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

개인적인 이야기를 시작해야겠다.

2014년, 나는 《Weekly@예술경영》의 2기 모니터링 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리고 이 활동 기간은 기본적으로 매우 즐거웠다. 모니터링 위원 활동 중 읽었던 기사들은 내가 결코 되찾을 수 없을 것을 앗아가거나 끝내 돌려줄 수 없을 것을 놓고 갔다. 그 희미한 사태와 기쁨을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나는 왜 모니터링 위원 활동에 지원했는가?

나는 학창 시절 다양한 분야의 예술을 공부하고 경험했지만 예술을 위한 경영인으로 참여하진 않았다. 그때의 나는 예술경영인이라기보다는 행위자였다. 졸업 후, 다양한 예술 활동을 주관하고 지원하는 예술의전당에 입사했다. 대중이 양질의 예술작품을 접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하는 예술경영인이 된 것이다.


업무를 수행하며 때때로 행위와 경영의 경계가 혼란스러웠다. 그리고 내가 몸담게 된 예술경영이라는 정의하기 어려운 분야에 대해 알아야 했다. 그래서 예술경영을 골자로 하는 몇 권의 책을 읽었다. 그중 한 권이 《Weekly@예술경영》 무크지였다. 이후 《Weekly@예술경영》은 내게 예술경영을 소개하는 주간 학습지가 되었다. 학습지를 풀다 보니 자연스레 의문이 생겼다. 그러나 해설은 없었다. 그리고 모니터링 위원 활동이 내게 지침이 되었다.

나는 모니터링 위원 활동에서 세 가지를 기대했다. 첫 번째는 웹진을 읽어야 하는 강한 동기를 스스로에게 부여하고자 했다. 웹진은 내게 국내외를 아우르는 예술경영 업계를 보는 ‘창’이었다. 매주 주어지는 이 과제를 때때로 수행하지 않고 넘어가려는 게으름을 모니터링 위원이라는 책임으로 이기고자 했다.

두 번째는 웹진을 만들고 읽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다. 같은 기사를 읽고 다른 독자는 어떤 생각을 했고, 그 기사를 만드는 과정의 이면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었는지 듣고 싶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성장하고 싶었다.

세 번째는 주류가 아닌 소규모 문화적 움직임을 소개하고 싶었다. 그래서 주요 문화예술단체 활동뿐만 아니라 독립 예술경영인을 소개하여 웹진의 저변을 확대하고 균형 잡힌 웹진을 만드는데 기여하고자 했다.

《Weekly@예술경영》 독자모니터링위원이란 무엇인가?

《Weekly@예술경영》 모니터링 위원은 독자의 대표로서 필자, 편집위원을 대변하는 에디터와 만나는 사람이다. 즉, 웹진의 2만 5천여 독자와 에디터, 필자, 편집위원을 잇는 매개자다. 내가 활동한 2기 위원단은 공고를 거쳐 선발된 6명으로 구성되었다. 구성원은 공연 단체의 홍보담당자, 월간지 기자, 공공기관 직원, 공연 기획자 등 다양했다.

모니터링 회의는 대학로의 예술경영지원센터 회의실에서 에디터와 코디네이터, 모니터링 위원이 모여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오후 7시에 진행했다. 회의는 편집팀이 지난 한 달간 있었던 12개의 기사를 간략히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모니터링 위원이 일반적으로 일 인당 3~4개의 기사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말한다.

회의는 청문회를 방불케 한다. 위원의 질문엔 칭찬과 질책이 뒤섞여 있다. 때로는 질문이 연상에 연상을 거듭하여 웹진의 내용과 멀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편집팀은 회의의 사회자로서 이야기의 중심을 바로잡고, 질문과 지적에 대해 때로는 단호하게 변호하고 때로는 겸허히 받아들인다.

나는 편집팀을 괴롭히는 열혈 모니터링 위원이었다. 무엇보다, 모든 기사를 출력해서 읽었다. 편집팀은 기사를 인쇄하여 곱씹으며 읽는 독자의 존재에 대해 내심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읽기는 웹진의 발전뿐만 아니라 나 스스로를 위한 것이기도 했다.

나는 예술경영이라는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처럼 출력물에 ‘왜 이 기사를 취재하게 되었는지, 글쓴이는 적합한 사람인지, 기사의 내용은 사실에 근거했는지, 오타는 없는지, 웹진의 디자인은 어떻게 개선하면 좋을지, 기사를 출력할 때 나타나는 문제는 알고 있는지’ 등 모든 사항에 대해 메모하고 편집팀에 조언하며, 괴롭혔다.

▲ 독자모니터링 위원으로 선정되면, 위촉식과 동시에 독자모니터링 위원으로서 본격적인 모니터링 활동을 수행하게 된다. 사진은 2기 독자모니터링 위원 위촉식 모습

3기 모니터링 위원, 그리고 웹진을 위한 제언

《Weekly@예술경영》의 애독자는 망설이지 말고 3기 모니터링 위원에 지원하라. 나는 얼마 전 예술경영아카데미 LINK의 ‘문화공간 탐방캠프: 인천편’에 참여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예술경영의 실무적, 학술적 의견을 교환하고 협력을 모색하는 자발적 모임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또한 모임의 운영에는 회비가 필요하며 인원과 장소 섭외에 어려움이 있다는 말을 함께 들었다.

반면 《Weekly@예술경영》 모니터링 위원 활동은 완전하다. 다과가 준비된 장소는 물론이고 심사를 통해 검증된 예술경영 종사자와 능숙한 사회자가 함께한다. 또한 기사의 뒷이야기를 편집자로부터 들을 수 있다. 취재 당시 마주했던 상황과 사람에 대해서, 글로 표현하기 곤란한 이야기를 여과 없이 알 수 있다.

또한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최하는 서울아트마켓, 예술방담 등의 활동에 우선적으로 참여가 가능하다. 특히 예술방담은 웹진의 필자로 익숙했던 사람들의 실물을 볼 수 있는 즐거운 기회다. 향후 선발된 3기 위원단은 모니터링 활동을 적극적으로 즐겼으면 좋겠다.

앞서 말했듯, 모니터링 위원은 독자를 대표하여 에디터, 필자, 편집위원과 소통하며 생산적인 견제 역할을 수행한다. 그리고 3기 위원단은 2기보다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편집팀을 괴롭히길 권한다. 예를 들어, 활동 기간 중 한 번은 편집팀의 인터뷰나 출장에 동참한다든지, 혹은 모니터링 위원이 편집팀과 함께 공동의 주제를 선정하여 기사를 작성하면 어떨까.

3기 모니터링 위원의 노력과 역량에 따라 웹진은 더 발전할 수 있다. 사명감까진 아니더라도 나, 웹진, 그리고 내가 속한 업계의 발전을 위한 첫걸음이라는 목적이 있었으면 좋겠다. 또한 매주 발행되는 기사를 읽고, 충만한 지적 호기심을 안고 회의를 기다리는 위원이면 좋겠다.

“정의로운 사람은 빠르게 판단하지 않는다. 정의로운 자는 스스로 서둘러 판단하는 것을 삼간다. 정의로운 자는 남의 말을 경청하는 자이고, 정의로운 자는 남에게 친절한 자다.”

정의로운 자는 너무나 빨리 다가오는 판단을 스스로 삼가는 자라고 니체는 썼다. 나는 《Weekly@예술경영》이 앞으로도 정의로운 매체이길 바란다. 서둘러 판단하기보다는 다양한 필자와 함께하며, 모니터링 활동을 통해 독자의 말을 경청하고, 예술경영 활동 정보를 친절하게 제공하는 매체로 남아주길 바란다. 나는 다시 목요일 저녁, 웹진을 기다리는 독자로 돌아가겠다. 그리고 다름없이 출력하여 빨간 펜을 들고 경건한 자세로 읽을 것이다. 밤낮으로 고생하는 편집팀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필자소개_김진주 필자소개
김영훈은 인문계 고등학교의 이공계열에서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건축과에 입학하여 공부했다. 재학 중 음악, 무용, 연극, 영상, 미술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을 경험했고 현재 예술의전당에서 무대감독으로 근무하고 있다. 많은 예술가와 기획자를 만나며, 올바른 예술경영은 현장에 대한 이해로부터 나온다는 진리를 터득하는 중이다.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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