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미술시장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지만 작가로 살아가는 것은 그리 녹록한 일이 아니다. 유수의 미술관이나 지명도 있는 갤러리의 일부 초대 작가를 뺀 대다수의 신진 및 중견작가들은, 개인의 창작작업이 중심인 시각예술의 특성상 그것이 대중(관객)과 만나기 위한 기회를 얻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전시공간을 마련하고 전시와 작품을 홍보하고, 재원을 만드는 등 스스로 전시를 기획하고 기회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이다.

한국사립미술관협회에서는 이러한 현실에 놓여 있는 젊은 작가들을 위해 “내 전시는 내가 만든다” 는 조금은 도전적인 슬로건을 내걸고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프로그램’을 열었다. 이번 프로그램은 4월 9일 토탈미술관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서울, 대전, 경북, 부산 등 전국 7개 지역 9개 기관에서 상·하반기로 나누어 순수미술을 창작하는 예비, 신진, 중견작가를 대상으로 무료로 실시된다. 전시장의 종류와 특성, 아트마켓 트렌드, 공모제도 및 기획서 작성방법 등 작가 스스로 전시를 준비하고 개최하기까지의 기획, 홍보 등 작가로서 활동하는 데 필요한 구체적인 내용을 담았다.


창작공간, 가장 신뢰하는 포트폴리오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프로그램> 현장


지난 4월 9일 시작된 서울 프로그램의 첫 번째 강의는 환기미술관 박미정 관장의 &lsquo;전시공간과 전시기획의 실제&rsquo;를 주제로 40여 명의 작가들이 모인 가운데 사뭇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열렸다. 전시기획을 하고 있는 기획자이기도 한 박미정 관장은 작가 스스로 자신을 매니지먼트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 요소에 대해 강조했다.

먼저 창작 공간. 전시의 주체는 작가와 작품, 기획자와 전시공간, 관람객과 소장가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세 주체와의 만남을 거치면서 작품은 계속적으로 재탄생한다. 이러한 과정의 중심에 있는 작가는 어떠한 준비가 필요할까? 박미정 관장은 작가의 &lsquo;신용(신뢰감)&rsquo;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획자와의 사소한 시간약속부터 작가와 작품에 대한 관심과 기대에 계속적인 노력을 하는 모든 것을 말한다. 작가에 대한 신뢰에서 가장 영향을 미치는 공간은 작가의 창작공간이다.

작가의 창작과정과 고민을 모아놓은 작업일지부터 작가의 색깔과 이야기 등 흔적이 담겨있는 창작공간은 작품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소통의 1차적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공간에 작가가 소통하고자 하는 기획자, 동료작가 등을 초대함으로써 작가의 창작활동과 작품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것이다.


바깥 세상에 눈을 돌려라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프로그램> 현장


두 번째는 네트워킹이다. 비단 시각예술 분야뿐 아니라 사람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일의 확장을 도모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은 모든 분야에서 중요한 방법으로 거론된 지 오래다. 하지만 시각분야, 특히 개인의 창작작업을 기반으로 하는 작가의 경우 자신의 작업실 밖의 동료 작가들과의 네트워킹이나 정보를 공유하는 데 일반 기획자나 조직에 속해 있는 이들과는 다른 어려움이 있다. 작가들 간의 네트워킹을 통해 단순한 정보공유뿐 아니라 동료 작가들과 작업과 작품에 대한 관심과 애정 만들어 가는 등의 지속적인 소통은 작가의 창작활동과 작품에 좋은 우군을 만드는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소통을 위해서는 &lsquo;바깥세상에 눈 돌리기&rsquo;가 필요하다. 상대편의 소소한 근황부터 신문 등 매체를 통해 접하는 사회 이슈까지 다양한 이야기에 대한 관심은 작품을 매개로한 소통 이외에 또 다른 가능성을 만들 수 있다.

첫 강의에서는 기획시스템이나 기획자 없이 작가 스스로 매니지먼트를 하는데 필요한 기본요소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후 아트마켓, 언론홍보, 포트폴리오 제작 등 기획에 필요한 구체적인 방법들을 중심으로 매주 목요일 총 8회의 강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박미정 관장은 강의를 정리하면서 이번 프로그램이 교육뿐만 아니라 매니지먼트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소통에 있어 작가들 간의 소통이 이루어지는 네트워킹의 공간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했다.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프로그램 내용]
강의주제 1차 시범강좌 강사 (토탈미술관)
1강 전시장의 종류와 특성 박미정|환기미술관 관장
2강 아트마켓 트렌드와 작품값 최병식|미술평론가, 경희대 교수
3강 예술가들의 글로벌 전략을 위한 기초 매뉴얼 신보슬|토탈미술관 큐레이터
4강 공모제도 및 기획서 작성법 박우찬|경기도미술관 학예연구원
5강 포트폴리오제작과 프리젠테이션, 인쇄물 제작 황신원|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 큐레이터
6강 보도자료 작성 및 언론홍보 이규현|아트저널리스트, 전 조선일보 기자
7강 공간해석과 디스플레이 -
8강 국내외 레지던시 프로그램 지원 조주현|서울시립미술관 큐레이터
9강 예술가로 살아간다는 것 김창겸|영상설치작가

* 강사는 각 지역마다 별도로 구성된다.
** 1차 시범강좌(토탈미술관)에는 &lsquo;공간해석과 디스플레이&rsquo; 강의는 포함되지 않는다.



(사)한국사립미술관협회 (자료집 PDF 파일 제공)


주소진

필자
주소진 예술경영지원센터 지원컨설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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