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1일, 대학로 CKL 컨퍼런스홀에서는 기업 협력 사업 개발을 모색 중인 문화예술단체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예술과 기업의 유쾌한 동행> 특강이 진행되었다. (재)예술경영지원센터(이하 예경)의 예술경영아카데미 특별과정으로 진행된 이번 강의는 문화예술단체와 기업 간의 협력사업을 위한 기업 사회공헌 및 문화마케팅 개념의 이해를 돕고 사례를 공유하는 시간이었다. 그 중 한화 호텔&리조트 커뮤니케이션팀 공은미 과장을 통해 기업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협력 프로젝트와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들어보았다.

<예술과 기업의 유쾌한 동행> 강의 내용

프로그램 명 강의자
동행을 위한 기업의 이해 최재호
현대자동차그룹 사회문화팀 부장
사례로 보는 기업협력 프로젝트 공은미
(한화 호텔&리조트 커뮤니케이션팀 과장)
박필규
(GS칼텍스 CSR추진팀 팀장)
문영휘
(현대아산 원가관리팀 파트장)

최근 사회공헌활동의 트렌드 및 이슈

오랜 기간 조용히 심장병 환아를 도운 기업, 앞장서서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한 기업, 사회적으로 귀감이 되는 인물에게 의인상을 전달한 기업의 이야기들을 우리는 언론을 통해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이런 사례로 보자면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에는 기본적으로 ‘진정성을 갖고 취약계층을 돕고 의로운 일을 지원하는 것’이라는 의식이 있는 듯하다. 현 시점에서는 시대의 흐름에 맞게 이러한 모습들도 변화·발전하고 있다. 기존 기업 사회공헌활동은 사회복지 분야의 취약계층 단순지원활동에서 시작했고, 그 다음 단계로는 각 기업에 적합한 전략적이고 체계화된 사회공헌활동이 주를 이루었다. 예를 들자면, 기존의 사회공헌 활동이 취약계층 청소년들을 선발해 장학금을 주는 방식이었다면 요즘은 청소년들이 스스로 인생에 전환점이 될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투자하는 식이다. 단순한 자선사업에서, 이제는 사회 구성원의 지지를 받으며 지원 대상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기업은 모든 사람들의 지지를 받으며 사회적 변화를 도모하는 사회공헌활동을 모색 중 이다. 기업이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을 모색하고 있는 만큼 협력 NGO기관 및 문화예술단체, 관련 정부부처 와의 섬세한 Win-Win 전략이 필요하다. 사회 환경의 다변화에 따른 사회 문제에 빠르고 효율적인 대응이 필요한 세상이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문화예술 분야 역시 행동으로 동참하는 사회공헌 협력 프로젝트에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타 기업 대비 한화호텔&리조트 사회공헌활동의 차별점

이번 <예술과 기업의 유쾌한 동행>에서는 여러 기업 담당자들이 각 기업의 문화예술 협력프로젝트의 방향과 사례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그 중 한화호텔&리조트는 16년간 일관성·지속성·영속성을 기반으로 사회공헌활동의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계획을 체계적으로 추진해왔다. 우리 기업만의 사회공헌 활동의 특징은 첫째, 한화 B2C(business to consumer, 기업 대 소비자간 거래) 기업의 특성인 네트워크, 인적자원, 인프라를 활용해 특화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 둘째 민-관-NGO 간의 네트워크 구축 및 협력 체계관리로 순조롭게 운영된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재청, 교육부, 지자체 등 관공서와 NGO단체들과 프로그램을 공동기획하여 함께 실천한다. 셋째, 2002년부터 전문 사회공헌담당자들을 배치해 사회공헌 프로그램에 전문화·차별화된 기획-실행-평가가 가능하다. 이러한 큰 특징과 방향성을 배경으로 인재육성·응원·친환경·자원봉사 분야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생겨날 수 있었으며, 그 중 문화예술 분야와 관련된 사례를 들자면 다음과 같다.

문화예술 사회공헌 협력 프로젝트의 사례들

지난 2009년부터 시작해 올해 10년차, 시즌4기를 맞이한 ‘한화예술더하기’는 기업 문화예술 사회공헌 효과조사 연구에서도 우수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선정된 바 있으며, 내부적으로도 해당 분야의 우수한 협력 사례로 손꼽히는 프로젝트이다. 문화예술, 사회복지, 인재육성(교육), 환경 등 다양한 분야를 연계성 있게 통합하여 기획, 운영한 점이 핵심으로, 전문 예술가·예술단체가 강사로, 한화 임직원 봉사자는 보조강사로 참여해 청소년들에게 시각·미디어 등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 체험교육을 제공하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본 프로젝트의 취지는 참여하는 청소년들이 창의적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 임직원들에게는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자아성장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강사로 참여하는 예술가들에게는 경제적 지원과 함께 예술가로서 안정적인 활동 기회를 제공함으로서 사회적 공유가치를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기울이는 프로그램으로써, ‘한화예술더하기’는 기업(한화사업장)과 매개기관(한국메세나협회), 예술단체, 협력기관(지역사회, 학교, 사회복지관 등)의 유기적 협업 체계를 중요시 하고 있다. 또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매년 자문·평가위원들이 정기적인 사업의 성과 평가를 하고, 3년 단위로 사업 기획 단계에서 평가 결과를 반영 한다.

한화호텔&리조트 문화유산 진로교육 한화불꽃탐사대 한화호텔&리조트 문화유산 진로교육 한화불꽃탐사대 한화예술더하기 봉사활동 모습 한화예술더하기 봉사활동 모습

이와는 조금 다르지만, 앞으로 보다 발전적인 기업 협력 프로젝트를 위해 아쉬운 점을 꼽아보자면 순수 문화예술 분야 지원 사업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대중을 위한 미술전시회, 클래식 공연, 전통문화 공연 등 규모 있는 후원은 예산 책정이 현실적으로 부족한 실정으로 신규로 협력 지원하기 어려운 사업이 많고, 특히나 유명한 공연에 대중들의 관심과 사랑이 집중되는 경우가 많기에 더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문화예술 협력 프로젝트는 현실적으로 CEO의 의지가 확고하지 않는 이상 기획·후원하기 어렵다. 한화의 경우 ‘응원’테마에 속하는 ‘청년 예술가 지원 사업’은 그 성과에 대한 사회공헌 임팩트와 이를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기준지표가 부족하여 의사결정권자들의 관심을 유도하기도, 일반대중의 관심을 유도하기도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러한 현실적인 이유에서 순수 문화예술 분야는 기업 담당자에게도, 외부의 예술단체에게도 진입장벽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문화예술 사회공헌 프로젝트 시 애로사항

기업 사회공헌 분야 담당자는 거대하고 체계화된 조직의 일원으로서 시스템화된 보고절차와 의사결정 단계를 따라야 한다. 또한 대부분 담당자는 다른 업무와의 겸직으로 인해 행정처리 업무 또한 막대하다. 따라서 소통 단계마다 긴 시간이 필요하고, 그 방식도 다소 딱딱하거나 방어적일 수 있다. 비교적 유연한 업무 진행이 가능한 예술단체 혹은 자유로운 사고방식의 예술가에게는 기업의 이러한 점들을 이해하고 접근해 주시기를 바란다.

특히 사회공헌 프로젝트의 경우 이해관계가 복잡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협력사업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서로 간의 의견 차가 생기기 마련이다. 예술단체의 사정이나 배경에 대한 이해도에 기업의 담당자와 임원(의사결정권자) 간 격차가 있기 때문에 때때로 의견 차이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에 따른 해결점을 찾기 위해서는 이해 관계지자 간의 상생을 위한 협력이 필요하다.

기업 사회공헌 담당과 문화예술인이 직접 소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간매개자로 한국메세나협회와 같은 비영리기관이 문화예술 협력 프로젝트에 동참할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문제해결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고, 접근방식을 재정의함으로써 많은 문화예술단체들의 역량을 높일 수 있으며, 예술단체를 선정·연결하는 과정에서 예술가들의 영향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한화예술더하기’ 관계기관 협력 체계 ‘한화예술더하기’ 관계기관 협력 체계

기업 사회공헌활동 전문가의 제언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들은 차별화된 사회공헌 트렌드를 주도하기 위해 문화예술을 접목한 많은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한다. 그런데 모든 기업이 차별화된 것을 좇다 보니 결국엔 비슷해지고 마는 악순환이 생기면서, 단기 성과로 계속해서 새로운 것만을 기획하려는 오류가 발생한다. 이러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예술 분야, 기업 사회공헌 분야 모두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 즉, 자기다움이 중요하다. 비슷한 CSR 프로그램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정체성과 미션을 명확히 설정해 본질이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방향성을 유지하면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실천력과 지속가능성을 수반해야 한다.

예술가·예술단체는 목적에 적합한 기업을 선별하여 협력을 제안할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해당 기업 브랜드의 주요 속성을 분석하여 문화예술과 접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제안해야하며, 이 프로그램의 실행함으로써 사회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해결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결과 보고서 또한 준비해야 한다. 또한, 기업 입장에서는 소비자의 부정적 연관성을 최소화하여 사회공헌을 진행해야하고, 단순 후원사 표기를 통한 홍보 효과를 CSR 성과로 평가하는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

우리나라 사회공헌활동이 보다 많은 문화예술 사회공헌 프로젝트로 발전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기 위해선 시민 모두가 문화예술을 가까이서 느끼고, 배우고, 즐기고, 나눌 수 있도록 수준 높은 문화예술을 접하고 만날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이 좀 더 많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술단체, 기획자들이 기업 담당자와 함께 공감하고 소통할 시간 역시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 공은미
  • 필자소개

    공은미 과장은 한화호텔&리조트 커뮤니케이션팀 소속으로, 2002년 한화그룹 사회봉사단이 구축되는 시기 사회복지사로 입사하였다. 현재까지 한화리조트 부문, 더플라자, FC부문 기업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업무를 총괄 담당하며 민-관 협력사업 및 비영리기관, 문화예술 협력 기업사회공헌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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