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결실 이룬 음악 전용 공연장 개관


통영은 한려수도의 중심 도시이며 천혜의 풍광을 자랑하면서 도심 곳곳에는 작곡가 윤이상 선생을 비롯하여 한국 현대사를 장식한 숱한 문화예술인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이다. 유치환, 박경리, 김춘수 등 그 이름만으로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예술가를 배출한 고장이기도 하며, 이는 여러 다른 도시들이 부러워할 만큼 소중한 유산으로 통영의 명성을 알리고 있다. 이런 통영에서 밀레니엄의 시작과 함께 작지만 야심차게 발걸음을 내디딘 ‘통영현대음악제’는 2002년 ‘통영국제음악제(TIMF)’로 승격되어 올해로 만 13년이 되었다.

첫 2년간은 통영문화재단 등 민간 단체들의 주도로 음악제가 운영되면서 국제음악제로 발돋움하기 위한 여러 가지 경험들을 축적했고, 이러한 노하우를 토대로 2002년 ‘통영국제음악제’로 확대, 개편되었다. 여기에 음악제의 홍보대사인 TIMF앙상블을 운영하면서 홍보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고, 2003년 국제음악콩쿠르를 창설하고 2005년 아카데미 교육프로그램 등을 시작하면서 ‘통영국제음악제’는 음악계에서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이처럼 하나하나 살을 붙여가며 자리를 잡아갈수록 전용 음악당 건립에 대한 목마름이 높아졌고, 국제음악제를 찾는 이들 또한 그 필요성을 역설하곤 했다. 이러한 여러 사람의 염원을 담아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국제 규모의 전용 음악 공연장인 통영국제음악당 건립이 시작되었고, 근 10년 만에 그 결실을 맺어 올해 준공을 마치고 내년인 2014년 3월에 개관을 앞두고 있다.

‘통영국제음악제’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 개발

▲2013 통영국제음악제 <세멜레스 워크(Semele's walk)> 공연
▲2013 통영국제음악제
<세멜레스 워크(Semele';s walk)> 공연
통영국제음악당의 건립으로 통영현대음악제를 시작하던 초반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온 공연장의 음향 문제는 해소되었지만, 향후 이곳에서 열릴 콘텐츠를 어떻게 확보하고 구축해나갈 것인지에 대한 우려의 시선들이 비춰지고 있다. 실제로 지방에서 야심차게 지어진 많은 공연장들이 그 가치에 비해 콘텐츠 부족으로 많은 문제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통영국제음악당 역시 콘텐츠 개발 및 운영에 대한 논의를 지난 10여 년간 지속해온 바, &ldquo;House of TIMF&rdquo;라는 슬로건 아래 &lsquo;통영국제음악제&rsquo;와 &lsquo;통영국제음악제&rsquo;가 축적해온 콘텐츠를 바탕으로 전문성을 겸비하고 차별화된 전략을 갖출 계획이다. 따라서 그 정점에는 &lsquo;통영국제음악제&rsquo; 개최가 있을 것이며, 이외에도 세 가지 주요 사업이 연중 펼쳐질 예정이다.

우선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인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는 TIMF앙상블을 활용한 콘텐츠 구축으로 TIMF의 정체성을 갖는 정기 공연을 지속적으로 열면서 다양한 음악들을 소개하고, 아시아 여러 나라들과의 소통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또 해마다 통영의 가을을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lsquo;윤이상 국제음악 콩쿠르&rsquo;의 지속적인 운영을 활용하고자 한다. 10년 넘게 운영된 &lsquo;윤이상 국제음악 콩쿠르&rsquo;는 120여 개국이 가입되어 있는 국제음악콩쿠르세계연맹(WFIMC, World Federation of International Music Competitions)에 2006년 가입했다. 이 국제 연맹은 세계 유수의 콩쿠르인 차이콥스키, 쇼팽, 퀸엘리자베스, 뮌헨, 제네바 등이 모두 가입되어 있는 단체로서, 대한민국에서는 &lsquo;윤이상 국제음악 콩쿠르&rsquo;가 최초로 정회원으로 가입되는 쾌거를 이룬 셈이다. 이러한 콩쿠르의 지속적인 운영을 통해 자연스럽게 통영국제음악당의 주요 콘텐츠를 확보하고 젊은 음악도들에게는 등용문을 마련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는 교육 프로그램으로서의 아카데미 운영이 통영국제음악당 활용의 주요 콘텐츠가 되어줄 것이다. 자라나는 젊은 음악인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여러 프로그램을 제시하면서 통영국제음악당의 여러 공간들에서 수준 높은 수업들을 진행할 예정이다.

통영을 넘어 세계적인 음악 랜드마크로

▲상공에서 바라본 통영국제음악당
▲상공에서 바라본 통영국제음악당
▲통영국제음악당 메인홀 내부
▲통영국제음악당 메인홀 내부
현재 더욱 세밀하게 구상 중인 계획들로는 2014년 3월에 열리는 &lsquo;통영국제음악제&rsquo; 기간에 맞추어 기획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다. 그동안 적용되던 음악제 콘텐츠의 축인 음악제, 아카데미, 콩쿠르를 각각 봄, 여름, 가을의 세 개 시즌 중심축으로 잡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공연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작은 도시에서 국제적인 규모의 음악제를 치러내고 있는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나 스위스의 루체른과 같은 도시들을 롤모델로 삼았다. 통영의 상황에 맞춰 적용시킨 독특한 구성 방식으로 국제적인 수준의 운영을 시작해 나아갈 계획이다. 이를 위하여 특히 운영을 책임질 최고경영자 CEO를 국제 공모를 통해 선발하는 과정을 진행 중이며, 국내는 물론 아시아 다른 나라의 운영자들과 비교했을 때에도 경쟁력을 갖는 대표를 선정하여 명실상부 글로벌 스탠더드에 한걸음 더 나아갈 전망이다.

개관과 더불어 2014년 국제음악콩쿠르세계연맹의 세계총회와 음악회를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유치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전 세계 음악인들과의 소통을 더욱 넓혀갈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이후 2015년에는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국제음악정보센터 네트워크의 정회원 자격을 획득하게 될 예정인데, 특히 통영국제음악당은 아시아의 젊은 작곡가들의 정보를 전 세계에 제공하는 기능을 통해 명실상부 아시아 현대음악 센터의 기능을 수행해나갈 계획이다.

2016년에는 9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국제현대음악협회(ISCM, International Society for Contemporary Music)의 &lsquo;세계현대음악제&rsquo;를 유치하여 세계음악계에 통영의 저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국제현대음악협회는 통영 출신의 작곡가 윤이상 선생이 명예회원으로 추대된 유네스코 산하의 국제기구이다. 1923년 이후 해마다 세계 여러 도시를 순회하며 세계 현대음악의 현재를 보여주는 &lsquo;세계현대음악제&rsquo;를 개최해오고 있으며, 윤이상 선생은 1960년 한국 작곡가로는 최초로 이 음악제에 작품이 입선되어 세계 무대로 진출하는 계기가 되었다. 2017년은 작곡가 윤이상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해라 주목할 만하다. 개관 이래 차별화된 운영과 국제적인 네트워크의 발전을 통하여 통영국제음악당이 아시아 음악의 중심으로 자리 잡게 되는 원년이 될 것을 확신하고 있다.
▲남해안이 내려다보이는 통영국제음악당
▲남해안이 내려다보이는 통영국제음악당
&lsquo;통영국제음악제&rsquo;의 성공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국제적인 음악당은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코발트 빛 통영 바다를 내려다보는 남해안을 대표할 랜드마크로서의 통영국제음악당은 통영의 미래와도 연결되어 있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현대음악의 메카로 성장하게 될 통영국제음악당은 &lsquo;통영국제음악제&rsquo;와 같은 차별화된 콘텐츠를 바탕으로 많은 음악 애호가들과 음악인들이 찾는 센터로서 자리잡기를 바란다.

사진제공_통영국제음악당, 통영국제음악제

필자소개/김승근은 서울대학교에서 국악을 전공하고 독일로 유학, 베를린음악대학에서 작곡을 수학했다. 작곡가로서 대한민국 작곡상을 수상하였으며, 한국음악 및 현대음악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2013년 홍진기창조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 교수, 통영국제음악제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필자소개
김승근은 서울대학교에서 국악을 전공하고 독일로 유학, 베를린음악대학에서 작곡을 수학했다. 작곡가로서 대한민국 작곡상을 수상하였으며, 한국음악 및 현대음악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2013년 홍진기창조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 교수, 통영국제음악제 이사,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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