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은 어떻게 기억될까요? 법무부 장관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거대한 소동이나 북미 협상의 교착으로 답답했던 한반도 평화시계, 급작스런 수출제한 조치로 인한 한일 갈등, 선거제도 개편과 관련한 논란, 부동산 정책과 집값 등 다양한 이슈들이 올해도 만발했습니다. 문화예술 분야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웹진 《예술경영》은 문화정책 일반, 공연예술, 시각예술 분야별로 각각 올 한 해의 이슈를 정리하는 좌담을 갖기도 했습니다. 젠더 이슈가 두드러진 것은 분야 공통이었고, 지역화 경향과 대안적 활동들이 눈에 띄기도 한 해였습니다. 이전과는 달라진 상황들을 만들어내고 반응하는 주체들의 변화 역시 뚜렷했다는 진단들이 나왔습니다.

올해 마지막 웹진을 발행하며, 한 해 웹진 《예술경영》의 경향을 짚어보려고 합니다. 2019년 웹진은 419호 개편 호를 시작으로 이번 438호까지, 3월부터 12월까지 월 2회씩 모두 20회를 발행했습니다. 기사 형태로 발행한 꼭지는 111개에 달합니다. 꼭지별로는 기획특집이 31개, 칼럼과 사람읽기, 자료읽기, 현장읽기, 이슈토크, 기획자노트가 각 10개, Kams Is가 20개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웹진 발행의 프로세스는 이렇습니다. 매월 초 각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5명의 편집위원들과 함께 기획회의를 거쳐 전체 윤곽이 나오면 다음 달 원고 청탁을 진행합니다. 사안에 따라서는 좌담회를 준비하기도 합니다. 원고를 받아 교정교열과 편집 과정을 거쳐 웹 작업까지 마친 후, 뉴스레터를 발행하면 한 호의 일이 마무리됩니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보니 무척 평온한 과정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끊이지 않는 긴장의 연속입니다. 발행 후의 보람과 성취감을 곱씹을 틈도 없이 다음 호 발행을 준비해야 하는 현실이 엄습해 오니까요.

필진으로, 좌담회 패널로 웹진 제작에 함께해주신 분들을 헤아려 보니 얼추 130여 분이 넘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사진으로 함께 해주신 박종민 작가님과 교정교열로 웹진의 가독성을 높여주신 양라임 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올해 사람읽기와 현장읽기, 자료읽기의 경우에는 편집위원들이 고정으로 맡아 운영했습니다. 그만큼 자신의 코너에 애정과 책임감을 갖고 양질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독자 의견 등을 통해 좀 더 다양한 필진에 대한 요구도 있었습니다. 2020년도 개편을 준비하며 고민해 볼 지점입니다.

아래 표는 올해 가장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한 기사들의 목록입니다. 조회 수가 모든 것을 이야기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독자들의 관심이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근거 자료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봅니다.


순위 코너명 제목 발행일
1 칼럼 공공과 민간은 경쟁하는가? 3월 28일
2 기획특집 문화예술 창업, 어디까지 왔나 3월 14일
3 사람읽기 도시재생의 시대, 삶과 예술의 자리를 묻다 7월 25일
4 기획자노트 문화기획자의 눈으로 보는 문화기획자 3월 14일
5 칼럼 10년 참가자의 눈으로 본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6월 27일
6 칼럼 문화도시는 문화예술을 넘어선다 9월 26일
7 기획특집 주 52시간 노동과 문화예술의 미래 4월 11일
8 자료읽기 예술가의 현실, 어떻게 읽어낼까 4월 25일
9 기획특집 2019년 한국 대중음악 페스티벌, 성장과 변화의 갈림길 5월 9일
10 이슈토크 ‘예술인 월수입 100만 원’의 진실 4월 25일

전체 현황을 보면 역시 시의성을 가진 칼럼과 기획특집이 두드러집니다. 올 초 남산골 한옥마을의 민간위탁 공모와 관련한 논란이 있었습니다. 뜨거웠던 논란만큼이나 서울연구원의 라도삼 박사님이 이 문제를 두고 쓴 칼럼 ‘공공과 민간은 경쟁하는가’가 올해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문화예술 분야의 창업 현황을 다룬 특집 기사가 뒤를 이었습니다. 다음은 도시재생이 각광받는 시대에 조금 다른 길을 걷고자 하는 사회혁신기업 로모 박주로 대표의 인터뷰 기사 ‘도시재생의 시대, 삶과 예술의 자리를 묻다’가 랭크되었습니다. 문화용역 주성진 대표의 기획자노트 기사인 ‘문화기획자의 눈으로 보는 문화기획자’는 문화기획자라는 모호한 직업에 대한 정의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올해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을 두고 역시 설왕설래가 많았는데요, MJ Planet의 오준석 대표님이 10년 동안의 참가 경험을 바탕으로 담백하게 보내주신 칼럼 ‘10년 참가자의 눈으로 본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역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습니다. 올해 특히 주목받았던 분야가 문화도시 선정 과정입니다. 문화컨설팅 바라의 권순석 대표님이 문화도시 지정이 갖는 의미에 대해 조명해주신 칼럼 ‘문화도시는 문화예술을 넘어선다’도 상위에 랭크되었습니다. 그 뒤를 올해부터 확대 시행된 주52시간 노동이 문화예술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서울시립대 서우석 교수님의 글 ‘주 52시간 노동과 문화예술의 미래’, 예술인실태조사의 이면을 꼼꼼히 읽어 내려간 김규원 박사님의 자료읽기 ‘예술가의 현실, 어떻게 읽어낼까’, 한국 음악페스티벌에 대해 냉철하게 분석한 서정민갑 대중음악의견가의 글 ‘2019년 한국 대중음악 페스티벌, 성장과 변화의 갈림길’이 차례로 이어갔습니다.

그런데, 사실 여기에는 약간의 착시 현상이 있습니다. 상반기에 발행된 기사는 노출 시간이 길어졌기 때문에 자연스레 조회 수가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그래서 8월 이후 발행된 기사들만을 대상으로 따로 상위 조회 수 리스트를 만들어봤습니다.


순위 코너명 제목 발행일
1 기획특집 국제관계와 문화교류가 일치할 필요는 없다 9월11일
2 칼럼 동시대 예술이 제시하는 4가지 관점 10월24일
3 기획특집 민간문화공간, 마을에 스며들다 8월 8일
4 기획특집 대학원생이 말하는 예술경영의 현실 10월 10일
5 기획특집 문화예술경영 대학원 주요 교과목 분석 및 특징 10월 10일
6 자료읽기 예술과 계획, 그리고 미래를 준비하는 정책 8월 22일
7 기획특집 지역, 활동, 사람, 가치를 잇는 공간들 8월 8일
8 자료읽기 새로움 대신 관성으로 회귀하다 9월 26일
9 기획특집 예술경영 교육은 시대변화를 따라잡고 있는가? 10월 10일
10 사람읽기 오래된 화학공장의 뉴-엔진 8월 22일

* ‘문화도시는 문화예술을 넘어선다’ 칼럼은 전체 순위에 포함되었으므로 제외


한일 갈등으로 인한 양국 문화교류 이슈를 다룬 기획특집의 좌담이 가장 많은 조회 수를 기록했지만, 상반기와는 조금 다른 결이 보입니다. 서울아트마켓의 팸스 살롱을 다룬 아시아나우 최석규 감독님의 칼럼 ‘동시대 예술이 제시하는 4가지 관점’이 그렇고, 민간문화공간을 다룬 기획특집의 글들 ‘민간문화공간, 마을에 스며들다’‘지역, 활동, 사람, 가치를 잇는 공간들’이 그렇습니다. 독자들에게 조금 다른 상상이나 자극의 계기가 필요하다는 걸 읽었다고 하면 과장일까요. 2020년에는 현안을 넘어 관련 분야의 영감을 촉발할 수 있는 웹진을 고민해야겠다고 생각해 봅니다. 예술경영과 관련한 특집이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한 것은 어떤 면에선 자연스런 일입니다. 그 밖에 문화예술 분야의 법정계획을 분석한 글 ‘예술과 계획, 그리고 미래를 준비하는 정책’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작성한 예산안에 대해 분석한 나라살림연구소 김상철 연구위원의 자료읽기 ‘새로움 대신 관성으로 회귀하다’ 역시 주목을 받았습니다.

웹진《예술경영》에 대한 기대나 또 다른 경향을 살펴볼 수 있는 것이 검색 유입 키워드입니다. 사람들은 어떤 관심으로 웹진의 콘텐츠를 찾는 걸까 확인해봤습니다.


순위 검색어
1 축제
2 트렌드
3 공연예술통합전산망
4 52시간
5 문화재단
6 뮤지컬
7 페스티벌
8 도시재생
9 수도권
10 지역문화진흥법

검색유입 키워드 역시 전반적으로 올해의 주요 경향, 그리고 올해 가장 많이 읽힌 기사들과 궤를 같이합니다. 키워드의 경향은 축제와 공연예술, 그리고 정책 영역에 가닿아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축제와 관련한 내용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독자 의견이 있었는데, 검색어에서도 유사한 경향이 드러나네요. 올해 음악축제와 관련한 내용을 다루긴 했습니다만, 내년에는 축제 전반에 대한 기획을 고민해봐야겠습니다.

웹진 콘텐츠 기사 만족도 웹진 콘텐츠 기사 만족도
웹진《예술경영》 이메일 뉴스레터 73.7%
예술경영지원센터 홈페이지 16.3%
포털사이트 검색(구글·네이버·다음 등) 5.6%
SNS 게시물(페이스북·트위터) 3%
기타 1.5%

웹진《예술경영》을 접하는 주요 경로는 무엇인가요?


예술경영 및 문화예술계 이슈와 동향을 알고 싶어서 70.7%
예술경영 및 문화예술계 관련 지식·정보 등을 얻기 위해서 62.6%
예술경영 및 문화예술계 주요 소식을 파악하기 위해서 46.3%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사업·행사 정보를 읽기 위해서 43.3%
예술경영 및 문화예술계 전문가를 파악하기 위해서 12.6%
기타 1.1%

웹진《예술경영》을 읽는 목적은 무엇인가요?


홍보마케팅 : 온·오프라인 마케팅, 수익모델 및 브랜드 개발, 관객개발 사례 48.1%
기획·제작 : 공연·전시 및 문화예술분야 작품 제작 및 해외진출 사례 45.9%
창·취업 : 문화예술분야 취업 및 창업 정보 42.6%
단체운영 : 문화예술단체 운영 관련 노하우 32.6%
조직경영 : 조직·고용 구조, 조직문화, 업무환경 및 직원복지, 위기관리 사례 29.6%
재원조성 : 기업후원·투자유치 사례, 정기후원회 조직 사례 24.1%
미술관·박물관 경영 : 미술관·박물관·화랑 경영 20%
극장경영 : 지자체·민간의 극장경영 17.8%
기타 4.8%

웹진에서 앞으로 더 많이 다루었으면 하는 분야는 무엇인가요?

독자 설문조사를 통해서도 귀담아들을 만한 의견들이 많이 제시되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웹진 콘텐츠에 만족한다는 독자들은 85%를 넘기고 있습니다. 웹진에 접속하는 방법으로는 예상한 대로 뉴스레터를 통한 방문이 73.7%에 이릅니다. 웹진을 읽는 목적은 예술경영 및 문화예술계의 이슈와 동향을 알고 싶어서가 70.7%, 관련 지식 정보를 얻고 싶어서가 62.6%를 차지했습니다.(중복응답) 가장 선호하는 코너로는 역시 기획특집(43.7%)이 꼽혔고, 현장읽기(25.6%)와 자료읽기(14.8%)가 뒤를 이었습니다. 주목할 만한 것은 향후 더 많이 다루었으면 하는 분야에 홍보마케팅(48.1%), 기획제작(45.9%), 창취업(42.6%) 등이 높게 나타났다는 점입니다.(중복응답) 홍보나 기획을 포함한 전통적인 예술경영 분야에 대한 갈증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독자 만족도 조사에 참여한 독자 연령대 독자 만족도 조사에 참여한 독자 연령대 독자 만족도 조사에 참여한 독자 활동 형태 독자 만족도 조사에 참여한 독자 활동 형태

설문조사 결과만을 두고 본다면 예술경영 독자들은 젊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2,30대가 60%를 넘고, 40대까지 합치면 84%를 넘깁니다. 공공기관 종사자들의 비율(34.8%)이 높았고, 그 뒤를 민간단체(22.2.%), 프리랜서(20.7%)가 이었습니다.

2020년에는 어떤 독자들을 어떤 콘텐츠로 만나게 될까요. 여전히 긴장되지만, 한편으로는 설레는 마음도 없지 않습니다. 올 한 해 감사했습니다. 2주 후 새해에 다시 뵙겠습니다.

  • 안태호
  • 필자소개

    안태호는 예술과도시사회연구소, 한국문화정책연구소,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이사. 민예총 활동가를 시작으로 웹진 ‘컬처뉴스’ 편집장, 부천문화재단, 제주문화예술재단 팀장 등을 거쳤다. 함께 쓴 책으로 『나의 아름다운 철공소』, 『노년예술수업』 등이 있다. 스무 살 무렵 빼어난 재능들에 주눅 들어 창작에서 도망친 후, 예술 동네 근처에서 얼쩡거리며 문화정책과 기획 관련 일을 해왔다. 장르를 가리지 않는 왕성한 문화 소비자가 꿈이며, 여전히 만화를 보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 페이스북 바로가기
  • 트위터 바로가기
  • URL 복사하기
정보공유라이센스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