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의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이번 장터는 거리예술 유통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지만 특히 '축제'로 그 장을 특화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서 지칭하는 '축제'란 현재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소위 '관광축제'와 '예술축제' 모두를 포괄하는 것이다.

지난 4월 15일 과천시민회관 야외공연장 일대에는 ‘2010 축제를 위한 거리예술장터’가 들어섰다. 거리예술 창작자와 기획자들이 한데 모여 2009년 2월 창립한 한국거리예술센터(공동대표 김석만, 임수택)가 주최한 이 장터에는 32개 팀이 공연 홍보를 위한 부스를 설치했고, 그 중 19개 팀이 쇼케이스 공연을 선보였다. 또 이튿날 세미나에서는 ‘춘천마임축제 성공사례’와 ‘문화관광축제 활성화 방안’ 등을 놓고 발제 및 질의응답이 이루어졌다.

거리예술을 주제로 한 이번 장터는 참여 단체들의 자발성이 두드러졌다. 소규모 장터다 보니 주최 측에서 제공할 수 있는 편의가 제한적이었지만 참여 단체들은 적극적인 사전답사와 상호간의 조율을 거쳐, 자발적으로 장터의 밑그림을 완성했다.

부스에서는 각 단체별로 다양한 홍보물을 비치하거나 각 공연의 콘셉트에 맞게 의상과 소품을 전시하고 간단한 퍼포먼스를 선보였으며 원하는 단체들에는 쇼케이스 시간 15분이 고루 안배되었다. 또 거리 및 야외 공연의 특성에 맞춰, 과천시민회관 야외공연장의 중앙무대 및 그 일대 공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특히 작품 시연이나 홍보를 위해서가 아니라, 거리예술장터에 참여하는 단체들을 서로 매개하고, 그들의 공연을 직접 기획할 수 있는 기회를 도모하고자 한 서울프린지네트워크의 참여가 눈에 띠었다.

장터에는 32개 팀의 부스가 차려져 의상과 소품 등을 전시하고 홍보활동을 펼쳤다.



자발적 참여 두드러져

행사의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이번 장터는 거리예술 유통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지만 특히 ‘축제’로 그 장을 특화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서 지칭하는 ‘축제’란 현재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소위 ‘관광축제’와 ‘예술축제’ 모두를 포괄하는 것이다. 임수택 한국거리예술센터 대표(과천한마당축제 예술감독)는 ';2010 축제를 위한 거리예술장터';의 목적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크게 두 가지 측면으로 볼 수 있다. 첫째, 현재 우리나라의 많은 축제들이 인기 연예인들이나 가수들을 중심으로 대중화 되어 있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전국적으로 천여 개의 축제가 있다고 하는데, 이들 축제에 양질의 프로그램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실제로 최근엔 더 많은 축제들이 야외공연들을 선보이려 하고 있다. 둘째, 2004년 이후 양적으로 팽창한 우리나라 거리예술 단체들의 실태를 살펴야 한다. 현재 추산, 약 50여 단체 정도가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헌데 이들이 아무리 열심히 작품을 만들어도 정작 공연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 이번 장터는 결국 이들이 좀 더 많은 공연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거리예술은 관객을 직접 찾아가는 공연으로 더 많은 이들에게 더 다양한 문화 향수의 혜택을 제공하고자 한다. 그러니 그것이 유수의 공연예술축제이든, 지자체 단위의 관광 축제이든, 혹은 지역민들이 참여하는 시민참여형 축제이든 거리예술이 참여하는 축제에 어떠한 제한이나 한계를 설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때문에 애초의 기획 의도대로 이번 장터에 참관 등록을 하거나 세미나에 참여한 사람들은 공연예술축제는 물론, 지역의 관광축제 담당자들로 고른 분포를 보였다.

과천시민회관 야외공연장 중앙무대의 쇼케이스와 이틑날 열린 세미나 모습

거리예술장터가 ‘마켓’으로 좀 더 확고히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현재 ‘예술’과 ‘관광’으로 확연히 이분화 된 우리나라 축제의 특수성이나, 각각의 거리예술 단체들이 활동해온 경험과 작품의 성향에서 드러나는 편차를 감안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장터에 참여한 대부분의 단체들은 이번 장터를 통해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 작품을 선보일 수 있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었지만, 일부에서는 해외 기획자와의 만남 등을 통해 기존의 네트워크를 확장시킬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또 각 단체별 쇼케이스 일정이 미리 공지되지 못했던 점을 아쉬움으로 꼽았다. 임수택 대표는 이번 장터를 전반적으로 점검해보고, 향후 격년제 진행 여부 등 구체적 행보를 결정할 것이라고 한다.

지난 해, 전국의 다양한 축제들과 거리예술 단체들은 신종 인플루엔자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는 천안함 침몰 사고로 하이서울페스티벌이 가을로 미루어졌고, 안산국제거리극축제는 취소되었다. 이밖에도 곳곳의 크고 작은 행사들이 줄지어 취소되거나 축소되고 있다. ';2010 축제를 위한 거리예술장터';는 이러한 상황에서 거리예술 단체들을 위한 활동의 장을 적극적으로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김슬기

필자소개
김슬기는 월간 [한국연극] 편집팀 기자로 일하고 있으며, ‘공연예술’이 아니면 할 수 없는 ‘무엇’을 찾으려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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