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관계자 미팅에서는 각 축제에서 참가하여 축제 소개뿐만 아니라 한국무용계에 대한 부연설명까지 곁들여 핀란드 기획자들의 궁금증들을 상당부분 해소시켜 주었다. 단체를 매니지먼트하는 기획자들이 많았기에 한국의 축제에 대한 관심이 클 수밖에 없었고, 단순 초청보다는 공동제작과 관객개발 프로그램 교류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이오공감 간담회 후 기념사진@대안공간 루프
이오공감 간담회 후 기념사진
@대안공간 루프
간담회 후 막걸리 파티
간담회 후 막걸리 파티
무용쇼케이스 후의 애프터톡
무용쇼케이스 후의 애프터톡
하용부 선생의 즉흥춤사위@수곡고택, 온돌방에서의 숙박 - 안동투어
▲▲ 하용부 선생의 즉흥춤사위@수곡고택
▲ 온돌방에서의 숙박
안동투어

한국-핀란드 커넥션(Korea-Finland Connection)은 2010년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공연예술 글로벌 역량강화 사업';으로 중 하나로 국내 무용기획자들을 선발하여 핀란드 무용기획자들과의 교류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미 영국 비지팅 아트와 연극 기획자들을 주축으로 한국-UK 커넥션을, 미국의 NPN과는 극장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미국 커넥션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핀란드 커넥션은 6월에 한국, 핀란드 양국의 무용전문가를 대상으로 공모를 받아 핀란드댄스인포(Dance Info Finland)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공동으로 심사, 총 열네 명을 선정했다. 두 달여간의 매칭과 온라인 교류에 이어 서울아트마켓 기간 중 핀란드 참가자가 내한, 상호교류 및 리서치 기간을 가졌다. 이후에는 참가자들이 제안한 한-핀란드 간 협력프로젝트 중 우수 프로젝트를 선정하여 기획개발비, 프로젝트 실행비를 지원하게 된다.

핀란드, 그리고 핀란드 무용은 많이 낯선 대상이었지만 그 낯섦으로 인해 만남부터 설레는 마음이 더 컸던 것 같다.

9일(토) AM 11:00, 상견례

10월 9일(토) 11시 상상마당 4층 스튜디오에서는 한국-핀란드 커넥션 참가자간 첫 만남이 있었다. 총 14명(팀)은 각자 준비한 프리젠테이션 자료로 개성 넘치는 소개를 진행했고 이로써 서로를 이해하는 첫 단추를 끼웠다.

이후 피에르타 뮬라리(Pirjetta Mulari, Dance Info Finland)가 핀란드 무용계 현황에 대해 소개했고, 장광렬(국제공연예술프로젝트 대표, 무용평론가) 대표가 한국 무용계 현황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핀란드는 무용 기획자 다섯 명과 연극 기획자 한 명, 그리고 댄스인포핀란드와 타이벡스(TAIVEX)에서 두 명이 참여하였고 한국측에서는 문화예술기획 이오공감(김서령), 트러스트무용단(노경애), 안성수픽업그룹(안성수), 문화마을 들소리(유소영), 춤전용 M극장(이숙재), 이태상댄스프로젝트(이태상), 국제공연예술프로젝트(장광렬) 등이 참여하였다. 핀란드측은 무용기획자 개인의 참여가 주를 이루었지만 한국 참가자들은 무용기획자, 안무가, 국제교류 담당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참여했다. 핀란드 무용계의 규모는 우리보다 훨씬 적었지만 전문무용기획자수는 우리 보다 많았다. 다시 한 번 우리 공연계의 전문 기획인력 양성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하는 부분이었다.

10일(일) AM 11:00, 무용관계자 미팅

핀란드 참여 기획자들과 한국 무용축제 예술감독들과의 만남의 자리는 작지만 집중적인 대화로 진행되었다. 서울세계무용축제, 창무국제무용제, 부산국제무용제가 참여하여 각 축제에 대한 소개뿐만 아니라 한국무용계에 대한 부연설명까지 곁들여 핀란드 기획자들의 궁금증들을 상당부분 해소시켜 주었다.

아무래도 단체를 매니지먼트하는 기획자들이 많았기에 한국의 축제에 대한 관심이 클 수밖에 없었고, 단순 초청보다는 공동제작과 관객개발 프로그램 교류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글림스 글롬스(Glims&Gloms Dance Company)의 리타 아잇또깔리오(Ritta Aittokallio) 프로듀서는 단체의 특성상 어린이, 청소년, 성인 등 다양한 관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어서 국내 축제 디렉터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국내 축제들이 가장 중요하게 고민하고 있는 지점인 관객저변 확대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향후 많은 조언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10일(일) PM 18:00, 아웃도어 프로젝트

필자가 속한 문화예술기획 이오공감에서는 이번 한국-핀란드 커넥션을 위해 ‘아웃도어프로젝트’를 제안하였다.

그동안 활발한 교류작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던 한국과 핀란드 간의 무용교류 활성화를 위해서, 그리고 전문화된 영역인 무용이라는 시장을 확장하고 사회 각 분야와의 협력을 통한 시너지를 유발하려면, 대중사회에 각자의 실체에 대한 광범위한 알리기 작업과 더불어 사회 전반을 대상으로 한 프로모션 작업이 우선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공동창작이나 세계시장에의 공동 프로모션 협업 이전에 양국의 대중사회에 서로의 존재와 실체를 알리고 친화력을 도모하는 대중 친화적 프로모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였다.

대중사회의 호응과 협력이 없이는 장기적이고 실질적인 예술창작 및 교류 작업이 불가능할 것이고 세상과 만나는 문화예술, 그리고 사회에 대한 실질적 기여라는 부분에서도 이번 프로젝트는 매우 흥미로운 작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무용계 내부에 한정하지 않고, 양국 대중사회의 관심과 호응을 유발시키기 위한 대중 친화적 프로모션 프로젝트 개발과 실행을 위해 제안한 기획자 간담회에는 김서령(문화예술기획 이오공감, 무용, 축제), 이동민(무용, 공간기획), 구루(설치미술, 전시), 지영관(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활동배경을 가진 4명의 프로듀서가 참여하여 핀란드 측 기획자들과 함께 앞으로의 프로젝트에 대한 진지한 토론 시간을 가졌다.

12일(화) AM 11:00
서울아트마켓 개막, 무용쇼케이스 & 부스전시 관람

서울아트마켓 개막식부터 부지런히 참석한 핀란드 친구들은 이후 부스를 돌아다니며 자신들의 작품과 작업에 대한 프로모션을 진행하였다. 나는 팸스초이스 선정작인 박순호댄스프로젝트와 모던테이블 김재덕프로젝트의 부스를 맡아 손님 맞을 준비를 하였다. 4시부터 쇼케이스가 차례로 진행되기에 사전에 최대한 많은 이들에게 쇼케이스 참관을 유도하기 위해 부스 번호와 쇼케이스 시간을 표시한 브로슈어를 들고 2~3층 부스를 한 바퀴 돌았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으로 오르는 입구에 마련된 메시지 보드에 메모를 남기는 것도 효과적이었다.

올해 팸스초이스로 선정된 정영두, 김재덕, 박순호, 이인수는 차례로 작품을 선보인 후 관객과의 대화(After Talk)를 통해 해외 기획자 및 프로듀서들로부터 집중적인 질문을 받았다. 한국-핀란드 커넥션에 참여한 헬싱키댄스컴퍼니(Helsinki Dance Company)와 헬싱키시립극장(Helsinki City Theatre)의 마리넬라 야스까리(Marinella Jaskari) 역시 뜨거운 찬사와 함께 자신의 네트워크를 통해 한국단체들을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싶다고 했다.

15일(금)~16일(토), 1박2일 안동투어

‘2010 공연저널리즘 서울포럼’의 프로그램으로 기획된 안동기행에 핀란드 기획자들을 초청했다. 다른 일정들로 인해 포럼 초청 저널리스트들은 오전에 출발하여 먼저 프로그램을 진행하였고, 핀란드 기획자 10명과 손인영 나우무용단 예술감독, 이만주 평론가(M씨어터 코디네이터) 그리고 하선애 코디네이터 등 일행은 오전 라운드테이블을 진행하고 안동으로 내려왔다. 저녁식사부터 새로운 만남이 시작되었는데 100년 전통의 고가인 식당에서의 식사로 그들에게 한국건축의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 또한 의미 있는 일이었다.

해외저널리스트와의 만남으로 대화의 봇물이 터진 이들은 한정식을 맛보며 그룹별로 열띤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이후 숙소인 수곡고택으로 돌아와 안동유교문화축전 측에서 준비해준 공연을 관람하였다. 고택의 안마당에서 국악공연을 보며 안동 막걸리와 파전에 깊어가는 가을밤을 만끽한 것은 아마도 이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을 것이라 생각한다.

군불을 땐 사랑방에 무릎을 맞대고 붙어 앉은 핀란드 기획자 9명과 한국 기획자 6명, 해외저널리스트 6명, 안무가 4명, 평론가 1명 등 우리의 일행은 날이 새도록 끝없이 대화를 이어나갔다. 우리 구전민요에 비친 한국 여인의 삶에 대한 이야기부터, 지금을 살아가는 각자의 개인적인 이야기까지. 그리고 뜨거운 대화의 장은 월정사 공연을 마치고 합류한 밀양북춤 인간문화재 하용부 선생의 등장으로 자연스레 친목으로 시간으로 이어졌다.

20일(수) 오늘, 페이스북

자국으로 돌아가자마자 페이스북에 인사를 남긴 핀란드 친구들. 먼 거리를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인터넷 매체들이 있어 앞으로 서로 간의 소통을 진행해 나감에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

한국과 핀란드의 아름다운 자연과 사람들 사이에서 양국 예술가들과 함께 만들어 갈 ‘우리’ 프로젝트의 다음 행보가 무척이나 궁금하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꼭 함께 이루어 나가길 기대해 본다.

김서령 필자소개
김서령은 ‘특별한 공감’(Extra-Ordinary Sympathy)을 모토로 2004년 설립된 문화예술기획 이오공감의 공동대표이며 창무국제무용제 사무국장, 국제무용협회 한국본부(서울세계무용축제) 학술팀장을 맡고 있다. 무용과 무용이론을 전공하였으며, 그 경험을 바탕으로 1999년부터 무용기획자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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