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예술경영지원센터는 예술산업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고 이를 발전시킬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자 <예술산업 미래전략 포럼>을 2015년 12월 16일(수)부터 이틀간, 광화문 KT올레스퀘어 드림홀에서 개최했다. ‘예술산업, 창조적 미래를 열다’라는 대주제로 진행된 포럼에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는 예술산업의 미래전략을 만들어 가기 위해 국내외 26명의 전문가가 참여했다. 이에 ≪weekly@예술경영≫은 포럼의 각 발제자들의 발표 내용을 간략히 정리해 소개한다./예술산업 미래전략포럼_ 세션4. 예술산업과 정책_ (1)융복합 협업파트너쉽-문화창조융합벨트/예술산업 미래전략포럼_ 세션4. 예술산업과 정책_ (2)예술산업 정책의 과제1-이야기산업 정책을 중심으로/예술산업 미래전략포럼_ 세션4. 예술산업과 정책_ (3)예술산업 정책의 과제2-영화산업정책과 시사점


일시 : 2015년 12월 16일(수)/장소 : 광화문 KT 올레스퀘어 드림홀/주제 : 예술산업, 창조적 미래를 열다/세션 4. 예술산업과 정책_예술산업 정책의 과제2-영화산업정책과 시사점/발제자 : 최봉현_산업연구원 연구위원

한국의 영화산업은 지난 10여 년 동안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발전했다. 영화를 즐기는 사람들의 수가 점차 증가했으며, 현재 1인당 연 4회가 넘는 관람횟수를 자랑하고 있다. 문화콘텐츠로서의 영화는 예술성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성공모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예술과 영화는 그 산업적 규모나 경제면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 이런 현상에서 최봉현 산업연구원 연구위원(한국경영정보학회 이사, 기획재정부 재정제도개혁위원회 위원 역임. 현재 민관학대콘텐츠정책협의회 민간위원)은 예술 산업을 논의하는 이번 포럼에서 영화 산업의 성공적인 발전 과정을 살펴본 후 예술의 산업화를 위해 필요한 정책의 틀을 제안했다.

영화도 산업이 될 수 있는가?

1986년 영화법 개정 이후 영화계는 많은 부분이 변화했다. 1986년 이전 우리나라 영화는 일부 극장주와 자본력을 가진 사람들이 영화감독을 섭외하고 캐스팅, 배급까지 모든 것을 결정하던 시기였다. 지금과 같은 체계화된 시스템이 아닌 주먹구구식으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소비했던 것이다. 물론 그 시절에도 임권택 감독 같은 이들이 좋은 영화를 만들어서 세계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하기도 했지만, 본질은 외국영화를 수입하고 배급할 수 있는 쿼터를 받기 위해 잘 만든 예술영화에 투자하는 수준이었다.

1986년 영화법이 바뀐 후 미국의 통상 압력이 거세지면서 국내에는 미국 중심의 직배사가 설립되었고 이러한 과정에서 국내 영화계의 상당한 반발이 있었다. 실제로 국내 영화시장은 90년대 중반까지 침체기를 면치 못했다. 그러던 중 1999년 개봉한 <쉬리>의 성공은 침체된 영화계에 전환점을 제공했다. ‘우리 영화도 할리우드 영화처럼 멋있는 스토리와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일반 관객뿐만 아니라 영화계 스스로 자신감을 가지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현재 단계로 보면 우리나라 영화산업은 성장 단계를 넘어 성숙 단계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으며, 국내 영화투자제작업계의 체질 개선이 이루어져서 제작 거품이 걷어지고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 특히 상영시장에서 생산성 지표가 크게 개선되고 있다.


위 표는 1990년부터 2014년까지 우리나라 영화산업의 성장 추세를 나타낸 것이다. 90년대 중·후반까지는 오히려 관객 수가 감소하다가 <쉬리>의 등장을 기점으로 관객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동일한 시기에 국내 영화시장에서 국산 영화와 외국산 영화의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90년대에는 국산 영화의 점유율이 25% 미만에 불과했으나 90년대 후반부터 성장세를 거듭하여 2013년에는 59.7%에 이르렀다.


투자 수익률을 보면 거품이 한창 끼었던 2000년대 초반, 투자수익률이 매우 감소하며 제작비도 서서히 줄어드는 현상을 보이는데, 이는 시장의 구조조정 과정으로 해석해야 한다. 2010년 이후에 이르러서는 국내 영화산업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하면서 제작투자 부분에서도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들어선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더 이상 인프라 시설인 스크린에 관한 투자가 벌어지진 않지만, 스크린당 관객 수는 2006년 21,601명에서 2013년 97,673명으로, 좌석당 평균 관객 수는 2006년 433명에서 2013년 610명으로, 정리하자면 평균 관객 수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인프라 상영 부분에 투자한 기업들은 현재 탄탄하게 수익을 거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영화산업의 성공 요인

영화산업의 성공 요인으로는 첫째, 경쟁적인 시장 환경이 조성된 점을 꼽을 수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1986년 영화법 개정으로 인해 폐쇄적인 구조에서 개방적인 구조로 변화하면서 초기에는 시장이 침체되고 국산 콘텐츠를 만드는 시장이 침체됐지만 그러한 과정이 오히려 산업의 체질을 개선하는 약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둘째는 관리시스템을 통한 인적 자본 축적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영화계 내부에는 핵심 역량을 갖춘 사람들이 존재했고, 이들이 영화계에서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대기업인 삼성, 대우, 현대에서 판권 확보를 위해 영화콘텐츠 투자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기존의 극장주 중심으로 만들어지던 주먹구구식 영화시장이 산업화되며, 자본이 투입되고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이 도입되게 되었다.

마지막은 투자를 통한 마중물 정책의 긍정적 효과이다. 물론 영화계에서는 정부의 자금 투자가 현장에 적용하기 어렵고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목소리도 있었지만, 시장 친화적인 투자 펀드와 모태 펀드들의 등장이 영화산업 발전에 큰 영향을 주었다. 영화산업의 성장기에 지속적인 투자가 벌어질 수 있었던 요인은 정부가 투자펀드를 조성해 영화계에 자금 수급을 보조했기 때문이다.



다시, 예술도 산업이 될 수 있는가?

예술산업을 경제적 관점에서 비교해 보면 첫 번째 난관은 예술 관련 인력 자본의 축적이 어렵다는 점이다. 매년 예술 관련 대학의 졸업생은 엄청나게 배출되는데 실질적인 인적 자본, 그러니까 노동자가 아닌 기술과 창의성으로 무장한 능력자는 그리 많지 않다. 또한 시장 부분에서 보면 시장을 창출하는 능력이 상당히 부족하다. 시장 자체에 유효 수요가 있다 하더라도 공급 측면에서 품질이 높지 않기 때문에 시장을 계속 성장시키면서 견인해 나가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두 번째는 예술의 향유 부분에서 강력한 대체재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예술 부분의 발전 속도를 뛰어넘는 영화 분야의 발전이라든지 드라마라든지 프로스포츠 등 예술의 향유를 대체할만한 오락거리들이 많고 최근 스마트폰 같은 경우에도 이러한 대체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세 번째는 예술 소비에 대한 낮은 인식이다. 예술에 대한 교육이나 감상하는 방법, 어릴 때부터 그것을 보고 즐기는 습관이 내재화되지 못했다. 예술에 대한 소비자 경험이 상당히 부족한 점은 예술산업의 시장을 확대하는 데 많은 장애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성공적인 예술산업으로 가는 길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2014년에 4조 4천억 원의 재정 투자를 집행했으며 그 중 예술 분야의 재정 투자는 약 28%(약 1조 4천억 원)이다. 이 정도 규모를 투자함에도 현장에서 체감하기 어려운 이유는 그 투자 방식이 현재 예술계를 산업화시키고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방식이 아니라 10년 전, 20년 전 심지어 30년 전에 지원하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정부는 시장과 산업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춘 정책의 틀을 바꿔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산업화를 위한 투자 활성화 등을 통해 예술계에도 투자 방식의 변화 등이 일어나야 한다. 또한, 현재의 예술만 가지고 계속 끌고 갈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상품화, 즉 기존의 예술을 상품화해서 시장을 창출하는 내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다음은 예술계에 시장 선도적인 기업가가 나타나야 한다. 음악산업의 경우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씨와 같은 핵심적인 사업가가 시장을 선도하였고, YG나 JYP 또는 여러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시장에 진입하여 경쟁하게 되었다. 경쟁 과정에서 시장 개발을 위해 해외에 진출하게 되면서 해외 시장의 한류 바람을 일으키는데 아주 혁혁한 역할을 한 것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예술계에도 예술계 스타 기업, 스타 기업인이 부족한 실정이다. 예술이 산업화되고 매력적인 시장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사진_곽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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