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연예술 국제 교류의 플랫폼이 되어온 서울아트마켓이 벌써 10주년을 맞이했다. ‘아시아 공연예술의 창’이라는 테마로 국립극장 일대에서 개최된 올해 행사에서는 10주년에 걸맞게 쇼케이스, 부스 전시, 세미나, 포럼 등 아시아 공연예술 교류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풍성히 준비되었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주빈국’ 개념을 도입하여 주빈국 공연예술에 대한 집중적인 소개 및 적극적인 교류를 유도하였다. 그 첫 번째 주빈국으로는 어쩌면 당연히도 거대한 잠재적 공연 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이 선정되었다.

10월 7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아시아 공연예술의 미래-차이나 나우’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포커스 세션’은 중국공연예술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되었고, 전날인 10월 6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주최로 개최된 ‘2014 한중 문화예술 포럼’과 더불어 중국의 공연예술 및 양국의 문화 교류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중국의 오늘 - 전통 문화에 기반을 둔 현대 공연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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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세션 Part1’은 ‘중국공연예술의 오늘’이라는 테마로 한양대학교 오수경 교수가 사회를 맡아 중국의 현장 작업자 5명의 발표로 진행되었다. 오전 프로그램이었음에도 객석에는 200여 명이 넘는 청중이 자리했으며, 국내보다도 해외 관계자들의 수가 더 많이 보여 중국공연예술시장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관심 속에는 자국의 공연예술계를 확장하려는 중국 예술가들과 거대한 중국공연예술 시장에 대한 진출을 꿈꾸는 각국 관계자들의 의지가 얽혀 있었다.

북경 소극장희극연맹 사무국장이자 시엔펑 극장 대표인 푸 웨이보(Fu Weibo)는 1982년부터 시작되어 2005년경에 시장화의 단계로 접어든 중국의 소극장 운동에 대한 흐름을 발표하였다. 민간 주도의 소극장을 통해 다양한 연극적 실험이 시도되고, 이러한 노력들이 미래 중국 연극발전에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베이징프린지페스티벌의 프로그래머인 샤오 저후이(Shao Zwhui)는 2008년 설립된 이 축제를 통해 7년 동안 326개의 작품이 발표되고, 5,500명의 아티스트, 250,000명의 관객, 33,000명의 관계자가 참여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2010년도부터 적극적인 국제 교류 사업을 통해 해외 공연의 중국 진출 및 중국 공연의 해외 진출에 대한 프로그램 운영도 소개했다.

상하이드라마예술센터의 총연출인 허 니옌(He Nian)은 극장 운영을 중심으로 한 성과를 발표하면서, 특히 창작극 제작 및 발표와 더불어 공연예술 전문 인력 육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극장의 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광동남방문화발전유한공사의 CEO인 떵 쥔(Deng Jun)은 1987년 설립된 민영기업으로서 해외초청공연, 축제 기획, 마술쇼, 예술교육 등에 대한 사업을 소개하고 대표 작품인 ‘청명 상하도’의 제작 과정 및 성과에 대해 발표하였다.

광동댄스페스티벌의 예술감독인 카렌 정(Karen Cheung)은 1992년부터 시작된 광동모던댄스컴퍼니의 활동과 매년 11월 개최하면서 극장뿐 아니라 도시의 공공 공간으로까지 영역을 넓힌 광동댄스페스티벌의 성과에 대해 소개하였다.

포커스세션을 통해 본 중국공연예술의 현재는 경제 성장과 더불어 급성장하고 있는 문화 산업으로서의 공연예술의 변화와 더불어 유구한 중국 전통의 문화 예술의 기반을 뚫고 현대적 개념의 공연예술이 자리매김해 가는 과정으로 압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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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 인프라 조성과 문화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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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문화예술포럼에서 발표한 주커닝 중국공연예술협회 상무부회장의 “중국 오천년의 문명 역사를 통해 만들어진 풍부한 전통문화가 56개 민족이 각각의 고유한 공연예술을 구축하였고 이는 공연예술의 발전에 있어 장점이기도 하지만 단점이기도 하다”라는 말처럼 서양으로부터 출발한 현대적 공연예술이 중국 내에서 받아들여지고 자리를 잡기까지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이러한 지점이 지금까지 중국 공연예술과의 국제 교류가 어려운 지점이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문화부 대외연락국 문화무역처 짜오 진이 포럼에서 발표한 ‘중국 문화무역정책’에 따르면 중국의 문화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으며, 이러한 문화 산업을 장르와 기술의 융복합 및 협업을 통해 적극 개발하고, 이를 문화 무역적 개념으로 발전시키는 정책적 방향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정부 주도로 문화 산업을 적극 육성하려고 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반 위에서 국제적 교류에 대한 노력을 강화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국제적인 공연예술계의 관심은 2013년 기준 463억 위안(한화 8조 562억원)에 이르는 중국 공연예술 시장에의 진출에 관심을 보이며 중국 시장 진출에 지대한 공을 들이고 있다.

요약하자면 중국 예술가들은 현대 공연예술의 기반 조성 및 정착에 집중하며 이를 통한 예술적 교류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인적 인프라 조성을 위한 인력 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중국 정부는 문화 산업으로서의 공연예술 콘텐츠 개발 및 유통에 초점을 맞춰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아시아 주변국 및 국제적인 공연예술계를 거대 공연예술 시장인 중국으로의 진출을 꿈꾸고 있다고 정리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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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 – 문화 ‘소통’과 ‘유통’이라는 두 마리 토끼

한국 공연예술 시장과 비교해 보자면 한국의 공연예술이 경제 성장과 더불어 폭발적 확장을 이뤄온 과정을 중국도 밟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경제 규모와 성장 속도로 볼 때 무서운 속도로 공연예술의 발전을 진행시키고 있으며, 창작 콘텐츠의 개발 및 구축에서 있어서도 앞으로의 중국 공연예술이 돋보이게 될 시기가 멀지 않았음을 예측할 수 있다. 특히, 뮤지컬에 있어서의 급성장에 국내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며 한국 콘텐츠의 진출뿐만 아니라 창작, 기술, 기획의 전문 인력을 통한 인적 교류에 대한 요구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짚고 넘어가야 할 지점은 문화 산업적 측면에서의 양적 성장을 뒷받침한 기초 예술로서의 공연예술의 질적 성장을 위해 무역이 아닌 교류로서의 예술 지원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현대적 장르예술의 기반을 굳건히 만들어나가는 작업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문화 예술적 교류와 문화 상품적 유통의 동시에 성취하려는 아트마켓의 목표처럼 중국의 공연예술의 국제 교류에 있어서도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현명한 노력들이 지속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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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사진_김덕희 필자소개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서 연극학을 전공했으며, 드라마터그의 길을 포기하면서 프로듀서의 길을 걷게 되었다. 예술가, 관객, 행정가 사이의 매개자로서의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를 꿈꾸고 있으며 현재 국립예술단체인 (재)서울예술단의 공연기획팀장으로서 한국적인 공연 콘텐츠의 창작 및 제작을 위해 작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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