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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정보를 모으고 발로 뛰는 현재의 업을 하기까지
예술경영지원센터(이하 센터) 건축을 전공하고 대기업에 다니다 2007년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에 입사했고 2011년 7월에는 창업을 하는, 어찌 보면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어떤 계기로 문화예술분야로 들어오게 되었나?
황용구 건축 분야가 싫었던 것은 아니었다. 설계는 지금도 좋아한다. 다만, 컴퓨터와 프로그램 쪽도 좋아해서 학생 시절에 공모전에도 나가서 상도 받고 이후에도 계속 감각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는데, 우연찮게 당시 예술위에서 예술정보서비스 운영 담당자를 채용하는 것을 보고 지원해서 그 일을 맡게 되었다. 문화나눔 포털과 관련한 TF팀을 만들고, 크라우드 펀딩 등을 진행하며 기업 후원을 받으러 다녔다. 일을 진행하다보니 현장에서 직접 정보를 모으고 발로 뛰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민간에서 이런 부분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어 의미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창업으로 이어진 계기다. 현재 사무실(경희대 창업보육센터)도 그렇고 투자 유치도 그렇고 생각보다 빠르게 해결되어 자본금 1억을 가지고 시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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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음스토리에서 발간한
『1인 창조기업 사용매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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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 창업 과정에서 힘든 점은 없었나? 작년 7월에 창업해서 1년이 조금 넘었는데, 직원 수가 18명이나 되어서 놀랐다.
황용구 사실 처음부터 끝까지 쉬운 게 하나도 없었다. 법인도 쉽게 만들 수가 없었고, 1인 창조기업으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자료를 모았었는데, 당시 법이 새롭게 시행되는 터라(*「1인 창조기업 육성에 관한 법률」, 2011년 10월 5일 시행) 혼란스러웠다. 창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우리와 비슷하게 버벅대는 사람이 많겠다는 생각에 그간의 시행착오 등을 담아 책을 내기도 했다.
처음 시작한 나눔 사업은 소규모 단체들이 풀뿌리 식으로 시작하기에는 어려운 구조고 크라우드 펀딩사업도 운영 면에서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그래서 이런 부분은 아직은 기관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것들을 혼자 처리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조직을 키운 면이 없지 않아 있다. 물론 이도 쉽지 않았다. 직원 분들을 스카우트 해올 때 오히려 회사가 망하지는 않을지 등에 대해 제가 피면접자가 되어 답을 드려야 했다. 처음 계획보다 직원 수가 두 배 이상 빠르게 증가하기는 했다. 웹, 디자인, 인쇄출판, 문화예술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시너지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외부에서 보기에 산만해보일 수 있지만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조직을 키운 것까지는 좋은데 그보다는 유지가 중요하고, 유지를 위해 더불어 많은 일들을 하게 된 이유도 사실 있다.
기부는 단체의 가치를 드러내는 일이다
센터 민간단체나 기관을 위한 후원을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한 예술위와 같이 기관이 주도한 경우도 있고, 민간에서 직접 시도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사회적 인식 혹은 실효성에 대한 의문 등이 있는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는 지 궁금하다.
황용구 우리나라의 소득 수준이나, 사회적 인식 등을 봤을 때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해외에서 성공한 기부와 관련된 사례들을 우리나라 정서에 맞게 ‘국산화’시켜야하는데 그런 부분이 아직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현재까지의 국내 크라우드 펀딩사업의 추진 결과만 놓고 본다면 지금은 실패에 가깝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IT기반 문화를 통해 소셜커머스가 굉장히 빠르게 확산된 것처럼 사용자에게 제공될 온라인상의 ‘재미’를 적극 활용한다면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아직까지 우리나라 문화예술단체들이 ‘후원’에 대해 접근할 때 오직 수익적인 면이나 어려우니 도와달라고 하는 하소연 등 인정적(人情的) 측면에 그치고 마는 경우가 많아 아쉽다. 공적 지원들은 점점 줄어들 것이 예상되는 현실에서 민간에서의 후원이나 기부가 활발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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