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갑오년 해가 밝았다. 새로운 한 해, 새 날을 위해 예술경영인·예술인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신년 특집을 준비한다. / 연재순서 ① 2014 신년 인터뷰, ② 예술경영인들의 2014 신년계획, ③ 예술인들의 2014 신년계획’

동시대에 예술적으로 참여하는 방법을 고민한다

김요안_두산아트센터 수석 프로듀서

1. 2014년 한 해 관심 있는 일 혹은 소망하는 일은 무엇인가?

‘두산인문극장’ 시리즈와 국제교류사업에 매진하고 싶다. 두산아트센터는 작년 공연ㆍ강연ㆍ영화ㆍ전시를 통합한 기획 프로그램 ‘두산인문극장’ 시리즈를 기획하여 런칭했다. ‘Big History(거대사)’라는 큰 키워드 아래에 우주의 탄생에서부터 자연과 인간의 진화에 이어 복잡계의 빅데이터에 이르기까지. 공연계에서 일반적으로 다루지 않았던 다양한 소재와 이야기들을 연극과 강연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묶은 기획이었다. 2014년 ‘두산인문극장’의 키워드는 ‘불신시대’이다. 우리 사회의 근본적 신뢰의 바탕인 가족(사랑), 자본주의(제도), 공동체(정의)가 흔들리고 무너지는 오늘의 현상을 사실적이고 충격적으로 드러내 보여주고자 하는 기획이다. 미국과 영국, 일본의 동시대 젊은 작가들의 최근의 문제작 세 편을 한국 배우, 스태프들과 제작해 올릴 예정이다.

국제교류 사업 관련해서는 두산아트센터에서 작년까지 일본, 미국, 영국과 진행해오던 교류 사업을 보다 발전, 심화시키고자 한다. 일본과의 국제교류는 작년에 두산에서 초연하여 의미 있는 평가를 받은 연극 <가모메>의 일본공연을 추진하고 있다. 일제 강점시기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체호프의 <갈매기>를 각색한 이 연극은 한일 간 민감한 시기에 한일 공동제작 연극의 새로울 가능성을 살피고자 한다. 영국과의 교류는 작년 12월 시작한 스코틀랜드 트래버스 극장(Traverse Theatre)과의 신작 개발 워크숍과 신작 리딩 소개 프로그램을 지속하여 유지ㆍ발전시키고자 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과 영국의 젊은 작가들의 흥미로운 신작을 정기적으로 양국 간에 소개하고, 한영 공동 제작으로 신작 개발부터 제작과 투어링에 이르는 프로세스를 양국의 제작극장이 중심이 되어 개발해 보고자 한다.

2.예술경영 혹은 문화예술계의 2014년의 과제는?

최근 몇 년간 불고 있는 전 사회적인 인문학에 대한 관심 증대는 더는 일시적 현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문학이란 인간과 문화에 대한 넓고 깊은 질문을 통해 복잡한 사회 현상 속에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근본적인 흐름의 방향을 읽는 데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문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동기로 삼아 새로운 예술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 이러한 대중적 관심에서 출발하여 새로운 예술 관객을 개발하는 것이 지금 필요하다.

또한, 한류 등으로 국제적으로 제고된 한국 문화에 대한 이미지와 영향력 속에 한국 문화예술 시장에 대한 관심과 이를 통해 확장된 교류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주요한 과제이다. 해외 시장을 개척한 K-pop, K-drama 등에 비해 문화예술 특히 공연분야의 국제 교류의 성과는 아직 미진하다. 현재의 한국 문화예술에 대한 해외의 관심과 호의가 높아진 시기를 놓치지 않고 잘 활용하여, 본격적인 해외 진출과 국제 교류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시도하고, 이를 통한 교류의 주요한 초석을 놓을 시기라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국제적으로 일본과 중국보다 문화적 고유성과 정체성을 인정받기 어려웠고, 국력의 열세에서 오는 문화예술교류의 한계를 극복하기 힘들었던 과거의 상황에서 한국 문화예술계로서 드물게 마주한 호기를 효과적으로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3. 새해를 맞는 키워드 또는 주제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lsquo;Social Entertainment(사회적 예능)&rsquo; &lsquo;사회적&rsquo;이라는 의미의 Social과 &lsquo;유흥&rsquo;, &lsquo;예능&rsquo;이라는 &lsquo;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rsquo;의 의미가 합쳐진 조어이다. 조어의 &lsquo;소셜(Social)&rsquo;과 &lsquo;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rsquo;는 2014년 한국 대중의 문화적 욕망 추구를 대표하고 함축하는 두 개의 단어다. &lsquo;소셜(Social)&rsquo;은 일차적인 의미의 &lsquo;사회적&rsquo;이라는 뜻에 더해 한국 사회 구성원들의 참여, 민주주의, 복지에 대한 정치ㆍ경제ㆍ문화의 다양한 열망과 그 분출을 의미한다. 이러한 &lsquo;소셜(Social)&rsquo;에 대한 욕망은, 특히 소셜 미디어(Social Media) 또는 소셜 네트워크(Social Network) 등의 뉴미디어 및 새로운 관계망을 통해 그 범위와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lsquo;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rsquo;는 일차적으로 &lsquo;유흥&rsquo;을 의미하지만 여기서 사용한 의미는 방송 등 미디어에서 발전시킨 &lsquo;연예오락 프로그램의 재미적인 요소를 의미한다.

작년 사회적으로 가장 쟁점이 된 문화적 현상의 상당수는 방송 예능 프로그램에서 비롯된 것이며, <아빠! 어디가?>, <진짜 사나이>, <꽃보다 할배> 등이 있었다. 이처럼 성공한 예능 프로그램, 이슈가 된 기획의 특징은 동시대 한국 사회의 다양한 이슈를 어느 예술 작품이나 장르보다 진정성 있게 다루되, 많은 수의 관객이 같이 즐기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유쾌한 표현을 소통방식과 결합했다는 점이다. 2014년 동시대의 존재하지만 개척하지 못한 혹은 이탈의 여지가 큰 위태로운 공연예술 관객의 상당수는 식상한 기존의 소재가 아닌 다양한 사회적인 이슈를 다룬 작품을 원하면서, 동시에 참여와 표현의 방법에서 예능의 방식처럼 더욱 즐겁고 유쾌한 방식을 이러한 작품에서 기대하고 있다. &lsquo;사회적 예능&rsquo;, 혹은 이러한 개척해야 할 잠재 관객의 욕구는 동시대 공연예술이 어떻게 이를 수용하고 확장할 수 있을지를 살펴야 할 새로운 전략이자 경쟁의 무대 그 자체가 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동시대에 예술로서 참여하고자 한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할 지점이다.

사진_김요안 필자소개
김요안은 두산아트센터 수석 프로듀서로서, 2007년 두산아트센터 개관부터 현재까지 신진예술자 발굴 및 육성, 신작 개발의 아트 인큐베이팅 업무를 맡아 왔다. 최근에는 동시대에 화두를 제시하는 공연을 통합적으로 구성하는 기획프로그램과 국제교류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동숭아트센터와 악어컴퍼니, 오리콤에 재직했으며, 정치외교와 예술경영을 전공했다. 이메일

소진한 것들을 채워 호흡을 가다듬는 시간

박민희_전통성악가,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이수자

1. 2014년 한 해 관심 있는 일 혹은 소망하는 일은 무엇인가?

공부, 여행. 한동안 공부를 제대로 못 하고 지냈다. 프로젝트들을 준비하며 무언가 공부하거나 익히기는 했지만, 단기간에 습득된 정보들은 어쩐지 내 것이 못되고 발표와 동시에 빠져나가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오는 봄에는 평소 함께 작업하는 친구들과 책 읽기 모임을 하기로 했다. 쉽지만 가볍지 않은 문장들로 이루어진 물리학책, 그리고 수학과 예술의 관계에 대한 책들로 시작할 예정이다. 내게 있어 전통음악은 끝도 없이 신선한 모티브를 제공해주는 발상의 근원이다. 이 공부를 통해 전통음악에 대한 좀 더 본질적인 해석을 해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또한, 소리가 물리적으로 전달되는 방식들을 다양하게 구현하고자 하는 향후의 프로젝트를 위하여 이를 함께 준비할 수 있는 건축가와 음향학자를 찾아볼 예정이다. 공부와 리서치로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못 했지만 여행을 준비하려 한다. 언제나 사는 곳에서조차 이방인의 마음으로 살아왔던 것 같은데, 최근 어쩐 일인지 익숙함을 느낀다. &lsquo;어쩐지 익숙한 기분&rsquo;은 지루하고도 낯설어 얼른 떨쳐버려야겠다는 생각이다. 2014년은 소진한 것들을 채워 호흡을 가다듬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한다.

2. 예술경영 혹은 문화예술계의 2014년의 과제는?

최근 &lsquo;다원 예술&rsquo;과 &lsquo;융복합&rsquo;, 이 두 단어가 유행처럼 들려온다. 그리고 제법 많은 문화ㆍ예술 종사자들은 이 단어를 해석해내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원 예술이라는 범위 안에서 활동해봤거나, 그것을 다루는 공연 등을 관심 있게 봐온 이들은 이에 대해 마치 특정 장르를 지칭하는 것처럼 해석해 낼 수 있지만(그 해석이 저마다의 것일지라도) 아닌 이들도 많다. 그에 반해 기관에서의 다원 예술과 융복합을 다루는 방식은 다소 급진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원 예술이 낯선 이들에게 하물며 융복합은 신세계다. 점차 다원화되는 것이 문화 예술계의 전반적 추세라 하여도 누구나 다원적 방식을 택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융복합이 앞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제안하리라는 것은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누구나 다른 학문이나 기술과의 결합을 목표로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유행의 물살을 타고 해당 항목의 지원을 받아 사업을 진행한 프로젝트 중에는 그 결과가 지원 항목 분야가 추구하는 목적에 부합하지 않아 말뿐인 다원, 혹은 융복합의 탈을 쓴 성과물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쩌면 그 단어들이 지칭하는 의미가 아직 자리를 잡지도 않은 실정에서 기관의 주도로 유행을 만들어내는 것 같은 기분마저 든다. 각 사업들이 의미를 잃지 않고 진행될 수 있도록 기관과 이를 수행하는 작업자들의 밀도 있는 접근이 있어야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염려해본다. 또한,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존중을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기본을 충실히 해내는 작업들이 저변을 이룰 때 다원적 접근이나 융복합도 보다 단단하고 밀도 있는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3. 새해를 맞는 키워드 또는 주제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lsquo;기록 보관소로서의 몸&rsquo; 지난해 참여했던 한 리서치에서의 개인적 결과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을 키워드로 2014년을 시작할 것 같다. 아시아에서 전통음악을 노래하는 방식은 유럽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노래하는 사람으로서 몸에 새기는 소리, 그리고 그 과정에서 몸에 기록되는 많은 부수적인 것들에 대하여 생각한다. 이 기록의 행위는 매체로서의 몸을 잃어버린 현시대에서 오히려 아주 재미있는 현상으로 남을 것이다.


[PAMS Choice] <가곡실격: 나흘 밤>의 박민희
사진_박민희 필자소개
박민희는 전통성악가,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이수자이며 2011년 발표한 가곡음반 <<박민희 여창가곡한바탕 사랑거즛말이>>를 비롯하여 다수의 독창회와 협연을 하였다. 최근에는 <가곡실격>이란 시리즈 공연을 통해, 전통가곡을 신체(목소리, 움직임) 언어로 변형하여 무대화하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이메일 홈페이지

세계 사람들과 소통 할 수 있는 한 해로

안수영_안무가, 안수영컴퍼니 예술감독

1. 2014년 한 해 관심 있는 일 혹은 소망하는 일은 무엇인가?

2014년 한 해 최대의 관심사는 성공적인 해외진출이다. 현재 스페인 3개 도시를 포함해 러시아와 아프리카 3개국 일정이 잡혀있고, 현재 진행 중인 나라도 있다. 2013년 서울아트마켓(PAMS)을 통해 운이 좋게도 많은 러브콜이 있었고, 좋은 분들이 도와 주셔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많은 도전이 기다리고 있는 2014년은 세계 각 나라의 많은 사람들과 소통 할 수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더불어 사랑하는 가족과 주변의 사람들이 건강하기를 소망하며, 나아가 대한민국 모든 사람이 행복하기를 희망한다.

2. 예술경영 혹은 문화예술계의 2014년 과제는?

2014년의 과제는 &lsquo;지속성&rsquo;이라고 생각한다. &lsquo;한국인의 냄비근성&rsquo;이라는 말이 있다. 익히 알고 있듯이 ';어떤 이슈에 금방 흥분하며 달아올랐다가 금방 식는다';는 뜻이다. 2013년 방송매체의 영향과 국가의 새로운 정책들 그리고 디지털미디어의 발달을 통한 활발한 SNS 활동은 예전보다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2014년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술경영과 문화예술계는 이러한 긍정적인 상황을 단순관심으로 끝내지 않고 지속해서 유지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lsquo;새로운 것, 혹은 좋다&rsquo; 라고 하는 것에만 우르르 몰려 달궈지는 쏠림현상 보다는 체계적인 인재양성과 지속적인 지원 속에 꾸준한 작품활동은 시간은 더딜 수 있지만, 아주 맛있는 가마솥 밥처럼 좋은 작품을 창출하는데 있어 좋은 밑바탕이 될 것으로 바라본다.

3. 새해를 맞는 키워드 또는 주제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2014년 키워드는 &lsquo;만남&rsquo;이다. 2014년 국내외 활발한 활동을 통해 많은 사람과 만나고 이야기하는 즐거운 2014년이 되었으면 한다. 또한, 이를 통해 새로운 자아를 발견 할 수 있는 새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PAMS Choice] 안무가 안수영
사진_안수영 필자소개
안수영은 2011 서울세계무용축제에서 초연된 컨템퍼러리 댄스 <백조의 호수> 안무를 맡아 2012 서울국제안무페스티벌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으며, 2013년 PAMS Choice에 선정된 바 있다. 현재 안수영 컴퍼니 대표이자 안무가로 활동하고 있다.

최대한 자립할 수 있는 삶으로 전진한다

이혜인_미술작가

1. 2014년 한 해 관심 있는 일 혹은 소망하는 일은 무엇인가?

우선은 하고 싶은 일을 맘껏 할 수 있게 몸이 건강했으면 좋겠다. 최근의 작업방향이 정신과 몸의 치유와도 관계를 맺고 있는데, 작업을 통해서 스스로 치유되는 과정을 경험했다면 그런 경험을 타인과 공유하고, 함께 건강한 삶을 고민해보고 싶다.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재화로 얻을 수 있는 웰빙의 삶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기본적인 삶의 조건과 행복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고, 최대한 자립할 수 있는 삶, 자신의 가치관에 자신이 주인이 되는 삶을 말한다. 최근에 문득 &lsquo;다시 태어난다면 어떻게 살고 싶은가?&rsquo;를 생각해본 적이 있는데 아주 어릴 때부터 원시적으로 농사짓는 기술부터 터를 닦고, 집을 짓는 등 사회적 시스템이 없이도 살 방법을 익히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지금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받았던 가장 최초의 교육이 인간은 사회와 떨어져 살 수 없다는 명제였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런 바보 같은 생각을 왜 이렇게 진지하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점점 비이성적으로- 이 사회에서 보기에- 사고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사명감을 느낀다. 나는 올 한 해 그런 바보의 사명을 실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 예술경영 혹은 문화예술계의 2014년 과제는?

점차 한국의 미술 시장도 커지고, 한국의 미술계도 세계에 알려졌으며, 많은 내부 시스템도 생겨났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해외유학이 필요 없는 시대가 왔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해외 유명 전시나 작가들을 초대하는 방식의 해외 콘텐츠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인 것 같다. 국내 작가들과 기획자들 간의 소통과 교류가 더 활발해져서 자생적인 문화, 형태들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고, 이를 공공기관이 제대로 뒷받침해주어야 한다. 공공기관은 여러 가지 행정 절차적인 문제 혹은 단기적인 수입창출을 위해 근시안적으로 전시를 기획, 관례로 진행하는 경우를 보게 되는데 하루빨리 시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3. 새해를 맞는 키워드 또는 주제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lsquo;따사로운 감각의 공동체&rsquo;

사진_이혜인 필자소개
이혜인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하고 동대학원 서양화과를 수료했다. 2007년 중앙미술대전과 같은 해 송은미술대상전에 입선했다. 2008년부터 1년간 고양미술창작스튜디오 5기 단기입주작가로 활동했으며, 2012 제1회 종근당 예술지상을 수상한 바 있다. 2012 독일 베를린에 소재한 쿤스틀러하우스 베타니엔 입주작가로 활동하며 2013년 쿤스틀러하우스스 베타니엔에서 개인전을 같은 해 대구미술관에서 <완벽한 날들(김주원 큐레이터)>을 열었다.

첫 공연을 마지막 공연처럼

장유정_뮤지컬 극작가, 연출가, 영화감독

1. 2014년 한 해 관심 있는 일 혹은 소망하는 일은 무엇인가?

올해는 극본을 쓰는데 힘쓸 예정이다. 뮤지컬을 영화로 각색하는 일을 2010년부터 했었는데, 지난 1년간 뮤지컬 <그날들>을 준비했기에 재작년부터 각색 작업을 못 하고 있었다. 현재 대본을 마무리하는 단계에 놓여있다. 올해는 관객들을 영화 작품으로 만나야겠다는 계획이 확고하기에 영화를 위한 공부와 작업에 매진하려고 한다. 개인적 소망이 있다면, 10km 마라톤에 도전하는 것이다. 20대에 경험을 해본 적 있는데, 내년에 40대가 되기에 다시 한 번 도전해볼까 한다.

또한, 작년에 열린 충무아트홀의 &lsquo;뮤지컬하우스 블랙 앤 블루&rsquo; 에 참여했던 멘토, 멘티들과 (창작 뮤지컬에 대한) 다른 시도를 지속할 계획이다. 당장은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지 않았으나, 1~2년을 기준으로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 다양한 소재로 만든 굉장히 알찬 작품들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여신님이 보고 계셔>라는 작품처럼 1년에 1개의 창작품만 있어도 좋다. 1990년대 <지하철 1호선>과 2000년대 초중반에는 <오! 당신이 잠든 사이>, <김종욱 찾기>, <빨래> 등 그 해의 대표작이었다. 누구나 알 수 있을만한 순수 창작뮤지컬들이 1년에 1개 작품을 보기가 쉽지 않다. 다행히 지금은 고무적인 성과를 냈다. 대형 창작 뮤지컬이 많지 않다고 해서 서운할 일은 아니다. 독특한 소재의 소형 뮤지컬이 많아지면 된다. 요즘 관람객들은 공연을 열심히, 열성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창작자들이 안일하지 않게 작업하는 일은 매우 격려할 만하다. 그들이 뮤지컬에 대해 아는 것이 많고 기가 막힌 조언들을 해줄 수 있기에 창작자들은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는 것이다. &lsquo;첫 공연이 마지막 공연&rsquo;처럼 더 잘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뮤지컬에) 관심을 두는 관객들은 절대 영구하지 않기에.


2. 예술경영 혹은 문화예술계의 2014년의 과제는?

뮤지컬 관련 논문들을 찾기 위해 지난해 국회도서관을 종종 갔었는데, 명지대에서 출간된 국내 연기론에 관한 논문과 연극영화과 석사논문들이 있었지만 뮤지컬 논문들이 있다면 어떨까. 1995년 대학에 입학했을 때만 해도 국내에 연극영화과는 6개밖에 없었는데, 20년이 지난 각 대학의 연극영화과는 예전보다 10배수가 늘어났음에도 그때에 비해 자료들이 불충분하다. 아무래도 예술경영 부문보다 예술학 분야가 아주 다양하지 못하다. 연극영화과 관련 아카이브 형태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컨데 CJ문화재단의 신인 연극 창작자 지원사업 &lsquo;크리에이티브마인즈&rsquo; 나 충무아트홀의 창작뮤지컬 콘텐츠 발굴 프로그램 &lsquo;뮤지컬하우스 블랙 앤 블루&rsquo; 등 젊은 창작자들을 지원하는 실기 프로그램의 퀄리티와 체계가 상당히 좋아졌지만, 이론 분야들도 정리되면 어떨까. 논문을 찾는 게 너무 힘들었다. 문화예술 분야에서 책들이 늘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뮤지컬 책은 번역된 책들이 많지 않은데 실상 체계화되어있지 않다. 뮤지컬 대본집이 불과 3권 뿐이다. 공연 작품들이 100편씩 나오는데 비해서. 시나리오만 해도 영상아카데미나 신춘문예 등을 통해 어떤 형태로 알 수 있으나, 관련 책이 없다보니 뮤지컬 작가를 꾸는 학생들이 책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적다. 뮤지컬을 소개하는 책들만 있을 뿐, 뮤지컬 전문분야 책들이 지속적으로 많아져야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창작 뮤지컬이 많아지는 만큼, 그들의 용기를 북돋아주는 서적들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 가장 크다.

3. 새해를 맞는 키워드 또는 주제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작년에는 김광석 붐과 고전작품을 통한 공연들로 &lsquo;추억&rsquo; 과 관련된 콘텐츠가 히트를 쳤다. 예컨대 뮤지컬 <레미제라블> 작품을 통해 일상생활에 지쳤던 이들이 잠시 &lsquo;과거로 회귀&rsquo;하며 아름다웠던 추억들을 떠오를 수 있었고, 고전과 추억 속에서 일상을 되짚어볼 수 있었던 한 해였다. 최근 많이 언급되고 있는 영화 <변호인>은 &lsquo;정의가 무엇인가&rsquo;라는 원론적인 얘기를 언급하고 있는데, 올해에도 그 영향이 지속적이라고 본다. &lsquo;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 행복한 삶일까&rsquo;라는 스스로에 대한 물음에 답이 있지 않을까 싶다.

사진_장유정 필자소개
장유정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출과를 졸업한 뒤, 뮤지컬 연출가로 활동하고 있다. 대표 연출작으로 창작뮤지컬 <김종욱 찾기>, <오! 당신이 잠든 사이>, <형제는 용감했다>, <그날들> 등이 있으며, <그날들>로 제19회 한국뮤지컬대상 연출상과 제7회 차범석희곡상을 받았다. 등산을 함께 할 수 있는 관객들이 많아졌으면 바람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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