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2월 미국 뉴욕에서 활동 중인 화이트 웨이브 김영순 무용단(White Wave Young Soon Kim Dance Company)의 김영순 안무가가 서울을 찾아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오는 6월에 뉴욕 ‘브루클린의 링컨센터’라고 불리는 브루클린 아카데미 오브 뮤직(Brooklyn of Academy of Music, 이하 ‘BAM’)에서 공연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김영순 감독의 멀티미디어 댄스/씨어터 작품인 ‘이터널 나우(Eternal NOW)’가 6월18일부터 24일까지 BAM의 무대에 올려진다. 그런데 반가운 소식은 그게 다가 아니었다. 이 공연은 그냥 공연이 아니라 BAM에서 진행하는 ‘전문예술경영컨설팅 프로그램(Professional Development Program, 이하 ‘PDP’)’의 일부분이라는 것이다. ‘예술경영 컨설팅’에서 ‘공연’까지?

전위적 현대 공연의 산실, BAM의 예술경영 컨설팅

▶ 브루클린에 위치함 뱀(BAM)은 다목적 아트센터이다(사진출처_BAM 공식홈페이지)

▶  1908년에 지어진 뱀(BAM)은 2000년대 초 뉴욕주와 뉴욕시의 재정지원으로 리모델링되어 다목적 아트센터로 이용되고 있다(사진출처_BAM 공식홈페이지)

브루클린의 링컨센터라 할 수 있는 브루클린 아카데미오브뮤직(BAM)은 1861년 문을 연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예술센터로 1908년에 현재의 라파예트가에 자리했다. ‘프로그레시브하며, 아방가르드 한’이라는 수식어와 너무 잘 어울리는 이 브루클린 예술의 중심지는 이사도라 던컨(Isadora Dundun), 머스 커닝햄(Merce Cunningham), 필립 글래스(Philip Grass), 피나 바우쉬(Pina Bausch), 트리샤 브라운(Trisha Brown)과 같은 아티스트들을 사랑했고, 또한 그들이 너무 사랑하기도 한 무대이다. 이 현대공연예술의 메카가 지난 2011년 150주년을 맞이하며 공연, 그 동안의 예술 활동과는 이질적인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된다. ‘예술’이라는 성지에 ‘경영’이라는 현실적 줄자를 갖다 댄 것이다. BAM은 케네디센터의 예술경영 드보스 인스티튜트(DeVos Institute of Arts Management, 이하 ‘DVIAM’)와의 협력 하에 브루클린의 예술가들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이라고 해서 단순히 돈을 지원하는 것도, 그렇다고 역으로 예술경영 컨설팅 수임료를 예술가들이 지불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브루클린 커뮤니티 재단(Brooklyn Community Foundation Arts Access Fund)과 뉴욕 커뮤니티 트러스트(New York Community Trust)의 후원하에 BAM PDP는 독립 프로듀싱 퍼포먼스를 준비하면서 공연의 성공을 위한 두 세계적 극장의 ‘노하우’를 배우려는 브루클린 예술가 그룹을 대상으로 한다. 이 프로그램은 각 민간 단체들의 성장과 훈련을 목표로 브루클린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되는 형태의 공연 지원으로 BAM의 전문가군과 케네디센터의 예술경영 컨설팅 기관이 각 컴퍼니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기 위해 뭉쳤다.

우선, BAM PDP는 브루클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예술 단체를 선정해 14개월간 9회에 걸쳐 3시간짜리 워크샵을 진행한다. 각 워크샵에서는 재무경영, 마케팅 계획, 전략기획 등의 분야들이 구성돼 있다. 250석의 주디스&알란 피쉬맨 시어터 스페이스(Judith&Alan Fishman Theater Space)와 리타 힐먼 스튜디오(Rita K.Hillman Studio)의 연습공간들이 단체들을 위해 준비돼 있고, 예술행정 리더들이 워크샵과 웹 채팅을 통해 단체들을 지원한다. 대표가 있는 단체라면 ‘펀드레이징’, ‘마케팅’, ‘전략기획’이 그들의 받게 될 워크샵의 키워드이다. 2012-2013시즌 BAM PDP 1기에는 무용장르만을 대상으로 6단체가 선정돼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BAM은 매해 지원단체 선정에 있어 장르에 변화를 줄 예정이다. 지원단체들은 비영리 공연예술 단체여야 하고, 14개월의 프로그램 막바지에 주디스&알란 피쉬맨 시어터 스페이스(Judith&Alan Fishman Theater Space)에서 공연을 올려야 한다. 그런데 이 공연을 하려면 공연장 대관료의 50%를 지불해야 한다고 한다. 이 얘기를 듣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비영리 예술단체 지원 프로그램인데 왜 대관료를 받는 것일까?’ 그 답은 바로 BAM PDP 프로그램 안에 있었다. BAM PDP 프로그램은 쉽게 말해 성공적인 공연을 올리기까지의 필요로 하는 모든 영역별 지원을 한다. 그 이유는? 단체들의 ‘자생력’ 다시 말해, 예술을 하면서 먹고살 수 있을 만큼의 ‘물고기 낚는 법’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그래서 단체는 ‘꿈의 공간’에서 공연을 할 생각에 기뻐하는 것도 잠시, 열심히 재원을 마련하려 컨설팅 받고, 바로 실전에서 뛰어야 하는 이유이다.

케네디센터의 노하우 & 멘토링 프로그램

▲ 브루클린아카데미오브뮤직(BAM)의 외관▲ 브루클린아카데미오브뮤직(BAM)의 외관

▲화이트 웨이브 김영순 댄스 컴퍼니

ⓒWHITE WAVE

Young Soon Kim Dance Company

▲ 브루클린아카데미오브뮤직(BAM)의 외관

BAM의 예술경영 컨설팅 프로그램이 특별한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세계에서 가장 분주한 공연장이자 미국을 대표하는 공연예술의 산실 케네디센터에서 운영하고 있는 DVIAM가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는 것이다. DVIAM은 2001년에 설립된 케네디 센터 대표 마이클 카이저(Michael M. Kaiser)가 설립한 기관으로 공연예술 전략기획, 예술 플래닝, 리더십 교육, 마케팅, 펀드레이징, 재무관리 등 한 예술단체를 경영해 나가기 위한 모든 노하우를 겸비하고 있다. DVIAM가 오픈을 하자마자 미국과 세계 곳곳에서 개인, 기관, 정부, 재단 등 6대륙 70여 개국에서 많은 기관들의 문의가 이어졌다. 이들이 세계 정상의 공연장을 운영하면서 축적된 견고한 노하우가 브루클린의 예술가들을 위해 준비 돼 있다.

두번째, 이 BAM의 컨설팅 프로그램이 다른 예술경영 컨설팅 프로그램과 다른 지점은 ‘멘토링 프로그램’이다. 5개 단체들의 멘토 역할을 하고 있는 BAM PDP 프로젝트 매니저 제레미 듀웨이(Jeremy Dewey)씨는 “문화예술의 인프라 확충을 목표로 하는 BAM PDP는 케네디센터에서 제공하는 예술경영 컨설팅 커리큘럼에서 이 프로그램이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이후의 개선을 위한 피드백(feedback to improve)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것이 바로 컨설팅 기간 동안 워크샵과 세미나만을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BAM PDP의 이전 기수 기관들과 자문위원회, 그리고 BAM 스태프로 구성된 멘토들이 단체들을 괴롭히는(?) 이유이다. 좀 더 밀착된 형태의 예술단체와 관계인력과 기관의 협력 예술경영 컨설팅 서클링을 통해 브루클린의 예술가들이 생활에 더 밀착된 삶을 누렸으면 하는 바램이다.

2013-2014 시즌 2기에 아메리칸 오페라 프로젝트(American Opera Projects), 더시빌리언(The Civilians), 케이트위아컴퍼니(Kate Weare Company), 샤논 훔멜/코라 댄스(Shannon Hummel/Cora Dance) 그리고 한국 안무가 김영순의 화이트 웨이브 댄스(White Wave Dance)가 지원단체로 선정돼 교육을 받음과 동시에 6월 공연을 위한 펀드레이징을 하고 있다. 김영순 예술감독은 “세계적인 무대에 서는 것도 기쁘지만 화이트 웨이브 무용단이 브루클린 아카데미 뮤직(BAM)과 케네디센터 소속 드보스 인스티튜트(DVIAM)와 작업 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결실이다. 마케팅과 펀드레이징 등의 역량을 키우기 위한 컨설팅이 화이트 웨이브의 장기적인 성공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비쳤다.

필자사진_황보유미 필자소개
황보유미_[Weekly@예술경영] 책임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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