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예술경영지원센터는 예술산업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고 이를 발전시킬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자 <예술산업 미래전략 포럼>을 2015년 12월 16일(수)부터 이틀간, 광화문 KT올레스퀘어 드림홀에서 개최했다. ‘예술산업, 창조적 미래를 열다’라는 대주제로 진행된 포럼에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는 예술산업의 미래전략을 만들어 가기 위해 국내외 26명의 전문가가 참여했다. 이에 ≪weekly@예술경영≫은 포럼의 각 발제자들의 발표 내용을 간략히 정리해 소개한다.

로랜드 쿠쉬너(Roland J. Kushner) 교수는 미국 뮐렌베르그 대학에서 예술경영, 행정, 전략 등 비즈니스 분야를 가르치며 문화경제 예술경영 비영리조직의 경영 전략 등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해 왔다. 1984년부터 1987년까지 그는 미국에서 가장 큰 야외 음악 축제 중 하나인 베들레헴 뮤직페스트(Bethlehem Musikfest)의 창립자 및 총괄 감독으로 활동하였고, 1987년부터 1990년까지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합창단 중 하나인 베들레헴 바흐 합창단(Bach Choir of Bethlehem)의 감독을 역임하였다. 1983년에서 2006년까지, 미국인을 위한 예술 분야의 연구를 제공하는 ‘쿠쉬너 경영 자문 서비스(Kushner Management Advisory Services)’를 주도하기도 하였다. 그는 <예술산업 미래전략포럼>에서 ‘Americans for the Arts’와 공동 개발한 미국의 ‘내셔널 아트 인덱스’ 소개와 함께, 한국 상황에 적용 가능한 문화예술 분야 성과 측정 지표 개발의 토대를 제시해 주었다.


  • 일 시ㅣ
    2015년 12월 17일(목)
  • 장 소ㅣ
    광화문 KT 올레스퀘어 드림홀
  • 주 제ㅣ

    예술산업, 창조적 미래를 열다
    세션 5. 예술산업 기반구축_통계 및
    데이터의 활용–미국 Arts Index를 중심으로
  • 발제자ㅣ

    로랜드 쿠쉬너_뮐렌베르그 대학교수

문화예술 측정 지표의 탄생

1970년에 발간된 『미래의 충격(Future Shock)』에서 앨빈 토플러는 미래가 어떻게 변할지에 대해 예측하며, 문화예술 분야의 합리적인 정책 이행을 위해서는 문화예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할 수 있도록 특화된 데이터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미국의 ‘내셔널 아트 인덱스(National Arts Index)’는 미국 전역의 문화예술계 건전성에 대한 시계열 측정 지표로서, 앨빈 토플러가 피력했던 문화예술계 측정 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하는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내셔널 아트 인덱스는 2000년부터 2013년까지 문화예술 분야 거시적 흐름을 81개의 지표로 분석 및 정리한 것이며, 현재 6차 연구까지 진행되고 있다. 최신 자료인 2014년 데이터는 2015년 말에 보고서가 출간될 예정이며, 이전의 자료(2000년부터 2013년까지)들은 온라인 사이트에서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내셔널 아트 인덱스(National Arts Index)란?

2000년대 초, 미국의 문화예술계 관계자들은 ‘미국 문화예술의 전반적인 특성이 무엇인지’를 증명하기 위한 데이터의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하였다. 때마침 경제적 여유가 있는 주최 및 단체가 연구비를 기부 및 지원하겠다고 나섰고, 이에 문화예술 분야 민간 전문 연구기관이자 홍보기관인 ‘Americans for the Arts’가 이 지표개발 연구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었다. 이때 나는 내가 속한 뮐렌베르그 대학의 연구진과 ‘Americans for the Arts’의 부회장인 랜디 코헨(Randy Cohen)과 함께, 2005년부터 예술지표에 대한 공동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다.
우리의 연구진이 개발한 미국 국립예술지표의 가장 큰 특징은 ‘균형성과표(Balanced Score card)’이다. 단순히 매출 또는 수익 등 경제적인 수치로만 문화예술 분야의 성과를 파악하였던 이전 방식과 달리, 다각적이면서도 거시적으로 문화예술 분야를 분식 및 파악할 수 있도록 문화예술 분야 균형성과표는 크게 4가지 부문 아래 세부지표 81개로 설계했다. 4가지 부문은 크게 재무 흐름(financial flows), 역량 및 고용 인프라(capacity and infrastructure), 예술 분야 참여도(arts participation), 타 산업군 대비 경쟁력(competitiveness)으로 구분된다.



문화예술 분야 균형성과표 4가지 부문 ▲ 문화예술 분야 균형성과표 4가지 부문

내셔널 아트 인덱스는 기준 년도(2003년=100.0)의 수치를 기준으로 시기별로 그 수치가 얼마나 증가 또는 감소했는지를 비교할 수 있도록 분석되어 있다. 즉, 시기별 순위나 등급을 매기기보다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 양상을 파악할 수 있게끔 한다. 아래의 그래프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03년부터 2013년까지의 결과 값은 미국 문화예술계의 스토리이자 역사라고 할 수 있다. 간단히 살펴보면, 2004년부터 2007년은 꾸준히 결과 값이 상승한 반면, 2000년대 후반에는 급속도로 하락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문화예술 분야 지표가 미국의 경제 상황(2000년대 후반 세계 금융위기 등)과 상당히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보여준다.



내셔널 아트 인덱스(National Arts Index)의 종합 결과 값(2000~2013) ▲ 내셔널 아트 인덱스(National Arts Index)의 종합 결과 값(2000~2013)

아래의 4개 그래프는 균형 성과표 부문별 세부 결과 값이다. 요약하자면, ‘재무상태’에서는 경제 성장세와 함께 하락하다가 다시 회복세를 보이는 반면, ‘역량 및 고용 인프라’ 부문에서는 경제 성장세와 크게 상관없이 인적 자원 및 역량 수치는 크게 하락하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예술 분야 참여도’ 부문의 비율은 꾸준히 상승 중이며, ‘타 산업군과의 경쟁력’ 부문에서는 급격하게 감소세를 보이다 점차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부문별 흐름이 같은 미국의 경제 상황과 같은 추세로 변화하거나, 아예 반대의 경우로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어 미국 문화예술 분야의 거시적인 상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재무 흐름(financial flows)

재무 흐름(financial flows)

역량 및 고용 인프라(capacity and infrastructure)

역량 및 고용 인프라(capacity and infrastructure)

예술 분야 참여도(arts participation)

예술 분야 참여도(arts participation)

타 산업군 대비 경쟁력(competitiveness)

타 산업군 대비 경쟁력(competitiveness)

▲ 균형성과표 부문별 세부 결과 값

예술 지표의 활용 및 성과, 그리고 잠재성

현재 내셔널 아트 인덱스는 정부, 교육, 연구기관 등 다양한 곳에서 활용된다. 미국 백악관에서 정책 입안 과정에 활용 및 인용되는 것은 물론이고, 예술경영 교과서에도 참고자료로 제시되기도 했다. 특히, 내셔널 아트 인덱스에서 모티브를 얻어 개발된 지역 예술 지표(local Arts Index) 또한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지역 예술 지표는 한 국가 내 특정 지역 간 비교가 가능하도록 고안되었다. 미국 내 카운티별 아트 인덱스(Arts Index)라고 보면 된다. 이 지표를 지역별로 어떻게 선별하고 활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해답으로서 추가 연구 및 개발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내셔널 아트 인덱스의 결과는 미학적 가치 보존(aesthetics), 창의성(creativity), 표현 및 소통(expression), 문화적 정체성 확보(identity), 혁신(innovation), 기록 및 보존(preservation), 번영(prosperity), 기술 및 역량(skills), 사회적 자본 축적(social capital) 등을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물론 내셔널 아트 인덱스에 대한 다양한 비판들도 제기되고 있다. 샘플 데이터를 가지고 이것을 너무 과대 포장하거나 아니면 확대 해석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고, 균형성과표 이외에 다른 방법과 모델로 분석할 수 있지 않느냐는 의견도 제기되었다. 또한 지표가 너무 많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내셔널 아트 인덱스의 한계점들은 이 지표의 잠재성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지표의 한계점을 극복시키는 새로운 연구가 미국 및 캐나다를 중심으로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문화, 사회 분야 연구자뿐만 아니라 박사 과정 중인 관련 전공 학생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고 있다. 향후 더 다양한 분야, 주최들에 의해 미국의 내셔널 아트 인덱스가 활용 및 발전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국 또한 이것을 벤치마킹하여 문화예술 분야의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하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사진촬영_곽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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