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예술경영지원센터는 예술산업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고 이를 발전시킬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자 <예술산업 미래전략 포럼>을 2015년 12월 16일(수)부터 이틀간, 광화문 KT올레스퀘어 드림홀에서 개최했다. ‘예술산업, 창조적 미래를 열다’라는 대주제로 진행된 포럼에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는 예술산업의 미래전략을 만들어 가기 위해 국내외 26명의 전문가가 참여했다. 이에 ≪Weekly@예술경영≫은 포럼의 각 발제자들의 발표 내용을 간략히 정리해 소개한다./예술산업 미래전략포럼_ 세션3. 시각예술분야 변화 동향_ (1)Beyond Art Collaboration, 새로운 소통과 기능/예술산업 미래전략포럼_ 세션3. 시각예술분야 변화 동향_ (2)현대미술, 대중과의 소통/예술산업 미래전략포럼_ 세션3. 시각예술분야 변화 동향_ (3)예술! 21세기를 상상하다


일시 : 2015년 12월 16일(수)/장소 : 광화문 KT 올레스퀘어 드림홀/주제 : 예술산업, 창조적 미래를 열다/세션 3. 시각예술분야 변화 동향_Beyond Art Collaboration, 새로운 소통과 기능/발제자 : 성열홍_홍익대 광고홍보대학원 교수

성열홍 홍익대 광고홍보대학원 교수는 뉴욕의 케이블TV와 NBCTV에서 방송경험을 축적하고, 제일기획과 삼성영상사업단, 중앙일보에서 미디어사업 국장을 거쳐 CJ그룹에서 디지털 미디어 인프라 사업을 총괄하는 등 30년 가까이 현장에서 활동해온 방송 및 마케팅 전문가이다. 그는 이번 포럼에서 브랜드마케팅, 아트 컬래버레이션 등을 감성, 상상력, 초월성, 비범성과 같은 키워드로 정리해 기업이 예술을 활용하게 된 배경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해 주었다.



디지털 시대에는 수많은 브랜드가 태어났다 너무 쉽게 사라진다. 《포춘》지에서 발표한 500대 기업 조사를 보면 평균 40년 이상 존속하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다. 우리나라도 5년 이상 생존한 기업이 불과 40%밖에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오랫동안 브랜드를 유지하는 세계의 명품 브랜드들이 많이 존재한다. 이들이 장수 브랜드로 성공하는 비결은 따로 있다. 그것은 자기다움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바꿔라 그러나 바꾸지 마라”라는 포르쉐의 철학처럼 말이다.

제품력 중심 시대에서 소비자 감성 시대로

스웨덴이 자랑하는 명주 앱솔루트도 이러한 사례 중 하나다. 그러나 요즘에는 앱솔루트라는 독주를 잘 마시지 않는데, 이에 앱솔루트는 칵테일 주를 많이 개발해서 지금까지 많은 매출과 수익을 올리고 있다. 에르메스 역시 1837년에는 프랑스 기업으로서 마차의 안장 가죽을 수공예로 만들어서 판매하는 회사였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자동차 산업이 번창하면서 설 자리가 없게 됐다. 그러나 이들은 가죽을 두드려서 공예품을 만드는 데는 아주 선수들이었다. 그래서 명차에 가죽 시트를 공급하고 명품 가방을 만들고 피혁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명품회사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국민 술 소주 역시, 1995년에는 도수가 평균 25도, 23도였는데, 지금은 17도로 변하며 크게 본질을 바꾸지 않으면서 동시에 자기다움을 유지하고 있다.

기업은 브랜드의 효율적인 관리와 지속적인 가치를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컬래버레이션을 한다. 과거 브랜드 1.0시대에는 제품력이 최고였다. 그러나 브랜드2.0시대에는 소비자 만족이 최고인 시대가 됐다. 그러나 지금은 브랜드 3.0시대로 옮겨가고 있다. 이 시대는 소비자가 마음에 들어서 그 브랜드를 전파하는 시대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들은 소비자와 브랜드, 브랜드와 브랜드, 아트와 컬래버레이션을 융합해서 전파할 수밖에 없다.

컬래버레이션은 잘 알다시피 예술가나 디자이너가 제작이나 디자인, 홍보 판매에 적극적으로 협력해서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설명되고 있다. 화가 파울이 “예술은 보이는 것을 재연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재연시키는 것이다.”라고 말했듯, 오늘날 아트 컬래버레이션의 가장 핵심 역할 중 하나는 보이지 않았던 제품의 속성을 돋보이게 해주는 것이다.

사실 아트 컬래버레이션의 역사는 오래됐다. 중세에 성당의 벽을 아름답게 치장하거나 그림을 붙이는 것도 어떻게 보면 아트 컬래버레이션이기 때문이다. 그때 가장 많이 기여한 것이 피렌체의 메르츠 가문이다. 이들은 350년 동안 철학자와 과학자, 화가, 미술가들을 막대한 돈을 들여 지원해 줬다. 이런 이질적인 학문이나 기술들이 컬래버레이션을 일으키면서 르네상스가 발생했다. 그리고 피렌체는 오늘날에도 세계 명품의 최고 도시로 꼽히고 있다.



브랜드에 새로운 교환가치를 더하는 아트 컬래버레이션

그렇다면 중세시대 이후로 번창해온 컬래버레이션이 앞으로 어떻게 지속적으로 발전할까? 요즘에는 협력의 형태가 굉장히 다양해졌다. 다이소가 협력을 통해 2천 개가 넘는 물품을 만들어 내거나 항공사가 카드사와 제휴해 카드 마일리지를 적립해 주는 등, 이런 식으로 이질적인 분야까지 마케팅을 위해 서로 협력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러나 “컬래버레이션은 매우 혁신적인 것임에는 틀림없지만 성공하기는 참 어렵다.”(구글 에릭 슈미트 회장) “잘못된 협업은 시간과 자원을 낭비할 뿐 시너지를 창출하지 않는다.”(『컬래버레이션』 저자 모르텐 한슨)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하면 좋은 시너지를 발휘하는 컬래버레이션을 할 것인가를 화두에 놓고 논의해야 한다.

뭔가 섞여서 새로운 성질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문화의 본질적 특성과 매우 밀접하다. 퓨전, 크로스오버, 컨버전스, 컬래버레이션 등 이런 것이 오늘날 새로운 문화와 사회적 가치가 되고 있다. 요즘 제일 유행하고 있는 것은 브랜드와 비주얼아트가 결합해서 시너지를 내는 아트 컬래버레이션이다. 시장은 인간의 영원한 주제를 담은 브랜드와 일시적 취향을 위한 브랜드로 구분할 수가 있는데, 당연히 모두가 영원히 갈 수 있는 취향, 아트 컬래버레이션을 원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을 만든다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과제는 아니다.

앞서 설명한 보드카 앱솔루트는 앤디 워홀과 협업을 잘해서 이익을 많이 창출한다. 이들은 매년 한정판 앤디 워홀의 스페셜 에디션을 만드는데 이 한정판은 한 병에 27만 원이라고 한다. 보통 보드카 한 병의 가격이 3만5천 원임을 감안하면 놀라운 금액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것을 많이 산다고 한다. 단순하게 마시기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고 소장용으로 구매하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의 디자이너 이세이 미야케는 ‘에비앙에 꽃을 입히다’라는 주제로 에비앙과 협업했다. 미야케는 생수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꿈을 소비하고 꿈을 마시는 그런 콘셉트를 추구했다.

왜 사람들은 점점 더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일까. 지금도 충분한데, 컬래버레이션 유형은 왜 점점 늘어나는 것일까. 이것이 우리의 숙제이다. 진보적 편의성을 표방하는 기술 컬래버레이션, 그리고 적극적 소통을 위한 SNS 컬래버레이션, 문화예술의 소통을 위한 공간 커뮤니케이션, 또 감성적 유대감을 추구하는 스토리텔링 컬래버레이션, 아트 컬래버레이션은 대중적인 희소성과 후광 효과를 위한 컬래버레이션의 일종이다. 앞으로 이런 컬래버레이션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앱솔루트보드카 X 앤디워홀

▲ 앱솔루트보드카 X 앤디워홀

에비앙 X 이세이 미야케

▲ 에비앙 X 이세이 미야케


예술의 전이 효과와 정점이동 효과

이렇게 컬래버레이션이 증가하는 것은 사람들의 욕구 때문이다. 현대인들은 물건을 살 때 기능적 필요성 때문에 선택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수요라는 것이 욕망을 창출한다. 여기에 아트 컬래버레이션은 브랜드의 새로운 교환가치를 더해서 이 욕망을 자극한다. 학교에서는 이런 것을 두 가지 이론으로 풀어서 설명한다. 그 첫 번째는 예술의 전이효과이다. 제품에는 유용성, 편리성, 심미성 세 가지 기능이 담겨 있다. 그리고 요즘 회사들은 심미성을 강조해 명품을 지향한다. 그렇게 명품이 됐을 때는 배 불림 효과가 나타난다. 물건값을 올리게 되면 보통의 물품은 수요가 떨어지는데 오히려 명품은 값이 올라가야 수요가 많아진다. 아주 이익이 남는 장사이다. 이런 효과를 추동하는 것이 예술의 전이 효과이다. 아트가 해당 제품에 전이돼서 값을 올려주거나 후광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와인의 선택과 예술의 전이효과에 대해 텍사스 공대에서 이런 실험을 했다. 금요일 오후에 두 그룹의 손님으로 나누어서 와인을 판매했다. 한 그룹은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고 한 그룹은 팝송을 들려줬다. 과연 어떤 그룹에서 와인의 구입 단가가 높아졌을까? 그것은 클래식이었다. 매장에서 클래식을 들은 고객은 평균적으로 8불 가까운 돈을 지불했고 팝송을 들은 고객은 3불 남짓한 돈을 지불했다. 그 이유는 사람들이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서 “나는 이 정도 와인을 마실만한 고상한 사람이야”라는 예술적 전이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처럼 최근 브랜딩 전략은 품질보다는 확실하게 인식의 싸움이다. 호감이 전략을 이기고 감성이 이성을 이기는 것이다.

아트 컬래버레이션의 두 번째 이론적 논의는 정점이동 효과이다. 우리는 예술작품의 아름다움에 대해 적절하게 반응한다. 그러나 그 예술적 자극이 강할수록 반응이 더 크게 나타난다. 그래서 예술에는 항상 약간의 과장이 포함하게 되어있다. 그것은 과장을 통해 욕구에 자극을 주기에 그렇다.

트랜스 컬래버레이션

결론적으로 아트 컬래버레이션은 이성과 감성의 조화를 통해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UX’다. UX는 심리적인 품질을 지칭한다. 과거에는 기능 중심의 UI를 원했다. 물건이 튼튼하고 이용하기 편리하면 좋은 제품이었는데 요즘에는 소비자의 경험이 더 중요해졌다. 스티브 잡스의 “우리는 인문학과 과학의 중간에 서 있다.”, <아바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세상의 모든 기술은 인간을 위한 것이다. 기술과 인간의 중간에서 위대한 상상력이 시작된다. 자기 자신은 3D 영화를 만들어서 사람들한테 감동을 줬지만 3D 기술이 감동을 준 것이 아니고 스토리텔링이 감동을 준 것이다. 이 기술은 단순하게 매개체 역할을 했을 뿐이다.”처럼 이제는 UX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기능과 기능이 합쳐져 새로운 기능을 발휘를 해주는 이전의 컬래버레이션은 최근에 기능과 감성을 합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예를 들어 요즘 유아인과 패션브랜드 노앙의 컬래버레이션이 아주 인기인데, 노앙은 한글과 영문의 조합으로 6개의 세계적인 도시의 이름을 유아인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해 제품을 발표했고 이것의 판매 수입금을 각 도시의 불우아동을 돕는 것으로 스토리텔링을 만들어냈다. “기능만으로는 안 된다. 디자인으로 승부해야 된다. 스토리텔링과 공감이 중요하고 논리보다는 놀이와 의미가 중요하다.”라는 『새로운 미래가 온다』의 저자 다니엘 핑크처럼 이런 것들은 새로운 아트 컬래버레이션의 새로운 지표일 것이다.


뉴욕 메트로폴리턴 뮤지엄의 최다 관람객을 동원한 중국 특별전 《China: Through the Looking Glass》 2015

▲ 뉴욕 메트로폴리턴 뮤지엄의 최다 관람객을
동원한 중국 특별전
< China: Through the Looking Glass> 2015

노앙과 유아인의 컬래버레이션 ⓒ 노앙

▲ 노앙과 유아인의 컬래버레이션 ⓒ 노앙


요즘에는 ‘트랜스’라는 말을 많이 쓴다. 이것은 “무엇 무엇을 건너뛰다, 새롭다, 초월하다.”라는 개념이다. 과거에는 ‘OSMU(one source multi use)’가 대세였다면 요즘에는 트랜스 컬래버레이션을 한다. 상상도 못 했던 것들이 결합되고 있다. 예를 들어 구글은 세상의 모든 지식을 가진 회사이다. 이런 구글이 자신의 업종과 전혀 다른 무인자동차에 뛰어들어 새로운 솔루션을 제공하려고 한다. 그것은 과거 자동차가 메카닉 기계공학이었는데 전자공학을 거쳐 지금은 IT 공학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트랜스 시대에 가장 중요한 화두는 유연한 변화이다. 고객의 니즈에 적합하게 반응하되 자신의 에센스 브랜드는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사진_곽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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