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분야 사회적 경제 조직과 전문예술법인·단체의 자생력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된 <2015 문화예술분야 사회적경제 마켓&포럼>과 <2015 예술경영 컨퍼런스>가 포스코센터 아트홀에서 개최되었다. 먼저 11월 9일에 열린 <2015 문화예술분야 사회적경제 마켓&포럼>은 (공)기업과 연계 가능한 사업협력 제안서를 소개하는 자리로서, ‘기업과 문화예술 사회적경제 조직의 협력’을 주제로 한 포럼, 7개 사회적경제 조직의 기업 협력 제안서 발표를 통한 우수기업 시상식, 비즈니스 플랜 전시 부스, 1:1 전문가 미팅 등 예술현장 및 기업 관계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11월 10일에 개최된 <2015 예술경영 컨퍼런스>에서는 사전 공모를 통해 선정된 9개의 우수 전문예술법인·단체의 예술경영 사례 발표 후, 전문가 심사에 의한 3개 단체와 일반참여자 현장투표에 의한 특별상 1개 단체 표창 수여식이 거행됐다. 이에 《Weekly@예술경영》은 이틀간 열린 두 행사의 심층 리뷰와 함께 <예술경영 컨퍼런스>에서 수상한 3개 전문예술법인·단체의 예술경영 노하우를 전달할 수 있는 코너를 마련했다./[이슈] 2015 예술경영 컨퍼런스 ― 전문예술법인·단체, 스스로 해결책을 찾다/[이슈] 2015 예술경영 우수사례 ― 이상(理想)이 현실이 되는 예술경영의 힘!/[이슈] 2015 문화예술분야 사회적경제 마켓&포럼 ―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의 지속가능한 지원 모델


객석의 빈자리가 보이지 않을 만큼 많은 관계자들의 관심과 기대 속에 <2015 예술경영 컨퍼런스> 우수 사례 발표가 포스코센터 아트홀에서 진행됐다. 책자를 받고 9개의 전문예술법인·단체 참가 팀을 확인한 순간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졌던 팀들이 있어 자못 이번 예술경영 컨퍼런스가 기대되었다. 팀마다 만만치 않은 성과를 가지고 오늘을 기다렸던 터라 현장의 분위기는 긴장감과 함께 열기로 가득했다.


조직 경영과 비즈니스 모델 개발의 필요성

<예술경영 컨퍼런스>는 전문예술법인·단체의 사업수행 사례, 조직운영 사례, 재원조성 사례 등 조직경영 아이디어 공유를 통해 자생력과 경쟁력을 지닌 전문예술법인·단체 발굴 및 상호 간의 발전을 도모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이번 <2015 예술경영 컨퍼런스>는 4회째를 맞이하여 지역별 고른 분포와 다양한 분야의 참여로 더욱 풍성한 우수 경영 사례를 선보였다.

9개 참가 팀들에게는 ‘우수 전문예술법인단체 인증서’ 수여와 3개 단체에게는 각각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표창, ‘수림문화재단이사장’ 표창, ‘예술경영지원센터대표’ 표창이 수여된다. 또한, 올해에는 처음으로 참가자들의 투표로 가장 많은 득표를 한 팀에게 수여하는 ‘현장특별상 표창’이 신설되었다. 일선에서 같은 일을 하는 참가자들의 투표로 수여되는 상이니만큼 수상 팀에게는 다른 상보다 그 의미와 기쁨이 두 배가 될 것이라 생각된다.

예술경영 우수사례 발표뿐만 아니라 아트홀 로비에서는 전일에 열린 <문화예술분야 사회적경제 마켓&포럼>의 부대행사인 전시 부스 ‘비즈니스 플랜 마켓’이 이날까지 지속 운영되어 지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우수 전문예술법인·단체의 소개 및 사업 내용에 관한 많은 정보 제공 및 교류의 장을 열어 주었다.


2015 예술경영 컨퍼런스 전경, 1:1 전문가 미팅(기업 사회공헌 및 문화마케팅 관계자 만남) 전경 2015 예술경영 컨퍼런스 전경, 1:1 전문가 미팅(기업 사회공헌 및 문화마케팅 관계자 만남) 전경

▲ 2015 예술경영 컨퍼런스 전경, 1:1 전문가 미팅(기업 사회공헌 및 문화마케팅 관계자 만남) 전경


9개 전문예술법인·단체들의 사례 발표에 앞서 심사위원 장대철 교수는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의 우수사례 리뷰를 통해 전문예술법인·단체의 공모 분야 분석과 관심, 그리고 앞으로 경쟁력 제고를 위한 발전 방향과 시사점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난 3년 동안 참여했던 많은 전문예술법인·단체들이 홍보 및 마케팅, 후원 및 모금, 콘텐츠 개발을 주제로 우수 사례를 발표해 왔으며 향후 조직 경영 사례와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대한 사례가 필요함을 지적하였다.

이러한 리뷰가 끝나고 9개의 전문예술법인·단체들이 각 지역의 활동 무대 속에서 열심히 땀 흘려 노력해 온 성과들을 발표했다. 그들이 얼마나 고된 과정을 거쳐 이루어 낸 성과였는지 짐작이 가기에 장내는 숙연해지면서 감동의 분위기로 바뀌어 갔다. 짧게는 1년, 길게는 몇 년 전부터 진행해 온 성과들을 13분의 프레젠테이션과 2분의 질의응답 시간에 다 보여 주기에는 시간이 가혹하게 짧았다. 하지만 모든 팀들에게 똑같은 조건이 주어진 만큼 아마도 신중하게 심혈을 기울여 오늘의 이 자리에 섰을 것이다. 어떤 팀들은 생각했던 것보다 발표가 능숙했고 어떤 팀들은 발표에 성과가 덜 나타나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예술경영 컨퍼런스>에서 심사위원과 참여자들의 마음은 통했다. 이제까지 묵묵히 일했던 소박하고 정성 어린 그들의 진심이 심사위원들과 참여자들의 마음을 얻어낸 것이다. 화려하지는 않으나 빛났던 그들의 열정, 확고한 신념이 만들어 낸 결과라 모두가 격려의 박수와 응원을 보냈다.


9개 전문예술법인·단체들의 예술경영 우수사례 발표 9개 전문예술법인·단체들의 예술경영 우수사례 발표

▲ 9개 전문예술법인·단체들의 예술경영 우수사례 발표


꾸준한 노력과 수행으로 만들어낸 자생력

국립중앙극장 안호상 극장장은 심사 총평에서 심사 기준으로 목표와 전략이 잘 갖추어졌는지, 지속 가능한 사업인지와 단체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관객에게 더 다가가는 노력 등 종합적인 결과를 심사 기준으로 삼았다고 밝혔고, 이를 반영하듯 수상 팀이 정해졌다. 현장에서 일하는 예술인, 경영자, 담당자라면 누구나 느꼈을 어려운 일들과 해야 할 일을 지역민과 함께 만들어 갈 뿐만 아니라, 그들의 입장에서 함께 느끼고 공감하는 프로그램과 조직 운영, 재원 조성을 하고 있는 단체들에게 수상의 영광이 돌아갔기 때문이다.

먼저 ‘예술경영지원센터대표’ 표창을 받은 (재)오산문화재단의 「문화예술 불모지에 꽃피우는 현대미술」은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 간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타 미술관 및 전시관에도 추천할만한 프로그램이다. 공연 및 교육 프로그램보다 시민 참여를 이끌어 내기 더 어려운 것이 전시 관련 프로그램이다. (재)오산문화재단은 인근 타 시·군보다 열악한 환경과 조건에도 불구하고 특색 있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끌어내며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하는 창의적 교육을 실현한 성공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시민 참여를 어떻게 이끌어 내야 하는지 좋은 본보기를 보여 주며 시민들이 뒤에서 받쳐 주는 작지만 강한 (재)오산문화재단을 만들고 있었다.

두 번째, ‘수림문화재단 이사장’ 표창을 받은 ‘세컨드네이처 댄스컴퍼니’의 「효율적인 인력관리 및 운영(오디션 제도, 출연료 인센티브 제도 시행)」 사례는 예술단체 조직 운영의 문제점을 정면 돌파하고 개선해 나간 사례로 여겨진다. 국공립 예술단체 및 지자체의 지원을 받는 단체를 제외하고 일반 전문예술법인 및 단체들은 운영에 고질적인 몇 가지 병폐를 안고 있다. 재원이 불안정하다보니 단원들에게 일정한 급여를 제공하지 못하기에 그들은 생계유지를 위해 방과 후 수업이나 개인 레슨 등으로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이는 결국 연습 부족으로 이어지고 공연 수준은 자연스럽게 떨어지며 관객들이 공연을 멀리하게 하는 악순환의 연속을 초래한다. 이에 세컨드네이처 댄스컴퍼니는 우수한 단원들의 모집, 오디션 제도와 완성도 높은 공연을 위해 출연료 및 참여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를 시행하였다. 그 과정은 자연스럽게 단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어졌으며 공연의 수준이 높아졌고 관객들에게 양질의 공연을 제공하였다. 쉬워 보이지만 실천하기 힘든 오디션 제도, 출연료 인센티브 제도로 조직 운영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며 결국 사람이 자산임을 확인시켜주는 사례인 것이다. 앞으로 조직 개선에 필요한 문제점들을 발견해 관객 개발 및 공연 단체의 입지를 다지는 일에 앞장서는 단체가 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과 ‘현장특별상’을 함께 수상한 ‘공연창작집단 뛰다’의 「문화공간 예술텃밭-지역의 문화를 일구다」 발표에서는 그들의 숨은 내공과 저력을 느낄 수 있었고, 화천 군민이 부럽다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6년 전 내가 다른 직장에 몸담고 있을 때 공연창작집단 뛰다의 <하륵이야기> 공연을 초청한 적 있다. 당시 공연 단체의 소박함과 진실함 그리고 열정에 자극을 받으며 이 단체에 적지 않은 동경심을 가진 적 있었다. 내가 속한 지역에서 활동하는 공연 단체가 아님을 안타깝게 여기며 화천군과 군민들의 엄청난 지원이 있었을 거라 생각했다. 발표자의 “우리는 군수한테 돈을 달라고 하지 않는다. 그리고 군수는 우리를 모르고 있을 것이다”라는 멘트가 가슴을 두드렸다. 단체들이 한 번이라도 더 공연의 기회를 갖고자 지자체에 기대어 얼마간의 보조금에 의존하는 것이 현실이기에 그렇다. 이와 달리 공연창작집단 뛰다는 보조금과 대가 없이 군민들에게 다가가 지역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상생하고 있다. 어린이, 청소년, 주부, 장병 등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함께 즐기고 있으니 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그래서 참여자들과 심사위원들은 공연창작집단 뛰다의 그동안의 노력과 성과를 알기에 아낌없는 한 표와 좀 더 높은 점수를 주었던 것이 아닐까.


‘우수 전문예술법인단체 인증서’를 수여받은 9개의 우수 전문예술법인·단체

▲‘우수 전문예술법인단체 인증서’를 수여받은 9개의 우수 전문예술법인·단체


수상한 3개 단체들이 이루어 낸 성과는 꾸준한 노력과 수행으로 모두를 공감하게 만드는 큰 힘이 있었다. 모두가 해야 할 당연한 일들인데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문제로 선뜻 실행하지 못한 일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다른 단체들보다 먼저 나서서 이루어 내지 못한 일을 해낸 선구자들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예술경영 컨퍼런스>에 참가한 단체들의 우수사례 발표는 예술인, 경영인, 종사자 및 관련 전문인들에게 숙제와 해결 방안의 실마리를 안겨 주었다. 참여한 전문예술법인·단체의 노력과 함께 그들을 육성 및 지원해 줄 수 있는 직간접적인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것, 하지만 그보다 앞서 전문예술법인·단체들이 자생할 수 있는 방안과 노력이 앞서야 한다는 과제가 주어졌다.

뛰어난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예술단체의 혼자만의 노력만으로는 이루어 낼 수 없다. 예술인 및 단원들이 마음 놓고 연습과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는 안정적인 조직 운영,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지역 주민과 지역을 이해하며 모두가 공감하는 좋은 프로그램으로 지역 주민 또는 관객들과 함께 만들었으면 한다. 스스로 독립하여 유지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 단체가 많아질수록 예술의 힘은 커질 것이다.

※ 참고링크
[리뷰] 2014 예술경영 컨퍼런스


김미라 필자소개
김미라는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예술경영 석사를 취득하고 배재대학교 경영대학원 예술행정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음성문화예술회관 기획운영팀장으로 근무했으며,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운영위원으로 활동했다. 현재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에서 문화예술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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