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 이슈토크에서는 ‘예술인 권리보장법’과 코로나19로 인한 단계적 일상 회복 정책, 대전 테미오래 위탁 논란을 다루고 있습니다.
예술인 권리보장법을 두고 편집위원들은 예술인의 권리를 법으로 보장해만 하는 현실에 대해 개탄하며 예술인보호관을 비롯한 구체사항들이 시행령을 통해 실질화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역대 최고의 확진자 수를 매일같이 마주하고 있는 지금,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코로나) 정책은 조심스럽기만 합니다. 편집위원들은 소비 쿠폰들을 통해 각 분야의 소비를 권장하는 한편으로 문화예술분야 역시 문화향유가 활성화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지만, 해당 정책이 단지 이전의 회복에만 머물러서는 안된다고 진단합니다. 코로나 이전의 회복과 더불어 새롭게 바뀐 환경에 대응하는 옵션들이 꼭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대전광역시가 옛 충남지사관사촌을 리모델링해 조성한 테미오래는 위탁운영기관 선정을 둘러싸고 논란이 진행중입니다. 이는 2019년 남산골 한옥마을의 위탁을 두고 벌어졌던 논란과 똑같은 양상입니다. 편집위원들은 대전광역시가 위탁 과정설계를 정확하게 했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라면서도 공공과 민간의 역할과 구분에 대해서는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예술인 권리보장법 제정

예술인의 지위와 권리의 보장에 관한 법률
예술인 권리보장, 시행령에 달렸다
예술인 권리보장법, 적극적으로 해석, 준수해야


  • 안태호

    예술인의 지위와 권리의 보장에 관한 법률이 9월 24일 제정되었다. 블랙리스트와 미투운동이라는 사회적 상흔이 만들어낸 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여러 가지 상념과 함께 활용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 최정윤

    올해 10월 12일, MBC ‘PD수첩’에서는 ‘대한민국 젊은 예술가의 초상’이라는 제목으로 예술을 가장한 폭력 때문에 꿈을 침해당한 젊은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취재했다. 2016년부터 SNS를 통해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는데, 많은 젊은 예술가들이 교수 혹은 선배 작가, 큐레이터 등 위계에 의해서 거절하지 못하는 분위기 속에서 성희롱, 성폭력의 대상이 되어 왔던 것이다. 이에 대한 대책의 일환으로 「예술인의 지위와 권리의 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예술인 권리보장법)이 제정되었다. 2015년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블랙리스트 사태 역시 이 법이 만들어진 배경 중 하나다. 취약한 고용 환경 속에서 프리랜서로 일하는 대부분의 예술가는 근무를 위한 안전한 환경을 제공받지 못하거나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이제 이 법률의 실효성 여부는 제재의 강도보다도 적극적으로 법을 해석하고 적용하려는 사람들의 노력에 달렸다.
  • 장석류

    문화예술 분야의 주요 법들은 「문화예술진흥법」, 「문화예술교육지원법」, 「예술인복지법」, 「지역문화진흥법」 등 대체로 진흥과 지원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데 예술인 권리보장법은 블랙리스트와 미투 운동의 영향으로 만들어졌다. 당연한 권리가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는 상황을 겪으면서, 정치, 행정을 비롯한 문화예술계의 권력으로부터 사회적 약자가 될 수 있는 예술인의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하도록 명시한 법이다. 조항을 살펴보면, 이 당연한 걸 법으로까지 만들어야 했던 우리의 현실이 아프기도 하다.
  • 주성진

    환영할 뉴스라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문제가 생기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이 생긴다. 그리고 또 새로운 문제가 생기고 또 새로운 법이 생긴다. 그런데 보통 이럴 때 주목받는 문제들은 선명한 것들이다. 더욱 크고 광범위한, 하지만 어쩌면 더 중요한 문제들은 법에 담기 어렵기 때문일까? 이번 법에는 유독 ‘예술지원사업’에 대한 내용들이 많이 눈에 띈다. 예술지원사업의 차별을 금지하고, 공정성 침해를 금지하고, 개입을 금지하고 등등. 그런데 날이 갈수록 예술지원사업이라 통칭하는 사업들이 정말 예술을 지원하는 것인지 의문이 커진다. 예술로 창의성을 교육하고, 예술로 치유하고, 예술로 시민력을 기르고... 무언가 계속 덧대어진 의미와 기능들 때문에 예술지원사업이 정말 예술을 지원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예술지원사업은 예술을 지원해야 한다는 법도 만들어야 하는 것일까?
  • 연수현

    예술인 권리보장법이 제정되고 나서, 이제 다시 시작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법 시행을 적극적으로 따르면서 실질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내기 위한 시행령과 시행규칙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법 제정의 배경과 목적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적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 장석류

    동의한다. 예술인 권리보장이라는 법적 토대가 만들어졌다고, 그 위에 구체적인 제도의 집이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예술인 보호관 제도 등을 기둥으로 해서 예술인 권리 영향평가, 예술인의 정책 결정 과정 참여 등을 구체화할 수 있는 위원회 구성 등을 통해 차근차근 실효성 있는 정책과 예술인의 기본 권리를 ‘정착된 사회규범’으로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시기 정책 및 현장

    공연·외식·숙박 등 9개 소비쿠폰 내달부터 사용 재개
    내달 1일부터 소비쿠폰 9종 사용 재개
    음공협, 위드 코로나 시대 방역 대책 세미나 "정확한 공연 가이드라인 필요”


    • 안태호

      위드 코로나 정책이 시행되었다. 그간 커다란 희생을 감내해야 했던 자영업자들은 소비진작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이는 문화예술계 역시 마찬가지다. 물론, 단기간에는 어렵겠지만 사회활동과 예술활동 모두 이전의 활력을 찾을 수 있을까.
    • 최정윤

      올해 11월 초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개시 시점부터 공연, 외식, 숙박 등 9개의 소비쿠폰 사용이 전면 재개됐다. 정부는 소비쿠폰의 오프라인 사용을 전면 허용하여, 집합금지 제한업종에 대한 손실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다. 코로나19 위기가 끝난 것처럼 느낄 때가 있지만, 아직도 어려움을 겪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상생을 위한 올바른 방향을 차츰 찾아 나갈 수 있길 바란다.
    • 장석류

      단계적 일상 회복 분위기에 따라 확실히 11월, 12월 저녁 약속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소비쿠폰의 실효성이 어느 정도인지는 확인을 못 했지만 코로나19로 특히 힘들었던 공연·전시, 실내체육시설, 자영업 등의 내수 촉진을 위한 기본적인 처방인 것 같다.
    • 연수현

      여행이나 쇼핑 등은 이미 많은 부분 소비가 회복되고 있다. 대면 예술제나 축제들도 재개하는 상황이다. 문화예술계가 단계적 일상 회복과 함께 안전하게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기민하게 현장과 소통하여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공유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
    • 주성진

      단계적 일상 회복이 코로나19 이전으로 복귀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우리는 낯선 경험을 했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옵션들이 추가되었다. 예술교육에서 최소 참여자 수에 대한 제약이 사라진 경험, 온라인 화상회의를 통해 이동 능력과 장소에 대한 제약없이 만날 수 있었던 경험이 그것이다. 이러한 옵션들은 단계적 일상 회복 상황에서도 얼마든지 계속 선택할 수 있다. 소비 외적인 영역에서도 코로나19 이전으로의 복귀를 위한 새로운 옵션들이 포함되길 바란다.
    • 테미오래 위탁기관 선정

      “불공정”-“문제없어” 대전 테미오래 위탁기관 선정 논란
      테미오래 수탁기관 공모 논란 지속

      • 안태호

        대전문화재단이 테미오래 위탁을 받으며 공공과 민간의 성격논쟁이 다시 불거졌다. 어떻게 보면 간단하고 명료한 일처럼 보이지만, 한 마디로 정리하기에는 복잡하다는 생각이 든다.
      • 장석류

        광역·기초자치단체에서 어떤 시설 혹은 사업을 직접 다 할 수 없기 때문에 위탁을 할 수 있다. 광역·기초 행정에서 문화예술 분야는 대체로 지역문화재단에 사업을 위탁한다. 그런데 대전 테미오래 건은 위탁 선정에 대전문화재단을 포함하여 민간과 경쟁을 시킨 것이다. 경쟁을 시킬 수 있다고 얘기할 수 있겠지만 대전시에서 먼저 대전문화재단에 그냥 맡길 것인지 혹은 대전문화재단을 제외하고 민간에 위탁할 것인지 1차 판단을 하는 게 필요했다고 본다. 판단할 역량이 부족했기 때문에 그냥 던졌다고 보인다. 처음부터 대전문화재단에 맡겨도 특혜 시비는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결정을 회피했다는 것은 공정한 기회를 주었다는 의미보다 애초에 대전시 행정이 대전문화재단과 민간의 특성과 역량 차이를 구별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 최정윤

        대전시가 문화예술공간 테미오래의 관리 운영 수탁기관을 공모로 선정했지만 탈락 업체들이 심사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재공모를 요구하고 나섰다. 선정된 대전문화재단이 민간 주도의 단체가 아니라는 점이다. 공공성이 강한 재단이 운영하는 게 맞는다면 지정 위탁을 하면 되는데, 민간단체를 들러리 세웠다는 것이다. 재단 이사가 심사위원 중 한 명이었다는 점도 문제가 됐다. 시 관계자는 법과 원칙을 준수해 진행하여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공모 전반의 뚜렷한 범위와 규율을 확립하고 공개하여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절차가 만들어지길 바란다.
      • 주성진

        대전시 문화체육국장 심사 참여와 같은 부분은 별도의 문제라 생각한다. 하지만 지역문화재단의 공모 참여에 대해, 또 문화 분야에서 민간과 공공의 구분 또는 역할 구분에 대해서는 다르게 바라볼 수도 있지 않을까? 공공과 민간의 역할을 과연 ‘여기까지’하고 딱 구분하는 것이 과연 민간에게 더 나은 일일까?
      • 연수현

        테미오래 논란 이외에도 그간 민간과 공공기관의 역할에 대한 논의가 현장에서 지속되어 왔다. 선정에 대한 불공정 문제에 앞서 지역 민간단체와 공공의 거버넌스 속에서 각각의 역할은 무엇인지 다시 고민하고 재정립해야 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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