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에 들어 미술이 대중에게 보다 친숙해지면서 미술시장의 외적 규모의 성장이 눈에 띄게 두드러지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외연적 성장 이면에 위작 시비나 투기 성향 등에 대한 불안 요인 또한 함께 증가되면서 시장의 안정적 성장이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공식적인 통계가 없어 정책 입안자나 연구자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미술시장 실태조사는 미술시장에 대한 객관적인 데이터의 목마름을 해소하기 위해 시작되었고, 2009년 처음으로 조사를 시작하여 현재까지 미술시장 규모를 추정하는 유일한 공공영역의 기초 통계조사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미술시장실태조사는 무엇을 조사하는가?
미술시장실태조사는 미술시장 유통영역의 운영 현황에 관한 통계자료를 수집하여,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미술작품 유통 현황 및 실태를 파악하고 이를 통해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 수립에 기초 자료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본 조사는 2008년 (재)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수행한 「미술시장 현황 조사 및 발전방안 연구」를 통해 2009년부터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미술품이 거래되는 미술시장의 핵심 주체는 작가, 유통시설, 소장가로 구분될 수 있고, 이를 시장의 관점에서 보면 각각 공급자, 중개자, 수요자의 의미를 지닌다. 미술시장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생산, 유통, 소비 영역을 모두 조사하는 것이 원칙이겠지만, 시장의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서 거래가 일어나고 있고 구체적인 집단을 가진 유통영역을 중심으로 조사가 이루어졌다. 미술작품 유통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공공영역 또한 조사 대상 영역에 포함되었다. 미술시장 유통영역 부문에서는 화랑, 경매회사, 아트페어가 주요 조사 대상이 되었다. 공공영역 부문에서는 매매 중심의 미술작품 유통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건축물 미술 장식품, 미술은행, 국공립 및 대학·사립 미술관을 조사 대상으로 설정하였다. 2009년 미술시장실태조사부터는 해외미술시장조사도 시작하여 세계 미술시장의 현황 및 국내 작가 및 화랑의 해외 진출 현황에 대해 파악하고자 하였다.
지난 6년간 미술시장은 어떻게 변화했을까?
공지난 6년간 미술시장실태조사의 조사 대상 모집단 수는 점차 증가하여, 주요 유통영역의 모집단 수는 2008년 221개에서 2013년 478개로 2배 이상 증가하였고, 공공영역의 미술관도 2008년 127개에서 2013년 185개로 그 수가 증가하여 미술품 유통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요 유통영역에서는 화랑의 업체 수 증가가 두드러지며 아트페어도 매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미술관의 국공립 미술관과 대학·사립 미술관 모두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공공영역에서도 미술품 전시 공간 확대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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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유통영역 조사 업체 수(클릭 시 확대) |
▲ 미술관 조사 업체 수(클릭 시 확대) |
미술시장 실태조사는 미술시장 주요 유통영역의 일반 현황, 사업운영 현황, 작품 판매 및 구입 현황, 재정 현황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공공영역에서는 작품의 구입 현황과 대여 현황을 담고 있다. 이러한 조사를 통해 추정된 미술시장에서의 작품 거래 규모는 각 주체들 간의 작품 거래 실적에서 발생한 중복된 값을 제외한 후 합산하였다. 이를 통해 추정한 2008년 이후 국내 미술시장의 작품 거래 규모는 점차 감소하여 2013년 기준 약 3,249억 원이다. 이는 2008년 기준 약 4,560억 원에 비해 약 1,300억 원 감소한 것으로 최근 미술시장이 침체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 미술시장의 작품 거래 규모 추정
▲ 2013년 기준 미술시장 작품 거래 규모 추정방법(클릭 시 확대)
주요 유통영역에서의 총 작품 판매 수는 매년 등락을 반복하고 있으나, 작품 판매 금액은 2010년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미술시장에서 중저가 규모의 작품 거래가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화랑의 판매 작품 수와 판매 금액이 하락세를 그리고 있는 반면 아트페어를 통한 판매가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시장이 점차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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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유통영역 작품판매 수(클릭 시 확대) |
▲ 주요유통영역 작품판매 금액(클릭 시 확대) |
공공영역의 구입 작품 금액은 2010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2012년까지 상승하던 구입 작품 수 역시 2013년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는 건축물 설치 금액 감소, 국공립 미술관 예산 축소로 인한 것으로 공공미술 시장의 구입 축소가 전체적인 시장의 침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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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공영역의 구입작품 수(클릭 시 확대) |
▲ 공공영역의 구입작품 금액(클릭 시 확대) |
미술시장 실태조사는 어떻게 활용되고 있을까?
2009년 처음으로 세상에 나온 미술시장 실태조사는 미술시장에서 유일하게 공표되는 공공영역의 조사로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어 그 목적을 충실히 달성하고 있다. 시각미술 분야의 정책 수립에 공식적인 자료로 활용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술 분야의 간행물 및 학술 논문에도 인용되고 있다. 또한 미술시장의 근황을 보도하는 언론 기사에도 공신력 있는 자료로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
매년 보고서 발간 시 홈페이지를 통해 이루어지는 보고서 신청자들 또한 기존 예술 관련 기관 종사자들에서 시각예술에 관심이 있는 개인으로 그 범주가 확대되고 있는 양상을 보여 보고서의 활용도가 앞으로 더욱더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각미술의 현장을 제대로 반영하는 조사로 발전하고자…
지난 6년간 미술시장 실태조사는 공공영역의 조사로 그 공신력을 확보하며 명실공히 미술시장을 대표하는 조사로 자리매김을 해왔다. 현재도 다양한 분야에서 조사의 결과가 활용되고 있으나, 변화하는 미술시장을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좀 더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다양한 관계자들의 필요에 부응하는 조사로 점차 발전해 나아가야 하는 숙제는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의 조사는 미술시장에만 국한되어 있어, 향후 미술의 전 분야를 아우르는 조사로 확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미술시장실태조사는 정책의 기본이 되는 기초통계조사로 더욱더 그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현장 요구를 적극 반영하여 적시성과 신뢰성을 갖추어 건전하고 안정된 미술시장의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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