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인의 경우 실업률과 불완전 고용률이 더 높고, 소득이 적을 뿐더러 개별 소득차도 더 크다. 예술인의 소득은 정규 교육 정도와 연관성이 덜하다. 예술인의 경력개발과 소득에 있어 중요한 것은 경험과 명성이다. 예술인의 작업은 우발적인 경우가 많아, 계약에 따라 간헐적으로 또 예측불가능하게 이루어진다.

아래 글은 호주예술위원회가 운영하는 ‘리서치허브’(Research Hub)에 게재된 「직업으로서 예술」(Artist Careers)을 요약한 것이다. ‘리서치허브’는 관객개발, 후원활동 촉진, 예술 활동에 대한 이해제고를 목표로 호주예술위원회를 포함한 다양한 문화예술기관과 전문가들의 연구논문과 조사 자료를 공개하고 블로그를 운영하는 웹 아카이브이다.

호주예술위원회는 전문예술인의 수와 인구학적 분포, 소득 및 당면 현안 등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를 위해 약 1,000명의 예술인을 대상으로 「정말 돈을 벌 수 있겠습니까? : 호주 전문예술인에 대한 경제학적 연구」(Do you really expect to get paid? : An economic study of professional artists in Australia)라는 제목의 설문조사와 「당신의 다른 직업은 무엇입니까? : 호주 내 예술고용에 대한 센서스 분석」(What’s your other job? : A census analysis of arts employment in Australia)이라는 제목으로 최근 3년간의 인구조사자료 분석을 실시했다. 다음은 주요 연구 결과이다.

예술인 수 20년 전보다 40% 증가

2006년 호주 인구조사에 따르면, 2만 4천 명이 예술가직에 고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현재 전문예술인구는 4만 4천 명으로 추산되며, 20년 전과 비교하면 거의 40%가 증가한 수치이다.

전문예술인은 일반 노동인구보다 연령대가 더 높다. 예술인의 평균연령은 47세, 예술인직 종사자의 25%가 55세 이상이다(일반 노동인구의 경우 55세 이상은 15%이다). 성별 비율은 작가, 시각예술가, 공예가, 무용수, 커뮤니티 문화개발 종사자의 경우 여성의 비율이 높은 반면, 배우, 음악가, 작곡가는 남성의 비율이 높았다. 단, 공연예술 관련직 종사자의 경우 여성이 71%에 달했다. 호주 전문예술인의 3/4 이상이 호주에서 태어났으며, 아시아, 아프리카 및 중동에서 태어난 예술인은 4%를 차지한다. 또한 문화적, 언어적으로 다양한 배경이 예술 활동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여겼다.

개별 소득 격차 크고 성별, 지역별 소득 차이 보여

2007~08년도 호주 전문예술인의 평균소득은 3만 5천 9백 달러였다. 이는 ‘창작활동 소득’(creative income) 및 그 밖의 취업을 통한 수입이 포함된 것이다. 전체 전문예술인의 2/3 가량이 2007~08년도에 1만 달러~6만 9천 999달러를 벌었으며, 소득이 1만 달러 미만인 예술인이 16%에 달한 반면, 10만 달러 이상인 예술인은 5%대였다.


[표1] 2007-2008년도 전체 예술인 소득
[표1] 2007-2008년도 전체 예술인 소득

장르에 따라 소득의 차이가 있었는데, 시각예술인 및 무용수들의 평균소득이 가장 낮고, 커뮤니티 문화개발 종사자(Community Cultural Development, 지역사회 내 여러 현안들을 문화예술을 통해 다루는 커뮤니티 문화 종사자)의 소득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남성 예술인들의 창작활동 평균소득 은 1만 3백 달러인데 비해, 여성 예술인의 창작활동 평균소득은 5천 달러에 그쳤다. 파트너와 함께 살고 있는 예술인들 중 절반 이상(52%)이 자신들의 예술 활동에서 배우자의 소득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지역에 따른 소득 차이도 있어, 지방도시 예술인들보다 주도에 사는 예술인들의 소득이 22% 정도 높았다. 2001년과 2006년 소득 비교 결과, 전문예술인과 일반 노동자 간 소득차가 더 커진 것으로 드러났다.

예술인직 감소, 예술관련직 증가

호주의 전문예술인은 절반 이상의 노동시간을 창작활동에 소비하며, 1/4 이상을 교습 등 예술관련 활동에, 그리고 1/5 정도의 시간을 예술 활동이 아닌 다른 분야의 일에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적으로 창작활동을 통한 수입은 전체 소득의 45%에 그쳤으며, 주로(64%) 월급 등의 급여이며, 27%는 작품 판매 및 로열티를 통한 것이다. 예술 활동이 아닌 일에 20% 정도의 시간을 할애하나, 이를 통한 수입은 전체 소득의 1/3을 차지한다.

2001년과 2006년 인구조사자료 분석 결과, 예술인직 종사자 수가 감소하고, 예술관련직 종사자 수가 증가하였다. 이제 전문예술인의 1/3이 자신들의 기술을 타 산업분야에 적용하고 있는데, 특히 디자인 분야의 증가치가 두드러져 지난 10년간 관련 산업 종사자수가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표2] 주요 예술관련 직종

[표3] 예술관련직 고용 경향
[표3] 예술관련직 고용 경향

2006년 현재 6만 1천여 명의 인구가 예술관련직에 종사하고 있으며, 이들 중 2/3이 예술이 아닌 타 산업에 종사한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예술인의 36%가 예술 외 산업분야에 전문기술을 사용한다고 답했으며, 인구조사 자료 분석 결과 51%가 예술 외 분야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설문조사 결과 호주 전문예술인의 1/4 이상이 2004년~2009년 기간 동안 실업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을 통해 배우는 것이 가장 중요한 훈련방식

호주 전문예술인들은 평균적으로 교육수준이 높다. 전체 노동자의 경우 고등교육 자격 소유자가 25%인데 비해, 예술인의 경우 65%에 달했다. 대학원 과정을 마친 예술인들 중 작가 및 시각예술가의 비율이 각각 45% 및 42%로 가장 높았다. 예술인의 공식적 훈련 기간은 평균 4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작가군의 25%, 배우군의 30%, 커뮤니티 문화개발 종사자의 31%가 직업을 통해 배우는 것이 가장 중요한 훈련방식이라고 답했다. 인지도 측면에서는, 호주 전문예술인의 40% 정도가 해외에 작품을 선보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분야별로는 공예가와 작곡가 군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예술인의 당면 현안

- 비즈니스 기술 향상 필요
프리랜스 예술가들은 경력관리에 있어 어느 정도의 비즈니스 감각이 필요하다고 여겼다. 이들 중 절반은 자신들의 비즈니스 기술이 양호하거나 훌륭하다고 여겼으며, 1/3은 적절하다고, 그리고 14%는 부족하다고 답했다.

- 시간과 기회의 부족
경력에 있어 가장 큰 제약요소로 창작활동을 위한 시간 부족, 작업 기회 부족, 창작물에 대한 금전적 보상 부족을 꼽았다. 그러나 경력을 발전시키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로는 열정과 인내를 꼽았다.

- 재정적 안정
예술분야 직종은 파트타임 고용 비율이 44%로, 전체 노동인구에서 나타나는 비율(32%)에 비해 높다. 지난 20년간 연금 등 미래를 위한 재정적 안정 장치가 없는 예술인의 비율이 54%에서 14%로 줄었다. 재정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설문조사 참여자의 45%만이 지난 5년간 지원금을 신청하는 등, 예술인 상당수는 기금이나 팔로우쉽 등 재정적 지원신청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 새로운 테크놀로지에 따른 기회 증가
전체 예술인의 60%가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이용해 소득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여겼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67%가 창작활동 관련 리서치에, 30%가 홍보활동에 인터넷을 활용하고 있다.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통해 네트워킹, 협업 및 소통 기회 증가뿐만 아니라, 보다 넓은 관객층 확보 및 홍보, 창작과정 개선 등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정신적 보상 혹은 스타 소득 수준에 대한 기대

이번 조사는 예술인 설문조사 및 센서스 분석을 함께 실시해 호주 예술인구의 고용 현황에 대한 전체 그림을 그려볼 수 있었다. 그 결과는 유럽, 북미, 아시아‐태평양 지역 등 예술인의 노동생활에 대한 세계 곳곳의 연구 결과와 다르지 않으며,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 비슷한 직군과 비교해 볼 때, 예술인의 경우 실업률과 불완전 고용률이
더 높고,소득이 적을 뿐더러 개별 소득차도 더 크며, 자영업의 비율이 더 높다.
- 다른 직군에 비해 예술인의 소득은 정규 교육 정도와 연관성이 덜하다.
예술인의 경력개발과 소득에 있어 중요한 것은 경험과 명성이다.
- 예술인의 작업은 우발적인 경우가 많아, 계약에 따라 간헐적으로
또 예측불가능하게 이루어진다.
- 예술인의 작업에는 보상이 없는 리서치나 개발 비용 등 숨은 비용이 크다.

이러한 특징들 때문에, 예술인의 작업은 직업 개발 차원에서 불확실성과 어려움이 크다. 그러나 비교적 낮은 소득에도 불구하고 지난 20~30년 동안 예술인 수는 꾸준히 증가 추세이다. 예술인의 경우 타 직종 종사자와 달리, 경력이나 재정적 보상을 좇아 직업을 바꾸는 경우가 적다. 이는 보통 예술가가 내면의 욕구에 따라 ‘정신적 보상’을 추구하거나, 아니면 소위 ‘스타’ 아티스트의 소득 수준을 기대하기 때문으로 이해된다.


저자소개
「정말 돈을 벌 수 있겠습니까? : 호주 전문예술인에 대한 경제학적 연구」의 저자 데이빗 스로스비(David Throsby)와 아니타 제드닉(Anita Zednik)은 호주 맥쿼리대학교 경제학과 소속의 연구팀이다. 데이빗 스로스비 교수는 세계은행, OECD, FAO, 유네스코와 호주정부의 컨설턴트로 활동한 바 있다.

「당신의 다른 직업은 무엇입니까? : 호주 내 예술고용에 대한 센서스 분석」의 공동저자는 스튜어트 커닝햄(Stuart Cunningham), 피터 히그스(Peter Higgs), 사이먼 프리바디(Simon Freebody), 피터 앤더슨(Peter Anderson)이다. 스튜어트 커닝햄은 호주 퀸스랜드공대의 교수이자 호주연구위원회 창의산업과 혁신센터(Australian Research Council Centre of Excellence for Creative Industries and Innovation)의 디렉터이다. 피터 히그스와 사이먼 프리바디는 동센터에서 각각 시니어리서치펠로우와 리서치어시스턴트로 활동중이며, 피터 앤더슨은 프리랜스작가이자 문화정책분야의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관련자료
「직업으로서의 예술」(Artist Careers) 연구보고서 원문보기
「정말 돈을 벌 수 있겠습니까? : 호주 전문예술인에 대한 경제학적 연구」(Do you really expect to get paid? A economic study of professional artists in Australia) 보고서 원문보기
「당신의 다른 직업은 무엇입니까?: 호주 내 예술고용에 대한 센서스 분석」(What’s your other job?: A census analysis of arts employment in Australia) 보고서 전문

심재욱 필자소개
심재욱은 현재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 MBA과정을 이수하며 번역 및 미술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가옥’ 문화생산자 레지던시 매니저와 재단법인 광주비엔날레 전시부 교육정보축제팀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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