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경영지원센터 스탠드 ▲ 예술경영지원센터 스탠드

대표적 클래식 행사로 자리 잡은 클래시컬:넥스트(Classical : NEXT)

<클래시컬:넥스트>는 2012년부터 시작된 짧은 역사의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40여 개국에서 1천여 단체를 대표해 3천여 명이 참석하는 대표적인 클래식 음악 행사가 되었다. 행사는 크게 ▲쇼케이스 ▲컨퍼런스 ▲엑스포와 필름 스크리닝(Film Screening)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쇼케이스는 참여 예술가와 단체가 짧은 콘서트를 개최하여 클래식 음악 관계자들, 특히 예술단체의 예술감독, 에이전트, 예술관련 미디어 종사자 및 관계자에게 자신들의 작품을 보여주는 형식으로 이틀에 걸쳐 행사 중간 중간에 진행된다. 컨퍼런스는 프리젠테이션, 세미나, 토론, 일대일 라운드테이블 멘토링 등의 형식으로 행사 참가자들이 클래식 시장의 변화 트렌드와 혁신노력을 공유하는 자리로 활용된다. 엑스포는 그야말로 아트마켓으로 음반 레이블, 음악 매거진, 연주자 에이전트, 각종 축제단체와 음악관련 협회, 연주단체 등이 참여한다. 필름 스크리닝은 2015년부터 시작되었는데, 쇼케이스의 비디오 영상시사 버전으로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영국 스탠드 캐나다 스탠드

▲ 영국 스탠드

▲ 캐나다 스탠드

아트마켓 이상의 활동을 공유하는 것

필자가 이전에 참석했던 아트마켓은 IAMA(International Artist Managers' Association), ISPA(International Society for the Performing Arts), 그리고 클래시컬:넥스트이다.

IAMA(International Artist Managers' Association)는 매년 클래식 음악계의 정보를 공유하는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있다. 클래식 음악에 온전히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는 클래시컬:넥스트와 유사하지만, 클래식 공연을 사고파는 아트마켓의 성격이 크게 부각된다는 점이 다르다고 하겠다. IAMA의 컨퍼런스 행사는 실연이나 영상을 보여주는 쇼케이스가 거의 없을 뿐 아니라 행사 참여자들이 토론이나 세미나보다는 영업과 홍보를 위한 미팅에 집중한다는 것도 특징적이다(3일 동안 다른 행사에는 일절 참여하지 않고 미팅만 진행하는 곳도 많다). 이것은 3일이라는 짧은 행사일정에 따른 것일 수도 있다.

반면에 클래시컬:넥스트의 참여자들은 각종 토론이나 공연 쇼케이스에 참가하며 단순히 공연상품을 사고파는 마켓으로서의 기능 이상의 활동을 공유한다. 참가자들의 면면도 차이를 보이는데 IAMA가 개최하는 행사의 참가자들은 클래식 콘서트 기획사나 오케스트라 단체의 종사자들이 대부분인 반면에, 클래시컬:넥스트에 참여하는 참가자들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연주단체, 클래식 음악 매거진, 예술관련 공공단체 및 국가기관, 음반 레이블사와 레코딩사 등 다양한 분야의 클래식 음악 전문가들이 참석한다. 또한 IAMA는 전통적인 클래식 음악을 주로 다루는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반면, 클래시컬:넥스트는 실험적인 클래식 음악을 지향하는 단체들도 상당수 참석하였으며 특히 쇼케이스에 참가하는 대부분의 연주단체들이 더욱 그러하였다.



클래시컬:넥스트 쇼케이스 무대 ▲ 클래시컬:넥스트 쇼케이스 무대

클래시컬:넥스트는 ISPA와도 큰 차이가 있다. ISPA(International Society for the Performing Arts)는 댄스, 월드뮤직, 발레 등 다양한 장르가 한자리에 모인다. 클래식을 전문으로 하는 관련자들이 많지 않으며, 참석자들도 공연을 사고파는 일의 집중도(피치 세션 외에는)가 IAMA나 클래시컬:넥스트의 참가자들보다 덜해 보인다. 실제로 공연 혹은 단체를 홍보하고 직접적인 면대면 세일즈를 할 수 있는 시간은 전체 일정 중 단 하루, 3시간여 정도밖에 없다. 참석자들은 컨퍼런스에 놀라울 정도로 집중하여 컨퍼런스가 진행되는 동안 밖으로 나오는 사람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여서 따로 미팅을 가지기도 힘들다. 다만, 멤버들과의 유대가 끈끈해진다면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행사이다. 특히 공연장(Performing Arts Center)의 예술감독이나 기획공연 프로그래밍을 담당, 결정할 수 있는 직급의 인사들도 많이 참가하기 때문에 행사기간 중 거의 매일 밤 이루어지는 네트워킹 파티 혹은 행사에서 해당 분야의 관계자들과 만나는 것에 힘을 쏟는다면 공연을 유치할 가능성도 대단히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클래시컬:넥스트 개막 파티 ▲ 클래시컬:넥스트 개막 파티

밝지만은 않은 미래, 장점 최대한 살리기

참석했던 여러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에서 대다수의 사람들이 ‘클래식 시장의 미래는 그다지 밝지 않다’는 것에 동의하였다. 특히 관객들과 기부자의 고령화로 인해 유럽과 북미의 클래식 시장은 침체기에 빠진 지 오래이며 새로운 관객층을 찾기 위한 대책을 찾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공연장에서 클래식 공연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여전히 많은 팬들이 클래식 음악을 소비하고 있다. 전통과 실력을 자랑하는 단체들은 그것을 장점으로 내세워 홍보하고 있으며, 실험적이고 독특한 음악을 시도하는 단체들은 그들만의 고유함을 앞세워 홍보하였다. 무엇이 되었든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최대한 앞세워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로테르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 ▲ 로테르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

최대한 많이, 직접적으로 만나라

국내 예술단체가 해외로 진출하기 위해 필요한 전략은 ‘최대한’ 많이, ‘직접적'으로 해외와 접촉하는 것이다. 단시간에 최대한 많은 관련자를 ‘직접’ 만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 컨퍼런스 혹은 아트마켓이며, 이러한 아트마켓에 전문 인력을 보내어 홍보하는 것이 한국 예술단체가 해외로 진출하기 위한 최고의 방법이다. 사실 단체를 홍보하는 수단으로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아마도 이메일이 가장 흔한 수단일 것이다. 하지만 공연장 프로그램 담당자는 하루에도 수십 통의 이메일을 받고 있으며 아무리 뛰어난 공연단체의 소개가 담겨 있다 하더라도 담당자의 눈에는 그저 ‘또 다른’ 이메일일 뿐이다. 그러나 ‘직접’적인, 면대면 접촉을 통한 홍보는 그 효과가 훨씬 크다. 만남을 통해 상대방이 어느 소속의 누구인지 바로 알 수 있고, 단체나 연주자에 대해 관계자로부터 ‘직접’ 소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아 공연의 성사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 또한 컨퍼런스에 참가한 다른 이들과의 인적 네트워크를 이용해 신뢰도를 높일 수도 있다. 국내에서도 중요한 업무인 경우 직접 미팅을 통하여 진행하듯, 단체의 홍보 또한 마찬가지다.



영국 스탠드 캐나다 스탠드

▲ 클래시컬:넥스트ⓒClassical:NEXT



컨퍼런스, 아트마켓에서의 홍보 인쇄물, 미팅 이후의 이메일 또한 중요하다. 홍보 인쇄물의 경우 오탈자나 한국식 영어가 사용되어 상대방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는지 면밀히 살펴보아야 한다. 필자도 국내 어느 단체의 홍보를 도와주기 위하여 그 단체의 인쇄물을 대신 배포해준 적이 있었는데, 번역을 잘못하여 어색한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이러한 인쇄물은 단체의 홍보를 도와주는 것이 아닌, 단체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역할을 할 뿐이다. 철저한 검수를 통하여 누가 보더라도 이해할 수 있고, 신뢰도를 줄 수 있는 완벽한 글들로 단체를 소개할 수 있는 인쇄물로 준비해야 할 것이다.

또한 미팅 이후 상대방이 원했던 자료를 최대한 빨리 이메일로 전송해주는 것도 필수이다. 특히 영상자료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은데, 미리 고화질의 영상을 준비해놓았다가(유튜브나 비메오에 업로드) 미팅 후 바로 링크를 제공해주는 것이 좋다. 영상을 이메일로 첨부할 경우 상대방의 메일용량 제한으로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고화질인 경우 용량이 너무 커 다운로드 받기에도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요즘은 많은 단체가 자신들의 실황 비디오와 소개 자료를 USB에 넣어 배포하는 경우도 많으며 이것 또한 효과적인 방법이다.

국내 예술단체는 전문행정인력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드물다. 특히 해외 아트마켓에 참가해 직접 세일즈를 실행할 수 있는 인력은 더더욱 찾기 힘들다. 필자의 의견으로는 해외로의 진출을 꾀하는 예술단체들을 전문적으로 홍보해 줄 에이전트가 절대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이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 또한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

윤동진필자소개
윤동진은 계명대학교 작곡과를 졸업한 후 플로리다주립대학교에서 예술행정 석사학위를 받았다. 뉴욕의 아스토리아 심포니오케스트라에서 발전협력 담당으로 일하다 귀국 후 부천시립예술단에서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기획, 부천시립합창단 홍보단원으로 재직하였다. 2013년부터는 클래식 기획사인 (주)더브릿지컴퍼니를 운영 중이며 성균관대학교 예술학협동과정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 페이스북 바로가기
  • 트위터 바로가기
  • URL 복사하기
정보공유라이센스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