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예술경영지원센터는 예술산업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고 이를 발전시킬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자 <예술산업 미래전략 포럼>을 12월 16일(수)부터 이틀간, 광화문 KT올레스퀘어 드림홀에서 개최했다. ‘예술산업, 창조적 미래를 열다’라는 대주제로 진행된 포럼에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는 예술산업의 미래전략을 만들어 가기 위해 국내외 26명의 전문가가 참여했다. 이에 ≪Weekly@예술경영≫은 포럼의 각 발제자들의 발표 내용을 간략히 정리해 소개한다./예술산업 미래전략포럼_ 세션1. 예술산업이란_ (1)예술산업의 개념과 발전 전략/예술산업 미래전략포럼_ 세션1. 예술산업이란_ (2)예술산업의 의미와 구조/예술산업 미래전략포럼_ 세션1. 예술산업이란_ (3)문화예술산업 생태계 분석/예술산업 미래전략포럼_ 세션1. 예술산업이란_ (4)예술산업의 가능성과 한계


일 시: 2015년 12월 16일(수)/장 소: 광화문 KT 올레스퀘어 드림홀/주 제: 예술산업, 창조적 미래를 열다./세션 1. 예술산업이란_예술산업의 의미와 구조/발제자: 장대철 KAIST 경영대학 초빙교수

장대철 KAIST 경영대학 초빙교수는 시장주의적 기업가 정신을 강조하면서 기업의 사회 공헌과 지속 가능한 사회적 기업 생태계 조성 방안을 피력해 온 전문 컨설턴트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재)예술경영지원센터 예술경영컨설팅의 전문 컨설턴트를 역임하면서 사회적 기업과 다양한 문화예술 관련 기관·단체들의 경영컨설팅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장대철 교수는 이번 세션1에서 ‘예술산업의 의미와 구조’라는 주제 아래 경영학적 관점으로 산업의 의미를 조망하면서 예술산업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환기시켜 주고 예술산업 구조를 설계하기 위한 밑그림을 제시해 줬다.



예술산업 = 예술+산업?

나에게 ‘예술산업’이라는 말은 굉장히 친숙한 단어이다. 왜냐하면 전공이 경제학/경영학이고 실제로 ‘예술’이라는 단어를 뺀 ‘산업’에 대해 공부한 지 20년이 되어 갈 뿐만 아니라 예술 분야의 경영 관련 컨설팅 및 전략을 여러 곳에 자문해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자리에서는 예술에 대한, 그리고 예술산업에 대한, 예술시장에 대한 이미지부터 정리해 보고자 한다.

그동안 예술산업에 대한 기존의 정의가 없었던 것도 아니고 분류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그래서 이것은 전혀 새로운 분야의 새로운 개념이라고 할 수도 없다. 기본적으로 예술은 복제성을 기준으로 순수 기초 예술과 복제 예술/대중 예술로 구분되기도 하고, 기초 예술을 강조하는 관점에서 문화 콘텐츠, 문화산업, 기초 예술은 문화산업의 원형이라고 여기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기준은 많은 모델들로 생태계 구조를 설명하는 데 사용된다.

여기에서 예술이란 무엇일까? 사전적으로 예술은 미적 작품을 형성하는 인간의 창조 활동이라고 정의된다. 또한 산업이란 무엇이냐? 인간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상적으로 종사하는 생산적 활동 또는 분야이다. 그렇다면 이런 정의에서 예술산업은 무엇일까, 이 두 개를 합치면 과연 뭘까, 아주 간단하게 미적 작품을 형성하는 창조 활동을 통해 생산적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 또는 관련된 분야 이렇게 정의하면 될까, 이렇게 정의하면 우리가 쉽게 예술산업을 이해할 수 있을까 등등 많은 질문들이 발생하게 된다. 그 안에서 내가 정의한 예술이란 ‘보편성과 특수성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 창의성을 발현하여 환상적 또는 마법과 같은 표현을 통한 놀라움 혹은 감동을 주는 것’이다. 사실 이렇게 정의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런데 이렇게 정의하고 나니 단지 방법만 다를 뿐 내가 하는 경영학도 예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영학도 보편성과 특수성을 모두 극복하려 하고 창의성을 엄청나게 발현하고 놀라움과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이처럼 나는 예술이라는 것의 의미를 조금 더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또한 이러한 열림에 대한 생각이 예술산업의 가장 기본이 된다고 본다. 우리가 열림을 생각하지 않으면 예술은 폐쇄적이게 되어서 산업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확률이 높다. 그러한 의미에서 우리가 예술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해야 되는 게 아닌가 한다. 그리고 예술의 본질의 의미에 대해 누가 옳다, 그르다 식이 아닌, 예술의 본질을 계속해서 묻고 따져 감으로써 예술의 확장을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기에는 예술산업의 중요성에 관한 답을 알 수 있는 길도 존재함을 주목해야 한다.

예술산업이라는 것은 현재의 저성장 시대에서 더 중요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땅만 파도 돈이 나오는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어마어마한 창의성과 아이디어의 샘, 생각, 고민 같은 것들이 필요해졌다. 그런 측면에서 예술은 이러한 것들을 가장 많이 하는 분야이고 여기에서 예술산업의 중요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산업화와 분업화의 순환 고리

나는 예술에 대해 생각할 때 필요충분조건에 부합하는 두 가지 방향성을 고려했다. 하나는 ‘예술이 산업화’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산업이 예술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술이 산업화된다는 것은 공급적 측면이고 산업이 예술화되어야 한다는 것은 수요적 측면이다. 공급적 측면이 아무리 발달하더라도 수요적 측면이 발달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수요적 측면이 아무리 발달하고 싶어도 공급에서 그 수요를 만족시켜 주지 못하면 발전될 수가 없다. 이에 따라 나는 예술산업화라는 의미를 실제로 상업화, 즉 이익을 얻는다는 개념이 아니고 상생적 가치 창출을 위한 교환 방식의 활성화라고 다르게 해석해 보고자 한다. 상생적 가치 창출을 위한 교환 방식의 활성화라는 개념에서 교환 방식이라는 것의 본질은 우리가 가진 가치를 서로 교환함으로써 더 좋은 가치를 만들어 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때문에 여기에는 협업, 연대, 공유의 가치가 구현되어 있다.(단 이 과정에는 목적론적인 이윤 추구가 결합되어 있어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교환 방식의 활성화가 중요해짐에 따라 분업화라는 의미를 창출하게 된다. 즉 예술산업은 분업화와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야 하는 것이다.

분업화가 되지 않으면 산업화가 불가능하고 산업화되기 위해서는 분업화가 되어야 한다. 또한 이러한 분업화가 실질적으로 일어나기 위해서는 규모가 커져야 한다. 선진국과 우리나라의 시장 차이, 분업화의 차이는 본질적으로 규모에서 많이 발생한다. 이러한 규모의 확장을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산업의 예술화이다. 예술의 산업화는 분업화를 통해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시장 규모의 확장을 통해 예술 관련된 영역을 확장시킨다고 재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많은 사람들이 예술을 더 쉽게 할 수 있고 더 적은 비용으로 할 수 있으면서도 예술과 일과 가치 창출이 훨씬 더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료: 「공연분야 예술경영 전문인력 직무구조 분석과 양성방안 연구」, 2013, (재)예술경영지원센터

▲ 자료: 「공연분야 예술경영 전문인력 직무구조 분석과 양성방안 연구」, 2013, (재)예술경영지원센터


위의 표를 보면서 설명하자면, 왼쪽이 미국의 분업화된 사례이고 가장 오른쪽이 우리나라 사례이다. 여기에서는 미국이 더 많이 세분화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다른 사례들이 많이 있다. 이처럼 우리가 시장의 규모를 확대할 수 있는 방법, 시장의 규모를 확대해서 분업화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그 첫 번째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산업의 예술화이다. 두 번째는 가치사슬에서 특정 부분을 모듈화하고 플랫폼화해서 대규모로 공유함으로써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방법이다. 이러한 대규모로 공유하기 위한 모듈화 과정 그리고 플랫폼화 과정이야말로 예술산업의 핵심적인 개념이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대규모 R&D와 실험이 필요하다. 현재의 예술 분야의 R&D는 개인에게 맡겨진 R&D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개인 발명가들한테 한정된 R&D인 것이다. 그러나 개인에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국가 전체적으로 중요성이 대두될 때 R&D의 의미가 생성된다. 실질적으로 이것은 새로운 방법을 만들어 내고 새로운 도구와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중요한 연구 개발 활동인데 흡사 개인 발명가에게만 맡겨져서는 산업화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예술 과정과 결과물이 한 몸에 붙어 있는 게 아니고 잘라지는, 다시 말해 예술 과정이 세분화되고 예술의 결과물 역시 잘라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을 때 우리가 예술의 산업화를 가져올 수 있다.



예술 분업화의 모듈을 연결하는 ‘브리지어’

그런데 여기에는 한 가지 어려운 점이 있다. 예술의 분업화가 진행되면 될수록 가장 어려운 것은 이 분업화된 모듈들의 연결이다. 많은 이들이 “나는 마케팅을 몰라요. 나는 미술만 해요. 그런데 이걸 통해 시장에 나가고 싶어요”라고 말하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른다. 이때 누군가가 나서 마케팅을 해 줘야 하는데, 마케팅을 하는 사람이 예술을 모를 수도 있고 반대로 예술을 하는 사람이 마케팅을 잘 알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이 두 개의 모듈을 연결할 수 있는 ‘브리지어’, 즉 다리의 역할이 필요하다. 마케팅과 예술, 그 두 사람에게 해당 역할을 동시에 하라고 요구하는 게 아니라 두 사람을 연결하는 다리를 만드는 게 중요하고 당연히 이 다리를 관리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이 다리가 만들어졌을 때 각 분야의 사람들이 자신의 일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고 나아가 자신의 일에 집중하며 나오는 굉장한 가치를 서로 교환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된다. 나는 이런 식으로 조정적·매개적 기능이 체계화되고 시스템적으로 운영되는 게 산업화이며, 이를 통해 자립화의 가능성 및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산업화, 분업화에 의한 예술의 일상화

지금까지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산업화는 상생적 가치 창출을 위한 교환 방식을 활성화한다는 의미이고 이것은 아주 중요한 예술의 ‘양의 외부성(positive externality)’과 관련이 있다. 뭔가 좋은 일을 하는데 내가 한 것만큼 보상받지 못하는 상황이 양의 외부성에 있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이러한 양의 외부성 때문에 예술계에 종사하는 이들이 보상을 많이 받지 못하고 있다. 스스로 누군가에게 이러한 보상을 받았으면 좋겠는데 그것이 사회 전체로 퍼져 나가기 때문에 실제로 그 성과에 대한 보상이 없는 것이다. 이러한 좋은 성과에 대한 보상을 실질적으로 내재화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산업화라고 생각한다. 이 산업화는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규모를 확장시켜 예술에 관련된 영역 자체를 확장시키고, 이러한 과정은 예술 자체 또는 예술문화의 잡음을 본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주요한 해결책이 될 것이다. 즉, 산업화에 의해 예술이 분업화된다는 것은 예술 관련 가치사슬의 각 영역이 자신의 역할에만 집중할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이러한 과정에서 예술가들은 예술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고 자립함으로써 타인의 간섭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두 번째 산업의 예술화는 사실 예술의 산업화와 떨어질 수 없는 하나의 중요한 방향성이다. 왜냐하면 수요 측면을 설명하기 때문이다. 예술이 아무리 산업화된다고 해도 본질적으로 산업 또는 사회에서 예술을 사용해 주지 않으면 예술이 확장되는 데 큰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한계점을 벗어나는 방법은 산업의 예술화이다. 나는 이러한 부분에 대해 보통 ‘예술기반경영’이라 주장하는데, 그것은 “경영에 예술 콘텐츠와 예술 방법론 등 예술의 요소를 적용해 기업과 조직의 창조성을 향상시키는 일련의 경영 활동”을 의미한다. 예술이 기업의 조직 내로 들어올 때 예술의 활용성 또는 도구적 맥락은 매우 강조되고 여러 가지 일이 예술에 의해 새롭게 바뀌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이것을 예술의 일상화라고 표현하고 싶다. 이때 예술이 일상화된다는 것은 개인 생활뿐만 아니라 기업과 조직 등 우리의 삶에 예술을 직접적으로 활용한다는 것을 뜻한다.

결론적으로 나는 시간 예술이나 음악, 드라마, 시문학 같은 예술의 장르, 그리고 경영의 생산, 재무, 전략·기획, 조직·인사, 마케팅 등과 같이 여러 장르들이 경영 활동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 고민함으로써 이것이 우리의 예술 영역을 확장시키고 예술의 산업화를 고도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진촬영_곽은진


예술산업 미래전략포럼_ 세션1. 예술산업이란_ (1)예술산업의 개념과 발전 전략
  • 페이스북 바로가기
  • 트위터 바로가기
  • URL 복사하기
정보공유라이센스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