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경영 분야는 취업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다. 심지어 문화예술경영학과를 전공하고 있는 필자도 어렵고 낯선 분야인데, 예술이 좋아 예술 관련 기업의 취업을 준비하는 다른 전공 학생들은 더 당황스러울 정도로 정보가 없다. 사실 예술 관련 기업은 수시 채용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취업 공고에서도 채용정보를 볼 수 없다. 또한, 기업 정보나 이전에 일했던 사람들에 대한 정보도 별로 없다. 그렇기 때문에 취업할 때 내가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하는지, 심지어 이 기업이 어떤 일을 하는지, 이 기업에 들어가게 된다면 내가 어떤 일을 하게 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찾기 어렵고 막막하다. 이번 2016 예술경영 컨퍼런스는 이러한 궁금증을 해결하고 싶었던 취준생의 눈길을 사로잡은 행사였다.

예술경영 직업 세계 특강

28일(월)에는 예술경영 관련 졸업 예정자 및 입직 희망자를 대상으로 현장 전문가의 경험과 노하우 전달하는 예술경영 직업 세계 특강이 열렸다.

공연 이외의 다양한 지식 습득하기!_김지원 이엠케이인터내셔널(EMK International) 대표 공연 분야에도 다양한 직업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내가 지향하는 공연이 어떤 것이지, 나는 어떤 성향, 어떤 관객을 움직이고 소통할 수 있는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내가 어느 쪽에 더 강점을 가졌는지 나를 먼저 알아야 한다. 대형기획사 같은 경우 공연이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경력자를 선호한다. 이 경력은 꼭 공연기획사에서의 경력이 아니다. 이엠케이인터내셔널은 관객을 한 눈에 사로잡을 수 있는 디자인 요소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최근 디자인 회사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신입사원을 채용했다. 만약 대형기획사에서 일하고 싶다면 조급해하지 말고 디자인, 언어, 깔끔하고 단정한 비주얼적인 모습과 컴퓨터 능력 등 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것을 배워둔다면 좋을 것 같다. 또한, 대형 공연기획사에서 일하고 싶다면 너무 공연에 빠지지 말라고 조언한다. 대형 기획사의 경우 예술보다는 산업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IT 같은 전혀 관련 없는 듯 보이는 산업의 이슈도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타 산업의 기업과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다.

TIP!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 일본 뮤지컬 그리고 영화·드라마 같은 큰 시장의 직업군을 공부해보는 것을 예술경영 학생들에게 추천한다. 예를 들어, 현재 공연분야에는 캐스팅매니저가 없지만, 곧 생길 것 같다. 이렇듯 성장해있는 큰 시장을 분석하여 새로 생기게 될 직업군에 대해 미리 준비해 둘 것을 추천한다.

예술경영 현장에서 직접 겪은 노하우를 전달해준 김지원 EMK 인터내셔녈 대표, 안호상 국립극장 극장장, 김노암 큐레이터(왼쪽부터) 예술경영 현장에서 직접 겪은 노하우를 전달해준 김지원 EMK 인터내셔녈 대표,
안호상 국립극장 극장장, 김노암 큐레이터(왼쪽부터)

나의 강점 살려 역량 키우기!_안호상 국립극장 극장장 최근 다양한 시도와 성공적인 변화를 이루어내고 있는 국립극장에 대해 자세하게 들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1990년대 이후 점점 존재감을 잃어갔던 국립극장은 최초의 제작극장 시즌제 도입으로 마케팅 및 관객기반의 변화를 시도했다. 2012년 8월 13일 국립레퍼토리시즌제를 발표하면서 대관 공연을 배제하고 국립극장 3개 단체의 공연을 메인으로 시즌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전통 3개 단체의 공연은 동시대성을 추구하며 전통에 대한 인식을 전환했다. 극장 프로그램 다변화로 장르 확산 및 향유세대의 폭을 확대하고자 노력했으며, 이는 첫 개관 작품인 한태숙 연출의 <장화홍련전> 7회 공연이 개막전부터 매진되어 관객의 마음이 움직였다는 것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또한, 달오름과 해오름극장의 리노베이션 착수, 공연연습장 건립 등 예술가들을 위해 하드웨어를 전면 개편했다. 국립극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우리 이야기에 대한 관객들의 욕구와 전통의 세계화 등 문화트렌드 변화에 집중하고 있다. ‘부활’까지의 고민과 전통문화 가치를 유지하며 사람들을 감동하게 하는 국립극장의 다양한 시도를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TIP! 타 전공 학생이 예술경영 분야에 취업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것을 안다. 나도 처음부터 공연 쪽 일을 한 것이 아니다. 10여 년은 행정업무를 했다. 조수처럼 공연을 어깨너머 배웠고 그것을 통해 용기를 얻었다. 자기 방식으로 자기 나름의 길을 찾으면 될 것 같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강점을 살려 협업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운다면 예술경영 취업의 문을 열 수 있을 것이다.

각 기관의 성향 파악하기!_김노암 큐레이터, (전)세종문화회관 시각예술전문위원 전시하기 위해서는 5가지의 절차가 있다. 이는 발상, 연구, 제작(연출), 운영, 평가로 큐레이터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보통 발상과 연구 부분에서 큐레이터가 되겠다는 원동력을 얻는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취업 후 대부분의 시간을 운영, 평가 부분에 쏟게 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힘들어하고 포기하게 된다. 그러므로 본격적인 취업시장으로 뛰어들기 전에 각 기관의 성향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조직으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 예를 들어 발상, 연구 같은 정성적 평가를 중시하고 그것에 만족감을 얻는 사람은 신생공간이나 작은 기관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만약 운영, 평가와 같은 정량적 평가를 견뎌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서울시립미술관 혹은 지자체 미술관 같은 공공재정을 쓰는 기관의 취업을 준비하는 것을 추천한다. 아무래도 정부예산을 쓰다 보면 복잡한 절차와 서류를 다루는데 많은 시간을 쏟기 때문이다. 사실 일을 시작해보기도 전에 나의 성향이 어떤 것인지를 파악하는 것은 힘들다. 막연하게 ‘나는 평소 이러한 성향이니 이런 분야에 적응을 잘할 수 있을 거야.’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짧은 경험일지라도 좋으니 직접 경험하여 본인이 원하는 방향을 찾는 것을 추천한다.

TIP! 취업의 경로는 많으니 직접 경험하며 부딪히고 깨져보는 것을 추천한다. 빨리 사회에 나가서 다양한 경험을 하며 사회에서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을 추천한다.

예술경영 취업 상담 부스

29일(화)에는 예술경영 관련 일자리 정보와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예술 현장 전문가들이 예비인력을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했다.

다양한 문화예술 일자리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던 예술경영 취업 상담 부스 다양한 문화예술 일자리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던 예술경영 취업 상담 부스
다양한 문화예술 일자리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던 예술경영 취업 상담 부스

국공립기관·문화재단_국립중앙극장, 성남문화재단, 서울문화재단, 예술경영지원센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역시나 가장 인기가 많은 부스는 국공립기관·문화재단 부스였다. 공공기관 부스에서 공통으로 강조하고 있는 부분은 재단 내에서 발행하는 콘텐츠(예를 들어, 국립극장의 미르 그리고 서울문화재단의 문화+서울,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예술경영웹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블로그) 기사들을 꼼꼼하게 읽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재단마다 특정 이슈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를뿐더러, 각 재단에서 관심 두는 분야가 다르므로 이것을 참고하여 관련 지식을 쌓아둔다면 면접이나 논술시험에서 아주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재단과 상담하며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회사 내 보직 이동이 많다는 사실이다. 보직 이동이 잦은 이유는, 다양한 부서 근무를 통해 다른 부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만약 보직 이동이 잦은 업무 분위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재단 취업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것을 권한다. 또한, 아무래도 재단에서는 시각, 공연, 축제, 행사 등 다양한 콘텐츠들을 다루다 보니 여러 가지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을 추천했다.

미술(전시, 경매)_사비나미술관, 에이컴퍼니, 크리스티 한국지사 예상했겠지만, 시각예술 분야 회사에서는 시각예술에 집중하여 관심을 보여 온 학생을 선호했다. 아무래도 전문적이고 학문적인 부분을 다루는 시각예술이라 그런지 석·박사 졸업, 영어 필수, 거기에 제2외국어까지 갖춘 사람을 선호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시각예술 분야는 이미 전문가들도 취업하기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만약 시각예술 분야로 취업하고 싶다면 처음부터 ‘미술관이나 갤러리의 큐레이터가 되어 기획을 하겠어!’라는 마음보다는 ‘천천히 준비해서 차근차근 올라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취업에 임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렇다고 해서 미술 전공이 아닌 사람은 절대 시각예술 분야에서 일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시각예술 분야에서도 행정적인 능력이나 미술관의 계획에 따라 다른 분야의 지식을 갖춘 사람이 필요하기에 미술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며 준비한다면 좁은 시각예술 취업의 문을 통과할 수 있을 것이다.

공연 기획·제작사_마스트미디어, 신시컴퍼니, 인터파크씨어터(블루스퀘어),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 공연예술 회사의 경우 특히 기획사는 공연에 꾸준한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을 선호했다. 공연에 관심을 갖고 작품에 대한 주관과 지식을 쌓을 것을 추천했다. 또한, 일러스트, 포토샵 등 컴퓨터 활용능력을 갖출 것을 강조했다. 특히 하우스어셔 경험이 있는 사람을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였다. 아무래도 하우스어셔를 하게 되면 공연장의 흐름을 알게 되고 자연스럽게 관객과 소통을 한 경험이 생기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공연예술 분야에 취업하고 싶은 대학생이 있다면 학교에 다니면서 한 번쯤은 공연장 하우스어셔로 일해 볼 것을 추천한다.

예술경영인이 되기 위해 모인 예비 예술경영인들 예술경영인이 되기 위해 모인 예비 예술경영인들

예비 예술경영인의 예술경영인 되기

부스를 돌며 모든 기업에서 신입사원에게 원하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바로 언어, 컴퓨터 활용능력, 다양한 경험이다. 그렇다. 예술 관련 기업뿐만 아니라 모든 회사에서 강조하는 부분이다. 예술경영 분야도 예외는 아니었다. 행사가 끝나고 대화를 나눴던 한 참가자에 의하면 비슷한 시기 코엑스에서 진행되었던 공공기관 채용정보 박람회보다 좀 더 구체적이고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다양한 예술 관련 기업들이 한 장소에 모여 상담을 해주는 기회는 정말 드물고 소중하다.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서는 알 수 없었던, 사소하지만 어떻게 보면 굉장히 소중한 정보들을 많이 얻을 수 있었다. 행사가 끝난 지 일주일이 지난 지금, 이날 상담을 받았던 회사의 채용 공고가 올라와 있다. 공고를 보니 더욱 반갑고 다른 사람보다 그 기업에 대한 정보를 조금이라도 더 갖고 있다는 것이 자기소개서를 쓰거나 면접을 준비할 때 많은 힘이 될 것 같았다. 그저 회사를 홍보하기 위해 참여하는 다른 취업 박람회와는 달리 적극적으로 이력서를 봐주시고 조언을 해주었던 많은 예술 관련 기업 관계자분들께 감사하다. 예술 관련 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준비하는 많은 학생들을 위해 이런 행사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TIP! 취업 컨설팅에 올 때는 이력서를 준비하도록. 이력서를 준비하지 못했는데 상담 후 한계를 느끼고 행사 측에서 준비해 놓은 컴퓨터로 예전에 써두었던 이력서를 급하게 인쇄했다. 또한, 컨설팅에 오기 전 어떤 회사에서 상담을 받을 것이고, 어떤 질문을 할지, 내가 이 회사에 들어갔을 때 하고 싶은 분야, 부서는 어떤 것인지, 나에 대한 이해가 먼저 필요할 것 같다.

  • 박상아
  • 필자소개

    박상아는 성신여자대학교에서 문화예술경영학을 공부하였다. 예술을 사랑하고 예술의 가치를 존중하며 다양한 창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자 한다. 현재는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에서 경력을 쌓고 있다.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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