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공연(쇼케이스) 사업은 단체에게는 제작 구상단계의 작품을 시범공연으로 실현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 기금을 지원하는 기관의 입장에서는 서류심사에 그치지 않고 작품을 직접 접함으로써 보다 좋은 작품을 지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 이 사업의 긍정적 성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2008 창작팩토리 사업의 성과와 개선방안 토론회’가 지난 15일 서울문화재단 대학로 연습실에서 열렸다. 창작팩토리는, 기존의 일회성 제작비 지원을 지양하고, 대본공모→시범공연→본공연→우수작품 재공연 등 공연예술 제작 단계별 중장기 지원을 표방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전국문예회관연합회가 개최한 이번 토론회는 2008년 9월부터 2009년 2월까지 진행된 첫 사업을 마무리하면서 사업의 성과와 향후 개선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되었다. 1차년도 사업 선정작에게는 총 8억 원의 지원금과 함께 다음 단계에 지원할 수 있는 자격과 행정지원이 이루어졌다.

이번 토론회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이승엽 교수의 사회로 2008 창작팩토리 사업에서 연극, 뮤지컬 분야 코디네이터를 맞은 서울예대 김승미 교수와 조용신 뮤지컬 칼럼리스트가 발제를 맡았다. 토론자로는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 2008년도 연극분야 시범공연으로 선정된 창작공동체 아르케의 김승철 대표, 의정부예술의전당 소홍삼 공연기획부장, 서울뮤지컬단 유희성 단장이 참여했다.


작품 개발 단계 지원 긍정적,
시범공연 시행 세부사항 보완 필요

2008 창작팩토리 로고「2008 창작팩토리 사업의 특징과 성과」를 발제한 김승미 교수는 시범공연(쇼케이스) 사업은 단체에게는 제작 구상단계의 작품을 시범공연으로 실현할 기회를 제공하며 기금을 지원하는 기관의 입장에서는 서류심사에 그치지 않고 작품을 직접 접함으로써 보다 좋은 작품을 지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사업의 긍정적 성과를 평가했다. 한편 이 사업이 경연인 만큼 지원 자격, 시범공연 시의 명확한 기술조건 등 공정성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08년도 시범사업에서는 ‘공연되지 않은 창작 연극 및 뮤지컬’이라는 명확하지 않은 지원 자격으로 인해 자체적인 시범공연을 가졌던 작품의 선정이 취소된 사례가 있었다.

「2008 창작팩토리 사업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을 발제한 조용신 칼럼리스트는 작품 성격과 시범공연의 한계에 대해 지적했다. 40분이라는 제한된 시간에 공연이 이루어지면서 불가피하게 축약이 이루어지게 되는데 축약 방식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특별하게 제시하지 않으면서 주요 장면만 선택적으로 보여주거나, 전체적으로 템포를 빠르게 해서 축약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시범공연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들은 비극적인 작품의 경우 템포가 느리다보니 축약하면 역효과가 나거나 주로 음악만을 들려주는 경향이 있다. 이런 종류의 작품 중 대본 단계에서 뛰어난 가능성이 보인 작품에 대해서는 심사위원들의 사전 공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제작 환경이 미비한 개인 참가자의 공정한 경쟁참여를 위해 시범공연을 맡아줄 연출가나 드라마트루기를 연결해주는 방안 등의 보완책도 제안하였다.


경연 등으로 공연축제와 연계,
사업 자체에 대한 대중적 반향 얻을 수도

2008 창작팩토리 사업 평가 토론회(전국문예회관연합회 주최)
이어진 토론에서는 창작팩토리 사업에 대한 기대와 발전방향에 대한 제언이 있었다. 원종원 순천향대학교 교수는 “제작 인력이나 창작집단의 수적 미약함, 인력 배출의 편협성(배우나 연기자 중심) 등으로 인해 체질적으로 약한 우리 공연계의 현실에서 크리에이티브 인력을 육성하고 의욕을 고취시킨다는 면”에서 이번 사업의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발제에서 거론된 지원자격의 정밀화와 심사기준의 일관성 등과 함께 보다 발전적인 사업운영을 위해 원 교수는 사업 대상의 확장과 사업 연계 방안을 제안했다. 콘텐츠 개발 관계자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내부적인 사업집행 차원을 넘어 심사를 공개적 경연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연례 행사화, 혹은 공연축제와의 연계 등을 통해 대중 혹은 마니아 집단의 관심을 높임으로써 향후 대중성이나 시장성을 얻는 기반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2008년도 시범공연 지원과 우수작품 제작지원에 선정된 창작공동체 아르케(선정작품명 <그류? 그류!>)의 김승철 대표는 사업의 첫 해였음을 감안하더라도 사전에 충분한 공지 및 홍보가 되지 못한 아쉬움을 지적했다. 앞에서 형평성과 공정성을 위해 시범공연 시 명확하거나 동일한 환경 제공을 제안한데 반해 참가단체의 입장에서는 시범공연의 한계를 인식하고 다단계로 유연한 형식을 적용하여 작품의 다양성을 폭넓게 수용하면서 심사가 이루어질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그밖에도 지원작 선정 이후 진행과정에서 서류나 행정절차의 간소화와 단순한 제작비 지원을 넘어 홍보 등 공연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간접 지원 또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창작팩토리의 &lsquo;색깔&rsquo; 만들 수도

이번 사업이 갖는 또 다른 의미는 문예회관을 유통과 제작의 적극적인 파트너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창작팩토리 사업에서 우수작품 제작지원과 우수작품 재공연지원은 문예회관과 연관성이 높은 사업이다. 소홍삼 의정부예술의전당 공연기획부장은 문예회관을 적극적으로 메인 또는 공동프로듀서로 참여하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한다는 구상과 실제의 간극이 매우 크며, 첫 해 사업에서는 구체적으로 이러한 목표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부재했음을 지적했다. 이의 개선을 위해 소홍삼 부장은 제작지원 작품으로 선정된 단체의 초연을 문예회관에서 먼저 올림으로써 극장의 브랜드 제고나 레퍼토리 확보 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또한 단체와 문예회관 양자 모두 적극적인 인식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창작팩토리 사업의 궁극적 목적인 레퍼토리화를 실현하고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예술단체와 문예회관간의 파트너십에 입각한 긴밀한 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울시뮤지컬단 유희성 단장은 참신한 소재의 순수 창작이거나 실험성이 강하거나 새로운 스타일이 돋보이거나 또는 진한 감동과 휴먼스토리를 담은 작품 등 창작팩토리에서만 나올 수 있는 작품들의 색깔이 뚜렷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지향하는 노선을 분명하게 함으로써 창작팩토리만의 역할이 생기고 이를 통해 선정된 작품 또한 보다 특별한 가치와 위치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관련자료
2008 창작팩토리 토론회 자료집 [다운로드]


주소진

필자소개
주소진 예술경영지원센터 지원컨설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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