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이슈토크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 선임 과정 중단, 창작준비단계의 간접지원 확대, 취약장르 중심의 모험투자펀드 신설 등을 다뤘습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비상임위원 8인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균형한 성비가 문제가 되어 선임과정 자체가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2배수 추천된 16명 모두가 남성이었고, 세대 관점에서도 불균형이 심각하다는 비판이 다양하게 제기되었기 때문입니다. 편집위원들은 예술위원회 위원을 뽑는 선거인단 등의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위원회와 위원들의 역할이 더 뚜렷해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서울문화재단은 올해 지원사업과 관련한 갈등을 겪으며 제도개선에 속도를 내는 모습입니다. 2020년도 예술지원에 창작지원단계에 대하 지원을 포함했습니다. 실질적으로는 기획단계에 대한 지원에 가까운 것으로 받아들여지며 향후 예술계 전반의 변화가 가능할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문화예술계의 투자펀드는 주로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 산업적인 성공을 기대할 수 있는 장르에 치중되어 있었습니다. 모험투자펀드는 웹툰이나 인디음악 등 산업적으로 취약한 장르들에도 정부가 투자영역을 넓히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입니다. 편집위원들은 해당사업의 심사과정에서 예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과 해당분야에서 부익부 빈익빈을 강화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토로했습니다.

예술위 신임 위원 후보, 선임 절차 중단

예술위 신임 위원 후보 ‘여성 0명’...문화예술계 반발
문체부 ‘여성 후보’ 없는 예술위 신임위원 선임 절차 중단


  • 안태호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 11월 임기가 종료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 비상임 위원 8명의 공석을 채우기 위해 위원 후보자 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추천 공모를 진행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16명의 후보자가 모두 남성이었고, 이에 예술위 성평등 예술지원 소위원회를 비롯해 예술계에서 비판 의견이 제시되자 선임 절차를 중단했다.
  • 설동준

    위원회가 예술 각 장르를 대변한다는 것은 이해가 간다. 그런데, 생애주기별 예술 지원이 나오는 상황에서 위원 중에 세대 관련된 비례성은 왜 안 지켜지는 건가. 정당의 경우 단체장이나 국회위원 혹은 대선후보를 뽑을 때 당원투표를 병행한다. 시스템 구성이 힘들겠지만, 예술위원을 뽑는 투표인단을 모집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위원후보를 공개적으로 검증하고 공개투표를 통해서 지지를 반영하고, 전문평가단 의견을 반영하는 식으로 진행할 수 있지 않을까. 시대가 변해가니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 이한빛

    비상임 위원들이 분과별로 있다지만 지금까지도 작동하는 방식을 모르겠다. 명예직 같은 느낌이고 역할이 한정적이다. 시각은 작가를 위한 자리처럼 느껴진다. 이런 상황에서 남자들만 됐다는 것은 예견되어 있는 것이다. 예술위가 좀 더 정치적이었다면, 거기에 여성에게 1-2명 정도는 쿼터를 주고 뽑았을 것이다.
  • 안태호

    선임 자체는 예술위가 아닌 문체부에서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추천위원회에서 2배수 선정의 결정을 진행했다. 문체부에서는 절차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 변순영

    예술위원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예술위를 전폭적으로 홍보도 하고, 더 좋은 사람이 예술위원으로 올 수 있게끔 하는 역할이 필요하지 않았었나 생각한다.
  • 설동준

    원론적이지만 민간 정책 기구로서의 방향성을 정해야 한다. 이것은 문체부가 아닌 위원회가 주도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위원들이 그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 당초의 기대치가 그런 것이었는데 사실 위원이 투사가 되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긴 하다. 문체부 산하라는 조직적인 한계도 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현장에서는 이들에게 아무 기대도 없다. 그러나 선임된 결과를 보면 분노하게 된다. 어차피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알지만 그래도 구색은 맞춰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인 것이다.

예술인 간접지원 확대하는 예술지원 정책

김종휘 서울문화재단 대표 “예술계 활성화 간접지원 확대...창작 준비 단계부터”
서울문화재단, 총 지원금 140억 원 “2020 서울예술지원” 공모 시작! ‘예술인’ 중심으로 재설계된 올해의 예술지원사업


  • 안태호

    서울문화재단이 2020년 지원사업 공모를 시작했다. 창작 준비 단계 지원과 경력 단계별 지원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겠다. 창작 준비 단계 지원이 특히 눈에 띄는데 창작 이전 단계의 리서치나 활동 준비를 위한 근거를 마련해 주는 것으로 보인다.
  • 설동준

    창작 준비 단계 지원에 대해 원론적으로 동의하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청년 지원 사업의 기능과 필요성에는 동의하나 중견과 원로에 대한 지원은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전통적인 예술 분야의 도제식 육성 방식이 이제는 깨어지는 중이다. 최근에 청년 작가들이 서로를 어떻게 만났는지 물어보면 최초 예술지원을 통해 만났거나 서울시 청년예술단을 통해 만났다고 한다. 예전에는 스승의 계보를 따르면서 그 안에서 젊은 창작자들이 만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직접 연결될 수 있는 무대가 생성됐다. 새로운 현상이 출현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중견과 원로에 대한 지원이 필요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청년을 육성하는 것처럼 그들에겐 어떤 역할을 기대하면서 지원을 하는지 고민된다. 중견은 그들의 영역을 확장하는 방향을 지원하고 원로에게는 회고나 아카이브 지원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있긴 하다. 그러나 이 생애주기별 지원이라는 것이 사실 좀 모호하다. 청년이나 원로나 질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없지 않나.
  • 조인선

    스타트업 지원 사업도 처음 1-3년까지는 스타트업 지원, 그 이후에는 디벨롭 지원 단계가 있다. 아이템은 같아도 깊이나 사업을 진행하며 하는 추가 지원 사항이 다른데, 이런 것을 반영한 사례가 아닌가 싶다. 기본적으로 이러한 지원 사업에 동의하고 이런 흐름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변순영

    서울문화재단이 몇 년 전 ‘서울시민문화기본계획’을 발표한 적이 있다. 그때 신선하게 보았던 것이 ‘서울시민의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문화 프레임이었는데, 그것이 서울문화재단 지원 사업 체계에도 반영된 것 같다. 예술가들의 생애주기를 프로젝트 관점이 아니라 서울의 예술가들이 어떻게 성장해 나가고 생애별로 어떤 지원이 필요할까, 이 관점에서 바라본 결과물이라 생각한다. 신진, 중견, 원로 작가별로 지원에 필요한 내용은 다르다. 청년이나 신인은 네트워크를 생성하고 기획자를 만나게 하고 현장과 연결시키는 인큐베이팅이 필요하다면, 중견 이상은 새로운 프로젝트 중심으로 다년간 지원이 필요할 수 있다. 원로 작가들에게는 완숙된 본인의 것들로 다시 한번 재조명한다든가 하는, 일종의 질적 연구 관점에서 지원 체계로 서울문화재단이 시도한 것 같다. 이러한 부분은 다른 지역에서도 굉장히 고민하고 논의하는 지점이다. 창작 준비 단계에 대해 지원하겠다는 것은 예술 창작은 결국 무형의 것들인데 이 부분을 공공 분야에서도 인정을 하고 그 부분에 대한 공론을 본격적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유의미하게 읽힌다.

인디음악, 창작공연 사모펀드 결성 가능할까?

인디음악, 창작공연....취약 장르 투자 펀드 생긴다
국회 예산소위, 문광부 모험투자펀드·예술인생활안정자금 등 감액 보류


  • 안태호

    웹툰, 인디음악 등 취약 장르에 투자하는 펀드가 생긴다는 소식이다. 영화와 게임에 집중되어 있던 콘텐츠 투자를 상대적으로 열악한 분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 설동준

    창작 단체 기획자 입장에서는 아르코나 서울문화재단 작품 지원 사업을 신청하는 게 일반적인데, 투자라고 하니 낯선 부분이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작품의 시장성이 높지 않아서 투자 펀드를 따로 만들겠다는 것인데, 작품 지원이 아닌 투자라고 하니 용어 자체에서 혼란이 생기는 부분이 있다.
  • 조인선

    기존의 투자 펀드는 대부분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 산업적으로 효율을 볼 수 있는 장르에 집중되어 있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이 애니메이션에 투자하면서 많은 성공 사례를 본 것이다. 애니메이션을 제외한 취약 장르로 넓히면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4년 전에도 펀드를 만들었던 적이 있다.
  • 설동준

    콘진원 사업에 참여해 본 적이 있다. 영화나 애니메이션, 미디어 게임 장르는 시스템이 만들어져 있다. 그러나 무대를 기반으로 하는 오프라인 공연 영역은 이런 방식으로 설명이 되기 어렵다. 주로 요구하는 방식이 체결되어 있는 계약을 보고 사업성 평가를 한다. 사업성이 취약하다 해서 별도 펀드를 만들었는데, 다시 사업성을 평가하겠다고 하니 좀 애매하다. 그렇다고 사업성을 평가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투자를 할지도 모르겠다.
  • 조인선

    사업성 심사를 하기 위해 분야 전문가가 오지만 막상 그 전문가는 예술에 대한 지식이 없다. 그나마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는 해당 분야 전문가가 있다. 그러면 공연 부분은 누가 심사할 것인가. 그런 부분이 문제가 된다.
  • 설동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벌어지지 않을까? 작품의 기획서만으로 심사하기란 쉽지 않다. 심사자들이 미학적인 부분을 평가하지는 않을 것이고 이미 했던 공연들의 성과나 실적을 가지고 조금만 더 투자받으면 사이즈를 늘리거나 기술을 추가해서 유통을 활성화할 수 있는지를 볼 것이다. 내지는 오픈런으로 무대를 올릴 수 있다는 식의 투자 설명이 먹혀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미 각 장르 안에서 시장성이 검증된 작품 중심으로 투자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 조인선

    투자금은 지원금과는 다르다. 결론적으로 갚아야 한다. 투자금을 반환해야 하는 시점에 어떤 일들이 생기는지 추적하고 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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