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예술경영지원센터는 예술산업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고 이를 발전시킬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자 <예술산업 미래전략 포럼>을 2015년 12월 16일(수)부터 이틀간, 광화문 KT올레스퀘어 드림홀에서 개최했다. ‘예술산업, 창조적 미래를 열다’라는 대주제로 진행된 포럼에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는 예술산업의 미래전략을 만들어 가기 위해 국내외 26명의 전문가가 참여했다. 이에 ≪Weekly@예술경영≫은 포럼의 각 발제자들의 발표 내용을 간략히 정리해 소개한다./예술산업 미래전략포럼_ 세션3. 시각예술분야 변화 동향_ (1)Beyond Art Collaboration, 새로운 소통과 기능/예술산업 미래전략포럼_ 세션3. 시각예술분야 변화 동향_ (2)현대미술, 대중과의 소통/예술산업 미래전략포럼_ 세션3. 시각예술분야 변화 동향_ (3)예술! 21세기를 상상하다


일시 : 2015년 12월 16일(수)/장소 : 광화문 KT 올레스퀘어 드림홀/주제 : 예술산업, 창조적 미래를 열다/세션 3. 시각예술분야 변화 동향_Beyond Art Collaboration, 새로운 소통과 기능/발제자 : 성열홍_홍익대 광고홍보대학원 교수

서진석 백남준아트센터 관장은 1999년 비영리 공간 ‘대안공간 루프’를 개관해 작가들에게 무료로 전시 공간을 내어주고 신진 작가를 발굴하는 등 국내 미술계의 대안적 역할을 했다. 이후 <무브 온 아시아(Move on Asia)>와 같은 국제전시를 통해 해외 큐레이터와 작가들 간의 국제 교류를 추진하면서 미술이 아닌 다른 분야와 협업하거나 기업과 손잡고 진행하는 프로젝트들을 많이 추진했다. 그는 이러한 경험에서 비롯된 예술 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대중화, 금융화, 산업화라는 3개의 키워드로 제시하며 자본과 예술의 관계에 대해 짚어줬다.



21세기 사회 환경과 현대미술의 관계

인류는 사회 자체가 완전히 변화하는 농업혁명, 산업혁명, 디지털 혁명 세 가지의 혁명을 겪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사회가 다시 한 번 맵핑되어 지형도가 바뀌고 우리의 의식이나 감각 체계마저도 변화하는 엄청난 변화의 시기에 놓여 있다. 21세기의 사회 변화는 다양성(diversity), 전지구성(global mobility), 융합성(convergence) 세 가지 키워드를 기반으로 한다. 그리고 이러한 것 때문에 현대미술이 대중화, 금융화, 산업화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중화는 영어로 ‘popularization’ 또는 ‘generalization’이라 하고 금융화는 ‘financialization’, 산업화는 ‘industrialization’이나 ‘socialization’으로 설명하는데 이 세 가지 현상은 유기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현대미술의 대중화

대중화는 간단하게 말해, 디지털 기술이 수단이 아니라 환경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즉, 우리를 진화하게끔 만드는 외부의 압력이라는 것이다. 과거 자연이라는 환경은 우리를 진화시켰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은 자연과 그것 이상의 환경적 전제로서 우리에게 자극을 준다. 예를 들어 인간의 뇌는 100년마다 그 안의 복잡성이 1bit씩 향상되며 진화한다고 한다. 20세기에는 그게 더 빨라져 1년에 2bit씩 증가되어 인간은 이제 엄청나게 많은 정보와 복잡성이 존재하는 환경에 살게 되었다고 한다.(스티븐 호킹의 『호두껍질 속에 있는 우주』) 즉, 매일 2,700만 bit가 시공간의 제약 없이 우리에게 마구 다가오는 것이다. 마샬 맥루한의 말을 빌자면 이러한 환경의 압박 때문에 인간은 다양한 미적 가치관, 공감각, 다감각, 통감각을 사용해 감각을 확장하게 된다고 한다. 요즘에는 친구와 얘기하면서 한 손으로는 문자를 보내고 밥을 먹으면서 음악을 듣고 게임을 하는 젊은이들을 디지털 네이티브, 즉 디지털 원주민이라고 한다. 이들을 보면 공감각, 다감각, 통감각화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감각이 점점 확장하는 것이다. 다른 예를 들자면 20세기 초반에는 패션브랜드의 신상품이 1년에 두 번씩 발표되었고 중반에 접어들면서는 1년에 4번씩 신상을 만들어냈다. 그런데 요즘에는 일주일 만에 한 번씩 새 상품을 발표한다. 바로 대중이 원하기 때문이다. 트렌드도 마찬가지이다. 이전에 트렌드라는 것이 독창적인 이미지가 나왔을 때 대중이 수용해 줘야만 성립되는 것이었다. 보통 트렌드는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고 메가트렌드는 2년에서 5년, 문화는 10년에서 30년의 기간이 소요된다. 그런데 21세기에 들어오면서 ‘마이크로 트렌드’라는 개념이 생겼다. 일주일 혹은 한 달 반짝하는 트렌드 말이다. 물론 전 세계가 네트워크화된 것에서 비롯된 유통구조의 다변화 이유도 있지만 나는 다양한 미적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다양성 있게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현대미술 측면에서는 과거 대중과의 소통구조에 있어 굉장히 단절되어 있었는데 21세기 들어와서는 대중의 미적 가치관이 다양해지고 깊어지고 공감각화되고 다감각화되고 통감각화되면서 보다 더 많은 대중에게 수용되고 있다. 즉, 실험적인 미술을 이해할 수 있는 대중이 점점 많아진 것이다. 물론 정점에는 전문가와 비전문가로 나뉘게 되겠지만 그 경계 역시 점점 허물어지고 있다.

현대미술 시장의 금융화

두 번째는 80년대 이후부터 나타난 금융화이다. 현대미술이 자본과 또 다른 방법으로 결합하고 있다. 다시 말해 대체 투자 상품화된다는 것이다. 예술작품을 사고파는 행위, 예술을 갖고 즐기는 것은 인류 역사가 시작되면서 같이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소위 말하는 80년대 이후의 신자유주의 시대부터는 예술이 증권, 채권, 선물처럼 하나의 투자 상품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헤지펀드나 투자사들이 이때부터 작품을 사고팔면서 돈을 버는 아트펀드라는 것을 시작했다. 주식형 펀드가 마이너스되는 상황에서 아트펀드는 새로운 투자 상품이었다. 예를 들어 헤지펀드나 투자사들은 4년 안에 1천억 원어치 작품을 사서 사고팔고를 반복해서 10%씩 이윤을 남기고 기한이 다 채워진 이후에는 현금화했다. 그런데 아쉽게도 근대 경제의 역사는 200년이 되었지만 예술은 30년밖에 되지 않았고 그만큼 규칙과 법이 없었다. 예술계에서는 경제계의 불법 사항인 작전주, 내부자 거래, 독과점 등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베이징 798 예술구

▲ 베이징 798 예술구

앱솔루트 아트 컬래버레이션

▲ 앱솔루트 아트 컬래버레이션


현대미술의 산업화

마지막은 산업화이다. 앨빈 토플러가 “정보가 사회경제의 중심 성장 동력이 된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것이 ‘3의 물결’이다. 그런데 미래학자 짐 데이토는 “21세기에는 예술, 이미지, 꿈이 사회경제의 메인 성장동력이 되는 드림소사이어티시대가 온다.”라며, 이미 3의 물결은 지나갔고 21세기에는 4의 물결인 드림소사이어티 문화, 이미지, 꿈이 사회 경제의 주된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어떤 경제학자는 이제 제품을 파는 기업은 문화를 파는 기업의 하청 업체로 다 전락할 것이며 자기의 수익을 생산성에서밖에 못 만든다고 했다. 애플을 예로 들자면 이곳은 문화를 팔기 때문에 제조업이 아니다. 실제로 스스로 공장을 가동하지 않고 다 만들어진 것을 사 가지고 와서 조립만 한다. 그런데 수익률은 40%가 넘는다. 즉, 21세기는 제품 위주의 마케팅이 아니라 소비자 중심의 이미지 전략이 가동되는 ‘기술의 평준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과정은 2000년대 이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났다. 현대카드 컬처 프로젝트, 종근당 작가 지원 프로젝트, 하이트 컬렉션, 현대자동차 프로젝트 등등 모든 기업이 문화 마케팅, 크리에이티브한 이미지 흡수를 지향하게 된 것이다. 국가도 이런 측면에서 동일하다. 이제는 경제 강국이 문화 강국이 되는 것이 아닌, 문화강국이 경제 강국이 되는 시대임을 인식한 것이다. 아시아의 중심지가 되겠다는 요코하마 크레이티브 시티 프로젝트, 싱가포르 일본만화 프로젝트, 중국의 전당대회 등이 바로 대표적인 케이스이다.

대중화, 금융화, 산업화 현상은 독단적인 게 아니라 톱니바퀴처럼 서로 맞물려 있다. 대중화가 되기 때문에 금융화가 되고 금융화가 되기 때문에 산업화가 되며 산업화가 되기 때문에 금융화가 되고 금융화가 되기 때문에 대중화가 된다. 다시 말하면 현대미술이 대중화돼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실험적인 작업을 이해할 수 있고 미적 가치가 깊어지고 다양해지고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경계가 없어지고 경제나 사회의 메인 성장 동력이 예술이 된다. 그래서 그것이 산업화되어 예술 작품이 수익을 위한 투자 상품이 된다. 이러한 사회 현상은 21세기 글로벌 캐피탈리즘과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계속해서 벌어질 것이다.

사진_곽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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