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한 「2012 전국 문화기반시설 총람」이 발표되었다. 전국 문화기반시설 총람은 전국의 문화기반시설에 대한 각종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이용자들의 문화향수기회를 확대하고 궁극적으로 국민들의 문화기본권을 신장시키고자 2003년부터 발간하고 있다.
총람에 수록된 문화기반시설별 운영현황은 문화기반시설을 직접 운영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법인·개인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기초로 작성되었다. 문화기반시설에는 「도서관법」상 도서관,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상 박물관·미술관, 문예회관(종전 「문화예술진흥법」상 문화예술회관) 및 「지방문화원진흥법」상 지방문화원 등이 있다.

문화기반시설 꾸준히 증가, 그러나 증가율 및 증가 시설 수는 감소

2011년 문화기반시설은 2,072개소로 전년도 1,979개에서 93개(4.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문예회관이 가장 많은 증가추세를 보였고, 등록미술관, 등록박물관, 공공도서관 순으로 증가추세를 보였다.

<표 1> 전국 문화기반시설 연도별 현황(개소)
▲ <표 1> 전국 문화기반시설 연도별 현황(개소)

문화기반시설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증가율이나 증가 시설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2> 전국 문화기반시설 연도별 현황(개소)
▲ <표 2> 전국 문화기반시설 연도별 현황(개소)

문화시설의 분포를 살펴보면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에 전체의 35.6%(739개소), 비수도권에 64.4%(1,332개소)가 분포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인구 백만명당으로 살펴보면 수도권은 29.57개소, 비수도권은 51.78개소로 인구수로 보면 비수도권에 문화시설이 더 많이 배치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를 기초지자체수와 비교하여 보면 수도권은 11.2개소, 비수도권은 8.1개소로 수도권에 더 많이 배치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시설의 배치는 인구수 이외에도 접근성과 행정구역 등을 모두 고려하여야 하기 때문임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문화시설 유형별로 살펴보면 상대적으로 지자체별 계획적으로 건립이 이루어진 문예회관과 지방문화원은 전국에 비교적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 반면에 미술관은 수도권에의 편중이 여전히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림 1> 문화기반시설 수도권 및 비수도권 비율 비교
▲ <그림 1> 문화기반시설 수도권 및 비수도권 비율 비교
<표 3> 문화기반시설 수도권과 비수도권 분포
▲ <표 3> 문화기반시설 수도권과 비수도권 분포

지역별로 살펴보면 숫자상으로는 경기가 378개소(18.2%)로 가장 많고, 서울이 289개소(13.9%), 경북 174개소(8.3%)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를 인구 백만명당으로 비교하여 보면 제주 164개소, 강원 104개소, 전남 77개소 순으로,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고 문화시설이 많은 지역에 다수 분포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를 다시 기초지자체당 시설수로 비교하여 보면 제주도를 제외하고는 상대적으로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기, 서울, 대전 지역이 많이 분포되어 있고, 부산, 울산, 전남 지역이 상대적으로 적게 건립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2> 문화기반시설 지역별 비율 비교
▲ <그림 2> 문화기반시설 지역별 비율 비교

문화시설 직원수 소폭 증가, 전문직 비율 감소

문화시설의 인력현황을 살펴보면 직원수는 26,805명으로 전년도 24,709명에서 2,096명이 증가하였고, 전문직원수는 7,761명으로 전년도 7,331명에서 430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관당 직원수는 12.9명으로 전년도 12.4명에서 0.5명이 증가하였으나, 전문직 비율은 28.9명으로 전년도 33.0명에서 오히려 4.1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등록미술관만이 1.9명 증가하였을 뿐 다른 문화시설에서는 모두 전문직 비율이 감소하였고, 특히 문예회관의 경우에는 6.5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 4> 문화시설별 직원 현황
▲ <표 4> 문화시설별 직원 현황

문화시설의 실질적인 관람객 축소

박물관&middot;미술관 및 문예회관의 대표적인 운영성과라고 할 수 있는 관람객 현황을 살펴보면, 박물관이 총관람객수 85,816,029명으로 가장 많고, 문예회관이 25,578,476명, 미술관이 12,144,853명으로 가장 적게 나타났다. 1관당 관람인원도 박물관이 123,654명, 문예회관이 122,385명, 미술관이 78,863명으로 역시 가장 적게 관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물관의 경우 특성상 지역별로 국립박물관이 있고,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박물관이 많은 점을 고려하더라고 미술관의 1관당 관람인원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또한 문화시설 모두 전체 관람인원은 증가하였으나, 이를 1관당으로 비교하여 보면, 오히려 박물관은 4,986명, 미술관은 3,727명, 문예회관은 7,862명이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문화시설의 실질적인 관람객은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문화시설의 규모별 차이가 있어 이를 산술적 평균으로 비교하기는 한계가 있지만, 문화시설의 양적 확대가 문화수요의 증가와 운영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지 못하는 것은 문제라고 하겠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으로는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문화기반시설 총람 통계에서 나타난 것에 따르면 전문직 비율이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운영활성화를 위한 기반이 조성되지 못한 것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표 5> 박물관·미술관 관람객 추이(명)
▲ <표 5> 박물관&middot;미술관 관람객 추이(명)

다만, 문예회관의 유료관객비율이 전년도 대비 2.74% 소폭 증가한 22.9%로 나타났지만, 여전히 유료관객비율이 낮고, 특히 비수도권의 경우 17.3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양적 확대와 함께 문예회관의 운영 내실화를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표 6> 문예회관 관람객 추이(명)
▲ <표 6> 문예회관 관람객 추이(명)

<그림 3> 문화시설 총 관람객수 비교
▲ <그림 3> 문화시설 총 관람객수 비교

<그림 4> 문화시설 1관당 관람객수 비교
▲ <그림 4> 문화시설 1관당 관람객수 비교

전문 인력의 확충과 역량 발휘를 위한 기반 선행이 중요

우리나라는 80년대 이후 30여 년 동안 압축적으로 문화시설을 확충해 오고 있으며, 수백 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문화시설을 확충해 온 서구에 비해 아직도 문화시설의 양적 수준은 부족한 실정이다. 정부의 지속적인 문화시설 건립 추진에 따라 문화시설의 지역별 배치현황은 상당히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문화의 공급이 과연 직접적으로 문화수요를 창출하는 것인지에 대한 문화이론적 논쟁과 함께, 통계에서 나타났듯이 문화시설의 양적 확대를 위해서는 문화시설의 운영활성화를 통한 문화수요 창출과 문화시설 확충이라는 선순환구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필자가 오래전에 문화시설 운영성과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 적이 있는데, 운영성과를 가장 좌우하는 요인은 시설의 운영형태나 지역적 차이보다는 전문적이고 열정적인 인력으로 나타났다. 문화시설 운영활성화를 위해서는 제도적 기반과 예산 등이 뒷받침되어야 하겠지만, 무엇보다는 전문적이고 열정적인 인력의 확충과 이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반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관련자료
「2012 전국 문화기반시설 총람」(2011.12.31 기준) 보기
정광렬 필자소개
정광렬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며,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기획조정실장과 원장직무대행을 역임하였다. 문화체육관광부 등을 비롯한 국공립기관의 성과관리 및 중장기 계획, 지자체의 중장기 발전계획 등을 주로 연구하고 관련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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