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예술경영]이 여름휴가철을 맞아 세계 방방곡곡으로 떠나는 바캉스 특집을 준비했습니다. 아직 별다른 휴가 계획이 없다면, 혹시 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도저히 멀리 갈 시간이 안 된다면, 모두 눈을 크게 뜨고 ‘축제에서 즐기는 여름휴가’를 주목하세요! 산더미처럼 쌓인 일 때문에 꼼짝달싹도 못하겠다고요? ‘유튜브(YouTube) 검색어로 떠나는 세계 공연 기행’도 있으니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 하나면 세계 일주가 가능하니까요!/[특집] ① 축제에서 즐기는 여름휴가 - 해외편/② 축제에서 즐기는 여름휴가 - 국내편/③ 유튜브(YouTube) 검색어로 떠나는 세계 공연 기행

여름의 또 다른 말은 축제. 그리고 축제의 또 다른 말은 여행이 아닐까? 여름을 더욱 뜨거운 열기로 달궈주는 축제만큼 신 나는 여행은 없으니 말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축제의 계절이 돌아왔다. 장르 불문, 지역 불문, 국내 곳곳은 지금 축제의 열기로 가득하다. 그러니 일상의 짐은 잠시 내려놓고, 이제 축제 따라 떠날 준비를 하자. 거창, 밀양, 서울, 제천 등 목적지는 다양하지만, 많은 짐은 필요 없다. 축제를 즐길 줄 아는 열정, 그 하나면 충분하다.

거창국제연극제(7월 25일~8월 10일)

2014 거창국제연극제 포스터

▲ 2014 거창국제연극제 포스터
(축제 일정)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수승대 맑은물

▲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수승대 맑은물

한여름 밤 시원한 계곡에 발을 담그고, 연극을 감상하는 예술적인 경험을 하고 싶다면 거창으로 떠나보자. 2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거창국제연극제는 국내의 대표적인 야외 예술 축제이다. 거창군 수승대 일대의 멋진 자연 경관 덕분에 그 어느 축제보다 자연과 예술의 어우러짐이 인상적이다. 그런 까닭에 지난해에는 국내 연극 축제 사상 처음으로 20만 명이 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lsquo;연극의 하늘 사랑의 별들&rsquo;이란 슬로건을 내세운 이번 축제에는 이탈리아, 미국, 스페인 등 10개국 해외 단체와 국내 공식 초청 18개 단체, 국내 경연 참가 15개 단체, 거창군 내 6개 단체 등이 참여한다. 개막작은 함박우슴의 <마리아 마리아>로, 윤복희, 전수미, 김종서 등 베테랑 배우들의 출연하고 제1대 마리아였던 강효성이 연출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해외 공식 초청작 3편은 이국적인 예술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 얼굴로 혼을 표현하는 프랑스 더 유나이티드 아티스트 극단의 <얼굴들>, 각기 다른 두 남자의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는 이란 나노 & 아루삭 극단의 <1+1>, 아시아의 전통적인 춤사위를 선보이는 미국 이니 아시아 무용단의 무용극 <댄스 드라마, 이유사> 등을 만날 수 있다.

국내 공식 초청작에는 오태석의 <백마강 달밤에>, 이윤택의 <오구>, 양정웅 <한 여름 밤의 꿈>, 고선웅 <외톨이들> 등 유수 연출의 대표작들이 골고루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끈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고루 충족시켜주는 무대와 함께한다면 보다 예술적인 휴가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무대 주변에서 진행되는 은공예 체험, 야생 꽃차 체험 등의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빠짐없이 즐겨보자.

MUST PLAY: 거창국제연극제 피서 투어

짧고 굵게 거창의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거창국제연극제 피서 투어를 눈여겨 볼 것. 거창군과 거창문화원이 함께 준비한 투어 프로그램으로 4시간 동안 거창의 알짜 명소를 보고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평일에는 거창박물관, 서울우유거창공장, 사과테마파크를 도는 1코스, 주말에는 거창박물관, 거창사건추모공원, 사과테마파크를 도는 2코스로 운영된다. 이용요금은 일반 5000원, 학생 3000원이며, 두 코스 모두 수승대에서 출발(오후 1시 30분), 도착(오후 5시 30분)한다. 잠깐의 여정이지만, 거창에 대한 오랜 여운을 남겨 줄 것이다. (문의: 거창문화원)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7월 24일~8월 10일)

2014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포스터

▲ 2014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포스터
(축제 일정)

거창국제연극제와 함께 여름 공연 축제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거창에 수승대가 있다면, 밀양에는 밀양연꽃단지가 해사하게 관객들을 반겨준다. 14회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의 주제는 소통과 치유이다. 그래서 인생을 어루만져 주는 따뜻한 무대들이 축제를 가득 채우고 있다. 개막작은 손진책이 연출하고 김성녀가 출연하는 <벽 속의 요정>으로 스페인 내전 당시의 실화를 바탕으로 고된 삶 속의 끈끈한 가족애를 그린 작품이다.

이번 축제는 특히 온 세대를 아우르는 가족극이 눈에 띈다. 안데르센의 작품을 무대에 올린 연희단거리패의 <안데르센>, 우리 동요 이야기를 담은 기장신바람어린이극단의 <푸른하늘은하수> 등 4편의 국내 작품, 일본 카게보우시 극단의 컬러 그림자극 <서유기>, 소페인 밤바리나 극단의 인형극 <율리시즈> 등 2편의 해외 작품이 축제에 훈훈한 바람을 불러 일으킨다. 더불어 셰익스피어 탄생 450주년을 기념하는 무대들도 가득하다. 극단 목화의 <템페스트>, 연희단거리패의 <셰익스피어의 모든 것>, 극단 골목길의 <로미오와 줄리엣> 등 국내 대표 극단들의 셰익스피어 해석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어 더 특별하다.

공연 외 행사들도 알차다. 영국의 안무가 케이트 플랫의 연기 워크숍, 한국 연극의 미래와 관객을 주제로 한 세미나, 밀양연극촌 백스테이지 투어, 1박 2일 문화 체험 프로그램 등 관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즐거운 행사들이 많다. 10인 이상의 단체를 대상으로 열리는 1박 2일 문화 체험은 공연 관람과 함께 직접 연기도 배워볼 수 있어, 공연을 한층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2014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가족극 <안데르센>, <푸른하늘 은하수>

▲ 2014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가족극 <안데르센>, <푸른하늘 은하수>

MUST EAT: 밀양전통시장 맛집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훈훈한 정을 느끼고 싶다면 밀양전통시장을 찾아가 보자. 신 나는 시장 구경에 허기질 때쯤이면, 그 속에 숨어 있는 밀양 대표 맛집들이 우리를 반겨줄 것이다. 밀양에서 최초로 돼지국밥을 선보인 &lsquo;단골집&rsquo;은 60여 년의 역사를 보유하고 있는 밀양 대표 맛집으로 방아잎으로 돼지 잡냄새를 없애 돼지국밥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그 깊은 매력에 빠지면 금세 밥 한 그릇도 뚝딱이다. 이 밖에 삼산장어구이로 유명한 &lsquo;시장횟집&rsquo;, 보리밥을 시키면 수제비를 서비스로 주는 푸짐한 맛집 &lsquo;시장식당&rsquo; 또한 밀양전통시장의 맛집으로 손꼽힌다.

서울뮤지컬페스티벌(8월 4일~11일)

2014 서울뮤지컬페스티벌 포스터

▲ 2014 서울뮤지컬페스티벌 포스터

2014 서울뮤지컬페스티벌 일정표

▲ 2014 서울뮤지컬페스티벌 일정표

(클릭 시 확대)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서울뮤지컬페스티벌은 국내 유일의 창작 뮤지컬 축제다. 공연 프로그램은 기본이고, 예그린어워드, 예그린앙코르 등 창작 지원 프로그램, 국제컨퍼런스, 뮤지컬워크숍 등 학술 프로그램, 뮤지컬 옥션 등 부대 행사, 서울뮤지컬마켓, 총 다섯 개의 프로그램이 8일간의 여정을 꽉꽉 채우고 있다.

특히 올해는 서울뮤지컬마켓이 첫 시작을 알려 눈길을 끈다. 창작 뮤지컬의 국제 진출 플랫폼을 마련하기 위해 서울뮤지컬페스티벌이 그간 큰 공을 들여 준비한 프로그램이다. 그 일환으로 5~8일 충무아트홀 로비에서는 창작 뮤지컬을 홍보하는 부스 전시와 국내 뮤지컬 배우들의 정보를 알리는 배우 정보관, 뮤지컬 투자자와 관계자를 대상으로 하는 피칭 및 쇼케이스가 열린다. 또한 일반 관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다채롭다. 6~10일에는 충무아트홀 갤러리 내 간이 무대에서 인기 코너인 &lsquo;뮤지컬사람책&rsquo;이 펼쳐진다. 뮤지컬 배우 성두섭, 정원영의 배우 읽기, 프로듀서 송한샘, 무대디자이너 박성민, 조명디자이너 구윤영의 직업 읽기, <빈 센트 반 고흐> 작품 읽기 등 뮤지컬의 이모저모를 책을 읽듯 흥미롭게 만날 수 있는 무대다.

서울뮤지컬페스티벌의 대표 프로그램인 예그린 앙코르도 기대를 모은다. 다양한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 소개된 작품 중 경연을 통해 공연 지원을 돕는 프로그램으로, 그간 <여신님이 보고 계셔>, <날아라, 박씨!> 등이 예그린 앙코르의 수혜를 받았다. 이번 무대에서는 6일 <명동 로망스>, 8일 <웨딩플레이어>, 10일 <난쟁이들>이 쇼케이스 경연을 벌이게 된다. 새로운 창작 뮤지컬들의 비상을 눈여겨보면 좋겠다.

MUST HAVE: 뮤지컬 플리마켓 상품

8~10일 충무아트홀 로비에서 열리는 뮤지컬 플리마켓은 다양한 뮤지컬 관련 상품들을 사고팔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니 놓치지 말기를 바란다. 일반인들도 직접 셀러로 참여할 수 있어 더 반가운 행사다. 집 안에 숨어 있는 뮤지컬 MD 상품들이 있다면, 하나씩 모아 플리마켓에 참여해보자. 또, 평소 갖고 싶었던 MD 상품을 플리마켓에서 발견하는 특템의 행운도 누려보자.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경험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뮤지컬 애호가들과 교류하고 화합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다.

2013 서울뮤지컬페스티벌 옥션 최고가를 기록한 배우 조정석의 통기타

▲ 2013 서울뮤지컬페스티벌 옥션 최고가를 기록한 배우 조정석의 통기타

제천국제음악영화제(8월 14일~19일)

2014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포스터

▲ 2014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포스터
(영화프로그램 일정,
음악프로그램 일정)

호수와 바람, 하늘과 별, 음악과 영화가 어우러진 로맨틱한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제천음악영화제가 제격이다. 축제의 명물, 청풍 호반이 탁 트인 자연 경관과 매력적인 무대로 오감을 가득 채워줄 테니까! 올해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10주년을 맞이한 만큼 특별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개막작은 오멸 감독의 신작 <하늘의 황금마차>, 국내 작품이 개막작으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더 뜻깊다. 네 형제와 밴드 황금마차의 여행기로, 스카 밴드 킹스턴 루디스카가 직접 출연해 음악도 함께 선보인다.

‘세계 음악영화의 흐름’ 경쟁부문 중 두 편. <블루 스카이 본즈>와 <굿럭! 보이>

▲ &lsquo;세계 음악영화의 흐름&rsquo; 경쟁부문 중 두 편. <블루 스카이 본즈>와 <굿럭! 보이>

&lsquo;세계 음악영화의 흐름&rsquo; 섹션에서는 중국 록음악의 대부인 최건 감독의 장편 데뷔작 <블루 스카이 본즈>, 대만 셔우 허 감독의 <굿럭! 보이> 등이 경쟁을 펼치는데, 이 중 어떤 작품이 대상으로 선정돼 폐막식을 장식할지 미리 점쳐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를 줄 것이다. 또한 &lsquo;주제와 변주&rsquo; 섹션에서는 영화제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lsquo;10주년 커튼 콜-뮤직 다큐 특별전&rsquo;이 마련된다. <위드 아웃 유, 해리 닐슨>, <구차-열정의 트럼펫>, <서칭 포 슈가맨> 등 그간 축제 역사 속에 화제가 됐던 6편의 작품을 상영해 촉촉한 감성을 다시 한번 되살린다. 음악 프로그램 &lsquo;원 썸머 나잇&rsquo;은 &lsquo;The Great of Rock&rsquo;을 테마로 별밤 아래 로큰롤의 향연을 펼친다. 장미여관, YB, 장기하와 얼굴들, 한대수 등이 15~17일을 열정의 밤으로 물들여 줄 것이다.

MUST SEE: 의림지

그림의 한폭같은 의림지 모습

▲ 제천 10경 중 의림지 전경

제천 10경 중 제1경인 의림지는 청풍호반의 도시 제천을 더욱 빛나게 하는 명소다. 삼한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김제 벽골제, 밀양 수산제와 함께 우리나라 최고(最古) 저수지로 꼽히는 곳이다. 의림지 자체도 아름답지만, 그와 함께 어우러진 영호정, 경호루, 30미터의 자연 폭포, 수백 년 묵은 노송과 수양버들 등 어느 하나 빠짐없이 한 폭의 그림이 된다. 그 그림 속에 살포시 들어가 보는 순간, 신선 부럽지 않은 여유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출처_각 축제 홈페이지

필자사진_나윤정 필자소개
나윤정은 월간 『객석』을 거쳐 현재 『더뮤지컬』 기자로 활동하며 공연을 보고 듣고 쓰는 일에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이화여대 대학원 석사과정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했고, 문화 저널리즘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진심이 담긴 글을 통해 사람들이 더욱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 중이며, 그와 관련한 소중한 꿈을 품고 있다.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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