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예술경영지원센터는 예술산업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고 이를 발전시킬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자 <예술산업 미래전략 포럼>을 2015년 12월 16일(수)부터 이틀간, 광화문 KT올레스퀘어 드림홀에서 개최했다. ‘예술산업, 창조적 미래를 열다’라는 대주제로 진행된 포럼에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는 예술산업의 미래전략을 만들어 가기 위해 국내외 26명의 전문가가 참여했다. 이에 ≪weekly@예술경영≫은 포럼의 각 발제자들의 발표 내용을 간략히 정리해 소개한다.

공연예술, 특히 연극을 영상 매체를 통해 접한다는 것은 생소한 일이다. 그러나 연극이 가지고 있는 드라마적 요소는 영상을 매개로 하여 더 쉽게 전달되고 확산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연극의 영상화를 통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조하는 것은 공연예술이란 장르를 넘어 예술 분야의 새로운 융복합 비즈니스 모델로서 조명할 가치가 크다. <예술산업 미래전략포럼>에서는 고충길 ㈜컴퍼니 숨 대표를 통해 공연예술의 영상화에 관한 발전 가능성을 타진해 봤다.


  • 일 시ㅣ
    2015년 12월 17일(목)
  • 장 소ㅣ
    광화문 KT 올레스퀘어 드림홀
  • 주 제ㅣ

    예술산업, 창조적 미래를 열다
    세션 6. 예술기업의 새로운 변화_
    공연 유통채널의 변화(공연영상화)-DnC Live
  • 발제자ㅣ

    고충길_(주)컴퍼니 숨 대표

좋은 예술작품을 감상하며 느끼게 되는 감정은 특별하다. 그리고 그 감동을 재현하기 위해 작품을 저장하고 싶어 한다. 지금은 우리가 예전에 감동받았던 예술작품을 언제든지 스마트폰, PC 등을 통해 다시 ‘불러오기’할 수 있다. 물론 제한적이긴 하지만 그 이미지들을 상기했을 때 옛날의 추억을 되짚어 볼 수 있다. 그런데 예외인 분야가 있다. 무대예술 분야가 그렇고 연극 분야가 더욱 그렇다. 1년에 약 1,800여 편의 연극을 무대에 올리고 있으나 연극물에 대한 아카이빙은 취약한 상태이다. 정부 지원을 통해 일부 공연들이 저장되었지만, 작품의 감상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기록물의 성격에 가깝다. 이러한 연극에 대한 아카이빙과 더불어 소비자와 어떻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인가 하던 고민 끝에 ‘DnC Live’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DnC Live’는 연극의 영화적 만남인 동시에 새로운 장르라고 할 수 있다.



NT Live <햄릿>

▲ NT Live <햄릿>

영화연출기법을 이용한 연극의 재생, DnC live

‘DnC Live’는 특히 예술의전당의 ‘SAC on screen’과는 본질적으로 두 가지 측면에서 다르다. 먼저 영상물의 유통 경로가 다르고, 그 다음은 무대라는 프레임에서 공연 연출자에 의해 연출되는 연극 작품을 영화감독의 시점으로 구성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우리가 영화연출기법이라는 도구를 사용해 연극을 재생한 이유는 사람들이 연출적으로 스펙터클하면서 친절하고 자상한 영화라는 매체에 매우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프로젝트인 <혜경궁 홍씨>는 2014년 12월에 공연된 연극으로, 영상화를 위한 촬영은 프레스 리허설 전날 진행되었다. 촬영을 위해 국립극단에서 극장을 제공하였고, 연희단거리패에서 시현하였다. 컴퍼니 숨에서 기획 제작을 담당했고 촬영은 이틀 동안 진행되었다. 약 103명의 스태프들이 동원되었고 약 9천만 원의 제작비가 소요되었다. 주요 유통 경로는 극장, IPTV, 모바일, 인터넷 VOD 서비스이다. 게다가 현재 블루레이와 DVD를 제작하고 있다. 판매 성과로는 해외 판매를 통해 러시아와 수출 계약을 맺었으며 추후 일본과 중국에 수출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공연의 영상 제작은 무대라는 한 프레임 안에 공연자와 조명, 효과, 카메라, 마이크 등이 설치되는 탓에 연기 외에 집중해야 하는 것들이 많다. 또한 촬영을 위한 환경도 녹록치 않은데 실제 무대에서 재현되는 연극의 경우 1막이 올라가고 엔딩 커튼콜까지 쉼 없이 관객에게 전달되지만, 영화적 촬영 방법은 무대에 올라가 있는 카메라를 고려해야 한다. 때문에 컷이나 장면들을 구분해야 하고, 한 호흡으로 진행되지 않고 한 컷, 한 컷을 구분하여 제작해야만 한다. 혹자는 이러한 과정이 연극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DnC live’는 연극의 변형을 최소화하고, 연극이 가지는 내용을 충실히 재현하는 데에서 해법을 찾았다. <혜경궁 홍씨>의 경우 실제 영상물 상연 시간이 134분이었고 공연은 135분임을 감안해 본다면 실제 연극과 내용적 차이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연극의 영상화 작업이 현재 공연되는 연극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프로젝트 초기만 해도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다. 일부 연극계 종사자는 “가뜩이나 대학로 연극에 관객이 모이지 않고, 늘어나는 속도가 이렇게 느린데 극장이나 IPTV에서 상영하게 되면 어떻게 되겠냐?”라는 말까지 했다. 영국 국립극장의 관객 설문 조사는 NT라이브를 통해 공연 정보를 접하게 되며 이는 영화 관람객의 연극에 대한 관심도를 증가하게 만들었다고 결과를 발표한 적 있다. 메인 관객층이 중장년층이었으나 NT라이브가 상영된 후부터는 관객 연령이 20~30대로 확장됐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다.



<혜경궁 홍씨>

▲ <혜경궁 홍씨>

공연영상화의 잠재력과 가능성

공연영상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쟁력 있는 시장과 콘텐츠가 확보되어야 한다. 영상물에 대한 산업적 환경을 살펴보면 한해 1인당 4.2회, 총 관객 수 약 2억1천만 명이 영화 관람을 통해 영화를 접하고 있다. 자국 영화 선호도 인도에 이어서 두 번째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IPTV, 모바일, 웹하드 등 다른 디지털 플랫폼 관객들이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연극시장은 대학로라는 특정한 장소에 중·소극장이 150개 밀집되어 있고, 여기에서 1년에 1,821편의 연극이 무대에 올라가고 있다. 또한 한국 연극의 경쟁력이 세계적으로 상당히 높다는 것은 여러 예술 단체의 해외 진출을 통해 증명된 사실이다. 공연을 영상화한 작품들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에 ‘DnC Live’는 극장개봉 해외 판로, 제한적 상영관들을 통해 시장에 진출하려 한다.

두 번째는 연극의 수출이 가능해진다는 점이다. K-POP, 영화, 드라마, 게임, 한식 등 아시아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한류 열풍이 일어나고 있으며 연극 또한 예외일 수 없다. 실제로 <혜경궁 홍씨> DnC Live 프로젝트를 완성한 후 2015년 11월 러시아와 수출 계약을 체결하였다. 많은 돈은 아니지만 의미 있는 성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다시피 영국의 'NT Live', 뉴욕의 'The Met', 그 외 오페라를 실황으로 찍어 전 세계에 개봉하는 배급사들은 자국 내에서 실연된 작품을 영상화하여 해외 판매, 배급을 늘려가고 있다. 영국에서 진행되는 NT라이브는 국립극장에서 공연되는 작품을 실시간 드라마 방식으로 촬영해서 같은 시간대에 있는 유럽 국가들에게 라이브로 전송하고, 이로 인해 유럽 국가들은 같은 시간대에 이 공연을 감상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뉴욕의 'The Met'이라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작품이 국내에 수입돼서 상영되고 있다. 국립극장과 예술의전당, 메가박스, 롯데시네마를 통해 연극과 오페라 등 공연예술 작품들이 상영되고 있고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 생각한다.

세 번째로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써의 예술시장이 열린다는 것이다. 먼저 전문 인력의 고용 창출이 기대된다. <혜경궁 홍씨>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참여한 인원은 마케팅 인원을 제외하고 총 103명이었다. 이렇게 많은 인원이 참여해서 ‘DnC Live’ 프로젝트를 완성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공연 관련 학과는 약 130여 개이다. 이러한 인원들을 소화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 열릴 수 있는 가능성이 공연영상화를 통해 생긴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공연물의 고품질 아카이빙 효과 역시 가능할 것이다. 공연예술에 대한 연구기관, 아카데미가 많이 형성되어 있으나 연극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를 찾아볼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앞으로 공연영상화를 통해 시장 접근성을 높인다면 연극에 대한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의 확장은 자연스러운 결과일 것이다. 그러나 먼저 정부가 초기 시장 구축을 위해 자금을 지원했으면 한다. 새로운 시도들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공연예술 영상 펀드를 조성해 시장에 자금이 원활하게 순환될 수 있게 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사진촬영_곽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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