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예술경영학회는 2014년 8월 27일 숙명여자대학교 창학관에서 제28회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으며, 그 주제는 ‘문화예술기관의 경영평가, 기여와 한계’였다. 잘 알려진 대로 지난 10여 년간 특히 공공부문에서 평가가 강화되어 왔고, 문화예술부분도 예외가 아니었는데, 과연 문화예술을 평가하는 것이 맞는지부터 그 기준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논의들이 지금까지 이루어져왔다.

이에 문화예술기관을 평가한다는 것은 무엇이며, 현재의 제도에 문제는 없는지 토론하는 자리가 마련되었으며, 특히 직접 평가에 참가했던 전문가들과 피참여 기관으로서 평가를 받았던 전문가들 간의 발표와 토론이 흥미롭게 이루어졌다. 라운드테이블 세션으로 이루어진 심포지엄의 사회는 숙명여자대학교 홍기원 교수가 담당했으며, 주요 패널로는 서울연구원의 라도삼 박사, 건국대학교의 이병민 교수, 대전 예술의전당 이용관 관장, 꽃동네대학교의 주효진 교수가 참여하였다.

문화예술기관 경영평가의 필요성

잘 알려진 대로, 경영평가제도는 공공기관의 전년도 경영 실적을 계획-집행-성과 측면에서 평가하고, 그 결과를 임원 및 직원 성과급과 연계하여 공공기관의 경영효율성 및 책임 있는 경영을 유도하는 제도로 기획재정부가 주도하여 평가를 하고 있으며, 문화예술 부문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도하여 산하기관들의 평가를 외부 전문가들에게 의뢰를 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평가라고 하는 것이 투입과 산출을 중심으로 하는 재정사업의 성격을 분석하는 데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에 무형의 성과들이 더 많이 산출되는 문화예술 부문에서는 그 실효성이 문제가 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2013년도 기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을 중심으로 문화예술기관의 경영평가단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주효진 교수의 언급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다양한 의견들이 피드백되고, 학습 효과를 통해서 평가에도 다양한 보완이 이루어졌으며, 문화예술기관이라는 특성에도 불구하고, 예산의 투입과 산출이라는 과정을 거치는 동일한 과정에서는 경영평가가 유의미하며, ‘컨설팅’ 등을 통해 앞으로 더 세련되게 발전되어 나가야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경영평가의 한계점

그렇지만, 그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한계가 존재하는 것은 몇 가지 이유에 근거하고 있음이 패널들의 토론에서 드러났다. 첫째는 모호한 기관의 성격이 아직도 혼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여러 기관들과 관계 속에서 혼재된 역할이 있는 경우도 있으며, 여러 이질적 미션 부여로 정체성이 혼재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고, 비교적 명확하지 않은 미션 설정으로 인해 기관 자체가 미션 및 비전을 이해 못하는 경우도 있음이 라도삼 박사 등의 토론에서 드러났다. 이에 사업을 하면서도 성과목표가 없는 것, 또한 평가가 주관적 견해나 항목에 의존하는 문제로 귀결된다는 것이다

이는 둘째, 작은 규모, 전문화된 경영의 어려움하고도 연결되어 있는데,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많은 기관들이 기관의 특성상 대부분 소규모 조직으로 운영되거나, 예산상의 어려움으로 인해, 인력 충원 등에 있어서도 경영평가를 받는 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었다. 이는 이용관 관장의 토론에서 보면 더 생생하게 나타나는데, 지표의 틀이 문화예술기관의 특성을 반영한 지표라기보다는 일반기업의 지표에 가까워, 문화예술인력의 많은 인력들이 경영전략보고서 작성 등 전문화된 경험이 없어 대부분 경영계획서 및 이행보고서 작성에 미숙한 편이며, 많은 기관들이 기관의 생존을 위해 기관의 예산, 인원 확보, 독립건물 확보 등 본래 취지와는 다르게 조직의 외형 및 하드웨어 개편에 우선순위를 둘 수밖에 없는 환경 탓이기도 하다. 따라서, 본래 경영평가가 추구하는 서비스 품질 및 경쟁력 제고, 문화적 마인드 등 근본적 혁신보다는 보고서를 위한 보고서 쓰기에 집중하는 현상들이 나타나기도 하고 있어, 문화예술기관에 걸맞은 보편적 경영시스템이 무엇인가 고민해보고 보완이 필요한 부분으로 나타난다.

이는 이병민 교수의 발표와 토론에서 나타나듯이, 태생적인 한계와 환경 탓이기도 한데, 공공기관의 특성상 민간과 정부의 중간 영역 위치하고 있는 탓에 강점보다 약점이 강하게 작용할 소지가 많으며, 문화예술기관의 특성상 민간과 같은 냉정한 평가와 보상 체계가 구축되기 어려운 탓이기도 하다. 이는 주무부처로서의 문화체육관광부가 산하기관들에게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지 못하고, 과다한 관여를 하며, 사업을 조정하는 까닭에 창의적 혁신이 제약되는 탓이기도 하며, 때로는 정치적 영향력에 따라 정치적 인사가 낙하산으로 산학기관장으로 부임할 때 더 많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는 바로 기관의 혁신 비전과 리더십의 부족으로 자주 이어지기도 한다.

비전과 전략의 수립, 의사소통 시스템의 정비

따라서, 참가한 모든 패널들이 문화예술기관의 경영평가가 긍정적인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비전과 전략의 구체적 방향성과 방법론을 현재보다 탄탄한 방향으로 마련을 하고, 성과 관리의 체계적인 운용 방안이 더 강구되어야 하며, 리더십과 경영 효율과의 구조를 견고하게 만들 수 있는 권한 위임 프로세스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었다. 특히, 주무부처와 산하기관, 산하기관 간의 의사소통 시스템의 체계적인 정비와 활발한 의사소통이 가장 많이 강조되기도 하였다.

이는 문화예술기관의 입장으로 보자면,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점에 집중하여야 한다고 라도삼 박사가 강조한 부분과 맥이 닿아 있다. 첫째는 명료하고 확고한 기관 미션과 성과를 달성하는 것이다. 이는 정확한 미션과 비전 제시, 그에 따른 확고한 보상 및 성과를 기관별로 각 기관의 특성에 맞게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논리이다. 둘째는 일한 것을 잘 드러낸 보고서 및 프레젠테이션이 요구된다는 것인데, 이는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보고서 작성을 의미하는 것이며, 전문가 또는 예술경영지원센터와 같은 전문 기관의 컨설팅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는 기관장의 확고한 비전과 노력인데, 이는 업무에 대한 명확한 이해, 자신감 있는 설명을 할 수 있는 기관장이 선임되는 것이 우선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경영이나 행정전문가와 함께 문화예술전문가가 더 많이 평가단에 참여하는 것이 객관성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이용관 관장은 강조하였다.

특히, 주효진 교수의 토론에 따르자면, 경영평가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기획재정부의 원칙을 이해하고, 그에 따라 문화예술기관의 특성을 스스로 찾고 재점검하는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는 점이다. 경영평가란, 연간 계획서에서 협약된 사업의 이행 결과를 보여주는 것으로, 사업이행결과와 더불어 그로 인한 구체적인 성과를 전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화예술기관의 성과를 어떻게 포장할 것인가 하는 것은 결국 문화예술계가 해결해야 할 숙제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미션과 비전, 주요 과제와 실행 사업이 하나의 고리로 연결되는 형태의 보고서 작성 및 성과(결과)를 합리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었다.

이와 함께, 세부적으로는 평가의 기준 및 지표에 대해 정확한 이해를 토대로 평가에 대응해야 한다는 논의가 중요하게 부각되기도 하였다. 기본적으로는 리더십, 경영 효율과, 주요 사업의 성과 등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며, 성공적 경영평가를 위해서는 성과, 즉 결과 지표를 제대로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많은 기관들의 평가 보고서에 따른 대부분 지표는 과정 지표이거나 산출 지표로 구성되어 있는 게 현실이며, 가장 문제되는 지적 사항들은 수강생 수, 발간 건수 등 특별한 노력 없이 사업수행으로 단순 달성되는 사업수행 지표를 제시한 경우나, 객관성 부재로 판단 불가능한 지표, 자체 측정 및 집계 자료를 제시하여 비교 기준이 부재한 경우, 기관 스스로 개발한 지표들로 인해 타 산하기관과 비교 불가한 경우들이 문제로 지적되기도 하였다.

이 밖에도 여건, 상황 변화에 대한 적절한 대응 체계 매뉴얼 및 가이드라인 제시의 필요, 유기적인 모니터링 체계의 구비, 스마트 시대 변화에 대응하는 고객 및 이해관계자의 니즈 반영, ‘문화 융성’ 등 상위 국정목표의 이해와 반영, 업무 성과 관리의 ‘선택과 집중’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의 구분)을 통한 핵심 사업의 선별 및 자원의 집중 등 다양한 전략과 방안들에 향후 더 집중해야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논의들이 더해졌다.


참고링크
(사)한국예술경영학회 제28학술심포지엄 ‘문화예술기관의 경영평가, 기여와 한계’

필자사진_이병민 필자소개
이병민은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지리학과를 졸업한 문학박사로서,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정책개발팀장을 역임하였으며, 청강문화산업대학 산학부단장/대외협력센터장 등을 거쳐, 현재 건국대학교 문과대학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및 교양교육센터장으로 재직중이다.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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