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예술극장은 전속 예술단체는 없지만 프로젝트별로 창작단계에 따른 인큐베이팅을 하는 프로듀싱 씨어터가 될 것이다. 이때 자체 기획공연 외에 극장 소속이 아닌 예술경영인과 마케터들이 작품 초기부터 프로젝트 별로 리허설 무대, 기금조성, 국내외 투어전략, 마케팅 등에 관여할 것이며, 극장은 전문 인력풀 관리와 지역 공연장들의 통합 시스템 관리 등 총괄적인 아트 매니지먼트 및 매개자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문화발전소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문화전당)은 재즈 연주에 비길 수 있다. 찰스 랜드리의 말을 빌리면 그렇다. 도시 기획에는 창의력과 상상력이 필요하다는 의미에서 실내악보다는 즉흥적인 재즈에 가깝다는 것이다. 창의력과 상상력 이외에도 재즈의 ‘개척성’, ‘융ㆍ복합성’ 측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문화창조원, 아시아예술극장, 아시아문화정보원, 어린이문화원, 민주평화교류원 이렇게 다섯 개의 원은 즉흥적이면서도 매우 견고하게 짜여진 독주와 합주를 연주한다.

아시아의 양식성, 총체성, 참여성이라는 특징을 살리고 서구의 시선과 언어가 아닌 아시아의 미학과 문화가치를 기반으로 세계와 소통하고자 하는 문화전당은, 정주(定住)되어 있지 않은 노마드들을 위한 쉼터이자 놀이터를 지향한다. 절대 권력을 가진 지휘자 내지 보스보다는 넓은 의미의 리더십을 필요로 하며 관용을 기반으로 재능과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모이게 한다. 이런 맥락에서 문화전당에서는 총괄적 문화기획자, 창의적인 프로듀서 그룹의 C&D(Connection & Development) 네트워크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이를 통해 예술가들이 모이고 시민 모두가 주체로서 행복한 체험과 활동을 하게 되면 그 에너지와 향기가 문화도시 전체로 분출하게 된다.

[그림1]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기능 흐름도

전당의 주요 문화 향유시설 내역
ㅇ 광 장(2) : 5ㆍ18민주광장, 아시아문화광장
ㅇ 전시관(3) : 민주인권평화기념관, 복합전시관, 어린이체험관
ㅇ 공연장(5) : 아시아예술극장(대극장ㆍ중극장), 시민소극장, 어린이극장, 야외공연장
ㅇ 도서관(2) : 라이브러리파크, 어린이도서관



‘작품개발 계획안 국제공모’ ‘국제 프로듀서 캠프’ ';전당 연계 사업'; 진행 중

아시아예술극장은 문화전당 내 다른 원들과 연계한 다양한 창작ㆍ제작 프로젝트를 통해 완성도 높은 현대적 작품을 키워내는 ‘아시아 컨템포러리 공연예술센터’이다. 국내 최초의 공간분할형, 가변형 대극장과 전문공연장인 중극장에서 일반적인 장르별 공연과 전통의 재해석, 융ㆍ복합적인 실험성이 담긴 공연과 더불어 대형 이벤트ㆍ콘서트, 아시아 컨템포러리 축제 및 레지던시 축제 등 대표 브랜드를 육성한다. 국내외 공연장 및 기관ㆍ기구들과 협력하여 사전기획부터 함께 하는 공동제작, 우수 프로덕션을 유치하는 협력제작, 인적자원 교류ㆍ시설지원을 하는 국제교류제작 등 글로벌 기반의 다양한 공동제작 프로젝트를 기획하고자 한다. 자국의 문화예술 보호를 전제로 한 폐쇄적인 문화 다양성이 아니라, 열려 있되 집중화된 예술창작ㆍ향유 환경 조성, 다양한 시민예술가 육성 프로그램 및 생활 속 문화예술교육, 지역ㆍ공연장ㆍ예술가 커뮤니티 연계 프로그램 확대를 통해 모든 층위와 분야의 사람들이 예술적으로 모이고 어울리는 것이다.

또한 시즌제 정착을 위한 제작 단계별 지원사업을 통해 작품 풀을 사전에 구축하고자 한다. 봄 시즌은 예술가 레지던시 축제와 연동하여 다채롭고 실험적인 공연을, 가을ㆍ겨울 시즌은 월드뮤직 페스티벌, 아시아 문화의 창(한ㆍ아세안 전통 오케스트라 공연 등), 광주비엔날레 협력 프로젝트, 가족과 연인을 위한 러브 퍼레이드를 테마별로 설정하는 등 대중 친화적인 공연을 기획한다.

이를 위해 아시아예술극장은 2006년도부터 콘텐츠 특성화 및 개관준비를 위해 운영방안 설계 및 경영 컨설팅,「아시아 공연예술 디렉토리북」제작(아시아 22개국 1,865개 기관) 및 실태조사(아시아 12개국), 아시아 공동제작 사례조사(6건), 아시아 공동제작 시범사업인 <리아우>(아시아 5개국 23명 참여)와 다장르 협업 시범사업인 <꿈꾸는 항해> 2개 작품을 시연하였으며, 네 차례에 걸친 아시아공연예술포럼을 통해 아시아 공연예술의 공간성, 양식성, 공동창작의 기술적 요인, 국내외 공연장 건립현황 등을 연구ㆍ검토해왔다.

아시아예술극장 2006년 아시아 공동제작 시범사업 <리아우>

2010년도에는 개관 레파토리 발굴 및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lsquo;예술극장 공연예술 작품개발 계획안 국제공모&rsquo; 사업과 &lsquo;국제 프로듀서 캠프&rsquo;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창조원과의 연계 사업을 통해 협업형 콘텐츠 개발 프로그램을 구체화하고 있다. 또한, 금년 8월 27일부터 29일까지 광주에서는 추후 아시아예술극장의 가을 시즌 프로그램으로 안착될 월드뮤직 페스티벌이 열릴 예정인데 전문 음악축제의 관광자원화를 모색하여 전당의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다.


잠재관객 전국 1집단 > 광주 1집단 > 광주 2집단 우선순위

아시아예술극장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략 수립을 위하여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와 문화체육관광부의 「2008 문화향유실태조사」를 근거로 광주 및 전국의 잠재관객 규모를 추정한 바가 있다. 광주 1,000명, 전국 1,000명 등 총 2,000명을 대상으로 컨템포러리 예술에 대한 선호도와 아시아예술극장 방문의향 등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광주 및 전국 차원에서 각 5개의 잠재관객 세분시장을 구분한 것이다. 그 결과 2012년 추정인구 중 1년에 1회 이상 공연을 관람한 전체 잠재고객 비율 대비 핵심 타깃집단으로 광주 18,000명(17.1%), 전국 22만명(3.7%)이 도출되었으며, 기타 요소와 가중치를 부여한 분석을 통해 전국 1집단 > 광주 1집단 > 광주 2집단의 순서로 우선순위를 정하였고 아시아예술극장의 운영 프로그램에 대해 각 집단별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였다.

아시아예술극장 경영 컨설팅 결과 경제적 파급효과 못지않게 사회문화적 파급효과도 강조되고 있다. 사실 경제적 또는 사회문화적 파급효과는 전당 전체적으로 접근해야 하고 아시아예술극장만 따로 추정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특히 경제적 파급효과의 경우 문화예술이 도시와 지역 개발에 미치는 단기 효과로만 접근해야 하고, 아울러 단발성 문화 이벤트, 지역의 문화 활동, 국가적 문화 활동을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므로 지역사업을 넘어서는 국가사업으로서의 문화전당 사업은 특별법상 2023년까지 진행되는 장기 사업이기 때문에 추정치로서 참고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공연산업에 대해 경제적 접근의 위험성을 인지해야 하는 다른 이유들, 공연산업이 문화산업 대비 업체 비중은 2.4%, 종사자수는 15.9%임에 반해, 매출액은 약 4,626억원으로 0.8%에 불과한 데다, 공연예술은 대량생산, 생산표준화가 불가능하고 노동생산성을 급속히 향상시키기 어려운 노동집약적 특성이 강하다는 것 등을 차치하고도 말이다.

2012년 개관을 기준으로 2003년 한국은행 산업연관표 시물레이션 등을 이용하여 추산한 경제적 파급효과는 아래 표와 같다.



(단위: 백만원)
구분 2012년 2013년 2014년 2015년 2016년
생산 36,700 42,163 48,464 57,751 69,285
고용 705 810 931 1,110 1,331
소득 7,134 8,196 9,420 11,226 13,467
소득 7,134 8,196 9,420 11,226 13,467
부가가치 15,631 17,958 20,642 24,597 29,510
조세 1,764 2,026 2,329 2,776 3,330
수입 5,634 6,473 7,440 8,866 10,637
합계 67,569 77,626 89,228 106,325 127,560
[표] 아시아예술극장 운영에 따른 광주광역시 지역경제 파급효과
* 참고 : <관광산업의 사회 경제적 효과 측정 지표 개발 연구>, 한국문화관광연구원, 2003
* 투입계수 산출 기준년도는 2000년임
* 추정근거
① 공연장 운영 시뮬레이션에 의하여 개관 이후 5년 간 외부방문객 수요 추정 &rarr;
② 수요 예측된 외부 방문객에 의한 방문 시 관광소비지출액은 국민 여행실태조사에 의거하여 추정 &rarr;
③ 아시아예술극장 외부 방문객에 의한 지역 경제 파급효과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간한「관광산업의 사회경제적 효과 측정지표 개발 연구(2003)」에서 제안한 투입계수를 준용하여 도출한 후 아시아예술극장 외부 방문객의 1인당 관광소비지출액, 아시아예술극장 외부 방문객수, 투입계수를 곱하였음

아시아예술극장 건립으로 말미암아 지역균형 발전 및 관광산업 성장이 기대되며 전당과 연계한 다양한 패키지 프로그램 및 축제 등을 통해 고품격의 관광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양한 형태의 공동제작 모델 개발

아시아예술극장은 전속 예술단체는 없다. 하지만 기존의 단순 제작방식에서 벗어나 국내외의 창의적 프로듀서 그룹과 예술가 집단의 프로젝트별로 창작 초기 단계부터 단계별로 명작을 인큐베이팅을 하는 프로듀싱 씨어터가 될 것이다. 자체 기획공연 외에 극장 소속이 아닌 예술경영인과 마케터들이 작품 초기부터 프로젝트별로 리허설 무대, 기금조성, 국내외 투어전략, 마케팅 등에 관여할 것이며, 극장은 전문 인력풀 관리와 지역 공연장들의 통합 시스템 관리 등 총괄적인 아트 매니지먼트 및 매개자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다양한 형태의 공동제작 모델을 개발하여 제작 비율을 개관 이후 중ㆍ장기적으로 점차 증가시킬 것이며 수익 외에도 서비스 품질, 이미지 등에 대한 다양한 평가지표를 개발하여 고객만족도와 고객충성도를 높일 예정이다.

전 세계 공연예술 시장은 글로벌 경제의 어려움으로 인해 다각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도 지방 소도시인 영국 뉴캐슬의 게이츠헤드는 2004년도에 건립된 콘서트홀을 통해 연간 100만 명 이상의 방문객 및 4억2천500만 파운드(한화 약 8,000억 원) 관광산업 규모의 성장을 일궈내었고, 미국 뉴욕에서 자동차로 3시간 가량 떨어져있는 매사추세츠 노스 아담스시를 리브랜딩하며 경제 활성화와 문화적인 도시로 탈바꿈시킨 매스모카(Mass MoCA, Massachusetts Museum of Contemporary Art)는 미국 최대 컨템포러리 아트센터로서 자체제작 비율 30%로 매년 80건의 전시와 60건의 공연을 통해 시민들에게 자부심을 일으키고 인근 상가지역 활성화(임대율 25%&rarr;75%) 및 실업률도 낮아지게(18%&rarr;9%) 하고 있는 좋은 사례이다.

2000년 이후 아시아권에서도 중국 베이징 798 예술특구, 싱가포르 에스플러네이드, 중국 상하이 동방예술중심과 베이징의 국가대극원, 일본 가나가와 예술극장, 대만 카오슝 웨이우잉 공연예술센터, 홍콩 서구룡 문화지구 등 세계적인 수준의 공연장이 다수 건립되고 있다. 또한, 페스티벌 도쿄(Festival Tokyo), 베이징에서 만나요(Meet in Beijing), 상하이국제예술제(Shanghai International Art Festival) 등 동북아 각국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통해 글로벌 경쟁 환경에 참여하고 있다

[그림2] 아시아 글로벌 프로젝트 사례

아시아예술극장은 장기적으로 마켓이 결합된 축제형 공연장, 다양한 공동제작 기반의 교류형 공연장, 다양한 층위와 범위의 고객을 위한 커뮤니티 친화형 공연장으로서 예술가와 시민 모두에게 친화적인 공연장으로 다가서야만 한다. 문화도시 마스터플랜 개념설정에 반대하고 공공 공간을 시민 친화적으로 꾸며나갔던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사례를 참고 삼아 문화전당은 5개원의 예술가 기반 운영 프로그램 외에도 광장 활용 및 스토리텔링 프로그램을 통해 곳곳에 이야기와 재미가 숨어있는 곳이 되어 시민들이 문화적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꾸며나가야 할 것이다.


전애실

필자소개
전애실은 다국적기업인 컴팩코리아(현 HP) 등에서 IT 기술ㆍ국제교류를 진행했고,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마케팅팀, 예술단운영팀장을 거치면서 문화예술 부문의 실무 경력을 쌓았다. 2006년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아시아예술극장 기획업무를 수행해오고 있다. 트위터 @lovefruit | 블로그 http://blog.naver.com/lovefruit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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