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는 2010년부터 책임심의위원제도 전면 실시, 상시 공모제도 도입을 주요 골자로 하는 문예진흥기금사업 지원심의제도 개선 계획을 확정하여 시행하게 되었다.

2008년을 기점으로 예술위는 정부와 국고 및 기금사업의 역할 분담, 현장의 수요와 예술창작 트렌드에 부응하는 예술지원제도 개발을 핵심 이슈로 설정하면서 구체적인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선택과 집중, 간접지원 확대, 사후지원 강화, 생활속의 예술 활성화 등 문예진흥기금사업의 지원프로그램에 대한 많은 변화와 개선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사전 일괄 공모 ⇒ 일괄 심의 ⇒ 사전 지원 ⇒ 사후 정산보고’라는 기존 지원패턴으로는 문예진흥기금사업의 실효성 제고에 구조적인 한계가 있음을 자성하면서 연간 상시 심의 및 모니터링 평가 프로세스를 긴밀하게 연계하는 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절감하였다. 책임심의위원제와 상시 공모제는 이제까지 사업별, 장르별로 지원심의 계기가 발생할 때마다 심의위원을 새로 구성하던 방식에서 탈피하여 최소 1년 이상 임기를 보장하는 전제 하에 고정적인 심의위원 풀을 선정하고 연간 발생되는 해당 장르 및 사업 지원심의에 지속 참여토록 함으로써, 심의의 전문성ㆍ책임성 강화와 더불어 상시 심의제의 정착과 효율적 진행을 도모하자는 취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해 관계 사업 심의 기피

책임심의위원 제도는 각 분야별 문화예술 현장 및 경영행정 전문가 그룹이 일 년 동안 문예진흥기금사업에 대한 지원 상담과 심의를 전담하게 되며, 선택과 집중에 의한 전략적 지원과 성과지향적 지원방식 정착을 위해 개별사업에 대한 심층적 심의와 지속적인 평가관리 시스템을 견지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공연예술창작기금을 축으로 한 사후 지원, 예술전용공간 및 신진예술가 다년간 지원, 문화예술국제교류 상시공모 지원 등 예술위의 변화된 지원프로그램과 역점사업을 중심으로 해당분야의 개별 지원대상 또는 심의대상(사후 지원에 해당) 사업에 대한 수시 모니터링을 기본임무로 수행하게 되는데, 종래와 같이 단지 사업계획에 대한 단편적 서면위주 심의에 그치지 않고 사업수행과정에서 현장평가에 참여하고 결과를 심의에 환류 반영함으로써 심의와 평가의 연계성 확보를 통해 지원대상 선정을 둘러싼 잡음을 최소화하고자 한다.

책임심의위원은 소관 분야(사업)의 지원신청자 또는 지원신청 예정자가 지원 상담을 요청할 경우 이에 적극 응하도록 하되, 상담의 효율적 진행을 위해 상시적인 지원상담 업무는 예술위 직원인 책임심의위원이 수행하고 현장예술계 인사인 책임심의위원은 기금사업 및 문예진흥기금사업 운영 전반에 대해 자문 역할을 수행하는 방향으로 컨설팅 운영의 묘를 살릴 계획이다. 개별 책임심의위원들은 공정한 직무 수행에 대한 책임감을 부여하기 위해 예술위 위원장과 직무수행계약을 체결하게 되며, 예술위 홈페이지를 통한 위원명단 공개를 시작으로 본인과 이해관계에 있는 각 신청사업에 대해서는 심의기피 방침을 적용하여 최대한 투명성 있는 제도로 안착되도록 할 것이다.

책임심의위원은 문학, 시각예술, 연극, 무용, 음악, 전통예술, 다원예술 등 7개 예술분야와 문화복지 분야 등 8개 분야에 총 44명이 위촉되었다.(심의위원 분야별 구성 및 명단 보기) 각 분야별로 4명의 예술현장 전문가와 예술위 직원 1명 등 5명으로 구성되었다. 임기는 올해 3월부터 내년 2월까지이다. 현장예술계 책임심의위원은 창작, 비평, 예술경영ㆍ행정 등 문화예술 관련 분야에서 10년 이상 종사하거나 활동한 인사 중에서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식견이 있고, 예술위 지원정책에 대한 이해능력과 균형감각을 갖춘 인사를 엄선하되, 그동안 문예진흥기금사업의 심의위원이나 평가위원 등으로 참여한 실적이 있는 전문가로 예술위가 등재 관리해 오고 있는 인재풀을 심의위원 구성을 위한 기본적인 참고자료로 활용하였다. 아울러 예술위 사무처에서 1차로 선정인원의 3배수를 추천하고, 추천인사(안)에 대해 예술위 회의에서 위원들의 의결을 통해 최종 선정토록 하여 책임심의위원 선정권한을 분산시킴으로써 공정성 있는 심의위원 위촉 제도가 되도록 신중을 기하였다. 책임심의위원은 심의 및 평가라는 기본적 직무와 더불어 일상적으로 관련분야 정보수집, 자료조사, 현장확인 등 조사연구활동을 수행하고 지원신청사업에 대해 조사ㆍ검토한 의견을 정리하여 심의회의에 반영하게 된다.

예술위는 기존의 일회적인 정기공모 지원방식에서 벗어나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상시 공모제를 시행하는데 예술가들은 그 동안 매년 9월에 공고되는 정기공모사업을 중심으로 지원신청이 가능하였으나, 앞으로는 연중 상시적으로 지원신청이 가능하며 2~3개월 내외 지원심의를 통해 기금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올해는 예술현장의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해야 할 특수성을 갖는 문화예술국제교류 지원사업을 중심으로 상시공모를 시행하며, 향후 다양한 사업유형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2010년도 정기공모가 완료된 상태에서 당장 현재는 별도공모 및 상시공모사업을 중심으로 책임심의위원제가 운영되지만 하반기 2011년도 정기공모부터는 정기공모뿐만 아니라 그 이후 내년도 상시공모로 이어지는, 분야별 책임심의위원들이 실질적으로 연간 심의에 지속 참여하는 구조로 정착되도록 운영할 예정이다.


프로그램의 비전, 중장기 전략 제시해야

제도적 변화에 걸맞게 효과적인 심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신청자는 공통적으로 신청사업계획 수립 시 예술위 지원프로그램별로 궁극적으로 표방하는 목적에 부합할 수 있는 사업비전을 제시하고 사업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전략목표를 명확히 설정할 필요가 있다. 사업계획-집행-성과 단계로 이어지는 일련의 성과관리 프로세스가 예술위를 비롯한 공적기금을 관리하는 모든 공공기관에 요구되고 있는 상황에서, 개별 신청자 입장에서도 단순히 프로그램 내용을 나열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신청자의 역량과 사업결과물을 중장기적으로 발전시키는 차원의 전략적 관점에서 계획서가 작성될 수 있도록 보다 심도 있는 고민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예술위는 ';10년도 정기공모 시 전면 도입된 인터넷 지원신청접수를 계기로 모든 기금사업에 대해 온라인 지원신청 시스템으로 전환하였으며, 상시공모의 경우 현재 진행 중인 국제교류사업 상시공모와 같이 1차 통합공고 외에 별도 재공고 없이 차수별로 연중 지원신청접수를 받는 등 제도 개선을 통해 신청자의 편의성은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예술위와 예술가가 문예진흥기금 보조자와 수혜자라는 도식적 관계를 넘어 문화예술 현장을 활성화하고 상생 발전하는 구조를 만들어 나가는 파트너십을 확산하는 데 책임심의위원제도가 일조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동 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예술현장과의 유기적인 소통과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을 다짐해 본다.

필자소개 양한성은 고려대학교 졸업 후 1999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구 문예진흥원)에 입사하여 복권기금사업 총괄, 예술지원정책 개발 등 대내외 협력·조정 업무를 비롯하여 문화일반분야 지원사업, 무용분야 총괄간사 등 지원사업영역 업무 등을 담당했다. 현재 예술위원회 무용책임심의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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