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단체가 문화예술 지원사업이 기업의 목적에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보여주고, 효과 평가에 대해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면, 사업 계획단계에서 기업의 어려움을 상당 부분 해소해줄 수 있고 결과적으로 기업들의 문화예술 지원사업이 확대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한국메세나협의회가 실시한「2008년도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현황 조사」결과가 발표되었다. 이번 조사의 대상은 국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및 한국메세나협의회 회원사 등 총 629개사였으며, 설문 응답 기업은 430개사(응답률 68.4%), 그중 102개사가 2008년도에 문화예술분야 지원 실적이 있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지원금액 감소, 그러나 지원 기업수는 증가

세계적인 경제불황 여파로 인해 문화예술 지원 총액은 1,659억 8천만 원(기업 자체 지원금 1,600억 2천4백만 원+예술위원회 기부금 59억 6천2백만 원)으로 전년 대비 11.5% 감소했지만, 오히려 지원 기업 수는 469개로 전년도 403개에 비해 16.3% 증가했다. 지원 기업 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어 문화예술 지원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단위:백만원)
구분 2005년 2006년 2007년 2008년 전년대비(%)
지원금액 180,060 184,018 187,630 165,985 ▼ 11.5
지원기업수 298 363 403 469 ▲ 16.3
[표1] 2008년도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규모 (기업 자체 지원 실적 + 예술위원회 기부 실적)



기업의 전략적 경영활동으로 전환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방향과 성격의 변화도 살펴볼 수 있었다.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방식을 보면 자체기획이 75.5%로 후원/협찬(18.4%)이나 기부(5.9%) 보다 높게 나타났으며([그림1]), 문화예술 지원 대상 선정 동기도 예술단체 지원 요청(19%), 경영자 지시(12%)에 비해 기업의 전략 목표에 맞게 자체적으로 선정하는 비율이 43%로 가장 높게 조사되었다.([그림2]) 또한 문화예술 지원 대상(예술단체 파트너) 선정을 할 때에도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목적과의 적합성(37%), 기업이미지 적합성(24%) 및 브랜드 전략 방향과의 적합성(13%) 등이 높게 나타나 전략적인 차원에서 파트너가 선정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그림2]) 이 같은 결과는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패러다임이 과거 자선적 기부나 단순한 후원/협찬에서 기업의 전략적 경영활동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그림1] 기업 문화예술 지원 방식

[그림2] 문화예술 지원 대상 선정동기와 선정기준



지원 목적, 담당 부서 다원화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목적에 대한 설문에서는 사회공헌(80.9%)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마케팅전략(16.6%), 경영전략(2.5%) 순으로 나타났다.([그림3]) 전년도 대비 문화예술을 활용하는 마케팅 전략 목적은 줄어든 반면 사회공헌과 경영전략적 목적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앞으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경영 중요성 강화에 따라 문화예술을 활용하는 차별적인 문화적 사회공헌활동은 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한 문화예술 지원 목적을 반영하듯 문화예술 지원 담당부서도 홍보팀이 37%로 가장 높았고, 총무/경영지원팀(20%), 사회공헌팀(18%), 마케팅(10%), 경영기획(4%) 순으로 다원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그림4])

[그림3]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목적, [그림4] 문화예술 지원 활동 담당 부서


사업 효과 계량화 평가 낮아

문화예술 지원사업의 효과 측정을 실시하고 있는지에 대해 질문한 결과, 자체적으로 효과를 측정하는 기업은 44%로 나타났으며 효과 자체를 측정하지 않는다는 기업도 무려 41%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사업의 계획-실행-성과단계 중 계획단계의 평가가 4.3점으로 가장 낮게 나타났는데, 특히 사업의 목표를 계량화하고 사업의 효과 측정을 계획하는 측면이 가장 낮은 3.9점을 받았다.

[그림5] 문화예술 지원사업의 효과 측정 여부

[그림6] 문화예술 지원사업의 '계획-실행-성과'에 대한 평가

모든 사업에서 비용대비 효과(성과)를 평가하는 기업의 정서상, 문화예술 지원사업이 효과가 있는지, 또한 어떤 효과가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그동안 기업의 지원을 받은 많은 예술단체들이 사업의 효과를 측정하고 향후 개선점을 제공하는 등의 피드백 활동이 미흡했던 사실을 감안할 때, 어쩌면 이 같은 조사결과는 예상된 것인지도 모른다.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지원사업에 대한 체계적인 효과 측정이 필수적일 것이며, 이 일은 사업의 파트너이자 사업 실행을 함께 책임지는 문화예술단체의 몫이기도 하다.


예술단체, 사업 효과 평가에 대한 정보 제공 필요

예술단체가 기업과의 사업을 계획하는 시점에 해당 문화예술 지원사업이 기업의 목적에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보여주고, 사업에 대한 효과 평가를 어떻게 실시할 것인지에 대해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면, 사업 계획단계에서 기업의 어려움을 상당부분 해소해줄 수 있고 결과적으로 기업들의 문화예술 지원사업이 확대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기업이 문화예술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경영 전반에 걸쳐 하나의 ‘전략’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예술단체 역시 ‘지원받는’ 것이 아니라 ‘주고받는’ 것이라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며, 이러한 인식전환을 토대로 기업과 예술단체가 상호 윈-윈의 파트너십을 형성할 때, 비로소 기업과 문화예술의 행복한 만남은 확대될 것이다.





김소영

필자소개
김소영은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부 마케팅전공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산업연구실장을 역임하였다. 현재 한국저작권위원회 위원, 감사원 정책자문위원회 자문위원, 한국메세나협의회 자문교수, 한국문화경제학회 부회장, 한국경영학회 경영교육연구 편집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관심분야는 문화마케팅, 예술경영, 문화예술 및 문화산업 정책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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