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것이던 새 것이던, 음악은 아름답다. 하지만, 이 ‘아름다움’의 기준은 시대, 취향, 안목에 따라 다양하며 다르고 변한다. 음악을 연주하는 주체인 사람의 감정조차 매 순간 다르지 아니 한가?
300년 전에 익숙한 음색과 음량은 분명 현대와는 다른 소리였음이 틀림없기에 현재 우리가 연주하는 음악의 ‘근원(根源)’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작업은 필수불가결하며, 현대악기로 옛 음악을 연주하고 해석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그렇다면, 바흐는 어떤 울림을 염두에 두고 독주 첼로를 위한 여섯 곡의 무반주 모음곡을 작곡하였을까?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바흐의 의도(지시)대로 연주하려면 두 개의 악기와 세 종류의 다른 튜닝이 필요하다.
악기: 모음곡 1번부터 5번까지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첼로, 즉 줄이 네 개인 첼로로 연주하지만, 모음곡 6번은 특별히 다섯 개의 줄로 이루어진 악기로 연주하라는 바흐의 지시가 있다.
튜닝: 1번~4번: 첼로의 기본 조율 (저음부터 도-솔-레-라)
5번: 도-솔-레-솔 (‘스코르다투라’라는 특별한 조율법)
6번: 도-솔-레-라-미, 다섯 줄로 된 악기
이번에 연주할 5현 피콜로 첼로는 18세기, 독일에서 만들어진 악기로 소유자는 세계 최고의 바로크 첼리스트 스즈키 히데미이다. 그는 이 피콜로 첼로로 세 개의 레코딩을 진행하였다. (J.S. Bach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 (2004), L. Leo 첼로 협주곡 6곡 중 3곡 (1999, 2000), F. Shubert 아르페지오네 소나타(1996))
2009년, 금호 아트홀 ‘아름다운 목요일’ 시리즈 연주를 시작으로 그의 바흐 무반주 모음곡 해설집 번역까지,
좋은 인연을 맺어온 세계 최고의 바로크 첼리스트 스즈키 히데미가 첼리스트 이현정의 바흐 무반주 모음곡
전곡 연주를 응원하는 마음에서 이 악기를 무상으로 대여해주었다.
참고로, 그동안 국내에 피콜로 첼로를 소개한 연주자는 아너 빌스마, 피터 비스펠베이, 베일리앙 추- 이렇게 세 명의 첼리스트가 전부. 하지만 바로크 악기로 한 무대에서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을 연주한 첼리스트는 2000년 10월 28일 피터 비스펠베이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프로그램
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
6 Suites a Violoncello Solo senza Basso
No.1 in G maj, BWV 1007
No.2 in d min, BWV 1008
No.3 in C maj, BWV 1009
No.4 in E flat maj, BWV 1010
No.5 in c min, BWV 1011 (스코르다투라 조율: 도 솔 레 솔)
No.6 in D maj, BWV 1012 (5현 피콜로 첼로: 도 솔 레 라 미)
공연 순서: 1부 2, 3, 4번 & 2부 5, 6, 1번.
공연 예상 시간: 150분 (인터미션 포함)
*연주악기:
Suite I~V TIRIOT A PARIS, Mirecourt, France. 18thcentury
Suite VI 5 s Violoncello piccolo, Anonym, Germany, 18thcentury
*활
Charles Riché, France. 2002(80g), 2007(75g)
특이사항: 곡의 구조와 성격에 따라 무게와 길이가 다른 활을 사용하여 연주
(1,3,6번: 75g. 2,4,5번: 80g)
이현정, 바로크 첼리스트
자유롭고 세련된 음악언어를 구사하는 첼리스트 이현정은 국내 몇 안되는 시대악기 전문 연주자이고 현재 서울대, 한양대, 경희대, 국방부 군악대대 출강 중이며 ‘거트 카페 서울’ 대표이다.
그녀만의 유니크한 타이밍이 있다. 단단한 기둥 안에서 입체적으로 움직이는 음들. 자유로운 듯 하나 마법같이 제 시간에 제 자리로 돌아온다. 섬세한 보우 테크닉으로 단단하고 단아한 연주와 친절하고 명쾌한 설명으로 청중의 몰입을 극대화하는 탁월한 강의로 이름난 첼리스트 이현정은 <J.S.BACH 무반주 첼로 모음곡 -스즈키 히데미 해설집> 한국어 번역본을 출간하여(공역 주상희, 픙월당 2021) 그녀만의 고유한 영역을 넓히며 한국 고음악계에 큰 획을 그었다. 또 첼리스트 스티븐 이설리스 마스터 클래스 리뷰(객석, 2016.11)를 비롯하여 월간 ‘스트라드’에 정기적으로 음악 및 교육 관련 글을 기고하며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끝없이 자기개발과 정보 공유에 애쓰고 있다. (프리뷰: 첼리스트 미클로시 페레니 2023.05, 리뷰: 첼리스트 최하영, 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 지기스발트 쿠이겐 2022.12, 첼리스트 미클로시 페레니 2023,06, 첼리스트 스티븐 이설리스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안내서(2023.만복당)’ 소개2024,01 등)
15년간 프랑스 파리에서 수학하고(뤼 말메종 국립음악원 졸업, 파리국립음악원 졸업), 2005년 귀국 후 독주회 13회, J.S.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렉쳐 리사이틀 6회를 비롯하여 다양한 장르의 공연에 참여하였고(국악, 연극, 전시 등), 한예종, 대구 가톨릭대, 연세대, 숙명여대, 동덕여대, 성신여대, 단국대, 침례신학대학, 군산대에서 후학을 가르치며 지식을 나누는데 매진하였다(2005~2023). 금호아트홀 기획시리즈, 서울 국제 바흐 페스티벌, 예술의 전당 IBK개관 1주년 기념음악회, 평창 화이트페스티벌, 대구 썸머 페스티벌, 춘천 고음악제, KBS 클래식 FM, 최인아 책방 음악회, 청년예술청 ‘서울스테이지 11’ 초청연주, 쌀롱드무지끄, 아리갓단 고음악 산책 음악감독(대구 공간울림), 팀프 앙상블 객원수석, 프랑스 Aix-en Provence, Lyon, Fontenay Le Comte 음악 아카데미에 초청되어 가르치고 연주하였다. 데이비드 심슨, 지기스발트 쿠이겐, 스즈키 히데미, 료 테라카도, 알프레드 베르나르디니, 타펠 무직 등 고음악계 거장들과 호흡하며 전문성 인정받았다.
지(智)와 예(藝)를 겸비한 예술가로서 그녀만의 색깔을 발현하고 있는 첼리스트 이현정은 공연 예술 단체 ‘거트 카페 서울’을 창단(2021), 창의적이고 독보적인 프로젝트 기획력으로 서울시 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 사업에 선정되어(2021, 2023, 2024) 많은 사람들에게 교육, 공연 감상의 기회를 전달하여 ‘음악을 통한 기쁨과 행복’을 나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