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교류에 예술단체와 정책의 관심이 고조되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처음 해외진출을 준비하는 예술단체에서는 어려움을 겪는 것이 사실이다. 국제교류 실무아카데미에서는 국제교류 활동이 단발성 행사로 끝나지 않고 예술단체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기 위해서는 찬찬한 준비와 장기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지난 20일 서울문화재단 대학로연습실에서는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최한 ‘월드뮤직 국제교류 실무 아카데미’(이하 국제교류 아카데미)가 열렸다. 국제교류 아카데미는 국제교류를 준비하고 있거나 관심 있는 예술단체들에게 유용한 실무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으로써 해외진출을 돕고 국제교류 활동이 예술단체의 성장과 비전수립에 도움을 주고자 기획되었다.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한 예술단체들을 주요 대상으로 제1부 월드뮤직 마켓 및 축제 소개와 제2부 국제교류 활동 단체들의 사례발표로 진행되었다.

<월드뮤직 국제교류 실무 아카데미> 현장

첫 순서는 해외 월드뮤직 마켓ㆍ축제를 소개하는 시간이었다. 예술경영지원센터 국제교류팀 김유정 씨는 프랑스, 유럽, 호주, 브라질, 미국의 주요 월드뮤직 마켓을 소개하였는데, 특히 유럽의 워맥스(WOMEX, World Music Expo)를 중심으로 소개하였다. 올해 워맥스에서는 공명이 성공적으로 국제교류의 물꼬를 트기도 했다. 그만큼 워맥스가 전통음악의 국제교류에서 중요한 교두보임을 강조하였다. 이외에도 워매드페스티벌(WOMAD Festival, World of Music, Arts & Dance Festival) 등 월드뮤직이라는 주제로 시기를 달리하여 여러 곳에서 개최되고 있는 해외 축제 및 마켓을 소개하였다.

이어서 국내 주요 마켓ㆍ축제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서울아트마켓(PAMS)과 울산월드뮤직페스티벌,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을 소개하였다. 서울아트마켓,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에 비해 후발 주자인 울산월드뮤직페스티벌은 울산지역의 독특한 배경을 바탕으로 1967년 &lsquo;울산공업축제&rsquo;로 시작되어, 1991년 &lsquo;처용설화&rsquo;의 배경인 울산을 부각시키고자 &lsquo;처용문화제&rsquo;로 개명, 2007년부터는 전 세계의 정상급 월드뮤직 아티스트들을 국내에 소개함과 동시에 한국의 대표적 월드뮤직 아티스트를 한 무대에 서게 함으로써 아시아 월드뮤직 엑스포로 발전시키고 있는 축제이다. 이정헌 예술감독은 어려움 여건 속에서도 매년 그 규모를 더해가고 있는 울산월드뮤직페스티벌에 대해 강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워맥스와의 긴밀한 연계를 통해 한국의 아티스트들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고자 하는 계획도 밝혔다. 그리고 2004년 시작되어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문화관광 유망축제로 선정된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은 이미 국내외 재즈 아티스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을 뿐 아니라, 국제재즈콩쿨을 개최하는 등 신인의 등용문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제2부에서는 마켓 기 진출단체의 사례발표가 있었다. 국제교류를 위한 비전 수립(김주홍 &lsquo;김주홍과 노름마치&rsquo; 대표), 마켓 진출을 위한 준비 및 진행과정(서형원 &lsquo;공명&rsquo; 대표), 해외 에이전트와 파트너십(남대건 ';한국창작음악연구회'; Tea Music <다악> 운영위원장), 아트마켓을 통한 성장 로드맵(서미숙 &lsquo;문화마을 들소리&rsquo; 기획실장) 등의 주제로 진행되었다. 문화마을 들소리는 지역 예술단체로서 어려웠던 점이 오히려 해외진출에 대한 강한 자극제가 되었으며, 현재 영국과 미국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지속적이며 안정적인 해외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해외진출을 준비하는 월드뮤직 단체를 위한 축제 감독/기 진출단체의 Tips

월드뮤직 잡지 2009년 3월호 Songlines에 수록된 한국 음악 소개 글

국제교류 아카데미는 60명의 정원으로 사전 등록을 통해 효과적이고 집중적인 진행을 계획했다고 한다. 그러나 당초 계획보다 두 배나 많은 120여 명이 행사에 참가하였으며 전통음악 관련 단체들만이 아니라 다양한 장르와 분야의 예술단체 및 기획경영자들이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국내 예술단체의 국제교류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확인하는 현장이기도 했다.

이번 행사를 위해 준비한 자료집도 인상적이었다. 자료집은 대체적으로 상세하게 해당 부문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각각의 축제나 마켓에 대한 연락처와 신청 방법 등이 있었고, 특히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축제에 대해서는 참가방법 등에 대해 해당 기관의 담당자에게 직접 문의하여 올려놓은 TIP이 그 충실성을 더했다. 그러나 국제교류에 대해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단체의 입장으로서는 수많은 마켓과 축제에 접근하기 위해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할 것이다. 보다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도표화 하여 소개하는 것이 수요자의 측면을 좀 더 고려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다음번에 개최되는 아카데미에서는 소개나 사례발표의 수준을 넘어서 해당 실무자의 생생한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토크쇼 형식을 가진다면 참가자들이 보다 현실적이고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마지막으로 마켓 기 진출단체의 실무 담당자로서 해외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전통 및 월드뮤직 단체들에게 몇 가지 조언을 전한다.

▲ 국내 지원기관을 최대한 활용하라
해외의 마켓이나 페스티벌에 도전하는 것도 좋지만, 언어 및 비용 등의 문제로 인하여 실제 성과가 이루어지기는 매우 어렵다. 따라서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국내 단체를 다각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훨씬 용이할 것이다.(예: 예술경영지원센터 국제교류팀, 한국국제교류재단 문화예술교류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국제교류팀 등)

▲ 단체 자료를 철저히 준비하라
세계무대로의 진출은 기획단계에서부터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그 첫 번째 순서가 단체를 소개할 수 있는 영문 자료(보도자료, 사진, 동영상 또는 음반, 테크니컬 라이더 등)이다. 해외의 기획자 또는 극장 담당자들은 1차적으로 위와 같은 자료를 보고 판단을 하게 된다. 1차 자료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에 국내 지원기관 또는 해외 에이전트의 추천이 더해진다면 그 효과는 훨씬 크다. 단체의 영문자료는 단체의 첫인상과 같다. 국내에서 활동할 때에도 가능하다면 한ㆍ영문 혼용으로 팜플릿을 제작하는 것이 좋겠다.

▲ 국제교류를 위한 담당자의 훈련 또는 섭외
해외의 기획자 또는 극장 담당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려면 첫째는 영어가 기본이며, 둘째는 기본적인 대인 친화력이고, 세 번째는 적극성이라고 하겠다. 외국인들도 감정이 있고 영어에도 예의를 갖춘 표현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영어의 수준은 간단한 생활영어로 소통이 가능하며 영문 이메일을 주고받는 정도면 일단 충분하다. 그 이상은 필요시에 그때그때 학습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 기술팀 선정의 중요성
해외진출도 쉽지는 않지만, 첫 진출 이후의 연계도 중요하다. 이때 부딪히는 것이 바로 기술팀과의 원활한 협조 부분이다. 대부분의 해외 공연은 단체의 기술팀과 현지 극장 기술팀 간의 커뮤니케이션과 기술사항 점검 및 상호 협조로써 그 실무가 시작된다. 하지만 단체의 기술팀이 현지 극장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못하고, 게다가 상호협조가 아니라 불평, 불만으로 얼룩진다면 어렵게 만든 해외공연의 기회는 무산되거나 단발성으로 그칠 수가 있다. 실제로 이러한 사례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 해외 에이전트의 발굴 및 활용
올림픽과 월드컵으로 많이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해외의 문화예술계에서는 아직도 우리나라는 중국, 일본과 비슷한 위치에 있는 동양의 작은 나라로 밖에 알려져 있지 않다. 따라서 정부 기관의 지원을 받아 자체적으로 도전하는 것도 좋지만, 해외 무대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에이전트를 섭외하여 단체를 홍보하고 기회를 만들게 할 수 있다면 이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ldquo;숲 안에 있으면 숲의 크기나 형태를 제대로 볼 수 없다.&rdquo;


남대건

필자소개
남대건은 유니버설발레단 홍보과장 및 사단법인 한국발레협회 사무국장을 역임하였다. 현재 무용전문기획사인 공연기획 온스테이지의 대표 및 한국창작음악연구회 <다악>의 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국내 아티스트들의 해외진출을 돕고 있으며, 안성죽산국제예술제의 기획팀장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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