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가  저물어간다. 한국사회 어느 해가 그렇지 않겠는가마는 올해도 다사다난한 한해였다. 비단 사건들이 많았다는 것만이 아니다. 한편에는 예기치 못한 변화가 있다면 다른 한편에는 목 빠지게 기다려도 오지 않는 변화도 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선 자리를 냉철하게 살피는 시간이 필요하다. [weekly@예술경영] 연말특집과 함께 다사다난한 흐름 속에서 여러분의 좌표를 세워보시길 바란다, 연재순서: ③ 2010 예술경영 10대 뉴스

[weekly@예술경영]에서는 해마다 독자와 전문가를 대상으로 10대 뉴스는 조사 발표하고 있다. 올해는 12월 9일부터 19일까지 [weekly@예술경영] 홈페이지와 개별 이메일을 통해 조사를 진행했다. (독자 118명, 전문가 118명 참여) 결과는 다음과 같다.


독자 선정 2010 예술경영 10대 뉴스
독자 선정 2010 예술경영 10대 뉴스


전문가 선정 2010 예술경영 10대 뉴스
전문가 선정 2010 예술경영 10대 뉴스

소셜네트워크, 예술경영계도 최고 이슈

올 한해를 달구었던 새로운 네트워크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관심은 예술경영인들에게도 뜨거운 것이었다. 독자, 전문가 모두 “예술홍보 새로운 수단 등장 : 앱, SNS, QR코드 등”을 올해의 뉴스로 가장 많이 지목했다. 트위터, 페이스북, 앱 등은 그 자체가 이슈가 되기도 했지만 이를 통해 사회적 이슈를 생성하는 여론의 장이기도 했다. 예술경영 분야로 볼 때 아직 구체적인 변화가 드러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등장’만으로도 촉각을 곤두세우게 되는 이유는 그것이 단순한 기술의 변화를 넘어 사람과 사람의 ‘관계’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다음으로 주목한 뉴스는 ‘국립예술단체 변화와 신설’이다. 국립극단 해산과 법인화, 국립현대무용단 창단 등은 예술정책의 한 정점이라는 점에서 관심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더불어 이러한 중요한 정책 변화의 과정에 현장의 의견이 더욱 반영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이 이 뉴스를 주목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각 기관의 비전과 미션, 구체적인 실행계획들에 대한 정보도 요구되고 있다.

‘지자체 선거 후 폭풍? : 지역 문화예술기관장 인사’는 전체 순위에서는 3번째로 지목되었지만 전문가 설문에서는 첫 번째로 주목한 뉴스이다. 반면 독자 설문에서는 7번째로 주목한 뉴스다. ‘인사’에 대한 독자와 전문가의 반응의 열도가 다른 것이다. 일반적인 문화계 뉴스에서는 그다지 주목되지 않지만 ‘예술경영 10대 뉴스’에서는 항상 ‘인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그만큼 예술경영에서 CEO의 역할이 크다는 반증일 게다.

위의 세 뉴스는 전문가 설문에서는 큰 표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반면 독자 설문에서는 ‘예술 홍보 새로운 수단 등장’에 두드러진 주목도를 보이고 있다.

관리와 감독 ... 어려워

4번째로 주목한 ‘문화예술 민간단체 국고보조금 관리 감독 강화’ 역시 예술경영인들에게 특히 촉각을 곤두세우게 했던 뉴스이다. 지난해 문화예술 민간단체가 감사 대상에 포함되면서 이를 10번째 뉴스로 꼽았던 것에 비하면 올해는 이에 대한 주목도가 더 높아진 셈이다. 그런데 뉴스에 대한 주목도에서 독자와 전문가가 사뭇 다르다. 독자 9위, 전문가 4위. 예술계, 예술경영계에서 공공지원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만큼 한편으로 사회적 책임을 높이는 데에 대해서는 동의하더라도 그 구체적 절차에서 현장이 많이 부대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5번째로 주목한 ‘한국공연예술센터 개원’ 역시 올해 공연예술계의 가장 큰 이슈라는 점에서 독자 전문가 모두 주요한 뉴스로 꼽았다. 기존 문화예술위원회에서 운영하던 아르코예술극장과 (재)대학로예술극장이 운영하던 대학로예술극장을 통합 관리하게 된 ‘한국공연예술센터’는 극장 운영 이외에도 독립된 재단법인이 운영하던 ‘서울국제공연예술제’를 통합하였다. 한국공연예술센터는 공연계에서는 유래가 없는 규모와 역할을 표방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 사업으로 가시화되지 않으면서 그 궁금증이 화제성을 키웠다.

6번째로 주목한 뉴스는 ‘천안함 사태로 인한 축제ㆍ축소ㆍ연기’. 지난해 신종플루로 인한 축제 축소가 첫 번째 뉴스로 꼽혔던 것에 비하면 그 충격(?)이 다소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독자 설문에서는 3번째 주요 뉴스로 꼽혔다.(전문가 설문에서는 6위) 물론 신종플루의 경우 한해 내내 계속되었던 반면 천안함 사태의 경우 상반기로 상황이 정리되었던 이유도 있을 것이다. 연 두 해에 걸쳐, 신종플루이건 천안함이건 문화예술의 발전을 위해서는 사회의 안정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는 것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2010 예술경영 10대 뉴스 독자-전문가 응답률 비교
2010 예술경영 10대 뉴스 독자-전문가 응답률 비교

문화부 예산 증액, 일단 반갑다

7번째 뉴스는 ‘문화부 2011년 예산, 사상 최고 3조 3,700억 원 예산안 제출’이 꼽혔다. 예산안의 주요 내용을 떠나 문화부 예산 증액은 사회적으로도 요구되고 있는 데에다 예술경영계에서는 당연히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뉴스에 대한 독자와 전문가의 반응의 열도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독자들은 다섯 번째 뉴스로 꼽은 반면 전문가들은 여섯 번째 뉴스로 꼽고 있다. 현재 국회를 통과한 예산 총액은 3조 4,557억으로 문화바우처 확대, 현대미술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건립,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대회,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3D 컨텐츠 지원 등의 예산이 증액되었다.

8번째로 주목한 뉴스는 ‘문화부 장관, 최장수 재임’이다. 현 정부가 구성되면서 취임한 유인촌 장관은 역대 문화부 장관 중 최장수 재임 기간을 기록했다. 비단 기록(?)만이 아니라, 공공영역의 역할이 큰 공연예술 분야의 각종 정책 및 제도의 변화를 이끌어왔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적정 뮤지컬 개런티는?’, ‘시의회, 한강예술섬 운영조례 폐지’가 나란히 아홉 번째 뉴스로 꼽혔다. 스타 개런티 문제는 뮤지컬계에서 계속되어왔던 논란의 하나로 조승우의 회당 개런티가 알려지면서 다시 한 번 부상했다. 한편에서는 스타의 역할을 들어 옹호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스타에 의존하는 현재의 제작구조의 문제를 지적했다. 올해 본격화된 아이돌스타의 뮤지컬 진출로 앞으로도 논쟁의 불씨는 남아있다. 한편 서울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한강예술섬’ 사업이 시의회의 운영조례 폐지로 제동이 걸렸다. 그러나 서울시는 추진 의사를 강력하게 표명한 상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무상급식과 관련하여 ‘한강예술섬’ 사업 역시 예술경영계의 이슈를 넘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사회적 논란의 접점과는 또 다른 고민이 예술경영계에서는 깊다.

올해도 정책 제도 변화가 주요 이슈

10대 뉴스가 공연분야 이슈에 치우쳐 있는 것은 (전문가 응답을 볼 때) 공연분야 응답자가 압도적 다수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 응답에서 시각분야 응답만을 따로 놓고 보면 ‘국립중앙미술관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 국회 제출’, ‘미술품 거래 양도세 시행 유예로 가닥’, ‘기무사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분관 건립, 종친부 복원하고 2012년 개관’, ‘공공미술 철거와 저작인격권 논란’, ‘문화예술 민간단체 국고보조금 관리 감독 강화’, ‘지자체 선거 후폭풍? 지역문화예술기관장 인사’를 주요 뉴스로 꼽고 있다.

그 외 독자와 전문가가 직접 꼽은 주요 뉴스로는 예술위 구로 이전 및 주관 사업 조정, 커뮤니티 예술의 부상, 지자체 문화재단 및 창작공간 조성 붐, 유네스코 세계 예술교육대회 개최, 서울시 디자인 창의도시 만들기 등이 있다.

2008년 창간 이후 매년 년 말 10대 뉴스를 진행하면서 느끼는 것은 예술경영계에서 공공영역의 역할과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점이다. ‘예술홍보의 새로운 수단’을 제외하면, 올해도 역시 공공기관 인사를 비롯해 제도 정책의 변화가 10대 뉴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근래 정책과 제도의 변화가 커지면서 더욱 관심을 늦출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한해를 정리하며 정책이 현장을 압도하는 현실에 대한 우려가 있었는데 올해 역시 뚜렷한 변화가 없다는 점은 아쉬움이 아닐 수 없다.

참고
';2010 예술경영 10대 뉴스'; 설문조사(독자/전문가패널) 결과보고 보기

[연말특집] 결산과 전망 다른 기사 보기
① 2011 트렌드전망 ③예술경영 10대 뉴스 ④ 좌담

김소연 필자소개
김소연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다원예술소위 위원, [컬처뉴스] 편집장을 지냈다. 무대가 어떻게 세상과 소통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으로 연극평론을 쓰고 있다. ‘상업지구 대학로를 다시 생각하다’ ‘이 철없는 아비를 어찌할까’ 등의 비평이 있다.
kdoong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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