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연금신탁 CEO인 오신클로스는 투자자의 분배율이 높은 이유는 일반적인 펀드들과 비교했을 때 APT는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더 오랜 기간 동안 보관하며 아티스트들의 커리어 개발에 더 긴밀하게 관여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 글은 예술가 연금신탁을 다루고 있는 마우라 카힐 페턴길(Maura Cahill Pettengill)의 ';자기 자신에게 투자하는 예술가들';([디아트뉴스페이퍼] 2010년 5월호)을 정리한 것이다. 1990년에 영국에서 창간된 [디아트뉴스페이퍼](The Art Newspaper)는 온/오프라인으로 발행되는 미술, 미술시장 전문 뉴스지다. [디아트뉴스페이퍼]는 다양하고 읽기 쉬운 미술관련 기사와 탐사보도로 미술분야의 접근성을 높이며, 환경, 전쟁으로부터의 문화유산의 보존 등 문화예술계 현안과 관련된 다양한 캠페인도 진행한다.


터너상(Turner Prize) 수상자 리처드 라이트(Richard Wright)와 후보자 로저 히온스(Roger Hiorns), 2011 베니스비엔날레(Venice Biennale)의 영국관 출품작가인 마이크 넬슨(Mike Nelson)은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모두 ';예술가 연금신탁';(Artist Pension Trust, 이하 APT)에 참여하는 아티스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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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 연금신탁은 여러 명의 예술가들이 돈이 아닌 자신의 창작물을 투자하고 수집된 창작물로부터 수익을 얻는 방식으로 구성된 특별한 형태의 예술투자펀드다. APT가 운용된 지 7년째인 올해 APT의 포트폴리오는 전 세계 1,100명의 예술가들의 4,500개의 창작물로 구성되며 그 가치는 미화 4천 5백만 불에 달한다. 올해 신탁의 대여/전시부서인 APT 큐레이토리얼 서비스는 바레인, 베이징, 카이로, 뉴욕 등지에서 5회의 전시를 개최한다.

현재까지 110명의 개인 투자자들이 이 신탁을 지원했다. APT의 모회사인 뮤추얼아트(MutualArt)의 주주들은 8년간 APT의 운영을 지원하는 약정을 체결했고 현재까지 미화 1천만 불을 지원했다.


선정 아티스트 75% 정도 참여, 일반 펀드 비해 투자자 분배율 높아

예술가 연금신탁 Artist Pension Trust 로고
APT는 2004년부터 지금까지 8개의 지역허브를 오픈했다. 2004년과 2005년에는 뉴욕, LA, 런던, 베를린 등 4개의 허브를 오픈하여 참여 아티스트를 선정했다.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오픈한 뉴욕 허브의 경우 총 250명의 아티스트들을 선정했고, LA와 런던, 베를린 허브는 올해참여 아티스트 선정을 마무리한다. 각각의 허브에는 200~250여 명의 아티스트들이 참여한다. 2005년과 2007년 사이에 멕시코시티, 두바이, 베이징, 뭄바이 허브가 오픈되어 아티스트들을 선정하기 시작했다. APT의 CEO인 파멜라 오신클로스(Pamela Auchincloss)는 “아티스트 풀이 적은 두바이와 뭄바이 허브에서는 APT의 퀄리티 컨트롤 차원에서 비교적 적은 규모의 아티스트들이 참여한다”고 밝혔다.

각각의 허브는 아티스트 영입을 위한 큐레이토리얼 위원회를 운영한다. 위원회는 신진아티스트나 중간커리어의 아티스트들을 선정, 초청하며 APT에 따르면 이들 중 75%정도가 초청에 응한다고 한다.

APT의 멤버이자 터너상 후보였던 작가 로저히온스와 그의 작품아티스트들은 20년에 걸쳐 시장가치가 최소 5천불 이상이 되는 작품 20점을 APT에 제공한다. 아티스트들의 경륜이 쌓이면서 이들의 작품 또한 평균가격을 반영하게 된다. 작품의 가격은 아티스트의 현재 갤러리 가격에 기초하여 결정된다. 갤러리에 속하지 않는 아티스트들의 경우, APT 큐레이터가 작품가를 결정한다. APT는 매년 보유한 컬렉션의 보관과 보험, 운송을 위해 약 525,000불의 비용을 부담한다.

각 허브의 작가구성이 완료되면 매년 판매수익의 교부가 이루어진다. 판매수익의 40%는 작품을 판매한 아티스트에게, 32%는 해당 신탁에 참여하는 아티스트들의 공동수익으로, 28%는 투자자들에게 돌아간다. 아트베스트 파트너스(Artvest Partners)의 마이클 플러머(Michael Plummer)와 제프 라빈(Jeff Rabin)는 “이는 일반적인 펀드와 매우 다른 수익분배 방식이며 이는 아트 딜러의 방식에 기초한다”고 말한다. APT의 CEO인 오신클로스는 투자자의 분배율이 높은 이유는 일반적인 펀드들과 비교했을 때 APT는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더 오랜 기간 동안 보관하며 아티스트들의 커리어 개발에 더 긴밀하게 관여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갤러리들은 APT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가고시안(Gargosian) 갤러리의 카이 팔리스터(Kay Pallister)는 “갤러리는 당연히 자신들의 아티스트들을 보호하려고 들지만 APT가 어떻게 기능하는지를 이해하는 갤러리들은 아티스트들의 APT 참여를 지원하며 갤러리와 APT가 상충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판매기회 극대화와 투자자 수익이 관건

APT의 홈페이지
이러한 수익구조는 APT 아티스트들이 자신들의 작품판매로 일어날 수 있는 손실을 다른 아티스트들의 작품판매 수익으로 매울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신진 아티스트들에게는 매력적일 수 있지만 중견 아티스트들에게도 그럴까? APT 런던에 참여하는 아티스트인 댄 홀즈월스(Dan Holdsworth)는 “내가 생각하기에는 정말 멋진 아이디어다. 아티스트는 매우 불안정한 직업인데 이러한 시스템 안에서 자신의 작품가치를 개발하고, APT에게 작품을 안전하게 보관하도록 맡기고, 나중에 판매해서 수익을 얻는 건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고 말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APT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방식일 뿐이다. 이름을 공개하길 원치 않은 한 아티스트는 APT의 향방에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APT의 오신클로스에 따르면 APT는 엄청나게 높은 가치가 있는 작품을 제외하고는 경매를 통해 작품을 판매할 계획이 없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중견 작가들의 작품일수록 투자위험성이 높은 작가들의 작품보다 더 먼저 더 높은 가격에 판매될 것이라 분석한다. 아트베스트(Artvest)의 플러머(Plummer)와 라빈(Rabin)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신진 아티스트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지만, 투자 측면에서 이들은 가장 위험한 부류에 속한다. 어떤 아티스트가 히트를 칠지, 장기적으로 성공할지 누구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APT도 궁극적으로는 다른 모든 예술펀드에게 요구되는 기능을 다해야 한다. 그것은 작품의 판매기회를 극대화하고 투자자들을 위해 수익을 내는 기능이다.

저자
마우라 카힐 페턴길(Maura Cahill Pettengill) [The Art News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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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욱

필자소개
심재욱은 ‘안국동 가옥 문화생산자 레지던시’의 매니저로 활동하며 번역 및 미술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재단법인 광주비엔날레 전시부 교육정보축제팀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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