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체가 다양해지면서 홍보 방법 또한 다양해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포스터는 가장 중요한 홍보물의 하나이다. 작품의도, 공연 · 전시의 성격, 날짜 시간과 같은 정보부터 주요한 관객층을 염두에 둔 이미지 전략과 카피까지 한 컷의 이미지에 담아야 할 내용은 너무나 많고, 해보고 싶은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하지만, 항상 시간과 예산은 한정되어 있다. 기획자, 작가, 디자이너, 언론인 등 공연 · 전시 관계자들에게 근래 발표된 포스터(프로그램) 중 최고의 작품 세 편을 추천받았다. 자, 여러분의 평점은 어떠신가! ③ 트렌드분석

더 많이 상상하기 원하는 사람들, 혼자가 아니라 함께 웃고 즐기고 싶어 하는 사람들과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얘기할 수 있을까? 분명 현실적인 어려움이 존재하지만 그것을 극복할 수 있게 하는 다양한 기술이 등장하고 있고, 함께 공감해주는 사람들은 훨씬 많아졌다.

SK Telecom의 브랜드 경험 디자인
SK Telecom의 브랜드 경험 디자인
다양한 소셜 미디어들
다양한 소셜 미디어들
국내 뮤지컬 작품 어플리케이션
국내 뮤지컬 작품 어플리케이션
다양한 마케팅 채널을 통해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공식 홈페이지 이외에 블로그, 트위터, 모바일웹까지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홍보 및 신속한 대응을 꾀함.위는 QR 코드를 이용한 화면의 예
다양한 마케팅 채널을 통해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공식 홈페이지 이외에 블로그, 트위터, 모바일웹까지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홍보 및 신속한 대응을 꾀함.위는 QR 코드를 이용한 화면의 예
공연업계 최초로 QR코드를 이용한 마케팅을 시도했던 뮤지컬 <키스 미, 케이트>
공연업계 최초로 QR코드를 이용한 마케팅을 시도했던 뮤지컬 <키스 미, 케이트>

점점 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소비자들. 어떻게 하면 그들에게 자신의 브랜드를 각인시킬 것인가. 현대인들은 어떤 것에 감동하는가, 어떤 것에 움직이는가, 누구와 어떻게 이야기 하는가. 홍보/마케팅 분야에서 일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고민하는 바이다. 그러하다보니 분야를 막론하고 몇 가지 공통된 마케팅 패턴이 만들어지게 된다. 그것은 감성 마케팅, 스토리텔링 마케팅, 체험마케팅이다. 환경에 대한 이슈가 주목됨에 따라 그린마케팅이 생겨나기도 하고, 심각한 문제가 너무 많은 세상이라 그런지 유쾌함을 선사하는 펀(Fun)마케팅이 유행하기도 한다.

공유와 소통의 시대 마케팅 트렌드

감성마케팅은 제품의 질이나 가격 등 기능적인 부분 이외에 심리적 감성에 호소할 수 있는 다양한 자극요소들로 인해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에 목적이 있는 마케팅 기법이다. 이성마케팅에 비해 장기적으로 고객과의 관계를 지속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소구하고자 하는 제품이 존재하기까지의 여러 가지 이야기를 소비자와 공유함으로써 소비자와 브랜드간의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한다. 제품의 탄생 배경, 숨겨진 이야기는 입소문 마케팅의 소재로 활용되기도 하고 사람들에 의해 더 발전되고 단단해져서 브랜드 로열티로 이어지기도 한다. 다음으로, 체험마케팅은 스토리텔링이나 감성마케팅을 모두 포함한다. 언제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소비자와 맞닿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특정한 브랜드가 고객에게 일관된 체험을 전달할 수 있다면, 고객에게 누적된 브랜드 경험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깊어진다.

마케팅에 성공한 기업들이 제품뿐만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 광고, 공간, 캠페인, 사회공헌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홍보활동을 펼치는 것은 모두 누적된 고객 경험을 얻기 위해서이다. 4대 매체(TV, 라디오, 신문, 잡지) 광고 및 기사를 통한 홍보만으로 고객과 소통하기에는 비용 대비 효용성이 낮을 뿐만 아니라, 심심하고 싱거운 마케팅이 되기 십상이다. 보다 더 많은 이야기로 다양한 매체에서 좀 더 새로운 방법으로 고객과 만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매체에서 일관된 고객 경험을 창출하기 위한 통합마케팅(IMC : 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전략을 도입하고 있으며 기존의 홍보팀, 마케팅팀, 디자인팀은 &lsquo;UX(User Experience)&rsquo;에 대해 심도 있게 연구하고, 조직명 자체를 UX팀으로 바꾸는 경우도 많아졌다.

여기에 스마트폰의 보급과 소셜미디어의 사용 급증으로 마케팅과 홍보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매체의 패러다임도 바뀌게 되었다. 최근 영향력이 가장 많이 증가한 매체에 대한 조사에서 소셜미디어는 50%가 넘는 응답으로 절대적 강자로 자리매김했고, 그 다음으로 인터넷 커뮤니티, 모바일, 포털사이트, 방송, 신문 등이 뒤를 이었다. 현재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매체 영향력에 질문에서도 많은 이들이 소셜미디어를 꼽았다. 그런데 소셜미디어에서 눈여겨 보아야 할 점은 매체 자체의 영향력뿐만 아니라, 이것이 다양한 오프라인과 온라인 매체와의 연동 중심에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정보를 탐색하기 위해, 흩뿌려져 있는 많은 정보들을 검증하기 위해 사람들은 이제 혼자 고민하지 않는다. 소셜커머스(SNS를 이용한 상거래 활동) 또한 공유와 소통을 통해 가치를 추구하는 이 시대에 열린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하기는 해야 하는데 ...
눈 감고도 이야기할 수 있는 여러 이유들

앞에서 얘기했듯이 다양한 분야에서 고객의 경험을 창출하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여러 가지 이슈들을 만드는데, 여기에 아주 잘 접목되는 부분이 문화마케팅이다. 공연문화를 통해 브랜드에 대해 오감으로 체험하고, 그로 인해 제품과 서비스, 기업에 대한 관심과 로열티가 증대되는 효과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수많은 기업에서 아티스트와의 협업으로 전시와 공연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런데 정작 공연계에서는 기업이 그들의 목적을 위해서 공연문화를 활용하는 만큼의 홍보나 마케팅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물론, 예산부족, 전문인력의 부재 등 관련 업계 종사자라면 눈감고도 얘기할 수 있는 이유들이 존재한다.

홍보 트렌드가 변화하고, 고객의 반응이 바뀌면 유연하게 대처해야 함을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정작 공연문화 관련 업계에서는 그 실행이 거의 불가능하다. 트렌드는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 미래가 맞물려 있는 아주 큰 흐름이다. 트렌드의 변화에 적시적소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흐름을 인지해야 하는데, 인력교체 주기가 상당히 짧은 공연문화 홍보 분야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몇몇 대형 기획사가 아닌 경우 한 두 명의 인력으로 여러 개의 공연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고, 한 사람이 수많은 매체를 컨트롤하다 보면 다양한 방법에 대한 고민이나 새로운 시도는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만다. 빠듯한 제작일정, 예측불허로 전개되는 상황 등 홍보전략은 그야말로 전략이 아니라 제 때 메우기만 해도 다행인 임기응변책이 되기 쉽다. 무거운 업무 부담으로 이직율이 높다보니 당연히 관련 업무에 대한 교육이나 인수인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2~30년 전과 똑같은 방식으로 홍보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작품제작 비용이 우선시 되다 보니 효과적인 홍보를 고민하기 이전에 남는 예산으로 기존의 제작물을 겨우 만들고, 담당자가 몸으로 뛰는 경우가 많다. 공연기획사의 조직문화가 유연하지 않을 경우, 기존의 4대 매체 홍보를 주장하는 구세대와 새로운 시도를 갈망하는 젊은 기획자들 사이에서 소중한 아이디어들이 사장되는 일도 빈번히 일어난다. 고객과의 열린 소통을 위해 기존의 방법이 아닌 신기술, 혹은 낯선 아이디어들을 기획하거나 관객에게 다양한 체험을 선사하기 위한 시도는 여전히 그림의 떡인 셈이다. 게다가 소셜미디어를 포함하여 새로운 홍보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비용이 필요한데, 대부분의 중소규모 기획사에서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신기술까지는 아니더라도 멋진 비주얼로 승부하자는 포부도 예산부족으로 제자리걸음을 반복한다. 디자이너 컨트롤하기도 어렵고,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기도 어렵고, 제작비용은 손 댈 수도 없고, 티켓 가격은 중구난방이고, 도대체 홍보 담당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게 현실이다.

그래도 여전히 공연홍보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고, 어렵지만 개선해보려는 노력이 여러 곳에서 존재하는 것을 보면 분명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매력 때문이 아닐까 한다. 사람이 중심인, 감성이 기반이 되는, 모든 감각을 동원해 체험할 수 있는 컨텐츠가 바로 공연문화이기 때문이다. 악순환의 고리는 스스로 끊어야 한다. 그 시도는 홍보 담당자의 역할만으로는 불가능하다. 공연 기획 초반부터 관객에게 어떤 스토리텔링으로 다가갈 것인지, 기획자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라 관객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는 어떤 것인지 작품을 만드는 모든 사람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관객은 말과 그림을 시작으로 공연을 접하고 점차 모든 감각을 통해 공연 컨텐츠와 접하는데, 진행 단계에서 어떤 관점으로 말을 만들고, 어떤 시점으로 이미지를 보여주느냐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해야 한다. 같은 공연이더라도 분명 시대가 다르고, 출연진이 다른데 천편일률적인 이미지와 홍보물, 같은 스토리텔링으로는 관객의 시선을 붙잡을 수 없다.

소셜미디어와 &lsquo;회자인구&rsquo;의 마케팅 전략

&lsquo;회자인구膾炙人口&rsquo;, 인구에 회자된다는 말은 요즘 같은 소셜미디어 시대에 가장 중요한 마케팅 전략이 될 수 있다. 입소문의 영향력이 가장 높은 분야 중 하나인 공연분야는 어떤 이야기를 누구에게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수 있다. 그렇다고 기존의 공연 홍보 방법이었던 4대 매체 광고 및 포스터, 거리 배너, 플랜카드, 전단과 브로슈어가 모두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가장 중요한 점은 모든 매체는 기존에 해 왔기 때문에 제작해야 되는 필수 항목이 아니라, 개별 매체가 융합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패키지를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으며, 홍보물의 패키지는 공연의 성격이나 목표 관객에 따라 다르게 구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개별 항목으로서가 아니라 연동되어 고객의 접점에서 제 역할을 다 하기 위해서 고민되어야 하며, 효율적인 연동을 위해 소셜미디어를 활용해야 한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미투데이 등의 SNS 서비스는 열성관객을 통해 입소문을 낼 뿐만 아니라, 관심관객을 효과적으로 설득할 수 있으며, 공연에 대해 접촉할 기회를 갖지 못했기 때문에 열외로 여겨졌던 비참여 관객을 잠재 고객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가장 훌륭한 툴이다. 홍보와 집객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연 이후의 고객 관계 구축, 공연 문화 확산을 기대할 수 있다. 길을 걷다 발견한 신선한 비주얼에, 혹은 잡지를 넘기다 멈칫하게 하는 말이나 그림에 관심을 갖게 되고 구석에 조그맣게 자리잡고 있는 QR코드하단 설명 참조에 핸드폰을 슬며시 갖다 댄다.상세 정보를 확인한 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넌지시 관심이슈로 글을 올리게 되면, 연결망에 있는 사람들은 서로 다양한 의견들을 내 놓는다. 이미 공연을 보고 난 후의 소감에 대한 글에는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된다. 공유와 확산이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효과가 극대화되기도 하지만 부정적인 상황에 대한 전파 또한 급속도로 퍼질 수 있기 때문에 더 신중한 고객 관리와 진정성 있는 스토리의 발굴이 필요하다.

관객들의 패턴은 무수히 다양해지고

스마트폰을 필두로 e-book과 IPTV 등 홍보 담당자가 고민해야 하는 매체는 급속도로 생성되고, 변화하고 있다. 기술적인 부분이나 마케팅의 트렌드를 시시각각으로 연구하고 실행하는 것은 공연 홍보 분야의 현실상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협회를 비롯하여 정부 기관에서는 공연 문화 확산을 꾀하기 위해서는 공연홍보라는 한 우물을 팔 수 있는 인력을 길러내야 하며, 변화하는 패러다임에 대한 연구를 통해 발 등에 떨어진 불끄기에 바쁜 현업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어야 한다. 또한, 기술적으로는 기준이 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중소규모의 기획사에서 적합하게 변형해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지원해야 한다.

사람들은 문득 떠오른 생각들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일상에서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끊임없이 무언가를 탐색한다. 스테레오 타입이라 불렸던 일반적인 관객들의 패턴은 무수히 다양해지고 있다. 다양한 문화를 수용하고, 더 많이 상상하기 원하는 사람들, 혼자가 아니라 함께 웃고 즐기고 싶어 하는 사람들과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얘기할 수 있을까? 분명 현실적인 어려움이 존재하지만 그것을 극복할 수 있게 하는 다양한 기술이 등장하고 있고, 더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한 이야기꺼리들은 여전히 만들기 어렵지만 함께 공감해주는 사람들이 훨씬 많아졌다는 점에서 조금은 홍보쟁이들에게 위안이 되지 않을까 한다.


Quick Response(QR)- 스마트폰의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QR코드를 이용한 마케팅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데, '빠른 응답'을 의미하는 이 코드는 바코드보다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으므로, 스마트폰으로 지면에 인쇄된 코드를 스캐닝하면, 해당 정보의 상세한 내용을 검색어나 웹사이트 URL 입력 없이 접속하여 볼 수 있다. 인식의 정확성뿐만 아니라 반응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 고객의 관심을 확보하는 데에 유리한 도구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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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공연 포스터&middot;프로그램 ② 전시 포스터 ③ 트렌드분석-전시 ③ 트렌드분석-공연

최소현 필자소개
최소현은 전략적 사고를 바탕으로 경영하는 디자이너이며, 디자인의 힘을 믿는 경영자로, 크리에이티브컨설팅그룹 퍼셉션을 이끌어가고 있다. 삼성전자 디지털TV UI를 비롯해 다양한 온라인매체 제작 및 명동예술극장, 학전 홍보물을 총괄하고 있다. 디자인 경영, 크리에이티브 기획, 웹미디어 기획,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등에 대한 강의도 병행하고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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