 축제 행사장 내에 협찬사의 부스를 마련하고 홍보 및 판매를 하게하고 자원활동가에게는 매일 핫도그 간식 쿠폰을 제공했다.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의 경우 신발회사의 협찬으로, 노란색 신발을 신은 자원활동가들이 행사장을 활보하며 홍보 아닌 홍보활동을 벌였다. 협찬 받은 물품들에 대한 자원활동가들의 만족도 역시 매우 높았다.

자원활동가의 축제 서포터즈화

공연예술축제 자원활동가들의 활동 모습
축제와 맺어진 인연은 매년 자원활동가로서 참여하도록 만들기도 하고, 축제의 충성관객으로 만들 수도 있다. 부천국제만화축제의 경우 행사기간 동안 매일 저녁 자원활동가들에게 감사와 격려의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또 축제가 끝난 후에는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인 문자메시지를 발송한다거나 만화가들의 친필 사인이 담긴 만화책을 증정하는 등 만화에 대한 애정과 축제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질 수 있도록 한다.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은 매년 자원활동을 신청하여 5년 이상 참여하고 있는 열성적인 자원활동가들이 있다. 이들은 단순한 참여자가 아니라 축제와 함께하는 충성적인 서포터즈로 남게 되는 것이다. 자원활동가 운영자의 세심한 배려가 축제 서포터즈를 길러내는 힘이 될 수 있다.


물리적 지원보다 소속감 자부심 기대

CoP 연구 중, 자원활동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하였다. 설문내용은 다음과 같다.

 

일시 : 2009년 9월 19일(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교육 전)
대상 : 축제 자원활동가 ';자라지기'; 65명
내용 : 축제의 신청계기 및 자원활동가로서 축제에 원하는 것 등(8문항)

[그림2] 자원활동가 소속 및 신청계기

많은 자원활동가 신청자들은 대학생이었다. 여러 축제에 참여한다는 축제 마니아들도 있었다. 이들은 음악에 대한 관심과 함께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의 매력 때문에 자원활동 신청을 한 것으로 나타나 장르에 대한 관심 못지않게 축제 자체에 대한 관심도 중요한 계기가 됨을 알 수 있다.
 

[그림3] 자원활동가에 대한 기대 및 지원 요청사항

자원활동가들은 축제 시작 전, 어떤 것을 가장 기대할까? 공연을 관람하거나 아티스트를 만나는 것, 다른 자원활동가들과의 친목 교류, 그리고 축제 구성원으로서의 자부심 등에 대한 응답 비율이 굉장히 높았다. 자원활동가들은 물질적 지원보다는 소속감,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지원을 기대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자원활동가들끼리의 사전모임, 자원활동가축제 등의 지원요청 사항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여러 축제에 참여했던 경험이 있는 자원활동가들은 축제 후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의 교류와 만남, 관객들이 고마움을 표시했을 때, 축제 관련 옷을 입고 내 정체성을 갖는 순간, 가까이서 공연의 열기를 느낄 수 있을 때, 그 축제를 대표하는 얼굴이라는 자부심 등으로 자원활동에 참여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고 답했다. 또한 여러 축제에 참여하면서 자신의 능력과 무관한 업무배치, 팀별 업무량의 편차, 교육 및 관리의 부실 등에서 아쉬움을 느낀다고 대답했다.


즐기는 사람으로 만드는 것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라는 말이 있다. 단순히 축제에 대해서 알고 좋아하는 것은 관객의 입장에서도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진정으로 축제를 '즐기는' 것은 땀 흘리며 고생하는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특권일 것이다. 자원활동가를 단순히 공연을 좋아하는 사람에 머물도록 하지 않고 함께 일하며 즐길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축제 스태프, 혹은 자원활동가 운영자의 몫이 아닐까.


위 글은 2009년 예술경영 CoP 우수사례로 선정된 '자원활동가 매뉴얼 연구' CoP(구성원 강정연, 김사희, 김은주, 심윤희, 이미애)의 활동 결과물을 토대로 재구성되었습니다.





김은주  

필자소개
김은주는 2003년 춘천마임축제에서 자원활동을 계기로 문화예술분야에서 일하기 시작했으며,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2005년부터 춘천아트페스티벌에 매년 자원활동가로 참여하고 있으며, 자발성ㆍ공동체ㆍ유머를 화두로 문화예술 현장에서 여러 작당모의를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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