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투] 공연홍보마케터의 SNS활용법

피할 수 없다면 즐기자

서혜란 _ 이다엔터테인먼트 기획팀

 

바야흐로 스마트폰 이용자 1,500만 명의 시대다. 우리의 일상이 스마트폰으로 인해 획기적으로 바뀌었듯이 스마트폰은 공연예술계 풍속도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실시간으로 팬, 배우, 스태프들과 소통하는 건 기본이고, 각종 이벤트 진행과 관객들의 CS문의도 눈에 띄게 늘어나 기획자들의 업무패턴도 바뀌고 있다. 그야말로 최근 공연예술계 홍보마케터들의 고민거리는 '효율적인 SNS활용법'이다.

공연예술계 커뮤니티의 변화

이다엔터테인먼트의 트위터를 통한 공연홍보 예시
이다엔터테인먼트의 트위터를 통한 공연홍보 예시

이다엔터테인먼트는 2010년 1월에 처음 트위터 계정을 개설했다. 초기에는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직원들이 소수여서 트위터 이용방법에 대한 기초적인 교육이나 정보 공유에 중점을 두었다. 하지만 단순히 업무가 늘어난다고 생각하고 재미를 느끼지 못해, 트위터 개설 이후 6개월간의 침묵의 시기도 있었다. 트위터 보급 초창기에 리트윗(RT)을 활용한 마케팅이 난립했던 것처럼 우리 또한 팔로어를 늘리기 위해 각종 초대이벤트 진행에 주력했다. 초대이벤트의 효력이 떨어졌다고 느낀 이후부터는 자연스럽게 '정보의 질'에 대한 고민이 이어졌다. 공연소식, 티켓오픈 소식 등 간단한 정보 공유에서 시작해, 관객들이 궁금해 하는 공연준비과정, 공연 뒷이야기, 캐스팅 일정, 예매처보다 먼저 제공되는 각종 할인&이벤트 정보, 트위터에서만 진행되는 일종의 러쉬티켓 이벤트 등으로 발전해가며 지금은 다른 채널들보다 트위터를 통해 가장 빠르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그간 대부분의 제작·기획사들은 시기별로 다양한 커뮤니티를 운영해 왔고, 우리 또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너무 다양한 채널들이 있어 관리가 어려웠다. 말 그대로 하나도 제대로 운영하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현재 관리를 가장 잘할 수 있다고 판단한 트위터와 기존 사용자들의 활동이 있었던 싸이월드 클럽만 남기고 모든 채널을 정리했다. 유행이 바뀌듯 커뮤니티의 영향력 또한 시기별로 변화해 왔다고 본다. 지금은 카페 -> 클럽 -> 블로그 -> 트위터/페이스북 순으로 재정렬되는 분위기다. 개인적으로 현재까지는 검색에도 잘 노출되고, 좀 더 풍부한 콘텐츠를 게시할 수 있는 블로그 운영과 함께 신속한 정보전달과 즉각적인 피드백이 있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채널 관리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순서를 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우리가 싸이월드 클럽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처럼 단체마다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채널이 다르기 때문이다.

 

휴대폰 촬영 권장 트위터 시사회

MBC뉴스에 소개된 공연홍보 마케팅의 트위터 활용법
MBC뉴스에 소개된 공연홍보 마케팅의 트위터 활용법

우리가 트위터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신속한 정보전달, 팔로어들과의 소통, 목적에 의한 홍보 등 세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언급한 세 가지 항목 중 개인이 아닌 기업이나 단체에서 트위터를 운영하는 관리자가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은 바로 소통 부분이다. 우리도 역시 가장 많이 고민하고 있는 부분인데 다른 부분은 열심히 그리고 꾸준하게 노력하면 가능하지만, 팔로어들에게 소통을 이끌어 내는 건 훨씬 더 창조적인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다엔터테인먼트에서 진행한 트위터 시사회는 내·외부적으로 팔로어들과의 소통이 가장 효율적으로 진행된 사례라고 본다.

연극 (늘근도둑이야기)와 창작초연 연극(이웃집 쌀통)에서 총 두 번의 트위터 시사회를 진행했는데 두 공연의 경우 진행 목적에서 차이가 있다. 연극 (늘근도둑이야기)가 시사회를 통한 정보 확산과 관객들의 자발적인 콘텐츠 생산에 포커스를 두었다면, 창작초연인 연극 (이웃집 쌀통)은 트위터를 통해 관객들과 공연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는데 중점을 두었다. 연극 (늘근도둑이야기)는 인지도가 있는 공연이며 코미디 장르를 선호하는 국내 관객들에게 작품으로 어필할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얼마나 많은 관객들에게 공연 오픈 소식을 알릴 수 있는가' 였다. 그래서 충성도 높은 팔로어들이 많은 인기 트위터와 공동 이벤트를 진행해 공연 오픈 전 트위터 상에서 최대한 많이 언급되고자 했다. 기획 초기부터 시사풍자코미디라는 장르와 잘 맞는 오마이뉴스와의 이벤트 진행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이외에도 베타뉴스, 인터파크, 이다, 극단 차이무 트위터를 통해 시사회 참석 이벤트를 동시에 진행해 총 11만 명이 넘는 팔로어를 대상으로 공연 기대평 이벤트를 진행했다. 기대평 이벤트를 통해 5천여 개의 공연 기대평이 올라왔으며, 신청자들의 팔로어들까지 감안할 때 더 많은 이용자들이 공연 소식을 접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시사회 당일 약 160여명 정도가 참여했고, 공연 중간 총 150여개의 멘션과 공연사진들이 올라왔다. 언론 홍보 면에서도 공연계 최초 트위터 시사회 진행으로 많은 이슈를 모았다. 또한 이 시기를 기점으로 이다의 팔로어 수 또한 많이 늘어났다.

 

연극 (이웃집 쌀통)은 창작초연인 만큼 관객들의 냉정한 평가에 대한 정보 수집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었다. (늘근도둑이야기)사례를 통해 트위터 시사회 장점이 크다고 판단하였고, 기존 종이 설문이나 웹기반 설문조사보다 훨씬 더 빠르고 생생한 관객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문화예술에 관심도가 높은 회원들이 많은 곳들과 공동 이벤트를 진행하고자 했다. 창작 초연인 만큼, 공연 제목을 맞추는 퀴즈 이벤트로 씨네21,상상마당,인터파크 그리고 이다 트위터를 통해 고객 이벤트를 진행했다. 약 70여명 정도가 참여하여 공연 중간에만 200여개의 멘션과 트윗글이 올라왔다. 공연 중간 올라오는 멘션이나 글에 대해 기획팀 또한 답글을 바로 달며, 관객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하고자 했다. 그 결과 공연시작 전 생생한 공연 후기 수집은 물론 관객들의 의견이 실제 공연에도 반영되는 등 관객과 함께 만들어가는 공연임을 각인시키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극적인 MT 생중계

연극 <극적인 하룻밤>의 MT이벤트

연극 (극적인 하룻밤)의 경우 2인극으로 커플간의 호흡이 매우 중요한 공연으로 이번 시즌에는 총 5팀이 출연한다. 그리고 훈훈한 남녀 배우들이 등장하는 까닭에(?) 배우에게 갖는 팬들의 관심과 애정도가 큰 공연이기도 했다. 이 점을 활용해 공연 전 관객들과 소통하는 스토리가 있는 콘텐츠를 기획하고자 했는데, 그 결과 공연팀들이 가는 MT 과정과 현장을 관객들과 생생하게 공유하는 극적인 '1박2일'이 진행되었다. 출연 페어별로 팀을 나누고 예능 프로그램인 <1박2일>과 동일하게 배우들이 미션을 통과하면 주어지는 힌트로 최종 MT 장소를 찾아가는 순서로 진행되었고, 그 과정을 트위터를 통해 생중계 하면서 최종 우승팀을 맞추는 이벤트를 동시에 진행했다. 배우들에게는 극장 메인광고를 우승상품으로 걸었고, 최종 우승팀을 맞추는 관객들에게는 원하는 페어의 공연 예매권을 추첨을 통해 선물로 제공했다. 사전에 MT 이벤트 생중계 소식을 트위터를 통해 공지해 기대감을 높이고자 했고, 리트윗 이벤트를 진행해 중계 사실을 좀 더 폭 넓게 알렸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생중계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그 사이에 400여 개의 트위터 멘션이 오고 갔다. 이후 본 콘텐츠를 재가공해 인터파크 플레이디비 '막장일기'를 통해 좀 더 많은 관객과 이를 공유하기도 했다.

폭발적인 전파력, 긍정도 부정도 삽시간

SNS는 공연 홍보 마케팅에 있어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트위터는 안목이 높고 현상을 읽는 눈이 상당히 정확한 사람들 다수가 모여 있는 집단이다. 더욱이 폭발적인 전파력을 가진 도구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평가뿐 아니라 부정적인 비판도 삽시간에 퍼져나간다. (입소문에 민감한 업계 특성상 이 점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자칫 얄팍한 상술로 덤벼들거나 지나치게 노골적으로 홍보마케팅을 하려다가는 팔로어들에게 외면 받는 쓰라린 경험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실무자가 트위터 관리를 업무라고 생각하는 순간 SNS 채널 관리는 정말 힘들어진다. 식상한 멘트지만 결국 즐기는 방법만이 최선이다. 나의 개인 트위터라고 생각하고 관심을 갖고 즐기자. 무엇보다 무관심이 가장 무섭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서혜란 필자소개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후, 오랜 꿈이었던 공연기획자의 길로 혈혈단신 겁 없이 들어섰다. 2008년 첫 직장인 이다엔터테인먼트 기획팀에 입사해 현재까지 재직 중이다. 개성이 확연히 다른 다수의 연극, 뮤지컬 기획을 담당하면서 느꼈던 다양한 경험들을 토대로, 앞으로도 계속 공연홍보와 마케터로서의 가능성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싶다. frying1@naver.com
 

weekly 예술경영 NO.142_2011.09.01 정보라이선스 정보공유라이선스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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