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해커톤은 ‘해킹(Hacking)’과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로, 정해진 시간 동안 쉬지 않고 기획한 아이디어를 간단한 시제품으로 구현하는 개발 경진대회다.

세계 최대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페이스북(Facebook)에는 하루에 1억 명의 사람들이 방문해 자신들의 소식을 알리고 친구들의 소식에 댓글을 달고 있다. 페이스북을 조금 잘 사용하는 사용자라면 친구들과의 사진을 한꺼번에 묶어서 공개 앨범을 만드는 기능이나 ‘좋아요’ 버튼 대신에 다양한 디자인의 ‘좋아요’ 이미지 스티커를 보낸 적이 있을지 모르겠다. 하루에도 몇 번씩 이용하는 페이스북의 이러한 기능들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만 명 이상이 일하고 있는 페이스북에서 이런 기능들의 탄생과정을 알기 위해선 ‘해커톤(Hackathon)’이란 낯선 용어를 이해해야 한다. 페이스북은 해커톤이라는 행사를 통해서 직원들이 평소에 가지고 있던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구현해 볼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제공한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도 있겠지만, 여러 명이 함께 팀을 이뤄서 페이스북에 필요한 기능을 자유롭게 상상해보고 만들어보는 것이다. 자유로운 실험과 시도를 할 수 있는 일종의 놀이터가 만들어지는 셈인데 그 기회를 통해서 많은 아이디어를 확인할 수 있다.

해커톤(Hackathon)1은 집중해서 무언가를 ‘만든다’, ‘파고든다’라는 의미이다. ‘만든다’, ’파고든다’는 의미인 핵(Hack)과 장시간 달리기를 의미하는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로 모여서 무언가를 만드는 목적으로 활용된다.

해커톤은 창업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해 볼 기회도 제공하며, 페이스북의 사례처럼 회사 안에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열릴 수 있다. 이러한 해커톤은 주로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하는 회사에서 시도하고 있다. 새로 구축한 플랫폼을 홍보하기 위해서 플랫폼 생태계에 종사하는 많은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해커톤을 개최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구글에서는 구글이 가지고 있는 플랫폼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자 대상 해커톤을 개최하고 있다.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활용된다. 가령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 전문가들이 한데 모여 문제 해결을 위한 서비스나 앱을 짧은 시간 동안 만들어서 선보일 수 있다.



참가자들이 팀을 구성해서 의견을 교환하는 모습 ▲ 참가자들이 팀을 구성해서 의견을 교환하는 모습

해커톤을 조금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해커톤 참가자의 하루를 들여다보기로 하자. ‘융합’을 많이 이야기하는 시기. 이것을 빠르게 인식한 민첩한 기업, 기관 등에서 해커톤을 통해 각 분야의 아이디어를 융합해 새로운 창의적인 결과물을 유도하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해 줄 수 있는 개발자와 디자이너들 그리고 아이디어를 구체화 시켜줄 수 있는 전문가도 섭외한다. 짧은 시간에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데 목적이 있으므로 다양한 분야의 참가자들이 필요하다. 예술과 IT의 접목을 생각하고 있었던 사람이라면 해커톤 참여를 통해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미리 팀을 구성해 해커톤에 참석할 수도 있고, 당일에 참가자들끼리 팀을 만들 수도 있다. 당일에 팀을 이루기 위해선 각자가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를 다른 참가자에게 설득력 있게 설명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그 아이디어에 참여하고 싶은 팀원들이 모이고 팀을 이뤄서 작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된다.

해커톤에는 시간이나 인원 등 정해진 규칙은 없다.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면 된다. 보통은 하루에서 이틀, 36시간까지 진행하는 해커톤도 있다. 보통 우리가 마라톤이라는 표현을 빌려오는 경우처럼 해커톤도 마라톤처럼 멈추지 않고 진행된다. 참석자들에게 열정만큼이나 체력도 필수인 이유다. 아이디어로 무장한 뜨거운 열정을 가진 참석자들은 까만 밤을 하얗게 불태우는 것처럼 해커톤에 참여한다. 또한 해커톤은 평소에 계획을 세우고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비하면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므로 완성도보다는 아이디어를 얼마나 구체화를 했느냐가 더 중요하다. 따라서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 등 참가자들은 정해진 시간 동안 최대한 각자의 역량을 발휘한다. 참여 인원수는 보통 50명에서 100명 정도가 참여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해커톤의 기획의도와 목적에 따라서 더 많거나 적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 역시도 정해진 규칙이 있는 것은 아니다. 가령 100여 명이 참여한 해커톤은 10개~15개의 팀이 만들어질 것이고, 이는 10개~15개의 아이디어가 발표되는 셈이다.



마지막 발표 시간까지 작업에 열중하고 있는 해커톤 참가자들 ▲ 마지막 발표 시간까지 작업에 열중하고 있는 해커톤 참가자들

정해진 시간 동안 열정을 다해서 구현한 아이디어는 해커톤 행사의 마지막에 공유한다. 전문가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이 있을 수도 있고, 전문가 없이 참가자들과 공유하는 시간으로 끝날 수도 있다. 이것 역시 해커톤의 기획 의도에 따라 다르다. 해커톤의 기획자에게도 무언가를 만들고 파고드는 핵(hack)이 필요한 이유다.

그렇다면 해커톤을 통해서 나온 결과물은 어떨까? 보통은 우리가 데모나 프로토타입이라고 부르는 정도의 결과물이 나온다. 완성도 있는 결과물을 만들기에는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완성도는 해커톤 이후에 팀원들의 의지에 달려있다. 하지만 해커톤 참가를 통해서 짧은 시간이지만 그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 창업을 위해 해커톤에 참가했던 사람들은 그 기회를 통해서 실제 창업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며, 사회를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바꾸고자 했던 활동가는 해커톤을 통해서 사회혁신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다. 창작자들에게는 그동안 머릿속에만 혹은 노트에만 담겨 있는 아이디어를 손으로 만져볼 수 있거나 눈으로 확인해 볼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 볼 기회가 될 것이다.



열정을 쏟아서 만든 결과물을 참가자들과 함께 공유하는 모습 ▲ 열정을 쏟아서 만든 결과물을 참가자들과 함께 공유하는 모습

창업을 주제로 세계 여러 도시에서 열리는 스타트업위크엔드(StartupWeekend)에는 ‘No talk, All action’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있다. 아이디어는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을 실현하고 구체화하는 사람은 적다. 아이디어가 있거나, 누군가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데 즐거움을 느끼고 싶다면 지금 바로 해커톤에 참여하라. 아니면 해커톤을 직접 기획하라.

이 글을 읽고 해커톤을 경험하고자 한다면 오는 4월 22일(금)부터 24일(일)까지 진행되는 예술 해커톤에 도전해 보기를 바란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부터 기술공학 분야까지 다양한 분야의 참가자들이 무박 3일의 해커톤에 참여함으로써 프로젝트의 가능성과 완성도를 살펴볼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예술 해커톤_전통편 은?


예술 해커톤의 첫 번째 주제인 전통편은, 전통 속 원천소스를 활용한 예술 창업 아이디어 개발∙기획을 위한 무박 3일의 워크숍 <해커톤>과 개발∙기획된 프로젝트의 가능성과 완성도를 살펴보는 <피칭데이>로 구성되어 있다.

대상 |
문화예술분야, 기술공학분야 및 크리에이티브 취·창업 예비·전문인력 등 60명

기간 및 장소 |
해커톤 : 2016. 4. 22(금) ~ 4. 24(일), D-camp 6층 다목적홀
피칭데이 : 2016. 4. 29(금), D-camp 6층 다목적홀

참가신청

양석원필자소개
양석원은 창업생태계허브 D.CAMP 사업운영팀장으로 예비 창업자들 사이에서는 ‘이장님’으로 통한다. 한국에 처음으로 ‘코워킹 스페이스’ 개념을 도입했으며, 건강한 창업 생태계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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