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토크’는 편집위원들이 한 달간 문화예술 분야의 주요 뉴스에 대해 전후 맥락을 짚어보고 의견을 나누는 코너입니다.
이번 호 이슈토크에서는 서울문화재단의 예술지원사업 심사 발표 지연으로 인해 발생한 논란, 공연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카카오, 2018 예술인 실태조사 등을 다뤘습니다. 서울문화재단 이슈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으로 향후 문화재단의 자율성과 독립성, 지향, 운영 방식 등에 대한 논의를 기대하게 합니다. 물론, 서울문화재단의 향후 대응이 어떨지도 궁금합니다. 카카오의 공연시장 진출은 사실상 독점으로 운영되던 공연 예매 플랫폼의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났다는 점이 일단 눈에 띕니다. 앞으로 접근성을 향상시킨 플랫폼을 넘어 공연시장 확대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예술인 실태조사를 두고 언론은 매번 예술인들의 ‘가난 프레임’을 확대 재생산해 왔습니다. 편집위원들은 예술인들을 구휼의 대상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을 넘어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예술인들의 실제 현실을 온전히 읽어내기 위한 조사 방식 정교화에 대한 이야기를 자료읽기에서 더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문화재단 예술지원사업 지연 사태

서울문화재단, 180억 예술지원 일방 연기 ‘논란’...‘조속히 대책 강구’
서울문화재단 ‘예술지원사업’ 내우외환…왜?


  • 안태호

    지난 3월 20일, 서울문화재단이 홈페이지를 통해 ‘2019년 예술지원사업 심의결과 발표일정 안내’라는 글을 게시하며 조직 개편과 심의 건수의 증가를 이유로 발표 일정 연기를 알렸다. 지연에 따른 후속 대책 마련을 위해 재단이 4월 2일 예술계 간담회를 가졌지만 예술인들과 이해관계자들에게는 충분한 답변이 되지 못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 변순영

    문화재단에서 조직 개편을 할 때는 이사회 의결과 소속된 지자체의 확인과 승인이 필요하다. 지원 사업의 프로세스는 거의 시스템화되어 있다. 서울문화재단의 올해 공모 사업 공고 시기는 비슷했고, 예산 규모나 접수 건수, 심의 일정은 예측 가능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월 조직 개편 전후 재단이 그런 부분을 시뮬레이션을 해 봤어야 할 텐데, 과부하에 대한 예상과 대응책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건 의아한 일이다.
  • 설동준

    서울문화재단에서는 간담회 이후 현장 의견에 대한 후속조치 네 가지를 별도로 공지했다. 첫째, 심의 중간에 세부 서류심의결과 발표 일정을 별도로 공지하고, 둘째, 사업수행역량 평가 요소에 사업 일정 지연 내용을 반영하지 않도록 했으며, 셋째로 공연장 대관 및 취소에 따른 불이익은 해당 극장에 협조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의견 청취를 위한 오프라인 창구도 마련했다. 다만 현장에서 제기된 지원 사업 미선정자를 위한 방안은 없었다.
    지원 사업 지연 자체의 문제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재단 내부에서 잠재하던 갈등 구조가 이 이슈를 통해 거론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보자면, 지금은 재단이 행정적·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조치가 별로 없어 보인다. 정무적 감각을 가지고 신뢰를 어떻게 회복을 할지가 남아 있다.
  • 안태호

    김종휘 대표가 발표한 재단의 비전과 미션이 예술보다 시민성 쪽에 방점을 찍은 것이 아니냐는 의문, 혹은 문제 제기들이 있었다.
  • 김규원

    문화재단은 예술과 시민의 매개 역할, 즉 중간자로서의 역할이 있다. 따라서 어느 쪽에 비중을 더 둘지는 재단의 비전과 철학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번 문제는 비전과 철학을 내·외부에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 그리고 이것을 실행으로 엮는 부분에서 문제가 발행했다고 본다.
  • 설동준

    문화부 산하기관뿐만 아니라 지원 기관 전체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지점은 선출직 대표가 아닌 임명직 대표의 경우 그 사람이 가진 비전과 사업 방향에 대해 이해관계자들이 어떻게 개입할 수 있는가라는 부분이다. 서울이라는 지자체의 사이즈를 생각할 때, 서울문화재단의 예술 정책 구조가 바뀌면 현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대통령이나 시장 등 선출직 대표의 경우 공약을 걸고 그에 대한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재단 대표와 같은 임명직은 이해관계자들의 생태계에 대해 사전에 공론을 만드는 액션이 없다. 적어도 재단 정관상의 정해진 목적사업에 대해서는 재단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 이해관계자와도 정책 토론회든 공청회든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가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

공연 티켓 시장에 합류한 카카오

공연 사업 뛰어드는 카카오...인터파크 독주 제동걸까?
카카오의 멜론티켓, 카카오톡 등에 업고 인터파크 대항마 될까


  • 안태호

    카카오가 본격적으로 공연 예매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는 뉴스도 살펴볼 만하다. 카카오는 2016년 6월부터 기존에 자사 음악 플랫폼 멜론에서 멜론티켓이라는 티켓 예매 서비스를 시작해 왔다. 올해 3월에는 카카오톡 앱 내에 공연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멜론티켓과 연동하여 바로 티켓을 예매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강화했다.
  • 조인선

    2년 전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콘텐츠 미디어 자회사인 카카오M을 통해 공연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네이버가 하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고 본다. 다만, 카카오라는 플랫폼이 좀 더 접근성이 좋다는 게 변수가 될 것이다.
  • 설동준

    사용성만 놓고 보면 인터파크보다 낫지 않을까. 사실상 인터파크가 독점하던 시스템에서 또 하나의 대안이자 옵션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 이한빛

    전체 공연 시장 규모를 8천억에서 1조 사이로 보고 있다. 그중 인터파크가 70~8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터파크는 지난 10년간 뮤지컬, 연극, 콘서트 등 공연에 많은 투자를 했다. 그중 괜찮은 작품이 나오면 티켓 플랫폼을 통해 판매를 촉진하고, 투자에 따른 수익금도 회수하는 거다. 어찌 보면 이것도 일종의 수직계열화 방식이다. 카카오도 단순히 쉽게 예매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8천억 공연 시장에서 어느 정도 파이를 가져가겠다는 거다. 뮤지컬 제작사인 EMK 뮤지컬 컴퍼니와 합작회사를 만든다는 게 그 일환이다. 공연 시장 자체를 공략하겠다는 거지 단순 플랫폼 장사는 아니라고 본다.
  • 안태호

    거대 자본이 투입될 수 있도록 시장 자체가 커지기 위해서는 공연 시장 정보가 투명해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오는 6월부터 시행되는 공연법 시행령·시행규칙이 개정되어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서 공연 기획, 제작사, 티켓 판매처, 공연장의 공연 정보 제출이 의무화된다.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겠다.

2018 예술인실태조사 결과 발표

국내 예술인 72% 월수입 100만 원 이하


  • 안태호

    『2018 예술인 실태조사』가 발표되었다. 실태조사가 발표될 때마다 비슷한 기사들이 언론지상을 장식한다. 주로 ‘예술인 절반 이상 예술활동 월수입 100만 원 이하’ 등 예술인들의 경제적 곤란에 포커스를 둔 내용이다.
  • 김규원

    이 조사에 나타난 월 100만 원 이하 수입액은 예술 행위로 벌게 된 것이지, 생계 수입 전체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오해가 많이 일어나는 부분이다. 그래서 요즘은 전업인가 아닌가를 물어보고 있다. 예술인 조사에 대한 이 헤드라인은 이 조사가 시작된 이후 매년 한 글자도 달라지지 않았다. 통계라는 건 몇 년을 두고 변화를 살펴보는 게 중요한데 아직도 이 결과론적인 타이틀만 갖고 있어 아쉽다.
  • 설동준

    예술 현장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프레임이 썩 유쾌하지 않다. 아직도 정책뿐만 아니라 예술계 현장에서도 최고은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큰 틀에서는 예술 지원에 사용되는 보조금을 일종의 구제 자금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부정적 효과가 계속 발생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42.6%가 겸업 예술인이며, 예술 활동 외 직업 종사 이유가 ‘낮은 소득(46.5%)’, ’불규칙한 소득(27.1%)‘으로 나타난다. 언급되는 겸업 이유인 ‘낮은 소득’, ‘불규칙한 소득’에 대한 실제 예술가들의 사이클이나 구조에 대해 살펴보는 작업이 의미 있을 것 같다.
  • 안태호

    이 조사가 시작된 게 1988년부터다. 「문화예술인 실태조사」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다 예술인 실태조사로 명칭이 바뀌었는데, 조사 방법이 어떻게 달라졌나?
  • 김규원

    2013년 예술인 복지법이 개정된 이후 『2015 예술인 실태조사』부터는 명칭과 규모·방법을 전면 개편했다. 예전에는 예술 관련 협회 회원들만을 대상으로 진행하다가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예술인경력정보시스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국가문화예술지원시스템(NACS)’을 통해서도 관련 정보를 수집한다. 쉽게 말하자면, 조사 대상 모집단의 범위를 크게 확대한 것이다. 이 밖에도 조사 항목의 변화나 온라인 중심의 조사에서 방문 면접으로 방식이 바뀐 것 등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있었다.
  • 안태호

    보고서가 예술인의 창작 환경을 파악하고 복지 정책을 마련하는 근거 자료가 되는 만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내용이다. 예술인 실태조사의 조사 방식 변화에 대해서는 자료읽기 코너를 통해 좀 더 자세히 소개하면 어떨까?
  • 김규원

    조사 방식의 변화 양상을 알게 되면 실태조사를 인식하게 되는 내용에도 실질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실태조사의 변화 내용과 2018년도 조사 결과에 대한 해석을 준비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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