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군중(crowd)으로부터 자금조달(funding)을 받는다는 의미로, 자금이 필요한 개인, 단체, 기업이 웹이나 모바일 네트워크 등을 이용해 불특정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것을 말한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참여하는 경우가 많아 소셜 펀딩이라고도 한다.(출처_두산백과사전)

새로운 기부형태로 떠오르는 &lsquo;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1)&rsquo;은 2011년 4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의&lsquo;예술나무(ARTISTREE)&rsquo;를 통해 처음 공연계에 선보였다. 이는 문화예술분야의 창작활동 실현을 지원하는 예술나무가 기존의 문예진흥기금에 의존했던 공적 지원금에서 벗어나 민간재원을 통해 예술가의 창작을 지원한 투자 방안이었다. 그 결과, 문화예술에 관심 있는 일반인들에게 예술인들 작업에 소액으로나마 직접 투자할 수 있게 만들었고, 예술을 통한 나눔&middot;기부 인식이 점차 확대될 수 있었다. 예술위에서 꼽는 크라우딩 펀드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이원국발레단서울발레시어터(SBT)를 들 수 있다. 이원국발레단의 경우 서울역 KTX대합실에서 &lsquo;발레 갈라쇼&rsquo;를 선보이며 당시 생소했던 크라우드 펀딩을 일반인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되었는데, 열띤 호응 덕에 가뿐히 목표액에 도달하였다. 이들 후원자들의 모금액은 이후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돈키호테> 공연 의상비로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목표액에 도달할 경우에는 크라우드 펀딩을 사용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공연단체들의 걱정이 앞서는 게 현실이다. 예술나무의 크라우딩 펀드 운영은 &lsquo;All or Nothing&rsquo; 구조를 띄고 있기 때문에 공연단체가 정한 모금목표액에 도달할 경우에는 후원금을 모두 받게 되지만, 그렇지 못하면 후원할 수 없다. 또한 예술위의 내부 심의를 통해 선정된 단체만이 예술나무의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할 수 있는 제한적인 규정도 크라우드 펀딩 사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연유로 까다로운 조건의 &lsquo;예술나무&rsquo;가 아닌 국내 크라우드 펀딩업체인 굿펀딩텀블벅, 유캔펀딩을 통한 공연기획자들의 크라우드 펀딩이 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여전히 대부분의 공연기획사들이 예술위의 &lsquo;예술나무&rsquo;를 통해 크라우드 펀딩을 참여하고 있는 만큼, &lsquo;예술나무&rsquo;를 통한 크라우드 펀딩 사례에 주목해 살펴보고자 한다.



사진_<필로우맨>의 크라운드 펀딩 페이지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재공연된 <필로우맨>

▲<필로우맨>의 크라운드 펀딩 페이지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재공연된 <필로우맨> (사진제공_노네임씨어터컴퍼니)

사진_서울발레시어터의 크라우드 펀딩 페이지, [빅이슈 코리아]를 판매하는 노숙인들과 서울발레시어터 상임안무가 제임스전

▲노숙인들이 참여하는 <호두까기인형> 무대의상비를 마련하기 위해 서울발레시어터는 크라우드 펀딩을 택했다. 상임안무가 제임스전(왼쪽사진 가운데, 사진제공_서울발레시어터)

기부자도 공연을 만드는 일원

노네임씨어터컴퍼니에서 제작한 연극 <필로우맨>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목표액 500만원을 초과한 546만 5000원에 도달하는 값진 성과를 이뤘다. 노네임씨어터컴퍼니는 2007년 LG아트센터에서 <필로우맨>을 초연한 이후, 두산아트센터 소극장(2012년)을 거쳐 충무아트홀 대극장(2013년) 무대에서 재공연하면서 크라우드 펀딩을 꾸준히 준비했다. 크라우드 펀딩을 참여하게 된 이유로 이수민 제작감독은 &ldquo;극장을 바꾸면서 제작비용이 무리수라고 판단하여 크라우드 펀딩을 해보기로 했다&rdquo;고 밝혔다. 크라우드 펀딩의 성공은 무엇보다 노네임씨어터컴퍼니의 작품들을 후원하고 있는 회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는 &ldquo;소셜미디어를 통한 온라인 홍보 중 작품을 좋아해주는 분들이 많이들 참여해주셨고,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참여해보고 싶단 분들이 많았기에 가능했던 일&rdquo;이라며 관객들과 함께 공연을 만들겠다는 취지가 한 몫 더했다고 설명했다. <필로우맨>을 지속적으로 즐겨보던 관객들로부터 재능기부와 물품기부를 받았기에 자연스럽게 크라우드 펀딩에 관객들이 참여하도록 유도할 수 있었던 것이다.

크라우드 펀딩의 리워드(reward)에는 주로 공연 초대하는 방식을 많이 선택한다. 그에 비해 노네임시어터컴퍼니는 리워드로 공연 프로그램북과 포토존에 후원자들의 이름을 명시하고, 소수의 기부자들에게는 연습실 리허설 관람과 VIP초대권을 주는 방식을 택했다. 무엇보다 이들 단체가 다른 단체와 차별화된 리워드를 선보인 것은 공연 제작과정을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오픈리허설을 기획했다는 점이다. 보다 많은 소액투자자가 공연을 만드는 제작현장을 찾아 직접 스태프의 일원으로 느낄 수 있는 경험을 만든 것이 좋은 사례였다.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는 2012년 10월 5일 개막을 앞두고 8월 1일부터 9월 9일까지 &lsquo;예술나무&rsquo;를 통해 크라우드 펀딩에 소액 기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축제사무국은 참여자에게는 프로그램북에 이름을 남길 수 있는 혜택과 포토월에 이름 명기(3만원 이상), 워크숍 참가(7만원 이상), 공연 티켓 제공 등 다양한 리워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크라우드 펀딩의 홍보시스템 구축 시급

2012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에 참여한 스웨덴 쿨베리무용단

▲2012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에 참여한
스웨덴 쿨베리무용단 (사진제공_시댄스)

공연기획사들은 예술위의 &lsquo;예술나무&rsquo;를 통해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했지만, 마케팅 홍보는 전적으로 공연기획사들의 몫이었다. 즉, 예술나무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만 가질 뿐 전반적인 홍보&middot;마케팅은 공연단체가 적극적으로 진행해야한다. 그렇다 보니 크라우드 펀딩이 원래 취지와는 달리 일반 대중들이 아닌 지인들을 통해 기부금이 모아지는 일이 벌어지곤 한다. 익명을 요구한 공연기획자는 &ldquo;&lsquo;예술나무&rsquo;를 통해 크라우드 펀딩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지만 크라우드 펀딩을 직접 홍보해야하기에 펀딩에 대한 이해가 적은 기획자가 &lsquo;맨 땅에 헤딩&rsquo;하는 격으로 참여하는 것이 아쉬웠다&rdquo;고 토로했다. 특히 크라우드 펀딩에 대한 외부 사업설명회나 연말보고 등과 같은 방식에 주력하기보단, 선정된 업체에게 크라우드 펀딩을 활용할 수 있는 홍보마케팅 전략이나 컨설팅 강의 같은 구체적인 방안들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덧붙였다.

현재 공연예술계에서는 예전과 같은 조건이라면 예술나무를 통해 크라우드 펀딩에 다시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견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민간 펀딩업체 텀블벅을 통해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하게 된 이유로 &ldquo;예술나무를 통해 홍보하는데 한계를 느꼈기 때문&rdquo;이라 말한 어느 공연기획자의 이야기는 크라우드 펀딩이 처한 현실을 보여준다. 공공의 성격을 띤 사업인 만큼 크라우드 펀딩의 안착을 위해 예술위의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홍보방안이 마련되어야할 것이다. 이는 &lsquo;자신의 아이디어나 프로젝트를 소셜 미디어나 인터넷 등의 매체를 통해 홍보하고 불특정 다수인 일반인 대상으로 후원금을 모으는 투자방식&rsquo;이라는 의미를 온전히 실현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라도 홍보에 대한 구체적인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

한편, 영화계에서는 크라우드 펀딩을 마케팅의 한 방법으로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주로 사회적 문제를 소재로 만든 영화를 통해 잠재 관객과의 공감대를 형성하거나 이를 복지개념과 연결한 프로젝트형 사례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 영화계의 크라우드 펀딩은 투자자의 투자경로를 통해 받는 반면, 공연계는 주로 공연관계자들의 지인들을 통해 이루어지는 편이다. 또한 예술위의 재정과 인력이 제한적이다보니 크라우드 펀딩에 대한 개발과 홍보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설령 크라우드 펀딩의 목표액에 도달해 기부금을 받아도 대부분 극장대관비로 충당하는데 급급한 편이라 펀딩의 실질적인 수익 기대할 수 있는 구조도 아니다. 그렇기에 의상비, 극장대관비 등 특정요소에 집중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크라우드 펀딩이 타자로 머물렀던 관객들로 하여금 공연의 주체로서 공연에 참여할 수 있는 아주 매력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면 대중들의 크라우드 펀딩 참여율이 높아질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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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사진_손혜정 필자소개
손혜정_ [Weekly@예술경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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