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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우리는 이러한 기획자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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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7-03-24 조회수 4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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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러한 기획자를 바란다.

윤보미 ((주)크레디아, 호암아트홀 기획운영팀장)

미래의 기획자를 꿈꾸고 있을 많은 준비생들을 위해 무언가 도움이 될 만한 글을 쓴다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우선은 이 글을 쓰기에 앞서 저의 지나간 시절들을 쭉 돌이켜보니 ‘아, 맞아, 그땐 그랬지.. 나도 이 일을 하고 싶어 이리저리 기웃거리던 시절이 있었지’ 하며 옛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갑니다. 우선은 제가 이 일을 현재 하고 있고, 그 간 공연 기획, 공연장 운영, 홍보, 마케팅 등 공연과 관련된 많은 일들에 뛰어 들고자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분들을 여러 차례 만나면서 한번쯤은 이런 얘기를 해주면 좋겠다고 느꼈던 부분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Club Balcony

공연 기획자란 어떠한 사람인가 - 이 물음이 이 일을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너무나 기본적이고 당연한 질문인 것 같지만 한번 짚고 넘어가보겠습니다. 넓은 의미의 공연기획은 우선 공연의 주제 및 내용을 정하고 예산을 짜고 계획을 수립하는 그야말로 “기획”의 단계(좁은 의미의 공연기획)를 거쳐- 연주자를 섭외, 계약하고- 공연장을 대관하고- 홍보, 마케팅의 과정을 거쳐- 공연이 무대에 올려지게끔 현장을 진행하는, 이와 관련된 모든 업무를 뜻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만난 많은 분들 중에서 공연기획을 좁은 의미의 기획으로만 생각하고 단순히 그 일만을 하기 위해서 공연 기획 업무를 하고 싶다는 지원자들이 있었지만 현실적인 업무에서는 우리가 예상하는 좁은 의미의 “기획”의 업무 외에 무수한 많은 일들이 있음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 얘기는 공연 기획사나 공연장 등에서 근무를 하는 많은 분 들 중에는 좁은 의미의 기획의 업무만을 진행하는 사람 외에 홍보나 마케팅, 공연장이라면 공연장 운영, 대관업무 등 그 외에 업무를 수행하는 많은 분들이 계시다는 것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따라서 본인의 업무 능력이나 적성에 따라 보다 다양한 업무가 기획과 연관되어 있고, 할 수 있는 업무도 다양하다는 것입니다. 아직까지 실제의 상황은 대다수의 기획사에서 넓은 의미의 기획의 일을 한 사람이 두루 진행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연장에서는 업무가 나뉘어져서 진행이 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일반적으로는 공연기획팀-홍보, 마케팅 팀- 공연장 운영팀 -행정지원팀-무대기술팀 등으로 나뉘어 집니다. 이러한 기획의 업무를 하기 위해서 우선은 제가 속한 크레디아에서 원하는 인력 상을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1. 관심, 열정, 창의력 무슨 일에서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없다면 일을 잘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특히 공연물을 다루는 기획의 일은 자신이 공연을 좋아하지 않고 공연물과 아티스트에 관심이 없다면 이 일을 하고자 하는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공연기획을 다르게 표현한다면 내(기획자)가 공연물 (아티스트)을 통해 관객과 소통하는 모든 행위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기획자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고리이기에 무엇보다도 이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사람을 좋아하고- 공연과 새로운 문화(trend)에 관심이 많으며-그럼으로써 자신의 아이디어를 남과 나눌 수 있는 창의적인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창의적인” 이라는 단어가 조금 힘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자신의 관심과 타인의 관심을 접목시킬 수 있는 능력쯤으로 요약해보겠습니다. 2. 성실함과 긍정적 마인드 가장 기본적인 항목이라고 생각되지만 또한 가장 지키기 힘든 항목이라고 생각됩니다. 자신과의 약속 관객과의 약속, 동료와의 약속을 잘 지킬 수 있는 성실함, 그리고 자신이 계획한 것을 해내고, 또한 할 수 있다는 긍정적 마인드는 기획자의 기본 항목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연은 순간의 예술이기에 그 순간에 모든 것을 관객에게 보여주어야 합니다. 공연은 무대 위에서 관객과의 약속, 아티스트와의 약속, 모든 스탭들과의 약속의 결합체입니다. 어느 하나가 어그러질 경우 그 공연은 성공할 수 없기에 약속을 잘 지킬 수 있는 성실함이 필요합니다. 3. 영어와 오피스 활용 능력 이 부분은 많은 분들이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의 수준을 필요로 하는지 물어보는 경우가 많았기에 항목으로 넣었습니다. 공연에도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있고, 내용도 각각 다르기에 한 번에 딱 잘라 말 할 순 없지만 영어가 세계 언어의 중심에 서 있는 만큼 영어는 잘하면 할 수록 이 일에 도움이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요즘은 해외의 유명 오케스트라나 아티스트들의 내한 공연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습니다. 또한 국내의 주요한 작품들이 해외 유명 페스티벌과 공연장에 초청을 받아 가는 경우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라면 해외 매니저와 아티스트들과 업무적으로 협의 할 수 있을 정도의 영어 능력은 꼭 필요한 것이겠지요. 다만 홍보라든지 마케팅 등 현재 업무상 직접적으로 대화하고 부딪힐 부분이 적은 영역도 있겠지만 관련 외국의 자료를 번역하거나 간단한 수준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어디에서든지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MS OFFICE는 공용적으로 사용되는 프로그램이니 만큼 능숙하게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4. 공연에 대한 전문지식 공연물을 기획함에 있어 어느 정도의 전문지식이 필요할 까요? 이 질문에는 저도 무어라 단정 짓기 어렵습니다. 클래식 공연을 기획한다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클래식 음악을 전공했는지 물어봅니다. 하지만 클래식 음악을 전공한 사람만이 이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절대 아니며 저 또한 전공을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고 관심이 있고, 그 연주자와 무대에서 부딪혔을 때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정도의 음악적 지식은 반드시 갖고 있어야 하겠습니다. 이것은 전공의 문제를 떠나 본인의 관심도의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뮤지컬이라면 또한 뮤지컬 배우나, 무대 등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은 갖고 있어야 하겠지요. 제가 겪은 몇 차례의 면접에서 겪었던 황당한 경우는 현재 가장 인기가 있고, 홍보가 되고 있는 공연계의 주요한 연주자나 단체를 물어본 경우 면접자가 통 이름을 들어보지 못했다거나 주요 공연장을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는 대답을 했을 때였습니다. 본인도 가보지 않은 공연장, 모르는 아티스트를 놓고 기획을 할 순 없겠지요. 앞서 말한 이 모든 것이 잘 조화된, 준비된 사람이라면 공연기획을 일을 수행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다만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이 중에서 어느 것이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하다기 보다는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이 일이 도대체 어떠한 일인지, 일에 대해 파악이 된 후에는 나의 적성이 이 일과 잘 맞는지를 판단하고 도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적은 것입니다. 막연하게 이 일을 하면 멋있어 보인다, 돈을 많이 벌겠다는 접근보다는 이 일을 통해 내가 무엇을 해 낼 수 있고,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이 일에 발을 들여놓았던 많은 지원자들 중에서 중도에 포기하거나, 실망하고 그만두는 사례를 많이 보아왔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사전에 이 일이 어떠한 일 일 것이라는 사전 정보가 부족했거나 자신의 적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뛰어들었기에 겪었을 일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비단 공연 기획의 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직업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많은 취업 준비생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그 일에 도전하기에 앞서 충분히 조사하고, 물어보고 공부하고 판단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조금 더 가까이, 쉽게 다가 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필자약력: 1996 | 크레디아 입사 2001~2002 | 프리랜서 공연기획 2002~2003 | ㈜마스트미디어 공연기획팀장 2005~ 現 | ㈜ 크레디아 호암아트홀 기획운영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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