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기업의 가치 창출 상생 조건

예술단체 경영 측면에서 자본의 요소로는 매출, 정부 지원, 기부금이 있다. 그리고 예술단체 자본 형성에서 향유자의 소비(매출)와 함께 중요한 대상은 기업(기부금)이다. 기업은 예술 분야 활성화를 위한 파트너이다. 이러한 파트너와 상생을 위한 전략적인 포지셔닝(positioning)을 위해 예술단체는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사회적 가치와 기업 모델을 가진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이 등장하고 예술단체에도 이러한 설립과 운영의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재)예술경영지원센터는 2013년부터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활성화 지원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1:1 멘토링 서비스, 역량 강화 워크숍, 원포인트 컨설팅, 마켓&포럼, 사회적경제 기업 실태 조사 등 다양한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실제로 다수의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이 이곳의 지원을 받고 있다. 올해 3년 차에 접어든 이 지원 사업은 변화와 성과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의 목적인 사회적 가치와 이윤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그에 따른 기업의 ‘이윤 창출’이라는 실리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하며 실리 추구에 있어 사회적 가치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근거, 흔들리지 않는 경영 방침 또한 균형 있게 가져가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문화예술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의 실제적인 필요 요구에 부흥하는 사업을 펼치기 위해 예술경영지원센터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협력해 <2015 사회적경제 마켓&포럼>을 진행하게 되었다.

▲ 2015 문화예술분야 사회적경제 마켓&포럼의 비즈니스 플랜 전시 부스와 1:1 전문가 미팅

사회적경제 마켓&포럼의 변화

<2015 사회적 경제 마켓&포럼>은 1년 전부터 예술경영지원센터의 문화예술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 지원 사업 운영과 네트워킹 기능,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문화예술후원활성화 사업과 문화예술 후원기업 네트워킹 기능을 한 데 모아 시너지를 극대화해 보자는 논의에서 출발했다. 마켓&포럼이 우수사례 선정을 위한 행사, 사업의 퍼포먼스를 위한 행사가 아니라 실제적인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의 필요에 부합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을 지원할 수 있는 모델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필요에 따른 것이었다.

그 결과, 기업사회공헌 사업을 담당하는 기업별 사회공헌팀 팀장들이 모여 사회적 기업의 기업후원-협력 제안서를 심사하고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의 기업 협력이 필요한 분야를 검토하고 조언하는 “1대1 비즈니스 미팅”을 개설하여 기업사회공헌 실무자와 예술단체의 의미 있는 만남의 장을 마련했으며, 20여 개 사회적 기업의 기업후원-협력 제안서를 전시하여 포럼 참가자들에게 홍보 부스를 제공해 동기부여와 제안이 실제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특히 올해 사회적경제 마켓&포럼에는 기업 사회공헌 관계자를 다수 초대하였고 기업을 포함한 예술단체와 예술경영 재학생들을 포함한 참가자 200여 명을 모이게 해 이번 포럼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 2015 문화예술분야 사회적경제 마켓&포럼 강연

이번 사회적경제 마켓&포럼의 의미 있는 몇 가지 변화를 살펴보자면, 첫 번째는 문화예술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 실제 진행하는 사업의 기업 협력 사례를 발굴하고 기업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꾀하였다는 점이다. 지금까지의 마켓&포럼이 1년간 사회적 경제 활성화 지원 사업을 정리하고 수상을 위한 경쟁의 자리였다면, 올해 행사에서 보여지듯 이제부터는 앞으로의 1년과 가능성을 열고 실제적인 기업 협력 사업을 위한 제안과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 나갈 기회를 확대하려 한다.

두 번째는 기업 협력 사업제안 심사와 1대1 비즈니스 미팅, 기업 협력 제안서 전시 등을 통해 기업사회공헌 관계자들이 직접 참여를 이끌어내고 이를 통한 협력 성과 향상과 네트워킹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특히 올해의 핵심적인 변화는 바로 기업사회공헌 관계자들의 참여이다. 기업 후원 사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기능을 가진 부서에서 기업 협력 제안서를 검토하고 조언하고 심사하는 자리는 문화예술 사회적 기업들에게 협력 가능성을 높이고 도전의 기회를 열어 주었다.

세 번째는 문화예술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기업, 예술경영지원센터-한국문화예술위원회 간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새로운 물꼬를 트는 기회와 지속 가능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기업 사회공헌 관계자의 일회성 참여로 그치게 된다면 하나의 좋은 퍼포먼스를 수행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번 계기로 하여금 기업의 문화예술 후원 가능성을 열고 실질적인 이번 심사 참여기업과 문화예술 사회적 기업과의 사업 협력이 일어나고 사업 협력 제안 또한 이루어졌다. 앞으로도 이러한 협력을 위한 지속적인 네트워킹과 사업 제안 등 후속 조치를 유지할 예정이다.

이처럼 올해 마켓&포럼은 예술경영지원센터와 한국문화예술위위원회의 강점이 만나 빛을 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어느 한 기관이 감당하기에 어려운 사업을 협력 시너지를 통해서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 예술단체와 예술경영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 후원 기업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내는 계기를 형성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가 좋은 변화인지 나쁜 변화인지 시간이 지나면 평가될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시도조차 없었다면 가만히 서서 도태되었을 것이다. 필자는 분명히 좋은 변화라고 주장한다. 사회적 기업의 경우 정부 지원이 끝나는 5년 차가 넘어가면 많은 곳이 도태되거나 문을 닫는다. 이것을 두고 보기보다 문화예술 공공-예술단체-기업이 앞장서서 다양한 시도와 도전으로 가능성을 연다면 지속 가능한 좋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 ㈜공공공간과 ㈜에이컴퍼니의 기업제안서 발표

기업의 문화예술 협력과 지원, 나아가야 할 방향

2015년 기빙인덱스 조사 자료에 따르면 기업 후원 분야에서 전체 기업 후원 비율 중 문화예술 진행이 10년 5.3%, 12년 5.1%, 14년 4.4%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 이와 같이 기업 사회공헌에 있어서 문화예술 후원은 부수적인 기능이며 대부분 사회복지와 국제구호와 같은 전통적인 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한 사업에 집중되어 있다. 그리고 문화예술 대중의 인식은 사치재와 부의 놀이터, 재미없음과 무관심, 서울과 수도권 집중 현상, 당장 필요하지 않는 것, 예술가들을 위한 리그라는 인식 탓에 기업 후원을 요청하기에는 어려운 환경 속에 놓여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험난한 문화예술 기업후원의 길은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다양하고 차별화된 기업사회공헌 사업을 하려는 기업의 필요에 적합한 것은 문화예술이다. 순수예술의 향유자 증가, 문화가 있는 날과 문화예술 후원 활성화에 관한 법률안, 적극적인 정부 지원 등 앞으로의 문화예술 후원 활성화의 가능성 역시 높기에 이를 놓치지 않고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문화예술의 기업후원 참여 확대를 위해 이번 ‘사회적경제 활성화 마켓&포럼’과 같이 하나의 퍼포먼스로 끝나기보다는 예술단체-후원기업의 역량 강화와 실제적인 사업 제안, 기부금 조성을 위해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는 예술경영지원센터와 협력해 예술단체의 경우 재원조성설명회-모금강의-모금컨설팅-제안서작성워크숍-마켓&포럼-사업제안, 후원기업의 경우 문화향유프로그램-후원관련세미나-네트워킹 미팅-후원제안-우수후원기업 시상을 통해 체계적인 후원 유치 프로세스를 정립하고 시행하면서 기업 후원 유치를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가동시키고 있다.

그 안에서 마켓&포럼은 후속 조치로 심사와 1대1 비즈니스 미팅에 참여한 기업을 중심으로 한 문화예술 우수 사업제안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후원기업 관계자 네트워킹 미팅을 통해 지속적인 관계 유지할 수 있게 하고, 2016년 마켓&포럼에는 사회적 기업 참여 폭을 넓히고 기업 심사와 비즈니스 미팅에 다양한 후원기업의 참여와 참가 기업 관계자 수를 늘려 다양한 사회적 기업과 예술단체의 수요에 맞추어 질적인 성정을 꾀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이 행사가 권위 있는 포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문화예술의 기업 협력과 후원은 단시간에 성과가 나오는 구조가 아니다. 지속적이고 다양하고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는 성과이다. 이제 시작이며 갈 길이 멀다. 지치지 않고 공공(예술경영지원센터,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예술단체(사회적기업, 협동조합)-후원기업이 좋은 열매를 맺기 위해 함께 걸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