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투] 공공미술의 유지관리 방법

사후관리는 재료선택부터

유재흥 _ 한국조각가협회 상임이사

어떤 재료를 선택해 어떤 공정을 거쳐 만드느냐가 공공미술 유지관리의 가장 중요한 단초가 되나, 적합한 재료와 공정을 거쳤다 하더라도 유지관리에 대한 중요성 인식과 실천은 필수적이다.
 

공공미술(건축물 미술장식품)은 1972년 미술장식제도 권장시기와 80년대 의무화시기를 거쳐 현재 규제완화관련기사 본지131호 정책제도Q&A '공공미술 제도 전환 계기 마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변화 속에서도 수적 증가와 제도정비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왔다. 또한 건축물 미술장식 제도와 함께 아트인시티, 마을미술프로젝트(이상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새장르 공공예술프로젝트(한국문화예술위원회), 도시갤러리 프로젝트(서울시), 안양 공공예술 프로젝트(안양시), 우리동네 문화공동체 만들기(성남) 등 다양한 공공미술 사업을 통해 새로운 모색과 방향을 추구해오며 나름의 성과와 한계점을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업이 공공미술 전문 관리시스템과 조직의 부재, 예산의 불안정성 등으로 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필자는 2011년 11월부터 약 두 달 간,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진행한 '마을미술 프로젝트'의 사후관리 연구조사를 통해 설치작품 211점의 관리 현황에 대한 직접 답사 및 조사를 통하여 보존상태를 분석하고 개선책을 마련하였다. 공공미술은 만들어짐과 동시에 유지관리가 필요한 시설이다.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무관심 속에 방치된다면 지저분해지고 이용을 기피하는 혐오시설이 되어버릴 수 있다. 하지만 적절한 유지관리를 통해 아름다운 문화공간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작품의 설치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유지관리 과정에서 유념해야 할 실무적인 이슈들과 대처방안 등을 소개한다.

설치미술품
설치미술품

석재, 철제 작품 제작공정

공공미술의 유지관리를 위해서는 우선 작품의 재료에 대해 고려할 필요가 있다. 공공미술 중 입체작품 대부분의 주재료는 석재와 브론즈 철재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특히 최근의 공공미술 작업에서는 보존상태를 중시하여 위에 언급한 재료가 대부분이며 스테인리스스틸로 만들어진 작품도 선호되고 있다. 석재는 비교적 관리가 용이하며 보존상태가 양호한 편이지만 정기적인 세척 등을 통해 원색을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브론즈의 경우는 2년이 지나면 자체부식이 일어나 색상이 변화한다. 정기적인 코팅 작업을 통해 색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애초에 색상을 선택할 때 이후를 고려한 신중함이 요구된다.

철재로 만들어진 작품은 조기에 녹물 발생이 나타나기 때문에 보존을 위해서는 적합한 공정과정을 거쳐 제작해야 한다. 먼저 철 표면을 고압세척 하거나 샌딩 작업을 하여 이물질을 완벽히 제거하고, 철재용 프라이머부식이나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며 이후의 도장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최초로 하는 도장로 하도·중도작업을 해야 한다. 그리고 용도에 따라 상도 도색작업(분체도장·소부도장·칠 도장 중 선택)을 한 후 전문가용 아크릴컬러 그림채색 또는 최고급 수성, 혹은 유성 페인트로 칠한다. 마지막으로 자외선 차단 화면보호제나 클리어코트, 혹은 수용성 자외선 차단 코팅제로 마무리한다. 이러한 과정을 지키지 않고 세워진 대형 구조물 및 공공미술 작품에 있어 훼손정도가 심각함을 알 수 있다.

현재 설치된 작품 중 스테인리스스틸을 이용한 작품이 많은데, 스테인리스스틸은 재질의 종류에 따라 자성, 내식성, 내열성, 온도에 따른 강도 등이 천차만별이다. 실제로 현재 공공미술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스테인리스스틸은 304와 316로 이 재료들은 자성이 없고 내식성이 뛰어나며 열처리에 경화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으나 충격에 약하고 연신률재료가 늘어나는 비율이 높고 고온사용에 제약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

직업적으로 전시기획을 하다보면 다양한 성격의 프로젝트와 또 그에 따른 작가들과 협업하게 되는데, 매순간 어떤 정답을 갖고 기획하는 경우는 드물다. 대체로 매번 최초의 기획이자 최후의 기획이 된다. 작가들 또한 사교적 의미에서 친한 작가들이 있다하더라도 요즘처럼 전시문화가 산업적 성격을 띠다보면 직업적 이해관계로서의 작가와 기획자의 협업을 하지 않는 한, 프로젝트를 함께 하는 예가 드물다.

벽화
벽화

벽화, 타일화 도료 선택과 공정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자주 활용되는 벽화나 타일화는 훼손의 정도나 상태가 가장 심각한 유형에 속한다. 벽화용 도료는 아크릴 물감을 사용해야 하지만, 대부분 수성용 페인트를 사용함으로써 훼손의 속도나 정도가 더 심각해진다.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벽화의 작업과정은 하도작업→페인팅→코팅 등 최소 5~6단계의 공정을 거쳐야 한다. 하도작업 과정에서는 고압세척 및 물세척으로 이물질을 완벽히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페인팅 물감은 반드시 일반 페인트가 아닌 고급 아크릴 물감을 사용하여야 한다. 작품 완성 후에는 반드시 자외선(UV) 차단 화면보호제(200nm~400nm)로 처리하거나 수용성 자외선 차단 코팅제로 마감 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공정에 준하여 작업이 이루어지는 벽화는 일부로 대부분은 2~3단계만의 공정을 거쳐 보존성이 취약하다고 할 수 있다.

타일화의 경우 일반 벽화보다는 양호하나 저렴한 타일의 경우에는 탈색현상이 일어나고 접착제를 칠한 부위가 갈라지거나 균열현상이 생긴다. 타일화의 작업방법에는 타일에 페인팅을 한 후 굽거나 전사출력 또는 타일 위에 바로 물감으로 그리는 방법 등이 있다. 타일에 페인팅 후 굽는 경우는 보존상태가 양호하지만 가격이 저렴한 재료를 사용한 경우 벗겨지거나 색 번짐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타일에 전사출력한 경우는 변색되거나 훼손될 수 있으며 타일위에 직접 물감으로 페인팅 한 경우는 물감이 타일에서 벗겨지는 박리현상이 일어난다. 따라서 타일화를 제작할 경우 고급타일을 사용하고 타일 위에 직접 페인팅하는 것보다는 타일 위에 페인팅하여 굽는 방식을 택하는 편이 변색과 탈색을 대부분 막을 수 있다.

공공미술 기획단계 고려사항

그밖에도 공공미술작품에는 많은 재료와 기법이 사용되고 있으며 이 재료와 기법에 따른 유지관리가 필수적이다. 위에 언급한 것처럼, 어떤 재료를 선택해 어떤 공정을 거쳐 만드느냐가 공공미술 유지관리의 가장 중요한 단초가 되나, 적합한 재료와 공정을 거쳤다 하더라도 유지관리에 대한 중요성 인식과 실천은 필수적이다. 지속적으로 제 역할을 다하는 공공미술 작품을 위해 기획단계부터 고려해야 할 사항은 아래와 같다.

공공미술작품 유지관리를 위한 기획시 고려사항



아직도 우리현대 미술에서는 공공미술에 대한 깊이 있고 다양한 연구가 부족한 현실이다. 장기적 공공미술의 발전과 프로젝트의 성공적 전개를 위해서는 선행적으로 공공미술 부분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세미나 발표 등 현실성 있는 추진으로 그 입지와 활동에 대한 홍보 부분이 연구와 더불어 지속되어야 할 과제라 할 수 있다. 또한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루어질 사후관리 조사에 있어 정확한 실태조사와 과학적 근거 산출을 통하여 재료적 한계와 방법 등 종합적 매뉴얼화에 대한 체계 있는 자료를 도출 공공미술의 취지와 의도가 진정성 있는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유재흥

필자소개
유재흥은 논문「현대조각에 있어 실재의 다중화」로 홍익대 미술학 박사를 취득했으며, (사)한국조각가협회 상임이사로 서울국제조각페스타 2012 공동기획, 마을미술프로젝트 사후관리 연구원 등 다수의 조각 관련 연구에 참여한 바 있다. 스컬프처 스튜디오 인(Sculpture Studio In)의 대표이자 조각가이며 중앙대, 서울시립대에서 강의도 하고 있다. anoldyou@hanmail.net

 

 

weekly 예술경영 NO.172_2012.04.19 정보라이선스 정보공유라이선스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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