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이슈토크는 예술인 생활안정자금 실행, 박물관•미술관 중장기계획 발표, 클래식 공연장의 젊은 관객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예술인 복지와 관련한 정책은 여러 논란을 낳고 있긴 하지만 조금씩 진전을 보고 있습니다. 2.2%의 금리는 예술인들이 기존 금융권에 부담해야 할 이자를 생각할 때 큰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나아가 투자수익률을 최우선으로 하는 콘텐츠진흥원 융자사업 등에서 예술계의 목소리를 어떻게 반영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남기기도 합니다.
박물관 미술관 중장기 계획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일단 신규 시설을 크게 늘린다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실제 운영에서는 소장품과 전시/프로그램의 질을 어떻게 높일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VR 콘텐츠만으로 소장품의 빈약함을 해소할 수 없다는 게 편집위원들의 중론입니다. 부족한 예산이 언제나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인력운영의 묘를 살려 내실을 기하는 박물관•미술관 정책을 기대해 봅니다.
클래식 공연장에 젊은 관객이 절반이라는 뉴스는 반가운 소식임에 틀림없습니다. 서구의 경우 관객들의 노화가 뚜렷해지는 것이 깊은 고민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젊은 관객들의 증가가 일부 매니아들만의 일인지 2, 30대 전반에 클래식이라는 장르의 소구력이 확장된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유보적입니다. 젊은 관객의 증가라는 단순 현상을 넘어 구조적으로 문화소비의 변동을 읽어낼 수 있을까요? 흥미롭게 지켜볼만한 주제입니다.

예술인 생활안정자금 대출 시행

예술인 생활안정자금 융자 시행 금리 2.2%...매월 초순 신청 받아
‘문체부, ‘예술인 생활안정자금융자’대출 시행...생활안정자금 최대 500만원


  • 안태호

    예술인 생활안정자금 융자 정책이 실행되었다. 금리가 2.2%로 결정되었는데, 현장의 반응이 어떻게 나올까?
  • 설동준

    예술인 복지 지원을 본다면 직접지원 외에 다양한 형태의 융자나 자금조달 등 옵션을 만들어가는 게 바람직한 방향으로 본다. 제주문화재단은 제주신용금고와 협약을 맺어 예술인에게 무이자로 최대 2,000만원까지 빌려주는 융자사업을 하더라. 대신 신용금고도 기본적인 이자는 있어야하는데 그걸 재단에서 부담하는 방식이었다.
    예술인 생활안정자금 융자 시행 후에는 앞으로 얼마나 지속적으로 하느냐가 관건이다. 정부부처의 기업투자 관련 부분에서는 투자금이 회수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위험부담을 안고 사업을 한다. 예술분야도 사실은 그런 투자로 생각하고 결과물에 대한 강박을 덜어내는 영역이 생겼으면 한다.
  • 설동준

    제도가 갖는 의미는 크다. 현장에서 일하다보면 4대보험 되는 사람이 별로 없고, 따라서 금융권에서 대출할 때 이자가 너무 부담스럽다. 예술가들은 1금융권의 경우 9%~12% 이자를 부담하게 된다. 2금융권으로 넘어가면 더 심각해진다. 이자부담이 상당히 크지만, 대부분 예술인들이 그런 상황에 놓여있음을 전제할 때 의미 있는 사업이다.
  • 조인선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도 융자사업을 많이 진행하고 있었는데 절차가 너무 까다로워서 예술인들이 뽑히는 경우가 드물다. 실질적으로 주변에서 받아본 사람이 없다. 영화나 애니메이션 쪽은 비교적 사례가 있는 편이다.
  • 설동준

    게임이나 영화가 아니고서는 투자수익률이 없다고 생각한다. 10건 중 1건이 게임이나 영상을 끼고 가는 문화예술사업 정도인거다. 정작 금융권으로 넘어가면 딴 세상 이야기가 된다.
  • 김규원

    군인은 1999년부터 2.85%, 농업은 2018년부터 생활안정자금이 있었는데 금액이 100만원 정도로 예술인보다 더 작다. 이번 정부에서는 예술인뿐만 아니라 청년 각 분야별로 시작한 건데 부처마다 조금씩 다르다. 현재는 예술인 부부, 다자녀, 청년예술인이 우선적으로 선정되는 조건이다. 예술가 나름대로 조건을 만들어나가는 건 긍정적이나, 금융권 안에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예술쪽을 반영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박물관·미술관 진흥 중장기 계획 발표

박물관 미술관, 2023년까지 186곳 추가 건립
문체부 “박물관·미술관 이용율 30%까지...신규 전시관 186곳 늘린다


  • 안태호

    지난 6월 24일 정부에서 「박물관·미술관 진흥 중장기 계획(2019~2023)」(이하 중장기 계획)을 발표했다. 박물관·미술관 기반시설 수를 늘리고 이용률을 높이는 목표에 대한 기사가 집중적으로 보도됐지만, 그 외에도 제도 개선이나 인력 양성 정책 등을 짚어보면 어떨까?
  • 설동준

    작은도서관 확대정책과 비교해보자면 박물관미술관 건립은 다른 차원으로 봐야 한다. 도서관에는 볼만한 책을 많이 구비해놓으면 된다. 그런데 박물관·미술관은 소장품의 퀄리티가 중요하다. 생활에 가까운 영역까지 이걸 확대하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지만, 확대보급의 문제가 아니라 차로 20분을 가더라도 갈 때마다 만족도 높은 전시물이 있거나 한 번에 다 보지 못할 만큼 질적으로 꽉 차있는 곳으로 만드는 게 먼저라는 생각이 든다.
  • 김규원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장품 연계 디지털 콘텐츠 개발’, ‘VR 전시 서비스 제공’ 정책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것이 정답은 아닌 것 같다. 첫째, 박물관·미술관 수를 늘리려면 그에 걸맞는 인력이 포함되어야 하는데 지자체에서 1:1 예산 매칭 사업으로 돌아가는 구조에서 그것이 가능할까? 둘째, 실물 관람에 대한 미학적 가치에 대한 의문이다. 아직은 실물 관람이 유효하다는 것을 확정하는 것인지, 아니면 가상을 포함해 미래형으로 디지털화해 간다는 건지 양 쪽을 다 한다는 건지 명확하지가 않다.
  • 설동준

    질적으로 좋은 작품을 찾아보기 힘들어 VR로 접속해 보는 차원이라면 이해가지만, 딱히 보고 싶지 않은 것을 디지털 콘텐츠로 만들면 과연 직접 찾아볼까 싶다. 소구력 자체가 없는 콘텐츠로 승부가 될까?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정도 되니까 영화관 상영작으로 보러가는 거다. 다른 오페라를 VR로 만든다고 해서 보지는 않는다.
  • 변순영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의 전시 관람 경험이라는 게 사실은 실물 감상 경험이 굉장히 크다. 독특한 미적 경험이 있는 건데, 그걸 간과하고 최근 트렌드를 쫒고 있지 않나 싶다.
  • 안태호

    미술품 공동구매 기사와 같이 연관지어 보자면, 사실 미술관·박물관들은 소장품 정책들을 수립하고 싶으나 예산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같은 권역에 좋은 수장품을 공동구매 해서 순회 전시하는 방식들도 가능하지 않을까?
  • 김규원

    현재 한국 공립 미술관에서 공동구매는 어려울 것이다. 지자체 사업이니까. 그러나 기획전 특별전을 함께 하는 건 가능하지 싶다. 또한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공립 미술관·박물관 배리어프리(barrier free) 조성을 위한 정책 지원이 되면 더 좋겠다.
  • 이한빛

    이번 중장기 진흥계획의 가장 큰 맹점은 콘텐츠 부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하는 거다. 전국에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넘쳐나지만, 운영이 제대로 되는 곳은 손에 꼽는다. 사립미술관은 미술관 허가를 얻어놓고도 운영이 제대로 안되니 대관 위주로 프로그래밍 한다. 국공립이라고 다르지 않다. 입장료로 운영이 불가하다보니 세금에 기대고, 예산도 삭감되고나면 결국 학예사 1명도 없는 곳들이 부지기수다. 제대로 된 콘텐츠를 채워 넣을 인력도 소장품도 없다. 결국 다 예산 문제로 귀결된다.
  • 안태호

    사실 큐레이터만 제대로 있어도 전시나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괜찮은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 소장품이 잘 갖춰지면 더할 나위 없지만, 그런 곳에 인력을 어떻게 배치하고 육성하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클래식 공연장의 젊은 관객들

관객 절반이 20,30대…한국 클래식 공연장은 젊다


  • 안태호

    일반적으로 문화향수 실태조사 등을 보면 2~30대의 관람율이 높게 나타난다. 다만, 클래식은 티켓 가격과 취향 등 진입장벽이 높은 편인데, 흥미로운 이야기인 것 같다. 조금 다른 맥락일 수 있지만, 백기영 서울시립미술관 부장이 서울문화재단에서 지난 주 「서울시민 문화향후 실태조사」를 발표했는데 50~60대의 문화향수가 20~30대를 위협할 정도로 많이 늘어났다고 한다.
  • 설동준

    386세대들이 서서히 은퇴연령에 들어서고 있다는 걸로 5~60대 현상은 쉽게 설명이 가능할 것 같다. 퇴직 이후 경험적 자산, 지적 자산이 풍부한 세대니까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문화 자본을 획득할 동기와 여유가 있는 것이다.
  • 조인선

    실버 사업 관련 취재를 할 때, 50~60대 공연 관람이 늘고 있는 게 바우처 사업 덕분이란 이야기를 들었다. 한편으로는 천원의 행복이나 무료관람 기회가 복지차원에서 많이 늘어난 이유도 있겠다.
  • 변순영

    광역문화재단에서 1인당 8만원 정도의 바우처를 지급하는 통합문화이용권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사용 내역을 보면 문화쪽 비중이 훨씬 높다. 영화, 책, 관광 상품 위주이지 순수 전시나 공연은 거의 없다. 2~30대의 클래식 관객은 그 영향으로 늘어났다고 보기는 어렵겠다.
  • 설동준

    스타성의 유무로 클래식계 시장이 갈린다는 이야기도 들었던 터라 양극화 문제인가 싶기도 하다. 클래식 현상 자체보다는 문화소비나 문화의 시스템이 크게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가 궁금하다.
  • 이한빛

    실제로 공연장에 젊은 사람들이 많다. 물론, 누가 연주자로 나서느냐에 따라 다르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공연은 거의 아이돌 콘서트 급이다. 2년 전, 조성진이 국내 두 번째 무대에 섰을 때였다. 연주자가 앵콜곡을 연주하고 있는데 갑자기 관객들이 우르르 나갔다. 거의 1/4정도가 나가버렸는데, 왜 그런가 했더니 사인을 받기 위해 미리 나가서 줄을 서는 거였다. 그날 공연이 11시 넘어 끝났는데 사인이 거의 1시 다 되어서 끝났다.
  • 변순영

    다른 맥락이나 팬 문화의 확산으로 봐야할 수 있다. 응답하라 시리즈에 등장하는 그 세대가 팬 문화가 생긴 연령대라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50~60대와는 다르게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를 남과 공유하고 싶은 매니아층이 생겼다. 팬심을 드러내는데 적극적이고 커뮤니티형으로 진화하는 모습들이 팬 문화와 연결되는 것 같다. 클래식 관객 증가도 일종의 팬 문화로 봐야지, 20-30대의 전반적인 모습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클래식계는 전문가들도 설 무대가 없다고 하는 상황이고, 실제로 재단 예술지원사업에서도 젊은 클래식 연주자들이 설 무대가 없다. 이들은 개인 독주회를 열기에도 비용이 많이 들고, 공공극장의 연주 기회도 없으니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홍보하는 방안을 자체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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