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업계에서는 워멕스를 월드뮤직계의 계모임장으로 칭하기도 한다.
이는 워멕스가 일회적이고 단편적인 참가를 통하여 성과를 낼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것이다.
활기차고 함께 즐기는 분위기의 이면에는 신뢰와 이해를 바탕으로 한 그들만의 네트워크가 있다.
네트워크에 합류하지 못하면 단순한 구경꾼으로 남는 마켓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
워멕스(WOMEX: The world music expo)는 올해 14회를 맞이한 월드뮤직마켓이다. 1994년 독일에서 시작되어 세계 주요 월드뮤직마켓으로 자리매김해 세계 각국의 다양한 민속음악을 비롯한 재즈, 포크, 전통음악 등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장이다. 10월 29일부터 11월 2일까지 스페인 세비아에서 개최된 워멕스에는 90여 개국 1,425개 단체, 2,800여명이 참가하였다. 프랑스 [Le Monde]지가 월드뮤직을 위한 가장 주요한 마켓이라고 평가한 만큼 워멕스는 월드뮤직 분야에서 해외진출을 위한 중요한 관문이 되었다.
워멕스 한국 참가 역사를 보면, 월드뮤직을 한국에 소개하기 위한 참가자가 주를 이뤘으며, 한국 음악의 진출을 위한 참가자는 매년 다섯 손가락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한국의 참가자가 43명으로 늘었으며 대부분이 한국 음악 소개를 위해 참가한 것이다.
공명, 오프 쇼케이스 오프닝 무대로 주목
참가 경쟁이 치열한 쇼케이스에 ‘공명’이 오프 쇼케이스의 오프닝을 장식하였다. 유럽권에 비해 아시아권 참가가 극히 적은 워멕스 프로그램의 특성상 많은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한국 전통공연예술 전반을 효과적으로 소개하기 위해 특별히 제작된 프로모션 CD와 한국 전통음악의 개괄소개 및 한국 아티스트소개가 수록된 책자가 각국의 공연 프로모터 및 음반 관계자들에게 적극 배포되었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워멕스 공식행사로 “아시아-태평양지역 네트워킹 행사”를 주최하면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 각국의 현황을 공유하고 향후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올해 이러한 활동들이 한국전통공연예술의 해외진출에 괄목할만한 성장을 가져왔을 것이라 착각하지는 말자. 2006년도 한국 전통공연예술의 해외진출은 92건에 달할 정도로 빈번하지만, 타 현대예술장르에 비해 공연예술 실물교류보다 외교사절 형식의 공연이 다수이다. 세계 음악시장에서 한국음악에 대한 인지도는 그리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한국음악은 관심은 있었으나 정보에 관한 한 블랙홀이었다’, ‘사물놀이 정도 알고 있었으나 이렇게 다양한 한국음악 분야와 단체, 아티스트가 있는 줄 전혀 몰랐다’ 등의 반응을 홍보부스에서 접하면서 향후 한국음악의 해외진출을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매우 많다는 인식과 반성을 하게 되었다.
신뢰와 이해를 바탕으로 한 결속력 높은 네트워크
워멕스에 참가하는 이들은 WOMEXian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대다수의 참가자들이 매년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해를 거듭할수록 국가관 및 다양한 형태의 협회 부스가 늘고 있다. 소위 업계에서는 워멕스를 월드뮤직계의 계모임장으로 칭하기도 한다. 이는 워멕스가 일회적이고 단편적인 참가를 통하여 성과를 낼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것이다. 신뢰와 이해를 바탕으로 한 네트워크 에 속할 때만 접근 가능하다는 것이기도 하다. 활기차고 함께 즐기는 분위기의 이면에는 네트워크에 합류하지 못하면 단순한 구경꾼으로 남는 마켓이라는 또다른 얼굴이 있다. 이것을 기억해야 한다.
월드뮤직 시장을 대변하는 마켓인 워멕스에서는 문화에 대한 이해를 주고, 사람에 대한 신뢰를 받는다. 전체 음악 시장에서 월드뮤직은 극히 적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 월드뮤직이라는 용어 자체에 대한 의견들이 분분하다. 월드뮤직을 문화산업의 한 장르로 규정짓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또한 이 일을 하는 사람들 역시 한 단어로 규정되기를 거부한다. 워멕스는 각 지역적 특성과 전통을 존중하며 세상의 다양한 음악을 통해 세상을 보는 창이 넓혀지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비전을 공유하고 도모하는 곳이기에 사람이 중요하다.
한국 역시 조급하게 성과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다각적인 참여를 지속할 때 단편적으로 소개되어 왔던 한국 전통공연예술의 풍요로움을 세계시장에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필자 소개
김유정은 (사)문화마을 들소리에서 다년간 해외사업을 맡아 진행했고, 현재 (재)예술경영지원센터 국제교류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2005년부터 매년 워멕스에 참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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